오뚜기를 이제부터 조금씩 모아볼 생각입니다.
K-푸드 관련 종목을 보면 보통 삼양식품이나 농심부터 떠올립니다. 이미 해외에서 성과가 크게 나온 회사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오뚜기를 조금 길게 볼 만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진라면이 잘 팔릴 것 같아서가 아닙니다. 오뚜기는 아직 시장에서 ‘내수 식품회사’ 성격이 강하게 평가받고 있는데, 최근 움직임을 보면 해외 사업을 키우려는 방향은 분명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2024년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약 10% 수준이었고, 2025년에도 약 11%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직 매출 대부분이 국내에서 나오는 회사입니다.
보통 이런 낮은 해외 비중은 약점으로 봅니다. 저도 지금의 숫자만 놓고 보면 그렇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반대로 생각하면, 해외 매출이 이미 큰 회사가 아니라는 점이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실제로 올라간다면 회사에 대한 시장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움직임도 흥미롭습니다.
오뚜기는 미국·베트남·뉴질랜드에 해외 거점을 두고 있고, 올해 5월에는 일본 도쿄에 현지 판매법인을 만들었습니다. 일본 법인은 9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며, 라면뿐 아니라 소스와 참기름 같은 제품도 함께 판매할 계획입니다.
7월에는 구미에 수출용 라면 생산공장을 짓겠다는 계획도 나왔습니다. 2029년까지 약 2,00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입니다.
아직 공장이 실제로 완공되고 수출 물량이 늘어난 것은 아닙니다. 투자협약 단계인 만큼 일정이 지연되거나 기대만큼 가동률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도 해외 진출을 이야기하는 수준을 넘어, 수출 물량을 감당할 생산설비까지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오뚜기의 해외 확장을 라면 하나로만 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뚜기는 라면 외에도 카레, 케첩, 마요네스, 참기름, 각종 소스, 레토르트 식품, 즉석밥, 냉동식품 등 제품군이 넓습니다.
K-푸드가 해외에서 계속 커진다면 소비가 라면에만 머물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한국 라면을 먹어본 소비자가 한국식 소스나 간편식, 조리 재료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흐름이 생긴다면 오뚜기는 라면 한 제품이 아니라 여러 식품군을 함께 가져갈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습니다.
베트남은 이미 현지 생산과 영업 기반을 갖춘 주요 거점입니다. 앞으로는 미국·베트남·일본 가운데 어느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는지, 또 라면 외 제품군까지 매출이 확장되는지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은 기대보다 확인할 것이 더 많습니다.
해외 매출 비중은 2023년 약 9.6%, 2024년 약 10.2%, 2025년 약 11.1%로 조금씩 올라왔지만, 아직은 10%대 초반입니다. 해외 비중이 15%, 20%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는 지금 시점에서 단정할 수 없습니다.
참고로 오늘 기준 오뚜기의 PBR은 약 0.54배입니다. 시장이 오뚜기를 높은 성장 기대를 반영한 글로벌 K-푸드 기업이라기보다, 여전히 내수 중심 식품회사에 가깝게 보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다만 낮은 PBR 자체가 투자 매력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해외 매출이 늘어도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거나, 해외 사업 확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낮은 밸류에이션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해외 매출이 늘어도 수익성이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물류비, 판촉비, 환율, 원재료 가격 같은 비용 부담이 함께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뚜기를 이미 글로벌 성공을 인정받은 K-푸드 기업이라기보다, 앞으로 몇 년간 해외 사업이 실제 숫자로 증명되는지 지켜봐야 하는 회사로 생각합니다.
제가 볼 것은 단순합니다.
- 해외 매출이 얼마나 빠르게 늘어나는지
-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얼마나 올라가는지
- 해외 매출 증가가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지는지
- 미국·베트남·일본 가운데 어느 시장이 성장하는지
- 구미 수출공장 계획이 실제 생산과 수출 확대로 이어지는지
해외 투자만 늘고 매출 비중이나 수익성이 따라오지 않는다면 제 생각이 틀린 것입니다.
반대로 해외 매출 비중이 꾸준히 올라가고, 이익도 함께 개선되며, 라면 외 제품까지 해외에서 자리를 잡는다면 오뚜기를 보는 시장의 시선도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한 번에 큰 금액을 넣기보다는 소액으로 접근하면서, 분기 실적과 해외 사업의 변화를 계속 확인해볼 생각입니다.
오뚜기를 단순히 진라면을 만드는 오래된 내수 식품회사로 볼지, 아니면 이제 해외 사업의 비중을 키워가는 종합 K-푸드 회사로 볼지.
저는 후자의 가능성에 작은 금액을 걸어보려 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투자 아이디어를 정리한 것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손익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