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몇천짜리 집이라면서 정작 반평 되는 공간에 책꽂이를 두고 거기에 보지도 않는 책(이미 수백권을 버리고 남았던)들을 6단 책꽂이에 쌓아 올려두고 있었습니다. 정말 미련 때문에 버리지 못했던 추억이 있던 책, 전공서적, 공책, 각종 소설과 시집, 교양서적들이 그 수천만원을 기약없이 차지하고 있는 모습에 문뜩 정신이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그냥 스캔하고 버리자! 어차피 책이 오래되니 냄새와 먼지도 나고 정작 보지도 않으면서 공간만 차지하며 더이상 떠나보낸 여친이 놓고 간 구두처럼 버리지도 못하고 안고 갈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 이르렀을 때
작두와 스캐너를 구입을 실행했습니다.
작두는 이쪽 계통에서는 이미 표준이라고 할 수 있는 현대땡땡땡 작두형 절단기, 그리고 스캐너는 생각보다 비싸서 중고로 싸게 나온 것이 있어서 반신반의 하며 DR-M160을 드렸습니다.
지금 수시로 정리하며 6단 책장의 5단을 다 비웠습니다. 혹시 북스캔에 관심 있으신 분은 당근 등에서 현대 땡땡땡 작두형 절단기를 꼭 사시라 추천드립니다.(당근에서 저는 5만원에 구입했습니다. 이거 너무 커서 버리지도 못하고 나눔도 잘 안가져가는 그런 고철덩어리입니다. 차없으면 못들고옴) 그리고 스캐너는 중고라 걱정했는데 와우~ 소리가 나올 정도로 빠르고 깨끗하게 스캔을 해줍니다.
수백권을 스캔하고 스캔하는 동시에 정말 이걸 왜 이렇게 치열하게 이사 때마다 가져왔지 싶은 책들은 바로 버려버리기도 했습니다.
(스캔하다 지치기도 하니 냉정하게 책을 평가하게 되었음)
어느 순간 냄새나서 보지 않던 책들을 아이패드와 이북리더기에 넣어서 보다보니 주섬주섬 책들을 다시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절대 버릴 수 없는 선물 받은 책, 학위 논문이나 특별한 사람이 서문을 써준 것들, 특히 좋아하던 작가의 소설로 한 칸만 남기고 이제 남겨진 5칸에 무엇을 채울지는 고민해볼 예정입니다. 적어도 책은 아닐 것이라 생각되긴 합니다.
낡고 냄새나고 그래서 더 보지 않지만 질척거리는 과거의 연인처럼 남아있는 책이 있다면 작두로 썰어서 스캔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원래 북스캔 업체에서 작업을 하려고 했는데 의외로 나름 책을 글랜스할 필요도 있고 사적인 내용들도 있다 보니 (솔직히 수백권을 옮기는 부담도 포함) 쉬엄쉬엄 했지만 북스캐너의 성능 덕에 생각보다 빨리 작업이 끝났습니다.
생각보다 20만원 정도에 장비를 구입해서 정리하고 나니 나의 한 시대가 정말 접혀버리고
떠난 그녀의 종말을 보는 느낌이지만 다시 새로운 기분으로 시작할 기회가 되는 기분이 듭니다.
잘 가라, 사랑했다. 사랑했다고!
당연히 공간활용으로 생길 부가가치는 커다란 덤으로 생각하고요
일천하지만 궁금하신 부분이 있다면 아는 데로 도움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표지만 갖고 있는 이유는 "내가 구매한 책"이라는 증빙과 소소한 추억, 그리고 부피가 매우 작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저장을 안전하게 할 매체를 이제 구하는게 목적이겠네요 스스디나 hdd같은데 여러개 백업도 해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