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면서>
안녕하세요.
최근 책을 읽으면서 이것저것 정리해보면서 글을 써보고 있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항상 주장이라는 것은 반대의견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절대적인 정답이 있는 이야기는 아니니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오늘은 토요일, 일이 하나 생겼습니다.
- 다음주 토요일까지 마무리하면 된다고 합니다.
- 일주일이나 남았네요. 안심이 됩니다.
- 천천히 해볼까.
□ 금요일이 됩니다. 마감이 내일입니다.
- 시간이 없습니다.
- 빠르게 마무리해야 합니다.
- 점검할 시간도 없습니다.
- 후다닥 해치워서 토요일 마감기한을 간신히 맞춥니다.
□ 혹시 익숙하신가요?
- 일주일을 줘도 결국 마지막 하루에 몰아서 하는 그 패턴 말입니다.
- 분명 시간은 넉넉했는데 늘 코앞에 닥쳐서야 집중이 됩니다.
- 왜 그런 걸까요.
- 사람은 왜 이렇게 느긋해지는 걸까요.
시간을 넉넉히 줄수록, 일은 그만큼 늘어납니다
□ 이 현상에는 이름이 있습니다.
- 영국의 역사학자 시릴 노스코트 파킨슨이 1955년에 정리한 '파킨슨의 법칙'입니다.
- 한줄로 요약하면 '일은, 그 일을 위해 주어진 시간을 채울 만큼 늘어난다'
□ 일주일짜리 일이 일주일을 잡아먹는 건
- 그 일이 정말 일주일치여서가 아닙니다.
- 우리에게 일주일이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 똑같은 일에 하루만 주어지면, 신기하게도 하루 만에 끝납니다.
□ 다시 말해 마감은 우리가 일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라
- 언제 시작하느냐를 결정합니다.
- 넉넉한 시간은 여유가 아니라, 시작을 미룰 핑계가 되어주는 셈이지요.
1년을 줘도, 결국 3일만에 씁니다
□ TED 강연 중에 이 이야기를 아주 솔직하게 풀어낸 것이 있습니다.
- 작가 팀 어번의 '미루는 사람의 머릿속'입니다.
□ 그는 대학 시절 90쪽짜리 졸업 논물을 써야했습니다.
- 무려 1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졌고
- 처음엔 당연히 차근차근 나눠서 쓸 계획이었죠.
- 그런데 결과는 마감 3일을 앞두고도 한 글자도 못 쓴 상태.
- 결국 72시간 동안 밤을 이틀이나 새워가며 90쪽을 몰아 써서 간신히 제출했다고 합니다.
□ 그는 우리 머릿속에 세 명의 인물이 산다고 말합니다.
1) 장기적으로 옳은 선택을 하려는 '합리적 의사결정자'
2) 당장의 즐거움만 좇는 '본능적 쾌락 원숭이'
3) 그리고 평소엔 잠들어 있는 '패닉 몬스터'
입니다.
□ 평소 운전대는 원숭이가 쥐고 있습니다.
- 나무위키를 검색하고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 하고 쇼츠를 봅니다.
- 그러다 마감이 코앞에 닥치면 그제야 패닉 몬스터가 깨어납니다.
- 패닉 몬스터가 등장해야 비로소 합리적 의사 결정자가 운전대를 잡습니다.
□ 마감이 멀 때보다 코앞일 때 더 집중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우리를 움직이는 건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큰일 났다는 공포'였던 겁니다.
그러면 왜 시작이 그렇게 어려울까요.
□ 마감이 멀먼 늘 '내일 해도 돼'라는 선택지가 살아있습니다.
- 하지만 마감이 코앞이면 그 선택지가 사라지고
- '지금 안 하면 망한다.'
- 그래서 시작합니다.
□ 마감은 우리를 일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 우리를 시작하게 만들 뿐입니다.
- 그러니 문제는 게으름이 아닙니다.
- 시작을 강제하는 무언가가 없으면
- 우리는 거의 끝나갈 무렵까지 첫걸음을 떼지 못하는 것 뿐입니다.
□ 그래서, 일단 30분만 시작해 봅니다
□ 해결책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 '오늘 끝내야지'가 아니라
- '오늘 30분만 해보자'로 기준점을 낮추는 겁니다.
□ 일단 조금이라도 시작해보면, 그제야 해야 할 일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머릿속으로만 굴릴 때는 막막하던 일이
- 막상 손을 대보면
- '아, 이건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 '시간이 걸리겠네.'
- '이게 필요하겠구나.'
-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그러니 나중에 더 많이 하게 되더라도 일단 30분은 시작해보는 게 좋습니다.
- 다 하려 들지 말고 그저 손만 대본다는 마음으로요.
- 그렇게 한 번 보이고 나면, 다음 30분은 훨씬 가벼워집니다.
정작 무서운 건, 아무도 마감을 정해주지 않는 일입니다.
□ 팀 어번이 강연 끝에 남긴 가장 묵직한 통찰이 있습니다.
- 정작 위험한 건 마감이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 마감이 있는 일은 어쨌든 패닉 몬스터가 깨워줍니다.
- 벼락치기를 하더라도 결국엔 끝납니다.
- 정말 무서운 건 마감이 없는 일입니다.
- 패닉 몬스터가 끝내 나타나지 않으니까요.
□ 내 글을 쓰는 일, 내 사업을 키우는 일, 건강을 챙기는 일처럼
- 아무도 나에게 기한을 정해주지 않는 일들 말입니다.
- 이런 일은 미뤄도 큰 일이 나지 않습니다.
- 그래서 영영 시작하지 못한 채, 마음 한구석에 미련으로만 남습니다.
마치며
□ 마감이 코앞에 와서야 집중되는 건
- 우리의 의지가 약하거나 게을러서가 아닙니다.
- 시작을 강제하는 공포가 그제야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 사람의 머릿속이 원래 그렇게 생겼습니다.
□ 그러니 자책할 필요 없이
- 대신 기준점을 낮춰서
- 끝내려 하지 말고 그냥 30분만 시작해보는 겁니다.
- 그러면 보이는 게 있고, 보이고 나면 그 다음은 한결 수월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