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면서>
안녕하세요.
최근 책을 읽으면서 이것저것 정리해보면서 글을 써보고 있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항상 주장이라는 것은 반대의견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절대적인 정답이 있는 이야기는 아니니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12년 전, LG TV를 한 대 샀습니다.
- 그때 당시 65인치.
- FHD였지만 적당한 가격이었죠.
-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구매했습니다.
□ 지금은 조금 후회합니다.
- 그때 조금만 더 무리해서 70인치, 아니 75인치나 80인치를 살 걸 그랬다고요.
- 후회가 더 깊어지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 이 TV가 좀처럼 망가지질 않거든요.
- 10년쯤 지났을 때 백라이트가 한 번 나가서 교체를 했고, 그 뒤로도 여전히 멀쩡합니다.
- 오래 쓸 물건일수록 처음에 크게 질렀어야 했다는 걸, 10년이 지나서야 깨닫습니다.
□ 방 크기에 맞춰 적정 TV 크기를 알려주는 표가 있습니다.
- 시청 거리가 이만큼이면 몇 인치가 알맞다, 하는 친절한 안내죠.
-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표를 골라도 어딘가 작아 보입니다.
- 왜 그럴까 궁금했습니다.
□ 알고 보니 그런 표들이 기준으로 삼는 건 대게 ‘최소한 이 정도면 불편하지 않다’는 선이었습니다.
- 화면이 시야에서 차지하는 각도로 따지면 30도 정도 ㅡ 영상 기술 표준 단체인 SMPTE가 권하는 최소치입니다.
- 더 거슬러 올라가면 ‘화면 높이의 세 배 거리에서 봐라'는 옛 규칙이 있는데
- 이건 화면이 거칠던 브라운관 시절, 너무 가까이 앉으면 주사선이 보이던 시대의 잔재죠.
□ 반면 극장 같은 몰입감을 기준으로 삼는 THX는 40도를 권합니다.
- 같은 거리라도 더 큰 화면을 보라는 뜻입니다.
- 그러니까 흔히 보는 적정 크기 표는 ‘꽉 차게 즐기는 크기’가 아니라
- ‘이보다 작으면 아쉬운 최소 크기’를 알려주고 있었던 겁니다.
□ 표는 ‘너무 크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에 맞춰 짜여 있고
- 정작 우리가 바라는 ‘얼마나 빠져들 수 있나’라는 감각은 빼놓고 있었던거죠.
□ 실제로 TV를 사고 나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후회는 ‘더 큰 걸 살 걸’이지 ‘더 작은 걸 살 걸’이 아니라고 합니다.
□ 또 하나 깨달은 게 있습니다.
- FHD든 UHD든 멀찍이 떨어져 보면 화질 차이가 좀처럼 느껴지지 않더라는 겁니다.
- 사람 눈이 구분할 수 있는 가장 작은 각도는 대략 1/60도, 시력검사표에서 말하는 ‘정상 시력’의 한계입니다.
- 화면이 멀어질수록 픽셀 하나가 눈에 맺히는 각도는 점점 작아지고
- 어느 순간 이 한계 아래로 내려갑니다.
- 그러면 픽셀들은 서로 뭉개져 한 점이 되어버리죠.
- 한 자료에 따르면 50인치 화면을 2.5미터쯤 떨어져 보면
- 사람 눈의 720p보다 촘촘한 디테일을 안정적으로 구분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 거실 소파 거리에선 FHD와 4K의 차이가 사실상 사라진다는 이야기입니다.
□ 여기서 두 가지가 만납니다.
- 멀리서 볼 때 선명함은 어느 선을 넘으면 더는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 하지만 크기는 다릅니다.
- 화면이 시야를 얼마나 채우는가, 그 몰입의 감각은 멀리서도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 선명함엔 천장이 있고, 크기엔 천장이 없는 셈이죠.
- 그러니 거실 TV라면 비싸고 선명한 쪽보다 저렴하고 큰 쪽이 자주 이깁니다.
□ TV는 왜 대대익선인가. 답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 멀리서 보는 화면의 가치는 거의 전부가 ‘얼마나 크게 다가오는가’에 있고
- ‘얼마나 선명한가’는 일정 거리 너머에선 값을 거의 못하기 때문입니다.
□ 크기는 느껴지고, 선명함은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클수록 좋습니다.
□ 번외적으로 요즘 TV는 스마트TV로 넷플릭스 등을 볼 수 있게 앱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은데
- 이게 느리면 또 답답해서 가능하면 TV의 속도도 고려하시면 좋습니다.
□ 더 큰 TV를 사기 위해 집에 있는 TV가 망가지면 좋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빌어봅니다.
그러니 저는 평생 화질이 좋은 TV는 못 사볼 것 같아요
권장 시청거리: 1.98 m
TV 크기: 85.0인치 (215.9cm)
권장 시청거리: 2.59 m
TV 크기: 98.0인치 (248.9cm)
권장 시청거리: 2.99 m
이렇다고 합니다 ㅎㅎ
85는 잘하면 왠만한 거실에 가능한 크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