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면서>
안녕하세요.
최근 책을 읽으면서 이것저것 정리해보면서 글을 써보고 있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항상 주장이라는 것은 반대의견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절대적인 정답이 있는 이야기는 아니니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공부할 때 가요를 듣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 분명 책상 앞에 앉아 있었고, 책도 펼쳐져 있었고, 시간도 꽤 보냈습니다.
- 그런데 이상하게 공부가 끝나고 나면 머릿속에 남는 게 별로 없었습니다.
□ 이유는 생각해보면 단순합니다.
- 가사가 신경 쓰였기 때문입니다.
□ 노래를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가사를 따라가게 됩니다.
- 특히 아는 노래라면 더 그렇습니다.
- 입으로 부르지는 않아도 머릿속에서는 이미 따라 부르고 있습니다.
- 그런데 읽기, 암기, 글쓰기 같은 공부도 결국 언어를 다루는 일입니다.
- 그러니 가사 있는 음악은 공부와 같은 자원을 두고 경쟁하게 됩니다.
□ 2023년 Journal of Cognition에 실린 연구가 있습니다.
-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침묵, 가사 없는 음악, 가사 있는 음악 조건에서 언어기억, 시각 기억, 독해, 계산 과제를 하게 했습니다.
- 그 결과 가사 있는 음악은 언어 기억, 시각 기억, 독해를 방해했고
- 가사 없는 음악은 뚜렷하게 좋거나 나쁜 효과가 없었습니다.
- 즉, 공부할 때 방해가 되는 핵심은 ‘음악’ 그 자체라기보다 ‘가사’일 가능성이 큽니다.
* Cognition의 뜻 - ‘인지’
□ 한국 인지과학회에 실린 연구도 비슷한 방향을 보여줍니다.
- 60명을 대상으로 가사 있는 음악, 가사 없는 음악, 무음 조건에서 문장 판단 과제를 하게 했더니
- 가사 있는 음악은 표기 처리와 통사 처리에는 방해를 보였지만
- 의미 처리에는 영향이 작거나 없었습니다.
- 조금 쉽게 말하면 “가사가 글 읽기와 문장 처리에 필요한 일부 언어 처리 자원을 빼앗을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공부를 하는 것 같지만 머릿속에서는 공부 내용과 노래 가사가 서로 자리를 다투는 셈입니다.
* 통사 처리 - 문장의 구성 부분의 문법적 기능을 확인하여 처리하는 작업
□ 그렇다고 가사 없는 음악이 무조건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 가사 없는 음악도 너무 복잡하거나, 박자가 강하거나, 감정적으로 튀면 집중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 Scientific Reports에 실린 한 연구에서는 배경음악이 있을 때 읽기 이해 과정에서 의미를 통합하는 일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 그럼 클래식 음악 vs 가사 없는 가요는 어떨까요?
-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장르가 아닙니다.
- 클래식이라서 무조건 좋고, 가요라서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
- 그 음악이 내 주의를 얼마나 빼앗느냐입니다.
□ 예를 들어 잘 아는 가요의 피아노 버전은 가사가 없더라도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 멜로디를 듣는 순간 머릿속에서 원곡 가사가 자동으로 따라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실제로는 가사 없는 음악을 듣고 있지만 내 머릿속에서는 가사가 재생되고 있는 셈입니다.
□ 반대로 잘 모르는 클래식이나 잔잔한 연주곡은 상대적으로 덜 방해될 수 있습니다.
- 가사를 해석할 필요도 없고
- 멜로디를 따라 부를 가능성도 낮기 때문입니다.
□ 백색소음은 어떨까요?
- 백색소음은 음악보다 정보량이 적기 때문에
- 가사나 멜로디에 끌려가는 사람에게는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지만
-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 어떤 사람에게는 적당한 소음이 각성을 올려 집중을 돕지만
- 어떤 사람에게는 그 자체가 피로와 방해가 됩니다.
□ 결론적으로 공부할 때 좋은 소리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 사람마다 다르고, 공부의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 다만 기준은 세워볼 수 있습니다.
1) 내 머릿속에서 가사가 따라 나오는가.
2) 공부 내용보다 음악이 더 의식되는가.
3) 음악을 끄고 나서야 비로소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는가.
□ 공부할 때 들어도 되는 음악은 결국 이런 음악입니다.
- 내가 듣고 있는 사실을 자주 잊어버리는 음악
- 공부 내용보다 앞에 나서지 않는 음악
- 머릿속에서 말을 만들지 않는 음악
□ 반대로 공부할 때 피해야 할 음악은 이런 음악입니다.
-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르게 되는 음악
- 가사가 머릿속에 남는 음악
- 공부보다 음악이 더 재미있어지는 음악
□ 그러니 공부할 때 꼭 클래식을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내 집중을 방해하지 않는 소리를 고르는 일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