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면서>
안녕하세요.
최근 책을 읽으면서 이것저것 정리해보면서 글을 써보고 있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항상 주장이라는 것은 반대의견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절대적인 정답이 있는 이야기는 아니니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글을 꾸준히 써서 올리다가 ‘너 뭐 돼?’라는 뉘앙스로 댓글을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 인터넷에 사람은 다양하고 별별 사람이 다 있기 때문에
- 굳이 반응을 하지는 않았지만
- 소심한 I 기질 탓인지 나름 펀치를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남았습니다.
□ 생각해보면 인터넷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습니다.
- 게다가 익명성이라는 게 있어서
- 현실에서는 결코 하지 않을 행동을
- 인터넷 상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하기도 합니다.
- 얼굴을 마주하고는 던지지 못할 말을
- 키보드 뒤에서는 쉽게 던집니다.
□ 물론 익명성에는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 누구나 입을 열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 나옵니다.
- 그래서 ‘별별 사람이 다 있네’하고 넘깁니다.
- 다양성의 대가로 무례함도 함께 따라오는 것이라면
- 그 정도는 감수할만합니다.
□ 그런데 ‘너 뭐 돼?’ 라는 말은 한번쯤 곱씹어볼 가치가 있습니다.
- 이 말은 보통 내용에 대한 반박이 아닙니다.
- “네 주장이 틀렸다”가 아니라
- “네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냐” 라는 뜻입니다.
- 논리가 아니라 자격을 문제 삼는 것이고
- 본질적으로는 회피에 가깝습니다.
- 글에 동의하지 않으면 ‘이 부분이 틀렸다’, ‘이 논리가 잘못됐다’고 말하면 됩니다.
- 그런데 내용으로 이기지 못하니 메신저로 화제를 돌립니다.
- 주장을 반박하는 대신 사람을 깎아내립니다.
□ 왜 하필 이 말이 펀치처럼 느껴질까요?
- 내용에 대한 반박은 글의 외부를 때립니다.
- 하지만 자격을 묻는 말은 글쓴이의 내부를 겨냥합니다.
- ‘내가 이런 글을 쓸 만한 사람인가’라는
- 누구나 마음 한구석에 품고 있는 의심을 정확히 건드리기 때문입니다.
- 그래서 아픕니다. 틀렸다는 지적보다 자격 없다는 암시가 더 깊이 박힙니다.
□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이 말의 빈약함을 드러냅니다.
- 자격을 묻는 사람은 사실 글의 내용을 반박할 거리를 찾지 못한 겁니다.
- 가장 약한 공격이 가장 아프게 느껴지는 것은
- 그것이 강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에게 던지던 질문과 똑같기 때문입니다.
- 펀치를 날린 건 그 사람이지만
- 그 펀치에 힘을 실어준 건 내 안의 의심입니다.
□ “내가 성공했으니 나를 따르라”라는 식의 글이 아닌 이상
- 글을 쓰는 데 특별한 자격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 글쓰기는 시험이 아니라 대화의 시작입니다.
- 자격이 있어서 말하는게 아니라 말하면서 자격을 만들어가는 것에 가깝습니다.
□ 오히려 글을 쓰는 사람이 진짜 환영해야 할 것은 따로 있습니다.
- 내용에 대한 제대로 된 반박입니다.
- 좋은 반박은 나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글쓴이로 만들어줍니다.
- ‘이 부분의 근거가 약하다’
- ‘이 사례는 반례가 있다’
- 같은 지적은 해당 글을 고칠 수도 있고
- 다음 글을 더 단단하게 합니다.
□ 결국 두 종류의 댓글을 구분하는 눈만 있으면 됩니다.
- 내용을 향한 반박은 받아들이고
- 자격을 향한 회피는 흘려보내면 그만입니다.
- 전자는 글을 키우고
- 후자는 글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 그러니 ‘너 뭐 돼?’라는 질문에 굳이 답할 필요는 없습니다.
- 답해야 할 질문이 아니라
- 흘려보내야 할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 우리는 그저 계속 쓰면 됩니다.
- 자격은 묻는 사람이 정하는 게 아니라 쓰는 사람이 쌓아가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