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취의 진화
현대의 우리는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만큼 풍부한 상품들을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소비하며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쉽게 쓰고 버리는 몇십원짜리 나사 하나도 산업혁명과 자본주의 이전 같으면
지금과는 비교도 안되게 비싼데다가 생산량도 턱없이 적은 귀한 물건이었을 거고,
자동차나 컴퓨터 같은 복잡한 기계를 대중적으로 사용한다는 건 상상도 못했겠죠.
그런데 우리가 지불하는 상품의 가격에는
환경의 복구 비용이나 소외된 노동의 가치에 대한 비용의 상당 부분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치르는 비용은 지구와 이름 모를 타인들이 짊어진 비용은 무시한,
기업의 이윤과 제조 단가에 대한 것일 뿐입니다.
한국의 평범한 소시민들이 소비하는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들어간
중/후진국의 저임금 노동, 장시간 노동, 아동노동 등과 환경 파괴에 대한 비용은
우리가 지불하고 있지 않은 거죠.
사실, 우리가 사는 곳에서는 '비용 지불' 정도가 아니라 법적 처벌을 받을 행위들을
외국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외주로 내보내고 나몰라라 하는 것입니다.
큰 기업이 영세업체들에게 싼 값으로 하청을 주며 하는 일들을 국가 단위로 벌여온 게 '세계화'인 거죠.

그렇게 만들어진 엄청난 양의 상품들을
우리는 저렴하고 쉽게 소비하고 쉽게 버리며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우리의 삶은 결국 누군가를, 그리고 환경을 착취하여 얻어진 것입니다.
지난 수십년에 걸쳐 한국은 이런 글로벌한 착취의 사슬 체계의 밑바닥에서 상층부의 일원이 되었고,
우리는 무언의 합의를 하고 살고 있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가 치르는 희생에 적당히 눈감으면 이 풍요를 즐길 수 있다"는 거지요.
인류 역사의 오랜 기간 동안 착취는 바로 눈 앞에서 일어나는 단순하고 물리적인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등장 이후 착취는 구조적인 것으로 진화해왔고
'세계화'가 진행됨에 따라 점점 더 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이동해갔습니다.
AI라는 블랙홀
이러한 착취 구조는 이제 AI라는 최첨단 기술을 통해 더 진화하고 있습니다.
AI는 더 이상 인간의 노동력만을 탐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인류 모두의 공공재라고 여겨져왔던 에너지, 자원, 그리고 지적 자산까지도
통째로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내가 AI와 채팅을 한 번 할 때마다 끌어다 사용하는 물과 전기의 부족으로
지금 어딘가의 누군가는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고
AI센터가 많아질수록 아마 소득이 낮은 사람들, 후진국에 사는 사람들에게
그 피해는 더 크게 다가갈 겁니다.
https://www.ipm.org/news/2025-07-22/protesters-say-planned-monrovia-data-center-exploits-residents
경제학적으로 보면 거대한 '외부불경제'의 현장입니다.
거대 AI 모델 하나를 훈련하는 데 드는 수백 톤의 탄소 배출,
매일 데이터 센터를 식히기 위해 증발하는 수백만 리터의 냉각수,
AI 센터 근방 주민들에게 전가된 전기요금의 상승은 시장 가격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경쟁에서 승리한 빅테크 기업들은 이 기술로 천문학적인 주가 상승과 수익을 독점(사유화)하겠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전력망 확충 비용, 수자원 부족,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모든 인류의 지출로 전가(사회화)됩니다.
즉, AI가 대다수 인류의 여러 자원을 착취하는 셈이 될 수도 있는 거지요.
미국에서 AI 센터 인근 주민들의 전기요금이 올랐다는 건 먼 나라 뉴스였지만
조만간 한국에서도 겪을 수 있는 일일 테고
지금 한국인들도 그래픽카드 가격이 뛰었다, 메모리 가격이 급상승했다는 상황을 겪고 있는 건
이제 그런 시기의 초입에서 벌어지는 현상일 수도 있겠습니다.
AI가 발전해서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낙관적인 미래를 그려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한편으로는 제본스의 역설이 있습니다.
기술 효율이 높아지면 자원 소모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자원의 사용 단가가 낮아져 전체 소비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는 거지요.
IT 기술이 발전하면 종이의 사용량이 줄어들 거라 기대했고
인터넷이 발전하면 출퇴근이나 출장, 회의 등에 소요되는 교통량이 줄어들 거라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도 유사한 경우일 테구요.
마르크스의 예언
마르크스는 기술과 함께 자본주의가 발전하면
인간은 노동(착취)에서 해방되고 사유재산 시스템이 붕괴되는
행복한 공산주의 시대로 진입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기술은 마르크스가 말한 공산주의적 풍요와 해방을 만들 잠재력도 있지만,
자본주의 시스템은 '인공적인 희소성'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에너지와 자원을 AI에 집중시켜 가격을 올리고 그 비용을 소시민에게 전가하는 방식이지요.
마르크스적인 사고방식으로 보자면, 가치는 인간의 노동에서 나옵니다.
만약 인간이 생산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된다면,
이론적으로 자본주의는 이윤을 낼 수 없어 붕괴해야 합니다.
하지만 자본은 이제 인간의 근육 대신 데이터를 착취합니다.
AI는 인류가 수천 년간 쌓아온 지식과 예술을 '데이터'라는 이름으로 무상 징집했습니다.
인류 공동의 지적 자산에 대한 사상 최대 규모의 착취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미 화가와 음악가와 작가들이 그런 일을 당했고,
조만간 인류 전체가 그런 상황을 맞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사용하며 남기는
모든 흔적, 창작물, 대화와 몸짓까지 그 데이터가 됩니다.
마르크스가 말한 '산업 예비군'은 이제 '디지털 소작농'이 되어,
자본의 자가 증식을 돕는 배터리 역할을 수행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인간이 필요없어지는 자본주의의 진화 단계
더 나아가서는, 자본주의가 언젠가는 '배터리'나 '최종 소비자'로서의 인간조차
필요로 하지 않는 단계로 진입하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전의 자본주의 하에서는 "노동자가 돈을 벌어서 상품을 구입해야 자본가도 살아남는다"는
포드주의적 선순환에 의지하고 싶어했지만
발달하고 있는 기술은 이제 이 고리에서 인간을 완전히 제거하려 들 수도 있습니다.
(AI가 발달해도 인간은 그보다 더 고차원적인 일을 하면 된다고들 하지만
그 '고차원적인 일' 역시 AI로 대체되는 건 시간문제일 겁니다.)
현재 금융 시장의 거래 중 대부분은 인간이 아닌 초단타 매매 알고리즘 간의 전쟁입니다.
여기에는 인간의 소비가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
자본은 이제 인간에게 물건을 팔아 이윤을 남기기보다
자기들끼리 데이터를 주고받으며(M2M), 에너지를 선점하고, 연산력을 확보함으로써
그들만의 닫힌 계 안에서 숫자를 불립니다.
AI가 만든 합성 데이터를 다른 AI가 학습하여 가치를 높이고
봇(Bot)들이 광고를 클릭하며 가짜 경제를 순환시킵니다.
이젠 빅테크기업들끼리 서로 순환투자를 하고 소비를 하며 주가를 자가발전하고 있죠.
물고 물리는 AI 투자…호황 과시성 ‘금융 연극’일 수도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9603 )
애초에 자본주의는 인간의 행복 같은 걸 목적으로 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유전자(gene)이 그렇듯이) 자본이 자기복제하며 증식하는 meme 생태계입니다.
유전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인간을 포함한 생물들은 유전자를 증식시키기 위한 매개체인 것처럼,
자본주의라는 밈의 입장에서 인류는 자본의 자기 복제를 위한 숙주일 뿐이라 볼 수 있습니다.
유전자가 그렇듯이 자본은 인간 개체들의 행복에는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숫자의 증식'이라는 하나의 목표가 있을 뿐이죠.
유전자가 자기의 복제를 위해 숙주인 생물에게
먹이를 먹고 싶은 욕구, 섹스를 하고 싶은 욕구,
아이를 보호하고 싶은 욕구, 위험에 대한 공포 등을 갖게 하며 생물을 조종하듯이,
자본은 자기의 복제를 위해 소비 욕구, 성취감, 박탈감 같은 것으로 인간을 조종하는 셈입니다.
(닉 랜드 같은 사람은 아예 '자본은 스스로 증식하고 진화하는 인공생명체이자,
인간을 숙주로 삼기 위해 외계에서 온 신'이라고까지 표현합니다.)
대공황이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같은 사건들은
이 자본주의 밈이 이미 인간의 이해를 넘어선 영역에서,
인간의 필요와는 상관없이 작동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들입니다.
그리고, '지능'이 인간의 몸을 떠나 기계로 옮겨가서 더이상 인간이 필요없어질 수 있다면
자본 또한 마찬가지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한편으로는, 고도로 발달한 컴퓨터에게 '클립을 많이 만들어줘'라고 명령하니
지구는 물론 우주의 모든 자원들을 끌어와 클립을 무한히 만들어내더라는 SF적 상상과 비슷하게,
'페이스북의 이익과 주가를 최대로 해줘'라는 단순한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페이스북의 AI는 조회수 높은 혐오와 증오 컨텐츠를 퍼뜨리며 곳곳에서 갈등과 전쟁을 일으키게도 합니다.
페이스북 AI의 단순한 목표를 위해 대다수 인류의 행복이 희생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고,
어떻게 보자면 터미네이터 같은 걸 만들어 조종할 필요도 없이,
이미 AI는 인간을 조종하여 인간을 공격하고 있는 셈입니다.)
자본주의가 AI와 만나 인간의 노동력조차 착취할 필요가 없는
'자가 증식의 단계'로 본격적으로 진입한다면,
고집세고 비효율적이며 불합리한 변수인 인간이 그것에게 더 이상 필요할까요.
자본주의 시스템이 스스로의 이익과 효율을 극대화하려면
이 변수를 제거하는 편이 유리하겠지요.

PC 하드웨어 제조 업체들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부품을 생산하는 것보다는
AI 센터에 들어갈 제품을 생산하는 게 훨씬 이득이라는 지금의 현상 또한 그렇습니다.
그들로서는 다양한 불만을 제기하는 '인간'에게 상품을 파는 것보다
기계가 사용할 상품을 파는 게 유리한 거지요.
그들에게 인간 소비자는 뒷전이 되었고, AI 센터의 소비가 감사한 상황입니다.
언젠가는 AI끼리 홍보를 하고 접대를 하고 리뷰를 하고 거래를 하게 될 날이 올 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구글에게 검색어를 통해 나의 관심사를 알려주었고,
이제는 AI와 대화하며 더 내밀한 내면세계까지 전해주고 있습니다.
조만간 AI는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게 될 것이고,
나의 취향과 정치적 성향까지도 나보다 더 잘 알게 될지도 모릅니다.
기업이 상품 기획을 위해 소비자들에게 설문을 할 필요도,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유권자들에게 아부를 할 필요도 없어질지 모르지요.
그런 상황에서 인류는 생산력으로도, 소비력으로도, 유권자로도, 국방력으로도
필요가 없는 잉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리적 착취가 지적 착취로, 그리고 존재론적 착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인류가 잉여화되는 것이라 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인간이 'AI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지만, 언젠가는 AI가 인간에게 이렇게 물을지도 모릅니다.
"너희들이 왜 존재해야 하지?"
기본소득 : 배당금 혹은 사료
이러한 구조적 소외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는 기본소득에는 양면이 있습니다.
기본소득은 어쩌면 정당한 권리로서의 배당일 수 있겠지요.
'AI세'나 '로봇세' 같은 건 약탈당한 환경, 물, 전기,
그리고 우리가 무상으로 제공한 데이터에 대한 정당한 지분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공유 자산을 독점해 부를 쌓은 빅테크에게 받아야 할 사용료인 거지요.
하지만 달리 보면 기본소득은 인류 사육을 위한 최소 비용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인류가 시스템에 저항하지 못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시스템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소비와 데이터 생산을 이어가게 하는 '사료' 말이지요.
생산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된 채 배당금만 받는 인간이라는 건,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과는 많이 다른 존재가 될 것 같습니다.
인간을 비롯하여 무리생활을 하는 종들은
무리에 어울려 살기 위해서 개체들의 여러 자유와 권리를 포기해야 하고
(무인도에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사회에서는 다 할 수 없듯이),
집단의 한 부속 역할을 하기도 해야 합니다.
AI 시대라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아마 지금의 우리가 '인간성'으로서 쉽게 떠올리는 것들 중의 많은 부분들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의 신분제 사회, 노예제 사회, 남녀차별적인 사회의 구성원들은 그런 것들을 따르는 게 '인륜'이라고 여겼겠지만
문명이 달라짐에 따라 가치관이 변해왔듯
미래인들은 지금의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적'인 것과는 매우 다른 삶을 살게 되겠지요.
- 모두 기우이길
개인적인 불안들을 늘어놓기는 했지만 미래는 또 알 수 없는 것이기는 합니다.
양차 대전을 겪고는 인류는 이제 문명이란 다 끝났다고 절망했고,
IMF를 겪은 한국인들은 이제 한국은 망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문명단계에 들어설 때마다 대개 그래왔죠.
과일을 따먹으며 자유롭게 살던 인류는
농경 기술이 등장함에 따라 식량 생산과 전쟁 동원 등의 착취에 시달리게 됐고,
산업혁명 시기의 기술이 등장하니 기계의 속도에 맞춰 몸을 갈아넣는 노동을 해야 했습니다.
돌도끼 등의 무기 기술, 불을 다루는 기술,
자동차나 원자력 등의 기술들이 등장할 때마다 인류는 두려움에 떨어왔습니다.
세계적으로는 제국주의, 세계대전, 대공황, 전체주의, 핵확산, 오일쇼크, 팬데믹 등으로 매번 망했나 싶었고
한국은 최빈국 수준의 경제력, 전쟁, 연이은 독재정권, 남침위협, IMF 등으로 희망이 없는 나라였던 것 같았지만
인류는 (희생된 사람들을 잊기만 한다면) 지금까지 꽤 잘 번식해 살아남은 종이 되었고
더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쟁의 비극 속에서 등장한 새로운 기술들은 역설적으로 그 후의 발전을 만들었고,
IMF로 막막할 때 '돈 될 게 없으니 드라마라도 내다 팔자 (근데 살 사람이 있긴 할까)'고 했던 게
이제는 한류의 거대한 성공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한류에 대해서 이제 정점을 찍었다, 내리막만 남았다는 뉴스는 매년 나오고 있구요.)

지금의 제 걱정도 그냥 기우로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이 글을 다시 보면 "참 쓸데없는 고민을 했었구나"라고 웃으며 넘길 수 있는 미래가 왔으면 좋겠네요.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져서 착취 당할 기회조차 돌아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학력이 존중 받지 못 할 것이고 기업에 돈을 내고 경력을 사는 문화가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상위 1%로 거론되던 부자의 기준이 Ai를 다루는 0.1%를 칭하는 것으로 바뀔지도 모릅니다.
수개월간 미친듯 바이브 코딩을 하면서, 내아이, 친지의 자녀들을 위해 제가 제시할 방향성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좌절하고 있습니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창의성이 장래를 가를 것'이라는 점, 그러니 주입식 교육 시키지 말고 하고 싶은 것 마음대로 하도록 해주라는 정도군요.
개인간에, 국가간에 양극화는 점점 심해질 것 같습니다.
AI로 공부와 과제를 할 수 있는 시대에 뭘 가르쳐야 할지,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애초에 뭔가를 가르치거나 평가를 하긴 해야 하는 건지도 모르는 혼란이 올 것 같기도 하구요.
성장하던 시절에는 기업이 원하는 곳에 갖다 꽂을 수 있는,
가르치는대로 따라 할 수 있는 성실한(그 척도가 학력) 신입사원들을 뽑아서 가르쳐 써먹었지만
이제는 바로바로 필요한 기술을 갖다 쓰고 헤어질 경력자(학력을 볼 필요가 전혀 없는)를 단기로 써야 하는 쪽으로 바뀌어가기도 했고...
또한 대다수 기술과 연구가 오픈소스화 되어 있다는 점에서 기술 독점에 대한 우려 역시 기우라고 생각합니다. AI 기술의 핵심은 단순한 모델 개발이 아니라, 양질의 데이터셋을 구성하는 '큐레이션' 능력에 있습니다. 범용 LLM이 다루지 못하는 고유한 데이터셋을 최신 모델에 적용해 온디바이스 형태로 제공한다면, 이는 수많은 개발자와 중소조직에 큰 성장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인구 대비 세계 1위 수준인 한국의 AI 이용률은 이러한 미래를 밝게 비추는 지표이고요.
특정 거대 LLM이 시장을 독식할 것이라는 전망은 온디바이스 AI의 잠재력을 과소평가한 착각일 수 있습니다. 온디바이스 AI가 확산되면 GPU와 전력 수요 예측은 대폭 수정될 것이며, 현재의 AI 거품 역시 이에 의해 꺼질 가능성이 큽니다.
올해는 창의적인 한 명이 AI를 지휘하여 수천 명 규모의 기업이 하던 일을 해내는 '슈퍼 개인'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눈치 빠르고 실행력 강한 한국인들이 놀라운 성과를 많이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말씀하시는 바 모두 일리있는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걱정하려면 또 한이 없는 것이;;;;
말씀하시는 게 한국 정도 되는 나라에서는 생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겠지만
그조차도 안되는 절대다수의 나라들,
가령 방글라데시나 소말리아 같은 데서 얼마나 가능한 얘길까,
그들이 지금 갖고 있는 것조차도 이전보다도 더 철저하게
미국이나 중국의 빅테크로 빨려들어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합니다.
(그나마도 한국 같은 곳에서도 소수는 슈퍼 개인이 되고 나머지는 더 가난해질 것 같고...)
뭐 계속 밑도끝도 없이 걱정만 늘어놓는 것 같기도 하네요 ㅠㅠ
실리콘밸리에서 말하는 기본소득의 일반화가 불가피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가난은 아닐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넷 그런 긍정적인 측면들이 있겠습니다 :-)
가축은 노동력과 고기라도 제공하지, 인간은 결국 잉여의 길로... ㅠㅠ
아마 게시판에서 키배하는 댓글들도 AI끼리 대화하고 있는 것일지도 몰라요
미래에는 소비자 조차 필요 없는 시대가 올 것이란 말에 정말 동감합니다.
아닙니다.
오마이뉴스 마르크스주의자가 본 기본 소득 이라고 검색해보니 보이는 게 없네요.
괜찮으시면 링크를 좀 알려주시면 함 읽어보고 싶습니다 :-)
아~ lcoy님 글이 좋아서요. 혹시 작가님이가 싶어서 여쭤봤습니다. 오마이뉴스 기사는 링크 남깁니다.
https://m.ohmynews.com/NWS_Web/Mobile/amp.aspx?CNTN_CD=A0003195690
오 감사합니다.
공공부문을 축소하며 기본소득을 도입한다면 그건 결국
민영화나 다름없다는 말이 인상적이군요.
자본이 이제는 노동까지 만들어내네요.
칼 마르크스도 상상하지 못했던 세상입니다.
노동도 소비도... 그냥 너 혼자 다 해쳐먹으라는 세상이 올 것 같기도 하다는 불안입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가을에 컴 업그레이드를 못한 한이 이런 생각으로 풀려나왔습니다 ㅠㅠ
빅테크야 이럴 거면 그래픽카드와 램 가격을 보전해줘야 하는 거 아니니? 라는...
AI가 사람을 대처하서 사람의 역할을 한다면 어떻게든 AI 세금과 같은 명목으로 세수를 확보하여 공산주의 비슷하게 삶을 영위하는 방식으로 바뀔 수 밖에 없지 않나 합니다.
그럼 기본적인 의식주는 해결이 되겠지만 문제는 사람이라는 존재는 단순히 의식주로 해결할 수 없는 훨씬 고차원적인 존재라는것이죠.
무언가 성취를 통해서 삶의 가치를 인정 받는 욕구가 필요한데, 이러한 기회를 AI에게 빼앗기면 사람은 그냥 사육당하는 존재 이상의 의미가 없어집니다.
이건 최상위권에 있는 사람이라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라 기술의 발전이 사람의 행복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AI라는 기술은 오히려 사람을 불행하게 하는 기술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네요.
말씀 감사합니다 :-)
저도 미래를 불안하게 보는 편입니다.
근데 본문에도 썼듯이, 제가 보기에는
이미 인간도, 다른 많은 동물들도 무리생활을 하기 위해 자유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사회의 한 부속이 되어 살고 있기도 한 것 같습니다.
(자연인들은 산으로 떠났고, 조르바, 장승업 같은 사람들도 사회에서 어울려 살기는 힘든 타입들입니다.
아마 그들이 보기에는 사회에 적응해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인간성'을 포기한 사람들일 수도 있겠죠.)
그렇게, 사람들은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듯이
조금씩 AI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과 사고를 점점 더 많이 맡기게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운전할 때 내비게이션에 자연스럽게 의지하듯이,
누가 협박해서가 아니라 자기 의지로요.
우리가 사회생활에서 겪는 스트레스 등 많은 괴로움을 호소하고,
'과연 이게 인간적인 삶인가'라고 회의하면서도 사회를 떠나고 싶어하지는 않듯이
AI 환경의 삶이라는 것도 그렇게 되어가지 않을까 합니다.
아마 1000년 전의 사람들이 현대인들의 일상과 사고를 이해하지 못하겠듯이
(시계에 맞춰 살아야 한다고? 뉴스를 본다고? 해가 져도 불을 켜고 일을 한다고? 스무살이 넘도록 일도 않고 애도 안 낳고 미래를 위해 공부를 한다고?)
AI 환경에 적응한 미래의 사람들을 우리가 이해하지는 못하게 될 지도 모르겠지만요.
이것도 과거 처럼 처절히 실패하겠지요?
저도 기본소득이 어느정도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월 E처럼 모든 일상은 로봇이 하고 인간은 먹고 소비하는 존재로 남게 될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인류라는 종이 그동안 꾸역꾸역 살아남았고, 엄청난 발전을 했듯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기는 할 거 같습니다.
제가 그 와중에 희생되는 쪽일지 살아남는 쪽일지를 생각해보면 전자일 확률이 높을 거 같지만 ㅠㅠ
잘되면 월E 정도가 될꺼라 생각합니다.
월E면 훌륭하죠 :-)
나는 그 우주선의 승객이 아니라 지구에서 이미 쓰레기더미에 파묻혀 죽어있는 쪽일 것 같지만 ㅠㅠ
유전자 입장에서 감정은 일종의 보조장치이자 안전장치이고, 우리는 이 감정이 진짜라고 믿고 살아가죠.
자본이건 A.I.건 고도로 발달한 세계에서는 또다른 환상의 필요성이 대두될 것이고, 우리는 이걸 현실이라고 믿고 살 것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게 진짜건 가짜건 그리 중요치 않게 되겠죠.
우리가 '배고픔'이나 '기쁨'에 대해 의심하거나 '유전자에게 놀아나고 있다'라고 하지 않듯이.
네 공감합니다.
우리가 설탕을 맛있다고 여기고 섹스를 하고 싶어하고 짝짓기 상대를 매력적으로 인식하는 게,
그것들이 인간과 무관하게 객관적으로, 절대적으로 좋은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렇게 여기는 쪽이 진화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인간이 그렇게 진화한 것이듯이
(즉 나의 선택이 아니라 유전자의 프로그램이듯이),
AI 환경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또 그 환경에 적응한 감정을 갖고 살게 되겠지요.
근데 아마 지금까지는 그런 진화가 자연환경에 적응하는 우연하고 느린 과정이었다면
앞으로의 진화는 기술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이 방향을 설계하는 급격한 과정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억.. 읽었을 거 같은데 스토리가 하나도 기억이 안나네요. 이참에 다시 꺼내봐야겠습니다 :-)
오오 저는 글을 쓰면서 사르트르의 '인간은 자유롭도록 선고받았다'는 말이 잠깐 떠올랐었는데
그러고보니 사르트르의 사고와 좀 연결되는 면이 있을까 싶기도 하네요.
그러고보면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말도,인간은 자신이 만드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말도 AI라는 새로운 환경에 대해 생각할 때 고민할만한 말들이긴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저도 요즘 인류의 미래는 어떤 것일지 상상해보곤 해서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 인간의 지능이 필요없어진 사회에서도 국가는 많은 비용을 들여 12년간의 의무교육과 대학교육을 계속 유지할까? 무엇보다 인간들이 스스로 공부하려고 할까?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시민들이 스스로 결정할 능력과 자질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1인 1표를 행사하는 현대 민주주의 정치제도는 계속 유지될까? 제미나이한테 이번 대선에서 누구 찍을지 추천해줘 하고 투표하는 사람이 태반이라면 그것은 민주주의인가? 이것도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 이건 베틀이 증기방적기로 바뀌는 산업혁명과는 아예 결을 달리하는 것이라, 그에 상응하는만큼 정치 구조도 도저히 예측이 불가능할만큼 바뀔 것 같습니다.
대체로 공감합니다.
저는 유물론적인 관점으로,
정치체제라는 것도 기술의 발전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게 아닐까 생각하는 편입니다.
수렵채집 시기부터 도시국가 정도까지 소수의 인원이 직접 얼굴을 맞대고 지내던 시절에는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했을 것이고,
그 이후 국가, 제국 수준의 더 대규모 사회가 만들어진 이후에는 군주제가,
그리고 매스미디어와 교통이 발달한 지금은 대규모 대의 민주주의가 가능해진 게 아닐까 하는 거죠.
그러니, AI 등으로 다음 기술 단계가 등장하면 민주주의가 아닌 다른 시스템으로 넘어가는 게 자연스러울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어쩌면 지금까지는 비효율적인 것으로 여겨졌던 중앙집권적 클라우드 서버 시스템과 공산권의 빅브라더 체제가
AI 기술과 만나 가장 효율적인 통치 모델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지금의 교육시스템이라는 건
산업사회에서 일할 수 있는 표준화된 노동력을 만들어내기 위해 만들어진 근대의 산물인 거니
그것 역시 당연히 변하긴 할 것 같구요.
유발 하라리도 지적한 것인데, SF 영화에서 미래의 기술을 생각하는 건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지만
그런 기술이 있을 때의 사회 구조, 정치 체제, 사고방식 같은 걸 상상하기는 훨씬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런 SF영화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그것들은
지금의 현대인들이 알고 있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은 것처럼 대충 퉁치고 넘어가죠)
수십 년 후의 인류가 지금의 민주주의나 교육을 마치 우리가 중세의 봉건제 보듯 기이하게 여기게 될지,
아니면 아예 다른 차원의 '적응'을 마쳤을지 상상하는 것조차 버거운 일이지만...
분명한 건 산업혁명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의 존재론적 변화가 오고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바와 거의 완벽하게 일치하는 글입니다.
메모를 알려드리자면...
"훌륭한 문필가" 입니다.
감사합니다 :-)
말씀 하신 우려에 일부 동감하지만, 결국 소수의 인간을 위하든 다수의 인간을 위하든 시행착오를 거치며 인간의 뜻에 따라 인공지능을 활용하며 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가능하면 다수의 인간을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인공지능을 통제할 협의회, 기구를 잘 만들어 운영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바탕은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다수가 민주주의와 같은 체계를 통해 인류가 협력을 극대화할 때 큰 실수를 줄이고 엄청난 힘을 가진 기술을 다수의 인간을 위해 잘 쓸 수 있을 것이니까요.
넷... 글을 쉽게 쓰는 게 잘 쓰는 거라는데... ㅠㅠ
마지막에 썼듯이,
인류라는 종은 지금까지 그랬듯이, 어떻게든 적응하며 잘 살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희생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 아닐까 라는 걱정이 되기도 하구요.
살충제를 뿌리면 대부분의 벌레가 죽지만
소수는 살아남아서 왠만한 살충제쯤은 우스워지는 더 강력한 존재가 되듯이 말이죠.
아마 소수의 사람들은 그리스 신화의 신처럼 강력한 능력을 가진 존재가 되고 나머지는...
말씀하신대로 인공지능을 통제할 기구를 만드는 게
지금까지의 인류의 경험을 본다면 정석적인 해답일 것일 테고, 저도 그걸 바랍니다.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가면 갈수록 '우리'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염려가 더 많아지는 쪽입니다.
이미 우리 주위를 보아도 미래 기술을 잘 통제하자, 철학적 접근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보다는
이 경쟁에서 뒤쳐지면 죽는다, 중국에 지면 죽는다, 대기업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라는 등의 공포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통제기구의 역할을 할만한 UN 같은 것도 점점 약화되고 있고...
뭐 이것도 그냥 제가 겁을 먹어서 그런 거라는 결론이면 좋겠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감사합니다-
사만다 같은 전가의 보도는 아니더군요. 떠드는 것만큼 수퍼강력무적지존툴도 아니고.
'팡숀'처럼 나름 쓰는 방법이 분명히 존재하고, 제대로 쓰지 못하면 바보같은 짓을 많이 하는....
그 정도의 '툴'이더라구요.
남들 다 쓰니까 저도 쓰는 거고, 쓰면 '팡숀'처럼 일하는데 시간 적게 들일 수 있는 그 정도의 효율성 도구에 지나지 않더라구요.
몇년후엔 저의 이 말이 참 어리석게 보일 수도 있겠죠.. 근데 뭐 지금 느끼는건 딱 그 정도네요.
그래서 이런 글 보면, 너무 앞서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성급한 걱정일 수도 있겠습니다 :-)
예전엔 '기술은 계속 발전할텐데 그걸 못 보고 죽는 건 너무 아쉽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는 불안해하는 건 제가 나이가 먹어서일까 라는 생각도...
그래픽카드도 램도 못 사고 있어요... ㅠㅠ 저도 소비자가 되고 싶은데...
어쩌면 물도 전기도 다른 자원들도 그렇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이 있습니다.
같이 살아남아보아요...
댓글도 다 유익하고 넘 좋음!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