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팁게에 글 쓰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다음은 브런치에 올렸던 글을 조금 다시 손보기만 해서 올리는 글이라 경어체가 아닌 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만약 문제가 된다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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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I think you. 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 문장이다. 반드시 I think of/about you. 로 써야 하는데, 이는 think라는 동사가 ‘사람’ 자체를 직접 대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과 관련된 ‘내용이나 개념’을 대상으로 삼는 성질을 가진 동사이기 때문이다.
Think라는 동사는 기본적으로 머릿속에서 어떤 생각을 떠올리는 것인데, 이는 실체적인 물체를 직접 조작하거나 움직이는 “물리 동작”이 아니라, 뇌 속에서 생성되는 “비물질적 정보 처리 행위”에 가깝다. 즉 개념적 대상, 기억, 감정, 판단 같은 ‘내용’을 취급하는 동사이기 때문에, 목적어도 그에 맞추어 “개념화된 대상”을 요구하게 된다. 그래서 영어에서는 명사 목적어를 취하더라도 of/about (~에 관하여)와 결합하여 “대상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대상에 관한 내용”이라는 의미를 명시적으로 만들어 준다.
이를 좀더 분석해 보면, 동사 중에는 물리적 행위(예: 잡다, 밀다, 옮기다)를 표현하는 것, 상태를 표현하는 것(예: 있다, 아프다), 그리고 제3의 범주로 ‘물리적 모습은 없지만 뇌에서 실행되는 행위처럼 기능하는 것’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 세 번째 범주의 동사가 바로 think, 기억하다, 상상하다, 의심하다 같은 사유 기반 동사들이다. 이러한 동사들은 물체나 사람의 이름을 직접 목적어로 취하기보다는, “그 사람과 관련된 생각/기억/감정의 내용”이라는 형태로 목적어를 받는다.
그렇다면 전치사 of나 about이 하는 역할은, 원래 물리적 대상을 지칭하는 명사를 개념적으로 변환하여 “그것에 관하여”라는 정보로 재가공하는 장치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기존 영어 교육의 영문법에서 3형식 think류 동사나 4형식 convince류 동사들은 직접 목적어로 다음과 같이 명사절 또는 of/about과 결합한 명사를 취하게 된다.
- 명사절 (I think (that) he’s right.)
- 명사 + of/about (I think about you.)
반면 한국어에서는 “나 네 생각하고 있었어.”라는 문장이 자연스럽게 사용된다. 이는 문자 그대로만 보면 I think you. 와 구조가 같아 보이지만, 한국어 화자는 “너”라는 명사를 ‘사물/사람을 지칭하는 태그’로 받아들이고 나서 자동으로 “너에 관한 생각”이라는 추상화 과정을 머릿속에서 처리한다. 한국어가 문맥 중심으로 의미를 보정하는 언어적 특징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가지 재미있는 예로, 한국어와 가장 비슷하다는 일본어의 경우는 한국어와 다르다는 것이다. 일본어로 동일 개념을 표현할 때는 다음과 같다:
- △ 私はいつもあなたを考える。(직역 “나는 언제나 너를 생각한다.” – 조금 어색함)
- ○ 私はいつもあなたのことを考える。(직역 “나는 언제나 너의 것을 생각한다” – 좀 더 자연스러움)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일본어 화자들은 생각의 대상을 “사람 그 자체”로 직접 지정하기보다는 “그 사람에 관한 것(あなたのこと)”이라는 개념화된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영어가 of/about으로 개념 변환을 하듯, 일본어는 “〜のこと”라는 표현을 통해 감정·사유의 대상을 추상화된 ‘내용’으로 처리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일본어는 감정이나 사유의 대상을 언어적으로 명시적으로 ‘개념화’하는 구조를 가진다. 한국어는 이 과정을 화자의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처리하는 경향이 있고, 일본어와 영어는 이를 언어 형식에 반영하여 표현한다는 차이가 있다.
이러한 언어적 차이는 역사적·문화적 배경뿐 아니라, 특정 언어가 어떤 정보를 “문맥에 맡기는가” 또는 “형식으로 표시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한국어에서는 명사의 단수/복수를 크게 구별하지 않고 쓰거나, “우리집”을 복수가 아닌 단수의 “나의 집” 의미로 사용하는 것처럼, 추상화·집단화 기반 표현이 자연스럽다. 반면 영어는 가산/불가산 구분과 소유/대상을 비교적 명확하게 언어 구조에 반영한다.
결국 “I think you를 절대 쓰지 마라”라는 문법적 규약을 단순히 암기하기보다 언어에 따른 명사의 사용 개념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언어를 본다면, 언어를 공학적인 설계 결정처럼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직 안보셨으면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원칙이 있어서 따르는게 아니라, 다들 그렇게 쓰는걸 원칙이라고 모아둔 게 문법 같은데요
그 원칙이 그냥 뚝딱 정해진게 아니고 이유가 있는게 아닌가
하는 내용 같네요
이바닥에 "다른 언어를 익히는것은 두번째 영혼을 소유하는것" 이라는 유명한 명언이 있지요.
문법이란게 다들 그렇게 쓰는걸 원칙으로 삼는건 맞지만..
다들 그렇게 쓰게된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쓰게된거라...
그게 그 민족의 사고하는 방식이 언어를 그런 방식으로 쓰게 만든거고
역으로 그렇게 만들어진 언어때문에, 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은 그 언어의 틀에 사고방식이 갇히게 됩니다..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고 하죠.
독일어를 공부해보니, 독일 사람들이 노잼이라는 것도 이해가 가는 게... 독일어의 언어 구사를 위한 문법 체계를 봤을 때, 개인적으로 이게 수학 공식인지 대화 수단인지 헷갈릴 정도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면서 꾸는 꿈과, 개인의 목표를 얘기하는 꿈은 이루다의 꿈 단어 표현은 많은 나라에서 동일하게 표현하는 게 인상 깊었던 기억이 납니다.
설명이 흥미롭고
언어 공부라는 것이 단순히 외우는 것이 아니라
사고방법 표현방법 등
그 차이를 이해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네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누군가 그런 문법을 만든것도 아닌 자연발생적일텐데
그런 언어적 특성이 참 신기합니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좋은 거 배우고 갑니다.
고등학교땐 think of A as B, see A as B, Consider A B 맨날 이렇게 외우기만 했는데 왜 그런지 흐름을 가지고 읽으면 쉽게 알아먹을거 같아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9125203?od=T31&po=0&category=0&groupCd=CLIEN
언어는 이렇게나 서로 다른 것일텐데 (그냥 단어를 바꾸는 게 아니라 사고구조 자체를 바꾸어야 하는 것 같은데) 외국어를 제대로 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바이링구얼 등 외국어를 아주 유창하게 잘 하는 사람들이 많고... ㅠㅠ
1. 주인공 + BE동사(주어의 상태나 모습을 나타냄)
2. 주인공 + 일반동사(주어의 물리적 행동을 나타냄)
3. 주인공 + 일반동사(주어의 물리력 외 생각이나 사고를 마타냄)
The horse is black. The horse has black tail.
The horse kick an apple.
The horse think about apple.
이렇게 정리가 되는건가용?! 신선합니다!
1. 일단 언어학적으로 성립이 안됩니다. 영어에는 사유/정신 동사인데도 사람을 직접 목적어로 받는 동사가 매우 많습니다: love you, remember you, know you, suspect you, envy you
2. 심지어 think 자체도 목적어+보어 구문으로 잘 기술되지요: think the rule unfair
3. 즉, 문제는 “정신 동사라서 목적어를 못 받는다”가 아니라, think의 특정 의미(‘떠올리다/마음에 두다’)가 영어에서 보통 of/about 전치사구로 실현되는 경향(= 동사 think의 어휘적 결합/보충어 틀 subcategorization frame)이라고 보는 게 엄밀하게 따지면 정확합니다.
심심풀이 썰로는 재밌는 추론이지만 언어공학이나 인지처리 같은 말로 확장하기에는 과도하고 학문적 근거가 없다 봐도 무방합니다.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1. 이게 초안에는 감정동사까지 포함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쓰다가 인지/인식 동사 부분만 뚝 잘라네서 올리니 의미가 오해되는 부분이 있네요. 말씀하신 부분도 다루는 것이 큰 목적입니다. 다만 이 글은 of나 about의 추상화 장치로서의 역할을 소개하는 짧은 글로 잘라서 올려본 거네요. 지적 감사드리고 글을 올릴 때는 좀 더 윤문과 검수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2. 말씀이 잘 이해가 안되는데, 이렇게 5형식으로 쓰셔도 결국 목적어 + 목적격 보어가 내용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예문으로 다루지 않았을 뿐이고요. (굳이 형식별 예제를 드는게 목적이 아니라서요.) I think the rule (to be) unfair. = I think (that) the rule is unfair. 와 실질적으로 같은 의미인데, 이 예시가 본문에 어떤 점에 대한 오류를 바로잡아 주는 것인지 좀 잘 이해가 안됩니다.
3. 잘 써주셨습니다. 정신동사라는 것은 위에 도 말했듯이 원고를 제대로 간추려서 쓰지 않은 제 불찰이 큽니다. 제가 학회에 논문을 쓰는 것이 아니라서 글을 쓰고 다듬는데 시간을 많이 들이지는 않고 있습니다. 말씀대로 심심풀이 썰로 읽어 주세요. 물론 오류에 대해 시간내서 지적 해주시는 것도 감사드립니다.
2번에 관해서는, 이건 “정신동사라서 사람을 직접 목적어로 못 받는다” 같은 보편 규칙이라기보다, think라는 동사의 의미별 결합 틀(관용/선택 제약)에 대한 반례를 위해 제시한 부분입니다. 즉, I think you가 문제인 건 “think가 사람을 목적어로 못 받아서”가 아니라, 그 상태로는 보어가 빠져 의미·구문이 완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어는 ‘판단/간주’ 의미의 think(=believe/judge)는 절 보어(that절)나 SVOC로 가고,
‘떠올리다/마음에 두다’ 의미의 think(=direct one’s thoughts)는 관용적으로 think of/about로 가는 경향이 강합니다. 한마디로 think라는 동사의 의미별 결합 틀(관용/선택 제약)에 가깝다고 보는 게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정확한 의미일 것 같습니다.
이것이 클리앙의 본 모습 아닌지요~!!
갈라치기에 쉽사리 경도되는 모습들이 아니라~~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