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앙 여러분 안녕하세요, 응꼬형입니다.
지난 1, 2강을 통해 **'좋은 변'**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왜 변비에 걸리는지 기본적인 이야기를 해보았습이다.
제목을 보시고 “응? 변이 묽은데 변비라고?” 하며 고개를 갸웃하셨나요? 혹시 배변이 힘들 때마다 변을 더 묽게 해야 한다고 믿고 유산균이나 요구르트를 드시고 계신가요? 우리가 무심코 믿어온 배변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 사실은 나를 가장 불편하게 만드는 원인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 오해를 바로잡고 편한 배변을 되찾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보통 변비라고 하면 '토끼똥'이나 '돌덩이' 같은 단단한 변을 생각하시죠? 변비는 단단한 변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변보기가 힘든 것이 변비입니다. 실제로 “변보기가 힘들어요..” 라고 오시는 분들중 절반정도는 변이 묽답니다. 그런데 이상하지요? 변이 묽은데 왜 변비이지?
자 오늘은 **"변이 묽은데 못 싸는 변비"**, 이 [빠른 변비]의 정체와 해결법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변이 묽을수록 배변이 더 어려워집니다."
이 말이 이상하게 들리시나요? 설사처럼 배가 사르르 아프고, 화장실에 갔는데 정작 변은 시원하게 안 나오고, 찝찝해서 계속 힘을 주게 되는 경험.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변비의 의학적 정의는 단순히 '변이 딱딱한 것'이 아닙니다. **'배변이 힘든 상태(배변 곤란)'**를 통칭합니다. 장 운동이 빨라서 수분이 흡수될 틈도 없이 변이 묽게 내려오는데, 항문은 막힌듯 배출은 안 되고 배만 아픈 상태, 보고나서 항상 시원하지 않아 힘을줘야 하는 후중감. 저는 이것을 **'빠른 변비'**라고 부릅니다.
최근 식생활 변화와 스트레스로 인해 병원을 찾는 배변 곤란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바로 이 케이스입니다.
혹시 나도 빠른변비?
진료실에서 환자분들과 나누는 대화입니다. 혹시 내 얘기 같은지 체크해보세요.
환자: "원장님, 변비가 너무 심해요. 항문이 막힌 것 같아요. 젖 먹던 힘까지 짜내야 겨우 봐요."
응꼬형: "변 상태는 어떤가요? 딱딱한가요?"
환자: "아니요? 가늘고 찐득하고... 오히려 묽어서 풀어져요."
응꼬형: "시간은 얼마나 걸리세요?"
환자: "기본 10분, 심하면 20분도 앉아 있어요. 덜 본 느낌이 나서 일어날 수가 없거든요."
응꼬형: 어... 그런데 환자분.. 변이 묽은데 왜 힘을 줘야 할까요?
환자 : ??? "어? 그러고 보니 변이 묽은데 왜 안 나오지?"
왜 묽은데 안 나올까? (발생 기전)
자, 그럼 왜 빠른 변비가 생기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① 빠른 장 움직임이 만드는 복통
설사할 때 배가 사르르 아프시죠? 묽은 변과 복통은 동반될 수밖에 없습니다. 부드럽고 큰 변과 달리 묽은 변을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장이 더 강하게 짜야만 하는 것이고, 빠른 장에 의해 변의 대장 통과 시간이 짧아지게 되면 물이 흡수될 틈도 없이 묽게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자극적인 음식이나 선천적 요인이나 혹은 스트레스 등으로 빨라진 장은 배변과 연관하여 경련성 움직임을 보이게 됩니다. 이런 경련성 움직임으로 설사할 것 같은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설사할 것 “같은 불편한” 느낌은 실제 설사가 “급박한” 것과는 다릅니다. 곧 봐야할 것 같은 이런 느낌에 먼져 화장실에 가서 앉게되죠. 하지만 급박하지 않은 경우 변은 늦어지게 됩니다. 첫변이 안나오는 것이죠.
② 묽은 변이 만드는 '잔변감' (후중감)
직장은 매우 예민합니다. 건강하고 굵은 변은 쑥 빠져나가면 직장이 비었다는 걸 바로 인지합니다. 하지만 묽고 찐득한 변은 다릅니다. 배변 후에도 직장 벽에 묻어서 계속 자극을 줍니다. 이것이 바로 시원하지 않음, 남은 느낌, “후중감” 입니다.
이런 남은 느낌으로 배변 후에도 계속 앉아서 기다리고 힘을 줘서 짜내게 되는 것이죠. 빠른 변비를 겪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렇게 기다리고 짜내도 잘 나오지는 않고 나아봐야 찔끔 나오는 것이 대부분일 겁니다.
최악의 착각: "변비니까 유산균 요구르트 먹어야지?" (악순환의 고리)
여기가 오늘 강의의 핵심입니다.
자신의 증상이 '변비'라고 생각하니까, 환자분들은 변을 더 잘 보게 하려고 **'변을 묽게 만드는 것'**을 찾습니다.
- 유산균, 요거트, 우유 때려 붓기
- 푸룬 주스, 알로에, 쾌변 음료 마시기
- 심지어 약국에서 변비약(설사 유도제) 사 먹기
결과는? 대참사입니다.
안 그래도 장이 빨라서 묽은 변이 문제인데, 장을 더 자극하고 변을 더 물처럼 만듭니다. 배는 더 아프고, 변은 더 찐득해져서 배출이 안 되고, 잔변감은 심해집니다. 그럼 내가 불편했던 증상은 어떻게 될까요? 더 “악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빠른 변비의 악순환입니다.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착각하는 것이 이 점입니다. 변을 잘 보기 위해서 변을 묽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변은 묽을수록 보기 힘들어집니다. 오히려 장을 더 느리게 하여 정상화하고, 변을 뭉쳐지게 하면 배변이 훨씬 편해질 것입니다.
기억하세요! 변은 묽을수록 보기 힘듭니다. 뭉쳐야 잘 나옵니다.

빠른 변비의 치료: 무엇을 먹고, 무엇을 뺄까?
치료는 단순합니다. 변을 묽게 만드는 것을 멈추세요!
줄여야 할 것 (장을 자극하고 변을 묽게 하는 포드맵성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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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매운 것, 기름진 것, 튀김, 인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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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품 : 우유, 요구르트, 밀크커피 라떼(유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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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 : 탄산음료, 찬 음료, 두유, 단백질음료 (뉴케어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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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음식 : 빵, 면, 라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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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복병: **[유산균(특히 프리바이오틱스)]**, 콩, 두유, 사과, 배, 양배추, 마늘, 양파
"잠깐만요, 식이섬유나 과일은 좋은 거 아닌가요?"
식이섬유는 분해와 흡수가 되지않아 장에 남는 물질들을 통칭하며, 이중에는 변을 늘리는데 도움이 되는 것들도 있지만 삼투작용으로 인해 과하게 물을 끌어들여 변을 묽게 하고, 가스를 많이 형성하게 되는 식이섬유들이 있습니다. 이런 성분들을 포드맵이라고 합니다.
장이 예민하고 변이 묽은 분들에게는 이 '포드맵 성분'이 가스 팽만과 설사를 유발하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유산균? 따로 다루긴 하겠지만 유산균의 먹이라고 알려진 프리바이오틱스에는 공장에서 만든 인공 식이섬유인 프럭토올리고당 입니다. 이는 대표적인 포드맵 성분의 하나로서 변을 묽고 가스를 차게 할 수 있습니다. 유산균은 먹고 변이 묽어지고 배가 불편하시다면? 먹지 마세요!
그럼 잡곡 먹으면 안 되나요? 우유 안 먹으면 안 되는데.
안된다가 아닙니다. 포드맵은 장내에서 발효되면서 유익한 물질도 만들지만, 과할 경우 장으로 물을 끌어당겨 변을 묽게 하고 가스를 차게 만듭니다. 즉, 음식이 '나빠서'가 아니라 '내 장이 버티기엔 과해서' 불편한 것입니다. 따라서 우유 한 잔을 마셔도 속이 멀쩡하다면 굳이 피할 필요는 없지만, 먹었을 때 분명히 배가 아프고 불편한데 굳이 드실 이유는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병원에서는 어떻게 치료하나요?
식습관 교정이 제일 중요하지만, 약물의 도움도 큽니다.
- 식이섬유 약제 (부피 형성제): 물을 흡수해서 묽은 변을 뭉쳐줍니다. 변의 뼈대를 만들어주는 거죠. (시중 건강기능식품보다는 병원 처방약인 '칼슘카보필' 성분이 효과적입니다.)
- 장 이완제: 너무 빨리 뛰는 장을 진정시켜서 속도를 늦춰줍니다.
즉, 장을 느리게 하고 변을 뭉치는 치료를 합니다. 일반 변비약(장을 자극해서 설사시키는 약)과는 정반대 처방이 들어갑니다.
"한 달 먹고 평생 완치되는 변비약? 안타깝지만 그런 건 없습니다. 약은 거들 뿐, 진짜 치료는 나를 아프게 하는 습관을 조절하는 겁니다. 매운 거 먹고 설사하면서 약으로 막는 것보다, 매운 걸 안 먹는 게 바로 진짜 치료입니다.
하지만 음식/스트레스/생활습관을 조절하는 것이 가장힘들지요. 그럼 조절이 안될 때마다 힘들어야 할까요? 우리가 두통/생리통이 있을 때 나으려고 진통제를 먹지는 않지요? 편해지려고 서랍에서 타이레놀 꺼내 먹듯이, 내가 왜 불편한지 정확히 알고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게 스스로 약을 조절해 먹을 수 있는 '내 몸의 전문가'가 되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주의사항 및 합병증 (경고!)
"변비인 줄 알았는데..."
묽은 변, 복통, 잔변감은 **대장암, 염증성 장질환(크론병, 궤양성 대장염)**의 증상과도 매우 비슷합니다. "나는 그냥 빠른 변비야"라고 자가 진단하지 마시고, 증상이 지속되고, 대장내시경을 받은지 2-3년 이상경과하였으며, 혈변이 있거나 체중이 빠지면 반드시 대장내시경을 해봐야 합니다.
빠른변비 >> 저식이변비
항상 변을 묽게 하는 것만 먹던 분이 이런것을 모두 끊는 경우 실제로 변이 될 것이 없어 저식이 변비인 “단단한 변비”로 바뀔 수 있습니다. 변을 잘보는 것은 변이 묽게 하는 것이 아닌 변을 많아지게 하는 것입니다!
빠른 변비의 끝은 “변소진”
"'변소진'이 누군지 아시나요? 탤런트가 아니라 **'변이 다 소진되어 남은 게 없다'**는 뜻입니다. 빠른 변비가 괴롭다고 강한 자극성 변비약을 남용하다 보면, 결국 장이 탈탈 털려 텅 비어버리는 지경에 이릅니다. 환자분들은 '몇 달째 꽉 막혀 변을 못 봤다'고 울상을 짓지만, 실상은 하루에도 10번 넘게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점액이나 묽은 물만 쥐어짜고 계신 거죠. 내보낼 변이 없어서 안 나오는 건데, 약 때문에 장은 계속 경련을 일으키니 배는 아프고 환장할 노릇인 겁니다. 이때 치료법은 딱 하나, 독한 약과 자극적인 음식을 싹 끊고 **'리셋'**하는 겁니다. 전국에서 대학병원을 몇곳을 다니고도 변비가 해결되지 않아서 온 환자분들 중 이런 분들이 많이 있답니다.
빠른변비로 항문수술까지!!
묽은 변을 보며 억지로 힘을 주면 치질(치핵)이 급속도로 악화됩니다. 또 묽은 변은 항문샘을 자극해 치루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항문 수술 하기 싫으시다면 변을 좋아지게 해야 합니다.
요약: 3강의 핵심 메시지
- 변이 묽어도 못 싸는 변비가 있다. (빠른 변비)
- 이때 유산균, 쾌변 음료 먹으면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이다.
- 포드맵(가스 차고 물 끌어당기는 음식)을 피하고, 변을 되직하게 뭉쳐야 배변이 편해진다.
- 혼자 끙끙대며 악화시키지 말고, 꼭 병원에서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자.
다음 4강에서는 “변비 때문에 죽는 일도 있다고?” 적절한 약물치료가 필수적인 서행성 변비 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여러분의 쾌변을 기원하는 응꼬형이었습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 한 번 부탁드립니다! 배변에 문제가 있고 궁금하신 것이 있으시다면 저희 유튜브 채널에도 한번씩 방문해주세요~
혹시 본인이 '빠른 변비'라고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신가요? 댓글로 남겨주시면 진료 틈틈이 답변 드리겠습니다.
특히 유산균 제품에 많이 들어가는 프락토올리고당이 변을 더 묽게 만든다고 합니다.
올리고당 안들어간것 또는 캡슐형 같은건 좀 나으실 수도 있어요.
저도 유산균을 파는 사람이지만, 같은 내용으로 문의주시는 분들 있으면
올리고당 빠진걸 드시던지, 아니면 아예 일정기간 드시지 말라고 합니다.
혹시 언젠가 여유 되시면 궤양성 대장염에 대해서도 다뤄주실 수 있을까요?
/Vollago
말씀하신 방법 다시 실천해 보려고 하는데요, 식이섬유 약제와 장 이완제는 모두 병원처방이 있어야만 구입이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처방전 없이 구입 가능한 약이 있는지도요.
(어느 병원인지 말씀해 주실수 있다면 꼭 진료받으러 가보고 싶습니다)
문제가 속이 계속 불편하니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되고 차타는게 꺼려지고 차가 조금만 막히면 복통이 오는 바람에 생활에 지장이 많아요.
술을 본격적으로 마시게 되는 20대부터 이런 증상이 시작 된것 같고 금주를 하면 증상이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긴 하는데 최소 세달은 금주를 해야 증상이 겨우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네요..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유산균을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좋은 균들이 좋아하는 좋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