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EN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보기설정 테마설정
톺아보기 공감글
커뮤니티 커뮤니티전체 C 모두의광장 F 모두의공원 I 사진게시판 Q 아무거나질문 D 정보와자료 N 새로운소식 T 유용한사이트 P 자료실 E 강좌/사용기 L 팁과강좌 U 사용기 · 체험단사용기 W 사고팔고 J 알뜰구매 S 회원중고장터 B 직접홍보 · 보험상담실 H 클리앙홈
소모임 소모임전체 ·굴러간당 ·아이포니앙 ·주식한당 ·일본산당 ·MaClien ·방탄소년당 ·개발한당 ·자전거당 ·야구당 ·이륜차당 ·가상화폐당 ·소시당 ·AI당 ·IoT당 ·골프당 ·안드로메당 ·키보드당 ·육아당 ·디아블로당 ·DANGER당 ·퐁당퐁당 ·나스당 ·걸그룹당 ·덕질한당 ·리눅서당 ·레고당 ·바다건너당 ·PC튜닝한당 ·시계찬당 ·클다방 ·3D메이킹 ·X세대당 ·ADHD당 ·AI그림당 ·날아간당 ·사과시계당 ·배드민턴당 ·농구당 ·블랙베리당 ·곰돌이당 ·비어있당 ·FM당구당 ·블록체인당 ·보드게임당 ·활자중독당 ·볼링친당 ·캠핑간당 ·냐옹이당 ·문명하셨당 ·클래시앙 ·콘솔한당 ·요리한당 ·쿠키런당 ·대구당 ·뚝딱뚝당 ·개판이당 ·동숲한당 ·날아올랑 ·전기자전거당 ·e북본당 ·갖고다닌당 ·이브한당 ·패셔니앙 ·물고기당 ·도시어부당 ·FM한당 ·맛있겠당 ·포뮬러당 ·젬워한당 ·안경쓴당 ·차턴당 ·총쏜당 ·땀흘린당 ·하스스톤한당 ·히어로즈한당 ·인스타한당 ·KARA당 ·꼬들한당 ·어학당 ·가죽당 ·LOLien ·Mabinogien ·임시소모임 ·미드당 ·밀리터리당 ·땅판당 ·헌팅한당 ·오른당 ·영화본당 ·MTG한당 ·소리당 ·노키앙 ·적는당 ·방송한당 ·찰칵찍당 ·그림그린당 ·소풍간당 ·심는당 ·패스오브엑자일당 ·라즈베리파이당 ·품앱이당 ·리듬탄당 ·노젓는당 ·달린당 ·Sea마당 ·SimSim하당 ·심야식당 ·윈태블릿당 ·미끄러진당 ·축구당 ·나혼자산당 ·스타한당 ·스팀한당 ·파도탄당 ·테니스친당 ·테스트당 ·빨콩이당 ·공대시계당 ·여행을떠난당 ·터치패드당 ·트윗당 ·창업한당 ·VR당 ·WebOs당 ·소셜게임한당 ·위스키당 ·와인마신당 ·WOW당 ·윈폰이당
임시소모임
고객지원
  • 게시물 삭제 요청
  • 불법촬영물등 신고
  • 쪽지 신고
  • 닉네임 신고
  • 제보 및 기타 제안
© CLIEN.NET
공지[점검] 잠시후 서비스 점검을 위해 약 30분간 접속이 차단됩니다. (금일 18:15 ~ 18:45)

팁과강좌

기타 뇌가 만든 매트릭스 속의 나 60

44
2025-10-19 11:22:26 수정일 : 2025-12-08 01:37:26 125.♡.189.39
lcoy


내가 '나'라고 느끼는 '자아'는 뇌가 만들어낸 가상적 구성물입니다.


이 자아가 받아들이는 것도 외부 세계 그 자체가 아니라, 뇌가 가공해 전달하는 신호입니다.

빛과 소리 같은 외부 자극은 감각기와 신경을 거쳐 뇌에 이르고,

뇌는 그 신호를 자기 나름대로 가공하여 자아에게 넘겨줍니다.

이때 뇌가 만들어낸 신호는 감각기가 받아들인 물리적 자극과는 동일하지 않습니다.


시각의 예를 보자면, 눈이 620~750nm 파장의 전자기파를 받아 뇌에 전달하면,

뇌는 이를 '빨간색'이라는 경험으로 번역해 자아에게 제공합니다.

즉, '빨간색'은 자연에 실재하는 물리적 속성이 아니라,

뇌가 자아와 소통하기 위해 주관적으로 생성한 신호입니다.

이런 번역 방식은 뇌가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하는 과정에서 발달한 것입니다.


이 번역방식은 필연적인 것이 아닙니다.

'620~750nm의 전자기파'가 반드시 '빨간색'으로 번역되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의 뇌는 그 파장대를 다른 색으로 번역하거나 아예 색상으로 번역하지 않기도 합니다(색각 이상 등)

인간 외의 다른 종들 역시 나름대로의 번역방식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5fc21b869aa433.webp 실제로는 같은 색이지만 뇌는 나에게 그것들을 서로 다른 색으로 보여주는 등의  착시현상들 또한
                  나의 자아에게 실제 세계가 아닌, 뇌가 스스로 생성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예입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알고 보아도 여전히 그렇게 보일 정도로 강력한 환상입니다.


청각적으로는 칵테일파티 효과의 예를 들 수 있겠습니다.

소음으로 가득한 파티에서도 우리는 대화하고 있는 상대의 목소리를 또렷이 들을 수 있습니다.

의식하지 않고 있던 소음 중에서도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면 그 목소리를 인지하게 되지요.

귀로는 주위의 모든 공기의 진동이 물리적으로 전해져들어오지만

뇌는 (내 자아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그 중에서 중요하다고 판단한 신호만 선택해서 만든 세계를 자아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자아는 그 선택본을 '내가 들었다'고 경험합니다.


미각도 그렇습니다. 

'맛있다/맛없다'라는 건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도록 진화한 뇌의 신호 체계입니다.

뇌는 당·소금·아미노산·지방에 대해서는 '섭취하라', 강산·알칼로이드에 대해서는 '피하라'는 신호를 만들어냅니다.

( 이후 문화와 학습이 이 번역 사전을 확장·수정해 매움·쓴맛까지 '쾌'로 재프레이밍하게 되었고,

  현대의 초가공식품은 이 보상 시스템을 과자극하는 초정상 자극이라 하겠습니다. )

( 아마 선/악, 미/추 같은 가치판단도 마찬가지로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지에 따라 뇌가 만들어낸 코드라고 할 수 있을지도. )


우리가 느끼는 통증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우리는 '몸이 아프다'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사실 몸이 다쳤다고 하더라도 '몸' 자체가 아픈 것은 아닙니다. 

몸은 단지 어떤 물리적, 화학적 자극을 수용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뇌가 그 자극을 위험으로 판단할 때, 

그 상황에 대해 '통증'이라는 신호를 생성해 자아에 전달하고

그 상황으로부터 벗어나는 행동을 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몸은 아프지 않습니다. 아파하지 않습니다. 통증은 뇌가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발바닥에 레고가 박혔다는 자극을 뇌는 일반적으로 '통증'이라는 경험으로 번역해 자아에게 전달하는데,

이 역시 반드시 '통증'으로 번역되어야 할 필연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통증으로 번역되는 자극이 어떤 맥락에서는 쾌감이나 무감각으로 번역되기도 합니다.

가령 전투 같은 급박한 상황에서 뇌가 '적 제압'을 더 중요한 과제로 판단해

부상의 신호를 무시하고 통증을 일시적으로 보내지 않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몸에 이상이 없는데도 만성통증을 느끼는 희귀 질환이나,

팔을 잃은 사람이 실제로는 없는 손가락 통증을 호소하는 환상통(phantom pain) 같은 현상은

이 번역 시스템의 과민화나 편향일 수도 있겠습니다.


결국 외부의 물리적 세계에는 물리적, 화학적 에너지들만 있을 뿐이지만,

뇌는 감각 기관이 받아들인 신경 자극을 

색채, 촉감, 냄새, 맛, 의미, 감정 등의 '주관적 경험'으로 재구성하고 렌더링하여 자아에게 보여줍니다.

이렇게 보자면 '나'는 실제 세계를 직접 보는 것이 아니라,

뇌가 만들어낸 매트릭스 속에서 뇌가 생성한 신호들을 경험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는 뇌가 생성한 신호들의 설득력 덕분에 세계를 '직접' 보고 있다고 믿지만

실은 신경계의 해석 전제를 공유하는 공동 환상 위에서 서로를 확인하는 것 뿐이며,

그 환상이 안정적일 때 우리는 그것을 '현실'이라 부릅니다.


뇌는 몸의 다른 부분들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잠을 자든, 기절을 하든, 식물인간이 되든 죽기 전까지 자율적으로 쉼없이 작동하는데

꿈은 뇌가 수면 중에 자체 상영하는 편집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외부 입력이 잦아들면 뇌는 기억과 감정을 재조합해 또 하나의 매트릭스를 띄우고 

우리는 그 화면을 또렷한 '현실'처럼 경험하게 됩니다.


또한 유체이탈, 임사체험, 접신, 환시, 환청 등도 그러한 뇌의 생성물이라 해석할 수도 있겠지요.



73975eccb47096.webp               "난 이 스테이크가 실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

이걸 입에 넣으면 매트릭스가 내 뇌에 이게 맛있고 육즙이 많다고 전해주는 것도 알지."





capture_20251019_105928_001.jpg



몬티 라이먼의 책 '고통의 비밀'과 제프리 슈워츠의 책 '강박에 빠진 뇌'는

뇌가 만들어낸 잘못된 신호인 만성통증, 환상통과 강박장애를 다루고 있습니다.


강박장애는 뇌가 진짜 위험이 아닌 것을 위험으로 잘못 판단하는 것이며

만성통증과 환상통 역시 실제로 신체에 해를 입지 않았는데 뇌가 피해를 입었다고 잘못 인식한 것입니다.

그리고 두 책 모두 뇌가소성을 이용하여 뇌의 작동 회로 자체를 바꾸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강박에 빠진 뇌'에서는 자꾸 떠오르는 강박이 뇌가 만든 잘못된 경보라는 것을 알아채고 

그건 나의 문제가 아니라 뇌가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는 등의 훈련을 통해 강박장애를 치료한 예들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고통의 비밀'에서 소개하는 한 가지 치료의 예는 이렇습니다.

한 팔을 다쳐 깁스를 하거나 붕대로 감았다가 그 팔을 절단을 한 사람들은 

이후에 그 절단된 팔에서 환상통을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팔이 절단된 후에도 뇌는 깁스를 하여 굳어져있던 팔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는 것이죠.

이 사람에게 나머지 팔이 반사되어 보이는 거울상자 안에 팔을 넣어 마치 양 팔이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합니다.

이 때 팔을 움직이면 마치 두 팔이 다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데

이렇게 뇌에게 새로운 환상을 심어주어 기존의 뇌의 잘못된 신호 회로를 리셋해주는 셈입니다.


capture_20251019_110450_001.jpg



이 두 가지 예 모두 우리가 경험하는 것이 실제의 세계가 아니라 뇌가 만들어낸 신호이며,

그것이 우리를 불편하게 할 때 뇌가 우리 자아에게 발생시킨 신호의 라벨을 바꿈으로써

그 신호를 만들어내는 회로 자체를 재학습시키는 경우의 예라 하겠습니다.


인류는 경험을 통해 뇌가 만든 매트릭스를 교란하는 여러 테크닉들을 발견해왔습니다.


- 명상, 기도 등에 집중하여 외부 감각을 최소화함으로써 뇌의 예측-교정 과정을 교란시켜

  접신, 유체이탈 같은 느낌을 가짐 (꿈꾸는 상황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셈)

- 반복적인 리듬의 댄스음악, 반복적인 주문(나무아미타불, 옴마니반메훔, 궁긍을), 

  반복적인 동작 등으로 뇌의 예측활동을 줄여 트랜스 상태에 빠짐 

- 수면 부족이나 금식, 마약, 극한 상황 등으로 신체감각을 교란하여 환청, 환각, 임사체험, 자아 분열 감각 등을 느낌


그리고 이제는 뇌의 작동방식을 더 깊게 이해하며

자신의 뇌가 만들어낸 매트릭스를 스스로 해킹하는 경지에 이른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lcoy 님의 게시글 댓글
SIGNATURE
저의 의견은 저의 의견일 뿐,
이것이 '절대적인 진리'라거나 '최종적인 정답'이라 주장하는 게 아닙니다.

과학 서적의 모든 진술은 더 나은 설명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에 열려있듯이,
저의 의견 또한 그렇습니다.
서명 더 보기 서명 가리기
  • 주소복사
  • Facebook
  • X(Twitter)
댓글 • [60]
avalokiteshvara
IP 167.♡.44.125
10-19 2025-10-19 12:43:07
·
좋은 글 감사합니다.
lcoy
IP 121.♡.180.210
10-19 2025-10-19 14:37:57
·
@avalokiteshvara님
감사합니다-
구내서점931010
IP 180.♡.80.84
10-19 2025-10-19 17:23:23
·
저는 평소에 자아. 자유의지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자아가 없다면 자유의지도 없는거겟죠?
lcoy
IP 121.♡.180.210
10-19 2025-10-19 19:36:50 / 수정일: 2025-10-20 08:22:12
·
@구내서점931010님
전통적 의미의 자유의지(의식이 모든 선택의 최초 원인이라는 가정?)는
과학적인 발견들과 거리가 멀다는 의견이 늘고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

이 자아라는 게 그냥 뇌의 출력물이기만 한 것일까 하는 상상도 해보는데(뇌가 하는 걸 보기만 하는 구경꾼),
아마 그보다는 '유전자 전달'이라는 생물로서의 기능을 잘 하기 위해 필요한 기능으로서 뇌가 생성해낸,
뇌와 함께 영향을 주고받으며 협력하는 무언가가 아닐까 싶긴 합니다.
alexminlee
IP 59.♡.50.18
10-19 2025-10-19 18:01:14
·
저도 예전에 사진을 하면서 알게된 사실인데 빛이라는 전자기파가 사실은 색이라는 정보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뇌가 편의적으로 색을 만들어 낸 것이지요. 그래야 더 구별이 잘 되니깐요. 그냥 주파수가 다른 전자기파가 눈에 세포를 자극해서 우리에게 색을 만들어 내는 것이지요. 미각도 마찬가지 아닐까 합니다. 우리가 우리가 먹는 음식이 맛있는 것처럼 소들에게는 신선한 풀이 제일 맛있는 음식(맛) 이지 않을까요? 하는 생각입니다.
lcoy
IP 121.♡.180.210
10-19 2025-10-19 19:38:38
·
@alexminlee님
네 결국은 진화적으로 유리한 것들을 좋게 느끼고 그렇지 않은 것들을 나쁘게 느끼도록 진화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절대선, 절대악 같은 것들도 없을 것 같구요.
gogood
IP 120.♡.3.190
10-19 2025-10-19 21:02:45 / 수정일: 2025-10-19 21:03:21
·
너무 재밌게 읽다가
책표지 나오자.. 아.. 또 책팔이..인가 싶어서
지난글 다 검색해봤네요
하필 바이럴 오지는 출판사들 책이라..
그것만 빼면 좋은글 감사합니다.
lcoy
IP 221.♡.205.122
10-19 2025-10-19 21:52:19
·
@gogood님
열심히 일하는 출판사들인가보군요--;
upgrade
IP 115.♡.60.16
10-20 2025-10-20 03:47:58
·
이런 글 좋아요 ㅎㅎ
마음먹기에 따라 다르다는것도 ..
내가 지금 40살 이지만 사실 80살까지 이미 살았고
다시 40대로 돌아가고 싶다는 소원이 이루어져서 오늘 돌아왔다고 생각 해봐
이런 글 봤던 기억이 나는데 ..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지금이 정말 좋은 때 이죠..
새옹지마 라는 말도.. 좋은 일이 지나고 보면 따로 나쁜 일의 사작이고.. 나쁜 일도 지나고 보면 극복 되고요.
하루 하루 살아보며 겪어내고 느끼는 과정이 삶인것 같아요.
( 나이들어서 일찍 자고 새벽에 종종 깨네요 ㅎㅎ )
lcoy
IP 121.♡.180.210
10-20 2025-10-20 07:40:13 / 수정일: 2025-10-20 07:45:15
·
@upgrade님

말씀 감사합니다.

일체유심조라는 식의 아이디어도 결국
내가 겪는 모든 것은 뇌가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상황을 표현하는 것일 테고

새옹지마,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건
책들에서 강박이나 환상통을 치료했던 방법론처럼
뇌의 작동회로, 번역사전을
내 자아가 능동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이라 말해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

인류는 오래전부터 '뇌가 만들어낸 매트릭스'의 존재를 직관적으로 느끼고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왔다고 할 수 있을지도...
없다고요우
IP 172.♡.94.14
10-20 2025-10-20 05:05:44
·
저는 잠자는 시간이 사실은 현실을 사는것이고 깨어있는 시간은 꿈을 항해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lcoy
IP 121.♡.180.210
10-20 2025-10-20 07:47:38 / 수정일: 2025-10-20 09:00:55
·
@없다고요우님
서양의 종교인들은 '이 세상은 가짜이고 이데아의 세계가 진짜다, 이승은 잠깐 지나가는 곳이고 신이 예비한 영원한 내세를 기대하자'라는 식으로 많이 말해왔던 것 같고
반면 동양의 장자는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죠.

매트릭스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네오도 또한 또다른 매트릭스에 갇혀있는 것일지 알 수 없는 노릇이고...

영화 바닐라 스카이에 나오는 것 같은, 마냥 행복할 수 있는 가상현실이 있다면 들어갈까, 라는 상상에 대해서
예전에는 뭔가 현실도피 아니냐는 찜찜한 느낌을 갖고 있었는데,
이젠 '어차피 지금의 현실이라는 것도 또다른 가상현실 속이 아니라는 보장이 없다'는 식으로 생각하니
느낌이 좀 달라집니다.
피나우
IP 58.♡.40.63
10-20 2025-10-20 05:13:23 / 수정일: 2025-10-20 05:20:12
·
과도한 이성적인 생각과 판단을
조절 하기 위해서 찾다보니
좌뇌와 우뇌의 인식과정이 다른다는 것이 발견되더군요.
위 사례(통안에 든 손)도 비슷하게 묘사합니다
한데 과도한 좌뇌 멈추기는 특별한 방법이 없던데,
책에서는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하군요.
lcoy
IP 121.♡.180.210
10-20 2025-10-20 08:09:28 / 수정일: 2025-10-20 08:24:26
·
@피나우님
아... 이성적,분석적인 기능에 더 관여하는 좌뇌, 직관적,통합적인 기능에 더 관여하는 우뇌라는 구분에 대해서는
이 책들에서는 딱히 언급하는 게 없는 것 같긴 합니다.

생각나는 건, 줄리언 제인스라는 심리학자가 '양원적 정신'이라는 가설을 얘기했었다는데,
고대인들은 현대인들보다 좌/우뇌가 더 분리되어있었고
우뇌가 좌뇌에게 보내는 내부 신호를 '신의 목소리'로 인식했었다는 겁니다.

고대의 신화에서는 '내가 이런 생각을 했다'라는 표현보다는
'신이 내게 말했다' '음성이 내게 들렸다'라는 표현이 대부분이었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일리아드 같은 작품에 등장하는 고대인들은
마치 신들이 조종하는 꼭두각시처럼 묘사되는 거고.

고대인들은 어린 아이처럼, 의사결정의 스트레스를 신(우뇌)이 지시한대로 따르기만 하면 되는 식으로 처리했는데
아이가 어른이 되듯이, 인류 문명이 발달하면서 '자기 주관'이 생긴 것이 바로 '의식'이라고 주장한 것 같습니다.
출근퇴근출근퇴근
IP 223.♡.211.16
10-20 2025-10-20 07:18:14
·
좋은 글이고 동감이 됩니다. 하지만 선과 악의 구분은 다른 영역일듯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lcoy
IP 121.♡.180.210
10-20 2025-10-20 08:20:29 / 수정일: 2025-10-20 11:12:12
·
@출근퇴근출근퇴근님
저 같은 경우는 점점 더 많은 영역을 진화론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부모가 자식을 아끼거나, 공동체를 위해 협력하는 행동 같은 경우도
그런 사고방식과 행동이 생존과 번식에 유리했기에 자연선택을 통해 남아온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뇌가 진화하며 '그게 옳다', '좋다'라는 정서적 보상 신호를 만들어냈고,
우리는 지금 그 신호를 '선(善)'이라고 경험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결국 선/악 이라는 것도 절대적인 실체라기보다,
당대의 생존 환경과 사회적 구조 속에서 진화적으로 형성된 평가 체계이겠지 싶은 거죠.
적응해야 할 환경의 차이에 따라 어떤 사회에서는 선이 다른 사회에서는 악이 되기도 하는 것처럼.

( 가령 현대문명이라는 환경에서는 대체로 살인을 절대악으로 규정하지만
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환경에서는 노인이나 영아를 죽이는 걸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고
명예나 집단의 결속을 중시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결투나 복수 등으로 상대를 죽이는 것을 의무라 생각하는 등.
그리고 우리가 적응해야 할 환경이 또 달라지면 살인에 대한 생각 또한 다시 달라지겠지요. )
mskim
IP 61.♡.97.11
10-20 2025-10-20 09:37:10
·
@lcoy님 비슷한 맥락이 '이기적 유전자'에 언급되어 있더군요. 친족관계와 이타적 호혜주의 라고 설명되어 있는데, 유전적 근친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개체간에 일어나는 이타적 행위를 말합니다. 결론적으로 '선'한 행동이 공동체의 생존을 유리하게 끌어올리는 메커니즘이 되는거죠.

암튼. Icoy 님. 이번 글도 아주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lcoy
IP 121.♡.180.210
10-20 2025-10-20 10:59:13 / 수정일: 2025-10-20 13:20:47
·
@mskim님
네 저도 이기적 유전자 식으로 생각하는 쪽입니다.

진화론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신이 없고 인간이 진화한 것이라면 도덕과 윤리가 있을 수 없다. 사람들이 숭고한 자기희생을 하는 건 진화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라는 식으로 주장하는 걸 보는데
진화론적으로 아주 매끄럽게 설명이 되니...
아름다운음악
IP 124.♡.110.180
10-20 2025-10-20 08:22:56
·
그렇다면 이 모든건 유전하고도 관계가 깊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느 일부분은 가지고 태어나야 느낄수 있는 부분이라 그렇다면 애초에 유전이란것은 진화한것인지 원래 부터가지고 있었던 건지도 궁금하네요. 상상력은 다른 영역이겠지만 인간만 가지고 있을 거라 예상되긴 하는데 상상력은 또 어떻게 발현되는건지 등 많은걸 궁금하게 만드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lcoy
IP 121.♡.180.210
10-20 2025-10-20 08:32:40
·
@아름다운음악님

먹이가 있는 쪽으로 다가가고, 위험한 것이 있는 쪽의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식의 운동을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신경망들이 진화해서 만들어진 것이 뇌인데,
그 '운동'을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기억이란 기능이 생기고
더 나아가서는 사고 기능이 생긴 것이라 합니다.

상상력이라는 건 이 사고 기능에 속하는 것으로,
외부 자극이 없어도 내부적으로 새로운 조합을 생성하고 시뮬레이션하는 능력일텐데
그건 뇌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갖게 된 예측 모델의 부산물이자 확장판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동물들에 비해서 인간의 상상력이 유달리 풍부한 이유도
사회적 협동과 언어를 통해 타인의 마음과 미래의 상황을
미리 시뮬레이션하는 것이 생존에 막대한 이득을 줬기 때문이겠죠.
아름다운음악
IP 124.♡.110.180
10-20 2025-10-20 11:08:18
·
@lcoy님 혜안에 감사드립니다. 많은걸 배웁니다.
ora817
IP 117.♡.24.126
10-20 2025-10-20 08:28:47
·
자네 좌뇌한테 속았네라는 책이 생각나네요
lcoy
IP 121.♡.180.210
10-20 2025-10-20 08:44:54
·
@ora817님
억... 유머로 하신 말씀인가 했는데 정말 있는 책이군요;;;

출판사의 소개를 보니 혹합니다.


인간의 좌뇌와 우뇌는 각각 그 기능이 다르다. 좌뇌는 주로 패턴의 인지, 언어, 분류 및 범주화를 담당한다. 반면에 상황의 큰 그림을 보고 이해하기, 창조성 발현하기, 감정 경험하기, 공간 지각 및 처리 능력은 모두 우뇌에 의지한다.
(...)
지금까지 뇌과학과 신경심리학의 연구는 계속해서 좌뇌가 좀 이상하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좌뇌가 자꾸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다.

(...)

“왜 왼손으로 눈 치우는 삽을 선택했지요?”라는 질문을 환자에게 던졌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질문을 하면 그건 오직 좌뇌에게만 한 것이다. 말하는 기능은 좌뇌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좌뇌는 이렇게 대답해야만 한다. “모르겠는데요. 우뇌와 연락 끊고 지낸 지 꽤 되었거든요.” 하지만 실제 대답은 달랐다. “닭발은 닭과 연결되고, 그럼 당연히 닭장 청소할 삽이 있어야 하죠.” 환자는 자신의 대답에 절대적인 확신을 보였다. 이것이 왜 그렇게 중요할까? 언어 담당인 좌뇌는 주어진 주변 정보를 바탕으로 그럴싸하고 말이 되게끔 상황을 재구성하여 설명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비록 정보가 부족해서(우뇌가 본 눈 쌓인 사진을 좌뇌는 모른다) 그 설명이 완전히 틀린 것이라 할지라도.

(...)

저자는 이런 좌뇌의 거짓말들이 만들어낸 거짓말 중에 가장 큰 것은 ‘에고’ 혹은 ‘나’라는 것을 창조해낸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개인적 자아란 실재하는 어떤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소설의 등장인물에 더 가깝다.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당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당신 자신은 ‘실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좌뇌가 어떻게 언어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상징을 실제 자체로 착각하는지 보여준다.

(...)

반면 우뇌의 기능은 흥미롭다. 우뇌는 의미 찾기, 상황의 큰 그림을 보고 이해하기, 창조성을 발현하기 등의 기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언어화 하고 범주화 하는 좌뇌의 정보처리와는 달리 우뇌는 모든 것을 동시적으로 정보처리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심리학에서는 동시적인 정보처리 방식을 ‘무의식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우뇌는 무의식적인 것으로 박제되고, 좌뇌가 실재의 “주인”으로 취급되는 것이다.
ora817
IP 27.♡.140.10
10-21 2025-10-21 01:28:31
·
@lcoy님 출간된지 좀 된책이라 동네 도서관에도 있으니까 참고하세요. ^^
과유불급302
IP 110.♡.203.172
10-21 2025-10-21 05:41:35
·
@ora817님 이 책은 양쪽(불교와 뇌과학)에 관심있는 분들이 읽는 보기드문 책인데 댓글읽다가 반가운 마음(이런 훌륭한 책을 아는 사람이 있구나!!)에 흔적남기고 갑니다. 같은 저자의 다른 책도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ora817
IP 170.♡.151.243
10-22 2025-10-22 13:23:31
·
@과유불급302님 책 추천 감사합니다. 꼭 읽습니다.
엑스텐드
IP 118.♡.58.234
10-20 2025-10-20 08:35:19
·
어릴땐 착시에 대한 함의가 무엇인지 모르고 신기해만 했었는데, 매트릭스와 연관하니 심신일원론으로 이어지는 어마어마한 여정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lcoy
IP 121.♡.180.210
10-20 2025-10-20 08:46:01
·
@엑스텐드님
저도요!
왜 아무도 착시에 대해 이런 설명을 해주지 않았지, 그냥 재미있는 현상이라는 식의 말만 하고...
라는 생각을 1~2년 전부터 하고 있습니다 ㅠㅠ
달콤희
IP 210.♡.172.226
10-20 2025-10-20 09:30:08
·
좋은글 감사합니다. 댓글과 대댓글을 전부 읽으며,,, 이런게 클리앙이였지...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의 뇌도 클리앙에서 좋았던 기억들을 저장하고있나봅니다 :)
lcoy
IP 121.♡.180.210
10-20 2025-10-20 11:00:20
·
@달콤희님
감사합니다 :-)
짐작과는다른일들
IP 211.♡.93.214
10-20 2025-10-20 09:56:46
·
너무 흥미롭고 재밌는 내용 감사합니다
이런 내용 글을 볼때마다 영화 매트릭스 생각이 나요
나라면 무슨 약을 골랐을까나 ㅎㅎ
lcoy
IP 121.♡.180.210
10-20 2025-10-20 11:00:07
·
@짐작과는다른일들님
저는 그냥 매트릭스 안에 있는 걸로...
하지만 호기심이!
JuliaH
IP 172.♡.94.41
10-20 2025-10-20 10:07:59
·
흥미있게 읽었습니다. 레고 하니 떠오르는 질문이 있는데, 통각과 같은 몇몇 감각들은 말초 신경 레벨에서 다르게 뇌로 전달되지 않나요? 통각 신경이 따로 있으니까요. 통각에 의해서 척수 반사가 있기도 하구요.. 그럼 뇌에서는 필연적으로 통증으로 해석되는게 아닌가요? 아니면 자아나 의식이라는 고수준 활동에서는 그런것마저도 다르게 번역할 수 있다는 의미인가요?
lcoy
IP 121.♡.180.210
10-20 2025-10-20 10:52:02 / 수정일: 2025-10-20 11:16:59
·
@JuliaH님
통각 수용체에서는 말초 수준에서 손상 자극(기계적, 화학적, 열 자극 등)을 감지하고 그 정보를 척수와 뇌로 전달합니다.
(그리고 그런 신호는 뇌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척수 시냅스에서 반사 회로를 일으켜, 의식적 판단 이전에 몸이 먼저 회피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신호 자체가 '통증' '아픔'은 아니라는 거지요.
'통증'은 그 신호를 뇌가 나름대로의 판단으로 해석하여 자아에게 발신하는 신호라는 겁니다.
본문에 쓴 대로 뇌는 상황에 따라, 자신의 판단에 따라
통각 수용체에서 올라온 동일한 자극을 무시하기도 하고 쾌감 등의 다른 신호로 번역하기도 합니다.

미각으로 생각해보자면,
혀의 미각 수용체 중 어떤 수용체는 어떤 화학물질과 반응하고, 다른 수용체는 다른 화학물질과 반응하며
서로 다른 신호를 발신합니다.
이것 자체는 아직 '맛'이 아닙니다.
그 신호를 갖고 뇌가 만들어낸 주관적인 신호가 '맛'인 거지요.

다르게 비유해보자면
010101011 라는 신호는 그냥 아무 의미없는 숫자일 수도 있지만
포토샵이 읽어들이면 각 픽셀들의 색상일 수도 있고 웹브라우저가 읽으면 웹페이지일 수도 있죠.
그 데이터가 재미있는 영화일 수도, 지루한 영화일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끔찍한 전여친의 전화번호여서 식은땀이 나는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같은 웹페이지라도 브라우저에 따라 다르게 해석, 렌더링하는 것처럼
이진수의 신호를 어떻게 받아들여서 유저에게 어떤 경험으로 출력할지는 그 소프트웨어의 해석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거죠.
브이넥
IP 118.♡.2.204
10-20 2025-10-20 10:09:27
·
유익한 내용 감사합니다. 내용중 ‘자아’에게 전달한다고 했는데, 그럼 그 자아는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은 거죠? 의식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물음일까요?
lcoy
IP 121.♡.180.210
10-20 2025-10-20 10:41:43
·
@브이넥님
아마 제가 읽었던 김주환의 내면소통에서는

의식은 뇌가 감각 정보를 기반으로 '보고할 만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동적 과정이고
자아는 이러한 의식의 스토리텔링이 누적되어 형성된 이야기적 구성체 라는 식으로 설명하는 것 같습니다.

자아는 의식이 만들어낸 이야기를 자기 자신으로 착각하는 과정이고
따라서 자아는 의식에 의존하며, 의식이 변하면 자아도 달라진다는 식...
@nitro
IP 218.♡.178.214
10-20 2025-10-20 10:17:33
·
좋은 글 감사합니다~~
lcoy
IP 121.♡.180.210
10-20 2025-10-20 11:00:31
·
@@nitro님
저도 감사합니다-
도시
IP 221.♡.50.211
10-20 2025-10-20 10:32:33
·
이명때문에 고생 중인데...이것도 마찬가지죠. 소리가 없는데 그걸 만들어 내는 뇌 때문에 고생하는 것이니
lcoy
IP 121.♡.180.210
10-20 2025-10-20 11:03:11 / 수정일: 2025-10-20 11:05:05
·
@도시님
아, 이명현상도 그렇겠군요. 고생하십니다 ㅠㅠ

시각계에서 맹점을 뇌가 주변 정보를 근거로 그 부분을 '채워 넣는' 것처럼,
청각계도 입력 결손을 그렇게 보정하는 셈이겠습니다.
찾아보니 달팽이관 손상이나 노화, 혹은 지속적인 소음 노출로 인해 청각 신호 입력이 줄어들 때
뇌가 과민 활성화를 일으키는 것이라 설명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도 본문에 소개한 책들처럼 귀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문제일 것이고,
그럼 뇌를 어떻게든 정신차리게;;; 해서 치료하는 거겠죠...
Kieth
IP 125.♡.124.15
10-20 2025-10-20 11:05:49
·
중요한 것은 뇌가 아니고 뇌를 담은 통 아닌가요? ㅎㅎ
lcoy
IP 121.♡.180.210
10-20 2025-10-20 11:19:45
·
@Kieth님
'너 못생김'의 다른 표현인가요 ㅠㅠ
테드_창
IP 211.♡.137.6
10-20 2025-10-20 11:58:21
·
이런 주장들도 결국 의식은 뇌에서 나온다는 증명할 수 없는 유물론적 가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한계가 있습니다.
lcoy
IP 121.♡.180.210
10-20 2025-10-20 12:19:10 / 수정일: 2025-10-20 12:37:17
·
@테드_창님
맞습니다. 어떤 가정도 전제도 증명은 불가능하지요 :-)
신이 있다는 것도 없다는 것도,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도 아니라는 것도,
인간이 평등한지 아닌지도, 내가 정말 나일까 하는 것도,
어떤 것도 증명은 불가능하죠.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공리계를 설정하고 논리체계를 세워가는 것 정도일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가령 과학적 방법론은 이 세계는 존재한다, 우리는 그것을 관찰할 수 있다는 식의 몇 가지 공리(전제)를 세우고
그 위에 논리를 전개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게 유용하게 잘 작동하니 우리가 잘 써먹고 있는 건데,
이 공리계가 맞느냐 하는 건 증명 불가능한 거지요.

정직한 대답은 '모른다'일 것이고,
그저 잠정적이지만 유용한 것들을 써먹으며 사는 게 인간의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과학교과서를 계속 업데이트하면서요.

하지만 우리 뇌의 알고리즘은 생성형 AI와 유사한 부분이 있어서
그냥 놔두면 자기가 모르는 게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고,
모르는 부분을 스스로 만들어낸 환각(hallucination)으로 채워냅니다.

그렇게 어떤 사람들은 모르는 부분을 환각으로 채워넣고는
자신들만이 절대적인 진리를 알고 있으니 모두 내 말을 들어야만 하고
그렇지 않으면 너는 죄를 짓는 거, 너는 나쁜 거라는 식으로 말들을 하기도 하죠.
테드_창
IP 211.♡.137.6
10-20 2025-10-20 12:33:24
·
@lcoy님 사실 따져보면 나의 지각이라는 것은 참 이상한 것들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생각해 보면, 멀리 있는 것은 작게 보이고, 가까이 있는 것은 커 보입니다. 실제로 그 물체의 크기는 고정되어 있음에도 우리는 그렇게 보이는 세상을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또 움직인다는 것은 어떻습니까?

우리가 움직일 때 나는 움직이고 있다라는 것에 한치의 의심도 들지 않지요.

하지만 따져보면 사실은 나는 가만히 있고 세상이 움직이고 있지 않습니까? 시각 정보로만 보자면 컴퓨터 게임 화면을 들여다 보는 것과 차이가 없습니다. 나는 가만 있고 세상이 움직이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뇌는 내가 공간 상을 움직이고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감각에 들어오는 것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이미지와 소리들일 뿐인데 말입니다.

소리는 또 어떤가요. 우리 귀가 한 순간에 들을 수 있는 음은 단 한가지 음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장문의 말을 들을 수 있으며 음악이라는 것도 느낄 수 있죠. 찰나에 들리는 음은 단 한가지 음인데 말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 사람이 현재 느끼는 현실이란 결국 뇌의 기억작용과 뇌가 만들어낸 가상 공간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을 느끼고 있는 자각은 뇌에서 나온 것이 맞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볼 수 있습니다.
뇌에서 자각, 의식이 나온다는 주장은 증명이 불가능합니다.
lcoy
IP 121.♡.180.210
10-20 2025-10-20 12:39:26 / 수정일: 2025-10-20 12:45:16
·
@테드_창님
동의합니다 :-)
그저, 저런 설명으로 다른 많은 것들을 설명할 수 있고 또 여러 가지를 예측할 수 있다면 써먹는 것 뿐이겠습니다.

( 그리고 소리 얘기가 나와서 생각이 나는데,
전 1차원적인 운동(전진&후진)만을 하는 스피커에서 많은 소리가 뒤섞인 복잡한 음을 낸다는 게 참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이론을 찾아보긴 했지만 이해는 안되고 -_- )
시나몬롤
IP 124.♡.185.208
10-20 2025-10-20 13:16:37
·
이천오백년전의 부처는 찐천재 같아요.
lcoy
IP 121.♡.180.210
10-20 2025-10-20 13:38:27 / 수정일: 2025-10-20 14:41:01
·
@시나몬롤님
싯다르타로 이런 거 만들어봐도 재미있지 않을까...

저는 싯다르타는 고대 인도인의 언어로 마음을 연구한 사람이리라 생각합니다.
아마 직관만으로(?) 그 결과물들을 얻어냈을텐데,
현대에 태어났다면 뇌과학이나 심리학을 연구하는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비타민아저씨
IP 175.♡.208.55
10-20 2025-10-20 16:04:05 / 수정일: 2025-10-21 12:57:03
·
천상천하유아독존!
세상에 확실히 존재하는 건 "생각하는 나" 뿐이다!
lcoy
IP 222.♡.174.91
10-21 2025-10-21 21:20:59
·
@비타민아저씨님
싯다르타 1승...
새벽797979
IP 210.♡.65.2
10-20 2025-10-20 17:00:35
·
흥미로운 이야기 잘봤습니다~
lcoy
IP 222.♡.174.91
10-21 2025-10-21 21:20:43
·
@새벽797979님
감사합니다 :-)
민돌아빠
IP 106.♡.10.62
10-20 2025-10-20 17:44:53
·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전 이런 생각을 종종 합니다. "내가 바라보는 이 세상이, 내가 보는 모습/색과 같을까?" 내눈으로 보지 않고, 뭔가 절대적인 눈으로 보면 어떤 모습과 색일까?
lcoy
IP 27.♡.181.98
10-21 2025-10-21 21:20:23 / 수정일: 2025-10-22 11:37:57
·
@민돌아빠님
'본다'는 것 자체가 시각계를 가진 생물의 행동이고,
그 생물의 종과 생물학적 특성에 따라 '보이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가령 곤충,조류,파충류 등은 자외선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본다'는 행위 자체가 애초에 절대적일 수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저는 뭔가 하나하나 더 알아가는 과정이
'절대적이라 여기고 있던 것들이 사실은 상대적, 잠정적인 것이었네. 결국 절대적인 건 없는 것 같아'라고 점점 더 생각하게 되는 과정인 것 같기도 합니다.
혼세마왕
IP 58.♡.34.228
10-21 2025-10-21 22:25:30
·
루시드 드림(자각몽)을 훈련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만약에 그것이 어떻게든 부작용 없이 가능하다면 인셉션처럼 하나의 사업이 될 수도 있겠더라구요.
lcoy
IP 121.♡.180.210
10-22 2025-10-22 15:50:03
·
@혼세마왕님
인셉션이 먼저일까 매트릭스가 먼저일까...
원두콩
IP 211.♡.14.7
10-28 2025-10-28 07:55:18 / 수정일: 2025-10-28 07:55:28
·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인간의 모든 희로애락이 그저 마음이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하다는 공 사상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이 현실로 믿고 살아온 세상이 가짜임을 알게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lcoy
IP 118.♡.10.22
10-28 2025-10-28 09:45:56
·
@원두콩님
또한 매트릭스를 벗어난 네오가 사는 곳 역시 또다른 매트릭스 속일 수도 있는 걸 테고
야훼나 비슈누가 이 세상을 만들었다고 해도 그들 역시 또다른 창조자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고 그 창조자도 또 창조자의 창조자의 창조자의... 에 의해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을 테고....
사유
-
일시
-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음악소묘
IP 1.♡.9.27
04-15 2026-04-15 09:24:21
·
감사합니다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이미지 최대 업로드 용량 15 MB / 업로드 가능 확장자 jpg,gif,png,jpeg,webp
지나치게 큰 이미지의 크기는 조정될 수 있습니다.
목록으로
글쓰기
글쓰기
목록으로 댓글보기 이전글 다음글
아이디  ·  비밀번호 찾기 회원가입
이용규칙 운영알림판 운영소통 재검토요청 도움말 버그신고
개인정보처리방침 이용약관 책임의 한계와 법적고지 청소년 보호정책
©   •  CLIEN.NET
보안 강화를 위한 이메일 인증
안전한 서비스 이용을 위해 이메일 인증을 완료해 주세요. 현재 회원님은 이메일 인증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최근 급증하는 해킹 및 도용 시도로부터 계정을 보호하기 위해 인증 절차가 강화되었습니다.

  • 이메일 미인증 시 글쓰기, 댓글 작성 등 게시판 활동이 제한됩니다.
  • 이후 새로운 기기에서 로그인할 때마다 반드시 이메일 인증을 거쳐야 합니다.
  • 2단계 인증 사용 회원도 최초 1회는 반드시 인증하여야 합니다.
  • 개인정보에서도 이메일 인증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메일 인증하기
등록된 이메일 주소를 확인하고 인증번호를 입력하여
인증을 완료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