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게시물에 나오는 경첩은 미국식 경첩입니다. 한국식 경첩은 구조가 좀 다르기 때문에 응용하려면 그 부분을 고려하셔야 합니다.
집을 5년쯤 사용하고 나면 경첩 바로 옆에 이런 검정 자국이 생기는 주택이 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경첩 오른쪽 문틀을 보십시오. 이것은 경첩이 마모되어 생기는 쇳가루가 날린 자국입니다.

경첩에 기름이 없으면 닳으면서 위 사진처럼 쇳가루가 날려서 문틀을 더럽히기도 하고, 삐이걱-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공장에서 기름칠이 되어 출하되는지 잘 모르겠는데, 기름칠 양이 부족한 것인지 5년 쯤 사용하면 마모가 시작되더군요. 특히 화장실 문이나 출입문처럼 자주 사용하는 문은 마모가 빨리 생기고, 출입문처럼 문 둘레로 외풍이 흐르는 문의 경우 매번 마모될 때마다 쇳가루가 바람에 날려서 저렇게 문틀에 붙습니다.
쇳가루는 다른 집안 먼지와 달리 경도(硬度)가 높아서 걸레로 닦으면 순순히 걸레에 딸려나오지 않고 경도가 낮은 문틀 페인트 속으로 파고듭니다. 페인트 속으로 파고든 쇳가루는 화학적 방법 또는 고운 사포같이 기계적 방법이 아니고는 없애기 힘듭니다.
경첩에 그냥 기름칠을 하는 방법이 흔히 사용하는 방법인데, 그 방법으로는 경첩의 주요 마모 부분에 기름이 다 닿지 않습니다. 그래서 경첩을 부분적으로 분해해서 기름칠하는 방법이 이 게시물입니다.
경첩에는 경첩 핀이 들어갑니다. 이 핀을 빼내고 경첩을 윤활하는 것입니다.

미국식 경첩은 아래에서 위로 핀을 쳐내면 핀이 위로 빠집니다. 사진에서는 펀치와 플라스틱 망치를 사용했습니다.

가장 아래쪽 경첩은 바닥과 가까워서 망치를 휘두를 거리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때는 정식 펀치보다 몸통이 짧은, 큰 못 같은 것을 간이 펀치로 사용해서 쳐올립니다.

미국식 경첩은 경첩 핀이 머리 바로 밑부분 1cm 정도 길이만 약간 굵게 되어 있어서, 이 부분이 경첩에 꽉 끼면서 고정 위치를 유지합니다. 그래서 밑에서 쳐 올리면 마찰력을 이기고 핀이 위로 올라가면서 분해할 수 있습니다.

한국식 경첩은 핀 상/하에 캡이 있어서 그 캡을 나사식으로 돌려야 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보통 문에 경첩이 세 개 있는데, 그 중 위쪽 두 개, 또는 아래쪽 두 개의 핀을 뽑으면 문이 살짝 제 위치에서 벗어납니다. 그러면 힌지가 이렇게 어긋나고, 기름칠할 수 있는 공간이 생깁니다.
문이 살짝 제 위치에서 어긋날 때, 문을 제 위치로 되돌릴 수 있어야 하므로 큰 건물의 철제 방화문처럼 대형 문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 방법은 주택의 실내 문 (목재 문) 또는 미국식 방화문 (기본적으로 목재 구조인데 양쪽 면에 얇은 방화 철판을 입힌)에 한정됩니다. 무게가 혼자서도 충분히 취급할 만한 정도거든요.
저는 이번에 그리스를 사용했습니다. 저번에는 기름을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그리스가 좀 더 오랫동안 버티지 않을까 하여 막여연하게 사용해 봤습니다. 사용한 그리스는 자동차 휠베어링용으로 파는 제품인데, 스프레이 깡통에 든 그리스 등 아무거나 사용하셔도 됩니다. 실리콘 그리스만 빼고요. 실리콘 그리스는 금속-금속 마찰조건에서 윤활 성능이 좋지 않습니다.
스프레이 깡통에 든 그리스를 사용하실 때는 주변에 날리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즐 주변과 경첩 뒷편을 키친타월 같은 것으로 (눈으로도 볼 틈새가 없을 정도로) 꽁꽁 싸맨 후 뿌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스 말고 기름도 좋습니다. 사실 기름을 사용해서 윤활 성능이나 수명의 문제를 겪은 적이 없으므로, 이번에도 (그리스 말고) 기름을 사용해도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기름은 점도가 높은 것을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경첩은 작동속도가 낮고, 작동부품 사이 간격이 넓은 편이므로(정밀 기계에 비해), 저점도 기름(WD-40등)은 충분한 유막을 형성하지 못합니다. WD-40도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점도 있는 기름은 그것보다 몇 배 더 좋습니다. 아래 사진의 경우 SAE 점도 30짜리 (자동차 엔진오일 점도)입니다.

WD-40이 바람직하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장기 안정성입니다. WD-40은 기름 중에서는 빠르게 증발하는 기름이라서 장기적으로 기름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반면 위의 기름은 몇년동안 계속 기름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WD-40말고 식용유같은 것을 바르는 것도 장기 안정성에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점도는 WD-40보다 좋긴 한데, 식용유는 공업용 기름에 비해 산화가 엄청나게 빠릅니다. 식용유가 산패된다고 하는 그 현상입니다. 바르고 3개월 쯤 노출되어 산화된 식용유는 껍쩍한 상태로 바뀌기 때문에 윤활성능이 아주 나쁩니다. 불쾌한 냄새는 덤이고요.
그리스/오일은 두 곳에 집중적으로 발라줘야 합니다. 첫번째는 문의 하중을 수직으로 받아주는 경첩 날개가 겹치는 부분입니다. 아래 사진에서 그리스가 발리진 면입니다.
사진은 깔끔하게 찍으려고 한 곳에만 발랐는데, 실제로는 날개가 겹치는 모든 면에 그리스가 묻도록 발라주십시오.

두번째 바를 곳은 문이 문틀에서 벌어지려는 힘을 받아주는 경첩 핀 자체에 바르는 것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경첩 핀이 이미 마모되어 긁힌 자국이 두군데에 보입니다. 주택 신축 후 7년 되었을 때 기름칠하는 것인데, 좀 더 일찍 했었어야 했네요.

기름칠이 끝나면 조립합니다. 힌지가 잘 맞지 않으면 문을 들어서 이리저리 조금씩 옮기면서 핀을 넣어주면 어렵지 않게 들어갑니다. 저는 이 날 문 11개를 작업했습니다.

경첩 핀의 마지막 조립은 플라스틱 망치로 쳐서 집어넣으면 끝입니다.

플라스틱 망치는 한 개 가지고 있으면 쓸모가 많습니다. 제가 사용한 것은 이 제품입니다. Stanley 8 oz Soft Face Hammer
- 쇠 망치가 상대물에 찍힘을 유발하는 문제가 있을 때, 플라스틱 망치는 찍힘 또는 페인트 벗겨짐을 야기하지 않습니다. 위의 경첩 핀처럼 눈에 띄는 물건을 박을 때 효과적입니다. 코스트코에서 파는 철제 앵글 선반을 조립할 때도 유용했습니다.
- 검정 고무 망치는 상대물 찍힘 등 문제를 방지하는 망치지만, 검정색 고무 망치는 어딘가에 스치면 검정 고무 자국을 남깁니다. 위와 같이 흰색 문틀 바로 옆에 있는 경첩에서 검정 고무 망치로 두드리다가 문틀에 닿아 검은 자국을 한번 남기고는 놀라서 철물점에 뛰어가서 저 플라스틱 망치를 사 왔습니다. 플라스틱 망치는 스쳐도 검정 고무 자국이 남지 않습니다.
- 망치 머리 크기가 적당하고 모서리가 각진 편이라서 경첩처럼 옆에 문틀이 바짝 붙은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타격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망치가 없으면 경첩 핀 위에 각목을 대고 그 각목을 쇠망치로 치면 됩니다. 각목이 플라스틱 망치 머리와 같은 작용 (대상물 흠집 방지, 문틀에 자국 방지)을 합니다. 저는 여러 건에서, 작업할 문 숫자가 많기 때문에 플라스틱 망치를 샀지만요.
글 중간쯤에서, 문에 경첩이 세 개 있으면 (한개는 그대로 두고) 두 개씩만 핀을 빼서 작업하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두 개에 기름칠을 했으면 다른 두 경첩의 핀을 빼고 기름칠을 합니다. 아래 그림처럼요.

경첩을 손볼 때, 문에 경첩을 고정하는 나사가 풀리지 않았는지 확인해 보면 좋습니다. 의외로 풀려 있기도 합니다.
이 나사가 많이 풀려 있으면 문이 문틀 내부에 정확히 위치하지 않아서 닫히는 마지막 순간에 매끄럽게 들어가지 않는 문제 또는 문에 돌출한 래치와 문틀에 뚫린 캐치의 위치가 달라지게 되어서 래치가 캐치 안에 들어가지 못하므로 문이 닫힌 상태가 유지되지 못하는 문제 등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위 방법은 경첩 세 개중 두 개를 분해, 문을 약간 기울여 경첩 마찰부가 드러나도록 만든 후 마찰부 모두에 그리스를 칠하는 방법이라서 문을 약간 기울이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고, 무거운 문이라면 한 사람이 기울이기 어려울 수도 있어서, 문을 기울일 필요가 없어 간편한 방법도 소개합니다.
그리스 말고 기름을 사용하면 좁은 틈새에 모세관 현상으로 스며들어가는 성질이 좀 있기 때문에, 문을 기울여서 마찰면을 노출시키지 않고 기름을 흘려넣는 방법으로도 가능합니다. 이렇게요.

문을 기울여 경첩 날개의 마찰면을 어긋나게 노출시킬 필요가 없으므로 아래 그림처럼 경첩 한개 한개씩 작업할 수 있어서 문이 기울어지지 않기 때문에 손쉽습니다.

요약하자면, 본문에서는 그리스를 써 보느라 문을 어긋나게 하여 마찰면 노출 후 그리스를 칠해준 것이고, 기름을 쓴다면 굳이 문을 어긋나게 해 직접 바르지 않아도 모세관 현상으로 기름이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다만, 경첩 핀 부분은 모세관 현상으로 스며들어가기에 너무 멀기 때문에 빼서 직접 발라주는 것이고요.
문 사방과 문틀의 간격이 일정한지 확인해 보십시오. 건물이 부등침하되어 문틀이 4각형이 아니라 평행사변형이 되는 경우가 있고 (이 때는 벽에도 균열이 생기니까 모르기 힘들죠), 본문 끝에서 세번째 사진처럼 경첩을 고정하는 나사가 풀려서 경첩이 문에서 2~3mm 간격이 생긴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경첩이 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일반인은 구분하기가 어려워요
뭐 강제로 쳐서 올릴수는 있는데요
요즘 칠때 도움되는 툴이 있어야 해요
나머진 윗분처럼
문틀이 뒤틜리고 문도 뒤틀려요
그럴땐 문을 살짝 갈아내고
마감쳐서 쓰거나
문을 새걸로 갈아여
안그래도 화장실 문 경첩이 검정오일이 흐르고 있어서 정비해야겠다 생각중이었는데 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실리콘계열이나 테프론계열 구리스도 좋습니다.
리튬계열 구리스도 쓸만 하고요.
WD-40은 윤활, 방청, 세척의 여러 용도에 두루 사용할 수 있지만, 각각의 분야에서 그만그만한 성능만 보여주는, 응급 대처용 제품이지요.
저만해도 몇년 전에 wd40 관련 장판파가 벌어졌을 때 삐걱대는 문 경첩에 wd 뿌려서 문제가 해결됐다고 댓글 작성한게 있는데 그 후로도 약 5년 4개월간 재도포 없이 잘 살다가 이사했습니다.
wd-40의 성분표(msds)를 보면 기유(base oil)로 광유가 약 25% 정도에 나머지는 침투성을 좋게하는 첨가물인 솔벤트 등으로 구성된 제품이고,
https://blog.naver.com/osk333/220186916843
윤활 특성 자체만 놓고보면 광유가 제일 좋은 편에 속합니다. 다만 솔벤트가 빠르게 증발하기 때문에 잔여 광유의 윤활 기능이 저하된다고 흔히들 알려져있어서 말씀하신 미신이 대중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졌는데요, 실제 장기간 실험해본 사람들이 많은데 타 윤활유 대비 별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오래간다는 결과가 도출된 사례도 정말 많습니다.
wd-40의 실제 효능이 대중적인 미신에 비해서 좋긴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기유 자체적으로 내열성이나 유동성등의 성질이 다르고 각종 첨가제를 통해서 다른 특성과 목적성을 부여하는거다보니 목적과 용도에 맞는 제품을 사용하는게 가장 좋습니다.
핀을 빼기 어려운 상황이면 2년마다 기름칠을 새로 해 주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효과적입니다.
옛날 클리앙에는 계란 잘 삶는법도 올라오고 정말 실생활에 요긴한 글들이 참 자주 올라왔었는데
이런 글 보니 기쁘기도하고 재밌기도 하고 너무 좋네요.
소리나면 체인루브를 뿌려주고 주변을 닦아냅니다
그리고 문을 몇번 여닫습니다
끝
휘발성분이 침투력이 좋아서 내부까지 들어간다음 그리스는 남기고 휘발되니까
편하더라구요...
집에서 손이 닿거나 하는 부분엔 바세린 사용합니다.
수공구 녹방지용으로 청소하거나 그럴때 애용하고 있습니다.
금속&금속 상황에선 테플론이나 실리콘보다 좀더 오래 가더라고요.
차문짝이랑 방문짝 유지 보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