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에 NBA를 보신 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그리즐리스는 원래 밴쿠버를 연고지로 한 팀이었습니다. 그러나 캐나다에서 농구 인기는 미국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었고, 선수들도 밴쿠버에서 뛰기를 꺼리는 등 이런저런 이유로 만년 꼴찌팀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2001년에 미국 테네시 주 멤피스로 연고지를 이전하면서 조금씩 팀 사정이 나아졌습니다. 아 물론 마스코트인 그리즐리(회색곰)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멤피스에는 그리즐리가 없지만요.
지난 시즌 멤피스는 정규시즌 서부 2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지만 리그 7위였던 르브론 제임스의 LA 레이커스를 만나 2승 4패로 탈락했습니다. 지난 시즌 NBA 서부 리그는 막판까지 플레이오브 진출팀을 확정 짓기가 어려웠을 정도로 혼전 양상을 띄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규시즌 홈 승률 1위팀의 성적이라고 하기에는 분명 실망스러운 결과였습니다. 그러면 멤피스의 주요 선수들을 한번 살펴 볼까요?
1. 자 모란트
1999년생인 자 모란트는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인 2019년에 드래프트에 참여하여 1라운드 2순위로 멤피스에 지명되었습니다. 이후 멤피스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가 되었죠. 그의 경기를 보기 전에는 190이 채 되지 않는 작은 체구에 포인트가드라는 포지션 때문에 크리스 폴과 비슷한 플레이를 할까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오히려 전성기의 러셀 웨스트브룩을 보는 것처럼 페인트 존에서의 림 어택을 주무기로 하는 선수입니다. 두 선수 모두 탄력이 뛰어나지만 웨스트브룩은 힘과 탄력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는 느낌이고 모란트는 인간의 신체가 체공능력에 특화되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그러나 자 모란트의 최근 행실은 좋지 않은 의미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A급 실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종종 문제되는 행동을 저지르는 NBA 대표 문제아라면 브루클린 넷츠의 카이리 어빙을 1순위로 꼽아야 겠지만, 이제는 자 모란트가 그 자리를 이으려는 것 같습니다. SNS에서 뜬금없이 총자랑을 하다가 25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습니다. 장난감 총이라고 변명했지만, 그런 게 먹힐 리가 없죠. 그러니까 23-24 시즌이 시작되어도 멤피스 팬들은 한동안 자 모란트를 경기에서 보실 수 없다는 뜻입니다.
주요 수상
All-NBA Second Team (2022)
NBA 올해의 기량발전상 Most Improved Player (2022)
NBA 신인상 Rookie of the Year (2020)
NBA All-Rookie First Team (2020)
2. 자렌 잭슨 주니어
강팀의 필수 조건에서 수비력은 결코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난 시즌 올해의 수비수 상에 빛나는 자렌 잭슨 주니어(AKA JJJ, 혹은 트리플J)는 자 모란트(둘다 99년생)보다 1년 앞선 2018년, 멤피스에 합류했습니다. 윙스팬이 224cm로 수비하기에 매우 유리한 신체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빅맨 치고 자유투 성공률도 준수한 편이고 3점도 자주 던지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그가 LA클리퍼스의 카와이 레너드나 폴 조지 수준의 공수겸장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젊고 개선될 여지는 충분합니다. 가끔 너무 과한 수비욕심으로 파울 트러블에 걸리는 것은 좀 줄여야 하겠지만요.
주요 수상
NBA Defensive Player of the Year (2023)
NBA All-Defensive First Team (2022,2023)
NBA 블록왕 blocks leader (2022,2023)
NBA All-Rookie First Team (2019)
3. 데스먼드 베인
NBA를 보다보면 외모나 플레이 스타일은 평범해 보이는데 은근히 스탯이 괜찮은 선수들이 있습니다. 상대팀에 있으면 특히 신경쓰이는 부류의 선수들이죠. 데스몬드 베인 또한 이런 유형의 선수라 할 수 있습니다. 1998년생으로 위의 두 선수보다 나이는 한 살 많지만, NBA 무대에는 셋 중 가장 늦은 2020년에야 데뷔했습니다. 이후 자 모란트와 더불어 팀의 주 득점원으로 성장했습니다. 40퍼센트가 넘는 3점 성공률은 NBA에서도 최정상 급입니다. 지난시즌 멤피스는 자 모란트가 없을 때 20승 2패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내서 한때 자 모란트 무용론이 나오기도 했었는데, 그 중심에는 바로 이 선수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멤피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선수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는 뜻이지요.
주요 수상
NBA All-Rookie Second Team (2019)
4. 스티븐 아담스
클최미 아이유(1993년생)와 동갑내기로 유명한 선수입니다. 고향인 뉴질랜드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NBA 입성 후에는 러셀 웨스트브룩과 오클라호마 시티에서 함께 뛰었습니다. 20-21시즌에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에서 잠깐 뛰다 2021년 부터는 멤피스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멤피스의 골밑을 지키는 살림꾼이지만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는 부상 때문에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아이유 친구는 묵묵히 궂은 일 해 주는 듬직한 센터죠. 센터도 3점을 넣을 수 있어야 하는 요즘 농구 스타일과는 약간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열심시 스크린 걸어주고, 패스 연결해 주고, 박스아웃과 리바운드 책임지는 모습은 스탯엔 찍히지 않지만, 왠지 정이 가는 선수에요. :) 엄청 강해 보이는데, 집에서는 가장 약한 막내라죠? ㅎㅎ
모자란트, 아니 자 모란트도 더욱 현명해지고, 또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
더 흥하길!!
덕분에 데릭로즈의 전성기 플레이도 못보고 유튜브 하이라이트를 통해 보는것이 아쉽지만, 모란트 같은 선수가 느바의 활력소 역할을 하는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과거 제이슨 윌리엄스, 트레이시 맥그레디,빈스카터,앤퍼니 하드웨이 같은 개성있는 선수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포스트 조던 시대에, 코비 등장 전 샛별들로 꼽히던 선수들 중 페니 하더웨이가 있었죠. 하마터면 샤크와 함께 바로 우승할 뻔도 했는데, 못 했고, 이후 부상에, 트레이드에... 역시 너무 아쉬운 선수입니다. 모교 농구팀 감독 한다는 소식까지 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