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대한민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남편이자 두아이의 아빠입니다.
4가족이 살기에는 넓지도 좁지도 않은 방 3개짜리 아파트에서 평범히 살고 있는 그런 중산층 가정의 가장입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저 같은 사람이 자신만의 방을 갖는다는건 꿈에 가깝습니다.
방 4개짜리 집에 살면 이런 고민 없을텐데..눈물이 앞을 가립니다..ㅜㅠ
저는 이것저것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뭐 거창한 것은 아닌 간단한 물건이라고 하더라도 제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구상해보고, 구현하기 위한 기술을 찾아보고, 구현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떠올려보고, 구상한 것들을 설계해보고, 설계된 것들을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은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성공했을때의 성취감이 상당합니다.
이와같이 만들기를 취미로 가지고 있으면 필히 작업공간이 필요합니다.
납땜이나 조립 및 분해작업에도 공간이 필요하고 하다못해 칼질이라도 하려면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저를 위한 공간은 집안 어디에도 없습니다. 다시한번 눈물을...ㅜㅠ
그렇기에 가족 모두가 잠들고 나면 거실 한켠에 이것저것 꺼내 작업을 하고, 작업이 다 끝나면 꺼낸것들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곤 했습니다.
간단한 작업이라도 하려면 은근히 필요한 물건도 상당히 많아서 작업 도구들을 꺼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노동이 되었고 치우는것은 그보다 더 했습니다.
집안에 같이 살고있는 여자분께 조심스럽게 방얘기를 꺼내봤습니다.
집안 어디든 티안나게 처박힐(?) 방법이 있다면 허가해 주겠노라고 하였습니다.
허가 조건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원래의 공간에 침범이 없을 것. (거실 한켠을 파티션으로 막는다거나 하는것은 안됨)
2. 눈에 띄지 말아야 할것. (누가 왔을때 너때문에 부끄러우면 안된다)
사실상 불가능한 조건이었으나 궁하면 보인다고 결국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고 계신 분들께 힌트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팁 게시판에 올립니다.
저희 아파트는 거실과 주방 사이에 펜트리 수납장이 있는데 거길 활용해 봤습니다.
위와 같이 생긴 펜트리의 문을 열면..
짠~ 위와 같이 숨겨진 공간이 등장!
펜트리에 원래 달려있는 센서등은 직부등으로 교체하였고, 내부 콘센트가 없어 멀티탭을 설치했습니다.
펜트리 좌우폭에 딱 맞는 책상하나를 가져다 놓고 컴퓨터까지 가져다 놓으니 그럴싸 합니다.
컴퓨터 작업을 할땐 뒤에있는 식탁의자를 잠시 돌려서 쓰면 됩니다.
상단으로부터 2칸까지는 각종 부품들 및 잡동사니를 카테고리 별로 나누어 정리를 했습니다.
주로 컴퓨터 부품이나 자잘한 재료들이 바구니에 담겨져 있습니다.
그 바로 아래는 피규어나 프라모델, RC, 레트로게임기 등 개인적인 전시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제 방이 없을땐 박스에 봉인되어 있던 녀석들도 하나하나 꺼내 전시해놓으니 좋군요.
삭막할 뻔 했던 공간에 힐링이 되는 요소입니다.
그 아래는 전동드릴 및 공구함 등 작업공구 위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작업공구들은 아무래도 가장 빈번히 꺼내고 넣고 하는 것들이라 꺼내기 편한 로얄층에 입점시켰습니다.
그 아래로는 책상 뒤로 가려지기에 짱박을 것들을 모조리 처박아 두는 공간입니다.
버리기 아까운 박스나 A/S를 위해 보관해야 하는 박스, 언젠간 필요할것 같은데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겠는 물건 등이 여기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작업공간은 책상아래에 있습니다.
책상은 컴퓨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작업 할때마다 컴퓨터를 치우기가 번거롭습니다.
그래서 이와같이 컴퓨터는 픽스해 두고, 책상 하단에 작업대를 구축했습니다.
책상 아래는 별도의 조명이 없기 때문에 캠핑용 랜턴을 걸어놨습니다.
작업대는 코스트코 접이식 박스에 커팅매트 하나 올려놓은 간단한 것입니다만 아주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만들기에 필요한 재료들은 바구니에서 꺼내면 되고, 공구가 필요하면 바로 꺼내면 됩니다.
꺼낸것들은 작업대에 올려놓고 작업을 하면 됩니다.
작지만 있을건 다 있는듯 합니다.
또한 컴퓨터와 작업대가 위아래로 나란히 위치하여 작업시 활용도가 큰 편입니다.
예를들어 아두이노 등을 작업할때는 코딩과 납땜을 같이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제 작업실에선 책상에서 코딩하고 책상 밑에선 바로 납땜할 수 있습니다. (물론 납땜시엔 충분히 환기를 하여야 합니다)
설계한 것을 조립하면서 설계오류를 발견하였을 때도 장소의 변경없이 즉시 설계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저만의 작업실을 꾸몄습니다.
컴퓨터하거나 작업하는 모습을 제3자의 시선으로 본다면, 만지고 있는 물건은 작업실 안에 있지만 몸뚱아리는 바깥에 있는.. 다소 요상한 모습이 되긴 해도 저는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개인방이 없으신데 작업공간이 필요하신분은 저처럼 펜트리를 개조해 보시는것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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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작업실을 꾸몄다는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여 글을 다소 길게 썼지만 사실 펜트리에 책상가져다 놨다는게 전부인 별거 없는 내용인지라..
재미 없는 글이 되는것을 방지하고자 흥미차원에서 제가 만든 것들을 몇개 올려보겠습니다.
이 반쪽짜리 작업실에서 만든 작업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1. 휴대용 게임기
오드로이드 N2+를 내장하여 엄청난 성능을 자랑합니다.
저의 최애 게임인 아케이드버전 철권태그토너먼트가 완벽히 돌아갑니다.
듀얼부팅을 지원하여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나 우분투 컴퓨터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집에 있는 파란색 플라스틱 케이스를 칼로 잘라서 만들었는데 케이스가 두꺼워서 고생했던 기억이 있네요.
게임기 만드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모 카페에서 월간 우수작품에 선정되어 뿌듯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아래 동영상 참고)
2. 비비탄총 및 너프건 자동타겟
저는 친구들과 에어소프트건(비비탄총)을 즐기는 유저입니다.
소음이 있는 편이므로 주변에 진짜 아무것도 없는 산장을 어렵게 찾아냈고 그곳에서 정기적으로 친구들과 만나 슈팅을 즐기곤 합니다.
다행히도 사장님께서 잘 이해해주셔서 그곳이 친구들과 아지트가 되었습니다.
이 사격시스템은 일전에 클리앙에 올린적이 있습니다.
당시 많은 분들이 호응해주셔서 감사했던 기억이 있네요.
(아래 동영상 참고)
*참고로 해당 영상은 국내에서 가장 회원수가 많은 에어소프트건 카페에 올린적이 있고, 올리자 마자 많은 회원분들이 호응해 주셨는데..
다음날 운영진에 의해 게시물 삭제 당한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삭제 사유에 대해선 운영진이 쪽지를 보냈더군요..본인의 유튜브 링크는 홍보로 간주하며 이는 제휴업체만 가능하다고..
판매를 위한 제품도 아닌데 이게 무슨 x소린가 싶어..10년동안 다녔던 카페인데 뒤돌아보지 않고 즉시 탈퇴했습니다..
(안그래도 각종 커뮤에서 해당 카페운영이 제휴업체 위주로 돌아간다고 논란이 많던데 당해보니 뭔말인지 알겠더군요)
3. 비비탄 급탄기
비비탄총을 하루종일 쏘다보면 의외로 탄창에 비비탄을 채우는것이 굉장히 번거롭습니다.
한손엔 탄창을들고 한손엔 비비로더라고 하는 주사기 같은것을 들고 양손을 써서 비비탄을 채워넣어야 합니다.
시중에는 비비탄을 채워주는 자동급탄기를 판매하고는 있으나 130만원대에 판매되는 개인이 살 수있는 제품은 아닙니다.
시중품은 사격장을 타겟으로 하는 제품입니다.
급탄기가 갖고는 싶은데 비싸다? 그러면 만들어야지요.
(아래 동영상 참고)
탄통에 넣도록 설계하여 탄통으로부터 탄을 채운다는 나름의 감성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이것저것 만든것이 좀 있고 현재도 구상중인 것들이 좀 있는데 그건 따로 나중에 게시물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스압을 견뎌내고 여기까지 읽어주신 회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추가)좀더 자세한 내용을 정리한 제 개인 블로그 주소를 아래 적어봅니다.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6852180?po=0&sk=id&sv=kmtotoro&groupCd=&pt=0CLIEN
문제는 단독주택에 주차장이 있다면 옵션이 더 많겠지만,,,아파트 에서는 할수 없는 작업도 있으니깐요,,
이래저래 해봤는데,,소음과 환기,공간,측면에서 결국 포기 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575288?po=0&sk=id&sv=kmtotoro&groupCd=clien_all&pt=0CLIEN
급탄기는 정말 놀랍네요 ㅎㅎ
대단하세요! 자식분께도 이런 자작하는 법을 좋은 취미로 물려주면 좋겟네요
제가 뭔가 사부작대는 환경을 아이들에게 자연스레 노출하고, 그런 노출이 아이들에게 창의성을 자극하는 효과랄까요.
아빠가 발명가인줄 압니다 ㅎㅎ
다행히 와아파이님이 저희집에 누가 오는것을 극도로 싫어 하셔서.. 조금 지저분하게 사용중입니다.
제작기도 촬영해서 유튜브도 하시면 좋을거 같아요
몸에 많이 해롭습니다
주방이신거같은데 납땜은 별도 베란다에서 하시는걸 추천합니다
그런데 풍신류시군요? 저는 킹만 고르고 나머지는 아무거나 했었었는데 ㅎㅎㅎ 철권 열심히 하던 시절 생각나네요.
발명에 가까운 것은 특허 받으시면 좋겠군요.(쉽지 않다 들었지만)
바로 경제적인 도움이 될 수 없을지라도..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니까요..
인류의 기술 진보는 님같은 분들이 있어서였군요.
이정도면 자랑 인정합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