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쯤 어머니께 효도폰 해드렸던 Z플립이 화면이 안나오게되며 드디어 운명을 다하셨습니다... 😭
당장 집에 있는 스마트폰이 갤럭시 S8 or 아이폰 11 밖에 없어서 이참에 아이폰도 써보시라고 효도폰11 해드렸습니다
다만 안드로이드에서 iOS로 이주하는 과정에서 골치 아파지는 문제점들이 있었는데요
- 갤럭시에서 스마트 스위치로 데이터를 백업하려면 '허용' 버튼을 눌러줘야 함
- 아이폰은 초기 셋업이 끝나면 데이터를 이전받아올 수 없음
- 아이클라우드의 '메시지 보관' (Messages in iCloud) 기능이 SMS까지 동기화하는지 미지수
- 'iOS로 이동' (Move to iOS) 앱을 사용하면 문자 메시지의 날짜정보가 전부 리셋됨
그래서 오늘은 제가 경험했던 4가지 걸림돌들을 극복하며 얻은 팁들을 정리해서 공유하고자 합니다
1. 갤럭시에서 스마트 스위치로 데이터를 백업하려면 화면에서 '허용' 버튼을 눌러줘야 함
먼저 화면이 보이지 않는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데이터를 뽑아오는 과정 자체가 험난했습니다.
USB-C to HDMI 케이블을 사용해서 모니터에 연결하면 해결할 수도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Z플립은 USB-C를 통한 화면 출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덱스 미지원이 이럴때 정말 야속합니다...)
컴퓨터에 연결해서 스마트 스위치로 백업을 하려니 'USB 파일 전송을 허용해주세요' 라는 메시지가 뜨며 핸드폰 데이터에 접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isys5618/222328215402 (참고했던 글)
https://www.samsungsvc.co.kr/solution/40312 (One UI 버젼 별 팝업 위치, 모양)
'화면이 나오지 않는 폰은 어떻게 하란 말이냐!!!' 싶으면서도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는 심정으로 구글링을 하다보니 'USB 팝업 허용 버튼의 대략적인 위치를 터치하면 된다'는 팁이 보여서 따라해봤는데 이게 왠걸, 정말 될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안드로이드 버젼별로 팝업이 뜨는 위치가 다르고, 하단에 3버튼 바를 쓰는지 제스쳐 바를 쓰는지에 따라 하단 여백이 달라지니까 이부분도 참고해서 시도해보심 좋을거 같습니다.
2. 아이폰은 초기 셋업이 끝나면 안드로이드에서 데이터를 이전받아올 수 없음
왜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아이폰은 초기 셋업이 끝나고 나면 다른 기기에서 데이터를 복원받아올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경쟁사 제품인 One UI, 같은 집안 식구인 macOS 모두 셋업이 끝나도 데이터 복원 가능)
근데 '문자를 복원해봐야겠다'라고 결정한 시점엔 어머니 폰 셋팅은 이미 다 끝났고 그걸 초기화할 순 없었습니다... 초기화해서 이전받는다 한들 예전 문자와 새로 쌓이는 문자를 한군데에 병합시킬 수 없었던 점도 한 몫을 했구요.
문득 '집에 여분 아이폰이 있으면 클라우드용 셔틀로 사용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집에 남는 아이폰을 한 대 더 동원해서 거기에 예전 SMS를 받아오고, 받아온 데이터를 아이클라우드에 올려서 새폰에서 동기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저 방법은 성공적이었고, 셔틀용 아이폰을 한 대 구비하신다면 셋업이 끝난 새 아이폰을 초기화하지 않으면서 예전 SMS와 새 SMS를 병합시킬 수 있습니다.
3. 아이클라우드의 '메시지 보관' (Messages in iCloud) 기능이 SMS까지 동기화하는지 미지수
https://support.apple.com/ko-kr/HT208532 (메시지 동기화)
아이클라우드에는 메시지 동기화 (Messages in iCloud) 기능이 있는데, '이 기능을 사용하면 원하는대로 한곳에 메시지가 모일 것이다'라는 가설을 세우고 시작을 했습니다. 하지만 100% 될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도전한건 아니었고 여러가지 미지수가 있었습니다.
https://support.apple.com/ko-kr/HT208386 (문자 메시지 전달)
애플은 SMS 데이터를 다루는데 꽤 조심스러운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 아이폰에서 받은 SMS를 아이패드나 맥에서 받아보려면 직접 설정에 들어가서 각 기기별로 '문자 메시지 전달'을 켜줘야 하고, 그렇게 메시지 전달을 켜줘도 누른 시점 이후의 메시지만 전달될 뿐이지 예전 메시지까지 일괄적으로 적용이 되는건 아닙니다.
이렇게 작동한다는걸 알고 있어서 그런지 다른 아이폰에서 SMS 데이터를 업로드해서, 새 아이폰으로 다운로드 받는다는 상황 자체를 '메시지 동기화' 기능이 지원하지 않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다른 아이폰에서 업로드한 메시지가 지금 폰으로 동기화 될까?
- iMessage가 아닌 SMS까지 동기화 될까?
결론적으로 시험해본 결과 두 가지 모두 지원합니다. 다른 아이폰에서 업로드한 SMS가 모두 새 아이폰 (+ 아이패드)로 넘어오는걸 확인했습니다.
4. 'iOS로 이동' (Move to iOS) 앱을 사용하면 문자 메시지의 날짜정보가 전부 리셋됨
안드로이드에서 iOS로 데이터를 옮겨주는 'iOS로 이동' (Move to iOS) 앱 자체도 굉장히 발암덩어리고, 그에 걸맞게 악평이 자자한데요. (구글 플레이 평점 3.0) 직접 써보니 왜 그렇게 안좋다고 하는지 알게 됐습니다.
몇번 이전하다보면 성질버리기 딱 좋습니다... 이 앱의 퀄리티만 보면 애플은 iOS로 넘어가길 바라지 않는거 같습니다. 이 앱과 씨름하면서 얻은 노하우 및 팁 몇가지를 정리해봤습니다.
- 첫 번째로 이전 시도했을 땐 연결은 바로 됐지만, 데이터가 하나도 이전되지 않았음에도 진행바가 빠르게 쭉쭉 차오르더니 끝났습니다. 데이터 이전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끝난 경우엔 훼이크일 가능성도 있으니 아이폰 초기화하고 다시 시작하셔야 합니다.
- 반복적인 연결 실패로 씨름하고 계시다면 안드로이드 폰 와이파이 설정에서 집 네트워크 자동연결을 끊어버리는 팁을 사용하면 와이파이가 아이폰 쪽으로만 붙기 때문에 끊어질 일이 없습니다.
-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폰은 Wi-Fi Direct로 연결되는데, 아이폰과 연결이 끊어져 수동으로 연결해야 할 때의 와이파이 암호는 SSID와 같습니다. 예시) SSID가 'iOS 12345'면 암호도 'iOS 12345' (띄어쓰기, 대문자 포함)
- 저장된 데이터가 많은 경우엔 '준비 중 ...' 화면에서 계속 삥글뺑글 돌아가는건 정상입니다. 처음엔 굳어서 영영 반응하지 않는줄 알았으나 인내심을 가지고
- Wi-Fi Direct가 맞긴한건지 전송속도가 매우 느립니다. 문자 메시지 5기가 전송하는데 2시간 가량 소요된거 같습니다.
- 아이폰은 전송 중에 화면이 저절로 꺼질텐데 굳이 계속 터치해서 깨우실 필요 없습니다.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전송은 잘 됩니다.
그렇게 전송을 다 하긴 했는데... 메시지를 열어보니 SMS들의 타임스탬프가 다 리셋돼서 대화목록이 뒤죽박죽인 상황을 마주했습니다. (아이고 머리야......)
심지어 타임스탬프가 한 시점에 고정이 되어있는 것도 아니고, 아래쪽에 있는 메시지를 열면 바로 그 스레드의 시간이 리셋돼서 리스트 맨윗쪽으로 올라가고, 살짝 터치만 해도 리스트 윗쪽으로 올라가고... 재부팅하면 재부팅 된 시간으로 리셋되고... 정상적으로 메시지가 입력이 된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해결책은 허망하게도 'Move to iOS 3.0.2 구버젼을 설치해서 사용하는 것' 이었습니다. 최신 버젼으로 문자 메시지를 이전하면 이렇게 뒤죽박죽 꼬이는 일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3.0.2 버젼을 얼마나 자주 찾았는지 구글에서도 검색결과로 떠먹여주더라구요. 이런 중대한 버그도 고치지 않고 최신 버젼을 권장하는 애플...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일입니다.
이외 미립자 팁 및 마무리
아이클라우드에 메시지를 동기화할 때 전원을 연결해놓아야 진행이 잘 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업로드 할 때도 다운로드 할 때도)
또한 메시지 동기화를 수동으로 실행시키고 싶을 때 메시지 앱을 종료했다가 다시 실행시키는건 별 의미가 없었습니다. 찾아보니 아이클라우드 설정에 들어가서 '지금 백업'을 누르면 백업도 되면서 저절로 메시지 동기화도 실행이 되는걸 확인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화면이 나오지 않는 Z플립에서 S8을 거치고, S8에서 SE로 이전하고, SE에서 아이클라우드 업로드를 한 다음에, 아이폰11과 아이패드 프로에 성공적으로 SMS 데이터를 이전 및 병합시켰습니다.
이 과정을 거친 뒤 저는 어머니로부터 '메이비 유 알 갓(god)' 이라는 극찬을 들었고,어떨 때 보면 기인열전이 따로 없는거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n줄요약
- 화면 안나오는 폰은 'USB 접근 허용' 버튼의 위치를 대강 감으로 눌러보세요
- 'iOS로 이동' (Move to iOS) 앱은 3.0.2 구버젼 사용하세요
- 연결 실패가 반복되면 집 와이파이 자동연결을 끊어버리세요
- 셔틀용 아이폰이 있으면 초기 셋업이 끝나도 메시지를 이전받아올 수 있습니다
- iCloud 메시지 동기화는 내 아이폰 or 다른 아이폰, SMS or iMessage 상관없이 다 동기화 해버립니다
- 메시지 동기화는 '지금 백업'으로 수동 트리거 가능
여러 개 전화기 사용하면서 SIM만 바꿔서 나가면 좋을텐데 말이죠, 백업은 WiFi 연결되어 있는 동안 백그라운드에서 동기화? 처럼 해주고요
셔틀용 아이폰은
갤럭시에서 move to ios로 문자만 받아온다음에
아이클라우드 로그인해서 sms만 토글키고 아이클라우드 백업하면 된다는 말씀이시죠?
그러면 사용하러는 아이폰 11에서 문자가 알아서 생기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