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태블릿에 키보드 연결하고 진지하게 글 쓸 때는
항상 운동 관련해서였는데, 오늘은 운동과 함께
제 삶의 중요한 다른 한 축인 '술'에 관한 게시물을
하나 써볼까 합니다.
이 글을 쓰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는데요,
경험도 지식도 부족한 제가 감히 이런 글을 써도
될까 싶다가도, 이렇게 스타트 끊으면 클량 형님들이
본문보다 나은 댓글을 달아주시곤 해서 오늘도
집단 지성의 힘을 빌려 보고자 부끄럽지만 시작해
보겠습니다.
일단 이 글은 특정 제품을 추천드리고자 하는 바는
아니고 제 개인적인 '분류' 방법을 공유하여 주종 별로
내가 선호하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좀더 쉽게 찾아가실
수 있게 팁을 드리고자 합니다.
1. 막걸리 + 동동주
=> 편의를 위해 두 주종을 분리하진 않겠습니다.
1) 대분류: 쌀 외에 특징적인 부재료를 썼는가
쌀 막걸리가 아닌 기타 막걸리들은
보통 부재료가 이름에 들어가죠.
(예: 알밤 막걸리, 복분자 막걸리, 옥수수 막걸리 등등)
저 같은 경우엔 쌀막걸리 안에서 다양성을 추구하지만
부재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막걸리를 선호하시는
분들은 또 여러 종류의 막걸리들을 아주 잘 잡수십니다.
요것만 정해도 수십 가지에 달하는 막걸리의 인해전술
속에서 선택지가 많이 축소됩니다.
2) 소분류: 단가 달지 않은가, 달다면 어느 정도로 단가
(dry 함의 정도)
대표적인게 송명섭 막걸리죠. 우렁이쌀 dry의 경우
아예 이름에 드라이라고 적혀 있으니 선택이 쉽고요.
전 원래 단 술을 좋아하지 않아 너무 달지 않은
막걸리를 고르곤 하는데 이게 참 직접 먹어보기 전까진
알기가 쉽지 않아요. 블로그 리뷰 해놓으신 분들도
입맛이 제각각이라 제가 느끼는 정도와 차이가
크더라구요. 맥주처럼 IBU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다행인건 대부분 (전부 다는 아니고요 ㅎㅎ)의
막걸리가 가격이 저렴한 편이니
결국 내가 이것저것 사마셔 보는게 제일 속편합니다 ㅎ
3) 기타: 도수
막걸리의 도수가 크게 높은 경우가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마포의 이박사 신동 막걸리를
참 좋아했었는데요, 도수가 높다고 더 맛있는 건 아닌데
기존의 익숙한 장수 막걸리 류가 제공하는 맛과는 상당히
다른 재미를 줍니다. 한 번 쯤 도수를 보고 10도 이상의
고도수 막걸리도 도전해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4) 개인적인 선호 제품: 나루 생막걸리,
단고을 소백산 생막걸리
2. 희석식 소주
1) 대분류: 로컬인가 이슬처럼(참이슬+처음처럼)인가
전 희석식 소주를 정말 사랑합니다. 많은 분들이
맛으로 먹는게 아니라고 하시지만 전 희석식 소주에서
느껴지는 그 감미료로 쳐발쳐발한 알콜 향이 그렇게
좋더랍니다. 하지만 솔직히 블라인드 테이스팅
했을 때 맞출 자신 없고, 맞춘다고 자신하던 분들 중에
다 맞춘 사람 아직 한 명도 못봤습니다
(소주 잔 5잔에 처음처럼과 참이슬을 랜덤하게 채우고
브랜드 무관 어떤 잔이 같은 술인지 맞추는 방식으로
하는데 하는 족족 모두가 실패하였습니다.
만족할 때까지 기회를 줘도요)
이건 그냥 개인의 선호
(그 근거가 뭐가 됐든 말이죠. 아이유 만세!)
를 존중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2) 개인적인 선호 제품: 다시 한 번 아이유 만세.
이상하게 맛있었던 참 소주, 노지 (상온) 한라산 투명한 병
3. 전통 증류식 소주
1) 대분류: 밑술이 쌀인가 쌀이 아닌가
전통 소주가 '증류'를 통해 술을 받는다고 해도
결국 그 원천이 되는 원재료의 맛이 술의 향을 좌우합니다.
그래서 그 재료를 토대로 술 맛을 상상할 수 있는데요,
이를 테면 안동 소주는 쌀의 향, 문배술은 조와 수수
(그래서 중국 백주에서 느껴지는 향, 서양식 표현으론
파인애플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등이 있겠죠.
한 가지 재료만 100%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지배적인 향은 분명히 있어서 내가 어떤 원재료를
선호하는지 알게 되면 선택이 용이해 집니다.
(그렇지만 전통 소주가 그리 많지 않아 선택지는;;;;;)
그 외에도 감홍로나 죽력고 등은 부재료가 많이 들어가
증류주인데도 향이 다채롭습니다.
메불메를 따지자면 전 불메 이긴 합니다 ^^;;;;
2) 소분류: 도수
술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증류 원액은 65도 전후입니다.
이걸 어떻게 희석했는지에 따라 맛이 또 천차만별이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약간의 첨가물(?)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술인데도 도수에 따라
맛이 상당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론, 먼저 40도 전후의 술을 맛 본 후
입맛에 맞으면 다른 도수도 도전해 보는 편입니다.
이건 제가 고도수를 선호해서 그런거지 모든 분들에게
적용될 기준은 아니라고 봅니다.
유난히 고도수를 힘들어 하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3) 기타: 같은 증류식 소주로 묶기엔 술마다 차이가 큽니다.
편견을 갖지 마시고 많이 도전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4) 개인적인 선호 제품: 문배술 40도!!!! 언더락으로!!!!!!
려 40도, 고소리술
하나같이 쌀이 메인이 아닌 술들입니다 ^^;;;
전 쌀 증류주는 그닥이더라구요.
문배술 40도를 언더락으로 반주로 먹으면 식사 만족도가
배로 높아집니다 ㅎㅎ
4. 맥주 (와...큰일났네요 ㅠㅠ 이거 언제 다 쓰지 ㅠㅠ)
1) 대분류: 에일(상면발효)인가 라거(하면발효)인가
효모의 발효 방식에 따라 상멸발효인 에일,
하면발효인 라거로 나뉘는데
에일은
'대체적으로'
도수가 높고, 발효 기간이 짧으며, 캐릭터가 강한며
라거는
'대체적으로'
도수가 낮고, 발효 기간이 길며, 청량감과 깔끔함이
두드러지는 편입니다.
후술하겠지만, 카스는 오줌 맛이다,
다른 나라 라거가 훨씬 맛있다
이런 얘기가 많지만, 의외로 서양애들 데려다가
카스 먹이면 맛있다고 잘만 먹습니다.
고든 램지가 카스 광고에서 '블러디 후레쉬' 하는 걸 보며
'저 악마 같은 놈도 돈 앞엔 순한 양이네' 그러셨겠지만,

이 인간이 돈이 없어서 그랬겠습니까 ㅎㅎ
후에 인터뷰에서 한국 맥주를 상당히 두둔했던 만큼
우리 스스로 한국 맥주를 폄하할 만큼 그 맛이
형편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라거 제품들의 Q/C는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알고 있고요.
여름이 습하고 더운 우리 기후 상황에서
여름에 에일 마시면 죽습니다.
이럴 땐 '블러디 후레쉬' 한 가벼운 라거가 제격이죠.
마치 타이거나 싱하 맥주 처럼요.
각설하고요, 라거의 특징이야 다들 잘 아실테고,
에일은... 와.. 이걸 어디까지 써야 하나.
일단 중분류로 넘어갑니다.
2) 중분류: 보리인가 아닌가
중분류로 두기 좀 애매하긴 한데요,
대부분의 비non보리barley 맥주들이
에일이라 그렇습니다.
제목 좀 바꿔볼게요.
보리 에일 / 밀 맥주(에일) / 스타우트 중 어떤 거??!!
적확한 분류는 아닙니다만, 순전히 에일 '선택 시' 고려하기엔
적당한 기준이 됩니다.
보리 에일은 페일 에일Pale ale류로 이해하시면 빠를 것 같고
밀 맥주는 호가든으로 대표되는 꽃 향이 도드라지는 맥주고
스타우트는 말할 것도 없이 흑맥주죠.
이 3가지 중에서 내가 선호하는 취향이 뭔지 파악하시면
음주 생활이 더 즐거워집니다 ^^
3) 소분류 1: 얼마나 호피hoppy한가
네, 우리가 호프라 하는 홉hop 향이 얼마나 강한 지에 따라
분류됩니다. 여기에 ibu라는 기준도 하나 더해지는데요,
얼마나 쓴 지에 대한 척도입니다.
홉hop은
천연 방부제이자 쓴 맛을 더해 맥주의 밸런스를 잡아주고,
단순히 쓴 맛만 더하는게 아니고 각각의 홉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에 따라 다양한 향을 제공합니다.
자몽 향이나 꽃 향 등이 여기서 나오죠.
홉이 워낙 비싸다 보니
쓴 맛에 최적화된 다소 저렴한 bittering hop과
향을 내는데 집중하는 고가의 aroma hop이
구분되는데, 필라이트가 굳이 100% 아로마 홉
사용이라고 하는 데엔
'싸구려 비터링 홉 안쓰고 비싼 아로마 홉만 썼어용
여러분들~~ 제발 알아주세요 ㅠㅠ' 라고
울부짖는 설움이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왜 아로마 홉만 쓰는지는 추후 기회가 될 때
맥주 편만 따로 작성해서 상세하게 다뤄보겠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쓴 맛+고유의 강한 향을 더해 호피hoppy하다
하는데 이에 대한 선호도 또한 다를 수 있으니
내 취향을 여기서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4) 소분류 2: 얼마나 몰티malty 한가
한국어로 표현하고 싶은게 뭐가 좋을지 몰라 많이 쓰는
표현인 몰티malty를 그대로 차용했습니다.
몰티, 즉 맥아를 뜻하는 malt에서 나온 표현으로
호피함의 반대편에서 맥주의 맛과 밸런스를 잡아줍니다.
곡물의 향, 초콜릿, 빵 맛, 커피, 단 맛 등의 캐릭터를
뜻하기도 하는데 100% 정확하게는 표현을 못하겠네요.
흑맥주, 즉 스타우트가 몰티함의 대표 주자라고 하면 이해가
쉬우시려나요? 약간 달착지근하면서 물에 적신 빵 쥐어짠
즙을 마시는 느낌이랄까;;;;
몰티한 맥주 좋아하시는 분들은 또 몰티한 거만 드십니다 ㅎ
5) 기타: 아직 다루지 못한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특히 벨기에 쪽으로 넘어가면, 미친 수도사들이 사색 대신
또라이 같은 술들을 만들어 역사의 한 획을 긋기도 하고
소주보다 독한 맥주도 있고 뭐 그런데
가격도 넘사일 뿐더러 그런 맥주 즐기시는 분들은
애초에 이런 글이 필요도 없으시니 넘어가겠습니다 ㅎㅎ
6) 개인적인 선호 제품 또는 양조장:
요거 쓰면 쟤가 울고, 저거 쓰면 얘가 울고 ㅠㅠ
해외 제품은 뭐 끝도 없으니 대신 우리나라 양조장들
부흥 차원에서 제가 선호하는 양조장들만 적어보자면,
플래티넘 (진짜 가성비 극강!! 대한민국의 자랑!!!!),
8피플 브루어리, 갈매기브루잉,
어메이징 브루어리 (맥주 외적인 이슈가 좀 있긴 했지만...),
미스터리 브루잉, 브루어리 304 등을 꼽아 보겠습니다.
7) 기타: 여름엔 session 이 붙은 에일들을 드셔보세요.
저도수로 가볍게 만든 에일입니다.
라거 마시듯 술술 마시기 좋아요!
그리고 세종saison도 강추합니다,
페일에일과 밀맥주의 캐릭터를 모두 맛보실 수 있어요.
두서 없이 마구 적어봤는데 다시 볼 엄두가 안나네요 ㅎㅎ
일단 성의 없게 이렇게 올리고요 ^^;;;
클량 선배님들의 고견 댓글로 기다리겠습니다.
못난 저에겐 가르침을, 다른 분들에겐 지혜를 선물해 주세요.
그럼 하 수상한 세월에 너무 마음 상해 마시고
술 한잔에 털어내시는 밤 되시기 바랍니다.
(가성비가 생각보다.. 맛 생각하면 트라피스트 맥주 또는 abby ale까지는 어케 좀 먹을만...)
제목에 막걸리, 소주, 맥주라고 적어주셨으면 좋겠네요. ^^
저는 이것 말고도 드넓은 와인의 세계와 위스키의 세계가 있고... 만만치 않은 칵테일과 리큐르의 세상이 있다는 걸 알아버렸습니다.
이게 모두 코로나 때문입니다. ㅜㅜ
라이트한 증류식 소주들은 어떤 즐거운 아이들이 있을까 궁금하네요.
와인도 쉬라나 좀 볼드한게 취향인게 다양하게 마셔보다 취향을 찾아가는 것과 빈티지나 떼루아가 즐거움 이더라구요. 여행갈 때 와이너리나 맥주양조장을 들러보는게 또 소소한 재미가 있고요.
플젠의 필스너우르켈 공장에서 오크통 맥주를 맛보는 재미 라던가 말이죠.
집에서 맥주 만들고 싶지만 동의를 안해줘서 꿈만 꾸고 있네요. ㅎㅎ 언급하신 술들 마셔봐야겠어요. ^^
보통 당화 과정이 손이 많이 가고 맥아 치우는데 고생스러운데 LME가 홈브루잉을 정말 재미지게 해줍니다. 호핑에만 신경쓸 수 있고 망할 확률도 줄어들고요 ㅎㅎ
좋은글 입니다
듀체스 드 브루고뉴?라는 와인향 맥주를 맛나게 마시고 있습니다.
글 중에서는 문배주가 땡기네요.
위스키 입문했습니다...
위스키도 부탁드려요~
개인적으론 스타트를 이마트에서 버팔로 트레이스로 시작하고
최애가 와일드터키 101(전엔 그냥 101이었는데 지금은 8년 버전만 판매하더군요.)이 되었는데
나이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맛있는건지 버번이 이래저래 입맛에 잘맞네요
전통주 네이버스토어 누적주문금액이 300이 넘어가고 있는데
전 결국 박재서 안동소주에 안착했습니다.
1. 박재서 안동소주
2. 경주법주 초특선
3. 붉은원숭이
4. 두견주
요렇게만 재주문 들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마셔본 국산 에일 중에 역대급으로 맘에 드는 맥주가 있어 추천해 봅니다.
미스터리브루어링컴퍼니의 더 그래버 라는 술인데요.
뉴잉글랜드 스타일의 HAZY IPA 이고
다종의 시트러스 향, 달콤한 과일의 향과 쥬시한 맛(베리류, 파인애플, 망고도 느껴짐), 고소한 맛과 적당한 바디감...
굉장히 균형잡힌 잘 만들어진 맥주입니다.
춘천의 스퀴즈브루어리에서 만든 소양강에일을 지금껏 마셔본 캔입 국산 IPA 원탑으로 치고 있었는데
조금 덜 쓰고, 더 고소하고, 더 달콤한 느낌이 너무 좋아서 일위가 바뀌었습니다.
아...어떡하지 ㅋㅋㅋㅋ
주재료는 쌀과 밀로 분류해야 하지않을 까요 ?
알밤 , 복분자 , 옥수수는 부재료라고 봅니다.
날이 더워져서 요즘은 사우어한게 땡기더군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