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이폰 13의 카메라 성능이 역대급이라고 주목받고 있죠.

더 커진 센서 면적, 더 커진 카메라, 더 좋아진 성능, 추후 초점을 바꾸는 시네마틱 모드, PRO RES의 지원 등 항상 호들갑 떠는 애플의 광고가 낯 뜨거울 때도 있지만 그런 광고를 보고 지갑을 여는 제 모습을 볼 때면 애플이 얄밉기도 하고 또 대단하기도 합니다.

영상 촬영이 업인 사람으로서 사실 휴대폰의 영상 촬영 성능에 기대치가 그렇게 크지 않았어요. 시네마 카메라의 성능에 익숙해져 눈이 한껏 높아진 이유 때문인지 “스마트폰이 찍어봐야 얼마나 찍겠어” 라는 생각이 항상 앞서서 있었습니다.
작년 광고 촬영 장면 (벌써 작년이네요...와 세월 ㄷㄷ)
아이폰13 프로로 촬영하면서 느낀 점을 간단히 말씀드려보고 스마트폰으로 촬영할 때 도움 되는 팁들에 대해서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1. 렌즈에 대한 이해도 높이기
화각의 이해

요즘 카메라를 보면 렌즈가 여러 개죠? 아이폰 13 프로의 경우 렌즈가 3개에요. 0.5배 13미리 1배율의 26미리 그리고 3배의 77미리 렌즈가 있습니다. 렌즈 선택은 영상의 주제와 표현의 방식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사람의 시각과 비슷한 화각대인 35미리 렌즈만을 사용해 영화를 만드는 감독도 있고 렌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줌렌즈보다는 단렌즈만 고집하는 감독도 있습니다.
다양한 시네마틱 요소들과 더불어 렌즈역시 스토리텔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렌즈는 Focal length, 각도에 따라 익스트림 와이드, 와이드, 노말, 텔레포토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13미리에 해당하는 렌즈는 초광각, 26미리에 해당하는 렌즈는 광각, 그리고 77미리에 해당하는 렌즈는 망원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보시는 것 처럼 광각일수록 더 많은 사물을 화면에 담을 수 있고 망원일수록 좁은 각도로 화면에 사물을 담을 수 있습니다. 그럼 아이폰에 달린 3가지 화각대 렌즈로 어떤 느낌을 낼 수 있는지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말씀드려보겠습니다.
1-2 13mm : 제일 비싼 샷(담기는 것이 많다보니...ㅠㅠ)

우선 초광각 13미리 렌즈입니다. 초광각은 피사체 주변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한꺼번에 담아 보여주기 좋은 화각입니다. 그래서 establishing shot 그러니까 설정샷에 쓰이기 좋은 거죠.
즉 인트로 씬으로 사용해서 영상의 주제를 보여주고 주제와 피사체간의 관계를 보여줄 수 있는 화각입니다. 해당 영상의 장소를 보여줄 수도 있고 영상의 톤도 한꺼번에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파이널키즈 영상 보면서 예를 들어드릴게요. 처음 시작은 옛날 필름톤에 바이닐사운드로 시작하다가 카세트 트는 sfx와 함께 초광각 렌즈로 촬영한 화면이 나오죠. 이 장면 하나로 여러 가지를 알 수 있습니다.
마이애미 해변이라는 장소도 보여줄 수 있고, 카메라 움직임은 풀아웃, 패럴렉스인것을 알 수 있고 우와하는 감탄사가 나오는 아름다운 마이애미 해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죠.
잠깐 해당 촬영/편집/음악 연출에 대해서 더 말씀드리자면 처음에 일렉피아노(ep)에 바이닐사운드 사운드를 섞어서 옛날 lp 따스한 느낌을 내면서 라이저 느낌으로 시작하다가 카세트 트는 sfx를 기점으로 악기가 현대식으로 바뀌면서 깔끔한 소리로 바뀝니다.

화면도 오래된 필름느낌으로 필터를 먹인 후 카세트 sfx 기점으로 깔끔한 현대 디지털 화질로 바뀌고요. 점진적인 사운드 디자인과 편집을 이용해 처음에 답답한 느낌을 주다가 후반에 탁 터트리면서 대비를 더 강하게 주는데 초반에 이러한 편집을 보여주는 이유는 영상에 믿음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음악은 5초 영상은 15초라고 하죠? 이 시간을 투자해서 내가 과연 해당 음악을 듣고 영상을 시청할 가치가 있는지 그러한 믿음이 생기는 시간이 짧아서 초반에 많은 힘을 들이곤 합니다. 에픽한 느낌을 줘서 영상의 믿음을 보여주는 거죠.
또한 초광각 렌즈는 클로즈업과 풍경을 한꺼번에 담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초광각 렌즈는 화면에 워낙 담기는 것들이 많아서 사용하기 까다로운 화각입니다.

초보와 실력자를 가르는 중요한 차이점 하나가 화면에 불필요한 것들이 없이 촬영하는 것, 즉 dead space가 없이 핵심 피사체, 주제만 화면에 잘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데 초광각이라 화면에 담기는 것이 많다 보니 신경 쓸 것들이 많아지는 화각입니다. 특히 화면 하나하나에 모든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제일 비싼 샷이라고 부를 수도 있습니다.

아이폰의 초광각 렌즈는 서드파티 앱을 이용할 경우 화질이 좀 낮아지는 경향이 있어 사용에 주의를 기울이셔야 합니다. 특히 암부쪽 노이즈가 심한 편인지라 최대한 광량을 확보하고 촬영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위 사진 아랫부분 그리고 왼쪽 부분에 노이즈가 있습니다.
1-2 26mm : 광각렌즈와이드

아이폰에서 가장 좋은 화질의 렌즈이고 그만큼 가장 많이 활용할 렌즈입니다. 와이드앵글은 24~35 정도 화각대를 의미하는데 익스트림와이드보단 좁긴 하지만 여전히 넓은 화각대이기 때문에 화면에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으며 피사체와 배경간의 관계에 대해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화각대입니다.
인터스텔라에서 초반 옥수수밭 장면에서 딸, 아들 그리고 아버지와의 관계 그리고 현재 처한 상황을 한 화면에 보여주기 위해 와이드앵글 렌즈를 사용해서 촬영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인셉션에서 주인공 코브가 아리아드니에게 꿈을 만드는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할때 주변 환경을 적절히 보여주면서 피사체에 집중시키는 와이드앵글 렌즈를 사용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광각렌즈는 카메라 앞에 있는 사물이 실제보다 훨씬 더 멀게 보이는 효과를 갖습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작은 방은 훨씬 더 크게 보이고 넓은 방은 실제보다 훨씬 더 커보이게 만들어주죠. 즉 이런 공간을 만들어주는 특성 때문에 외롭고 격한 쿠퍼의 감정을 강조하기 위해 와이드앵글로 홀로 남겨진 쿠퍼를 담아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앞서 말씀드린 초광각 렌즈나 혹은 광각렌즈로 건물이나 부동산 등을 촬영하면 훨씬 더 크고 웅장하게 담아낼 수도 있습니다.

1-3. 77mm 망원

보통 70미리 이상은 망원이라고 부릅니다. 줌이 어느 정도 되어있는 화각이라 멀리 떨어진 피사체를 촬영할 때 주로 쓰이죠. 앞 두 렌즈와 가장 큰 차이점을 꼽으라고 하면 저는 분리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줌이 된 상태인지라 초점이 맞은 피사체 이외에 배경을 블러처리할 수 있고 더불어 화면 압축을 통해 배경과 피사체간의 스토리텔링까지 한꺼번에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배경이 흐리게 되면 자연스럽게 집중이 되어 주제를 강조하기 훨씬 편해집니다.
단순히 피사체에 가까이 가지 못하는 환경적인 제한 때문에 사용할 때도 있지만 망원만의 화면 압축을 이용해 배경을 훨씬 크게 보이게 촬영할 수 있습니다. 이걸 배경압축이라고 하는데 피사체와 배경간의 사이즈 차이를 이용해 스토리텔링에 더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아이폰의 77미리 망원의 경우 큰 카메라들처럼 드라마틱한 배경 흐림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배경 흐림의 느낌을 낼 수 있습니다. 다만 메인 카메라만큼 화질이 좋지 못하기 때문에 광량 확보에 신경써서 노이즈가 화면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1-4. 매크로렌즈

이번 아이폰13에는 매크로촬영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매크로는 최소초점 거리가 일반 렌즈들에 비해 훨씬 짧은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사물에 가까이 렌즈를 가져다대도 초점이 맞게 되는 거죠. 매크로의 기능은 간단하게 사물을 크게 확대해서 보여줍니다. 그래서 평소에 보지 못했던 작은 세계를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됩니다.
이렇게 확대해서 촬영하다 보니 흔들림에 주의해야 합니다. 작은 흔들림도 영상에서는 엄청 크게 보이니까요. 메크로 렌즈에는 다양한 화각대가 존재합니다. 100미리 매크로도 있고 35미리 매크로도 있고 개미핥기처럼 생긴 24미리 매크로 라오와 렌즈도 있죠. 매크로 렌즈를 통해 볼 수 없는 세상의 디테일을 볼 수 있습니다.
2.서드파티 앱의 사용

두 번째는 서드파티 앱의 활용입니다. 기본 카메라 앱이 있는데 왜 다른 카메라 앱을 쓰라는거지? 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거예요. 아이폰 13 프로의 메인 센서는 f/1.5 조리개로 상당히 밝은축에 속해요. 총 3개의 렌즈중 가장 좋은 성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능 제한이 있어요. 사실 모든 제조사마다 동일한 얘기지만 화질과 용량의 적절한 SWEETSPOT을 찾아서 세팅값을 맞추어 두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너무 고화질로 촬영하면 용량이 감당이 안되기 때문에 화질 저하가 심하지 않으면서 용량도 많이 잡아먹지 않는 그런 값으로 세팅해둔거에요. 참고로 최근 업데이트로 prores raw도 이제 기본 카메라 앱에서 지원하게 되어 고화질 촬영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기본 앱에서는 안되는 서드파티 앱만의 다양한 특징들이 있습니다. 특히 아이폰 기본 카메라 앱의 경우 화이트밸런스, ISO,셔터스피드 등을 바꿀수가 없습니다. pro res 촬영까지 가능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바꿀 수 있는 것은 노출과 초점 정도 뿐이에요. 여담이지만 삼성 스마트폰의 경우 기본 카메라에서 화이트 벨런스, ISO 수치 변경 등 다양한 수치를 추가로 바꿀 수 있습니다. 작은 스마트폰으로 촬영할 때 후보정으로 정보를 바꾸려는 시도보다는 촬영에 더더욱 신경써야 결과물이 좋기 때문에 다양한 세부 설정을 바꿀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인앱 구매를 통해 log도 사용할 수 있는데 dr이 살짝 넓어지는 대신 색정보를 손해 보기 때문에 저는 log를 구매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pro res로 촬영하게 된다면 해당 기능 또한 사용이 불가해서 전 앱만 구매해서 쓰고 있습니다. 참고로 PRO RES 4k 해상도까지 쓰시려면 256기가 이상 구매하셔야 합니다. 용량때문인지 128기가는 FHD까지밖에 지원하지 않아요. 그도 그럴 것이 1분에 5.5기가씩 잡아먹기 때문에 128기가론 얼마 촬영하지도 못합니다. 저도 200기가 정도 남아있는 아이폰임에도 촬영 가능 시간이 25분이라고 나와요

3.후보정은 없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경우 미러리스, DSLR, 시네마 카메라로 촬영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시네마의 경우 압축이 거의 되지 않는 raw 촬영을 통해 후보정에서 많은 것들을 바꿀 수 있습니다. raw 사진처럼 ISO, 화이트밸런스 등 많은 것들을 바꿀 수 있죠. 그에 반해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영상들은 후보정에서 바꿀 수 있는 것에 제한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DR이 높은 시네마 카메라 혹은 미러리스로 촬영하면 하얗게 날아간 부분은 어느 정도 후보정으로 복구할 수 있는데 반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경우엔 거의 복구가 불가능합니다. 그냥 못 쓰는 클립이 되는 거죠. 해당 샘플 영상을 보면 그 이유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날아간 부분을 복구하려 해도 불가능한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소니 A7M3 VS 삼성 S20+
그리고 ISO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카메라일수록 노이즈 억제력이 뛰어나고 후보정에서 ISO도 변경할 수 있고, 노이즈가 있더라도 후보정 프로그램으로 어느 정도 복구가 가능한 데 반해 스마트폰의 노이즈는 그 정도가 심해서 해상도, 색정보, 디테일 모두가 무너지는 상황이 나옵니다. 그래서 후보정에 의지하지 않고 촬영할 때 최대한 노출과 화벨 잘 맞추어 촬영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그리고 노파심에 말씀드리지만 혹시 디지털 줌 쓰시는 분 없으시죠? 줌인이 하고 싶으시다면 꼭 움직이셔야 합니다.
4. 스마트폰 짐벌과 핸드헬드의 적절한 사용
촬영감독으로서 책무 중 하나는 카메라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카메라에 온전히 담아내거나 혹은 강조해서 담아냄으로써 시청자가 영상을 통해 주제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삼각대, 지미집, 돌리, 짐벌, 스태디캠 등등 다양한 장비들이 존재하는 거죠. 주제를 왜곡 없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촬영이 필수인데 짐벌로 그 느낌을 잘 살릴 수도 있고 또 핸드핼드로도 살릴 수 있습니다. 핸드헬드는 말 그대로 손으로 카메라를 잡고 촬영하는 방법입니다. 흔들릴 게 뻔한데 왜 손으로 들고 찍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는데 에너지가 넘치고 빠른 움직임이 있는 장면을 촬영할 때 핸드헬드로 찍으면 짐벌보다 더 역동적인 느낌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혹은 피사체의 감정을 카메라의 흔들림으로도 담아낼 수 있습니다. 기계적인 짐벌보다는 살짝 흔들리는 샷을 통해서 나타내면 더 효과적이니까요. 핸드헬드를 어지럽지 않게 잘 표현하려면 광각렌즈를 사용하면 좋습니다. 화각이 넓으면 줌인 된 렌즈에 비해서 화면의 울렁임을 감출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부드럽고 드리미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 짐벌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휴대폰 자체 안정화 기능이 굉장히 발전해서 그냥 들고 촬영해도 꽤 느낌을 주게 발전하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짐벌이 설 자리는 확고해 보입니다. 같은 장면이라도 짐벌로 촬영하면 다른 레벨의 영상이라고 느껴지니까요. 그리고 짐벌을 활용하면 평소에는 하지 못했던 움직임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흔들려서 촬영이 힘들었던, 팰럴랙스, 푸쉬인, 풀아웃, 지미집 혹은 이런 움직임들을 섞어서 여러 가지 움직임을 한꺼번에 보여줄 수도 있고요.
기술이 발전할수록 카메라 시장은 더 양극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어느 시점에서든지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카메라를 쓰는 게 아니라 카메라를 활용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기 때문에 촬영원리를 익혀 어떤 카메라가 여러분 손에 쥐어져 있더라도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추길 추천해 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다음에 더 좋은 내용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근데 흥미가 생기는 주제네요! 감사합니다!
스크랩했습니다 ^^
때때로 올려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