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량에서 스피커 완성품이 아닌 단품 유닛을 구입하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 싶습니다만... 혹시나 해서 약간의 정보성 글을 올려 봅니다. (카오디오 하시는 분들은 유닛 상태로 중고 거래가 활발하죠)
보통 유닛 중고 거래할 때 겉모양이야 바로 눈으로 확인되지만 소리는 정상인지 알기 어렵죠. 특히 카오디오처럼 험한 환경에서 구동된 유닛들은 상태가 걱정되기 마련인데... 그래서 보면 판매자가 테스터기로 직류 저항값을 찍어 올리고 두 유닛의 편차가 적으면 상태가 정상이라고 보통 판단을 합니다.
근데 그것으로 충분할까요? 일단 집에 굴러댕기는 스캔스픽 트위터 9900 한 쌍을 측정해 봅니다. 겉 상태는 아래 사진과 같고 평범한 중고로 볼 수 있습니다.

각각의 직류 저항을 재어 보면 아래와 같이 6.0오옴으로 동일한 값이 나옵니다. 보통 중고 거래할 때 이 값의 오차가 적으면 상태가 좋다고 판단하죠.

그런데 정말 이 두 트위터는 상태가 좋은 게 맞을까요? 일단 제작사에서 제시하는 DCR을 살펴보면 4.7오옴인데 이에 비해서 1옴 이상 높습니다. 경년 변화로 인해 직류 저항값부터 일단 변화가 생겼습니다. 다만 스캔스픽은 스펙시트와 실제 측정치가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라 그럴 수도 있으려니.. 하고 넘어가 봅니다.
만일 제가 만일 이 두 유닛을 구매할 때 모두 6옴으로 직류저항값이 동일하게 나온걸 확인했다면 아래 2가지를 추측할 수 있습니다.
- 일단 두 유닛 모두 코일이나 리드선이 단선되지 않았다.
- 제조사 DCR 측정치와 차이나는 것을 보면 경년 변화로 인한 노후가 어느정도 있다 (단, 스캔스픽은 제조사 스펙과 편차가 큰 편이라 새 제품도 어느정도는 차이가 남)
어쨌든 이 정도 정보면 유닛은 소리에 큰 이상이 없다고 구매할 듯 합니다. (외양의 상처는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으니 굳이 고민할 필요가 없고요)
자.. 이 유닛을 중고로 구매했다면 집에 와서 임피던스를 측정해 봅니다. 해당 그래프는 데이턴 오디오의 DATS v2를 이용하여 측정했습니다.

어...? 2개 유닛의 임피던스 값이 꽤 오차가 있습니다. 직류 저항이 같으니 최소한 임피던스는 같겠지.. 하는 추측은 맞지 않았습니다. 이번엔 제조사 측정치와 비교해 보죠.

하단의 임피던스 커브(푸른색, 좌표는 우측에 있고 로그 스케일입니다)를 보면 500Hz 정도에서 최대값이 대략 20~25옴 정도 나오고 최소 임피던스는 약 3000Hz에서 5.6오옴 정도 나오네요. 반면 제가 측정한 유닛들은 최대값의 위치가 각각 700, 900Hz로 주파수대가 높아졌고 그 값은 6~8옴 사이로 제조사 스펙보다 훨씬 낮아졌습니다. 반면에 최소 임피던스는 1500~2000Hz 사이에서 5~6옴 정도로 발생 지점은 다르지만 값은 비슷합니다.
그럼 이 유닛은 정상일까요 비정상일까요? 일단 신품 상태와 비교하면 상당히 노후된 상태로 볼 수 있지만 코일이나 리드선이 단선되진 않았으니 완전히 불량으로 보긴 좀 어렵습니다. 사실 소리만 들어보면 잘 알아채기도 어렵습니다. 만일 센터가 틀어졌거나, 접촉불량 같은 것이 있거나, 물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는 일단 Sweep 사운드 자체도 귀로 듣기에 잡음이 섞여 있고, 임피던스 커브가 저렇게 매끄럽게 나오질 않고 매우 불규칙하게 떨린 값으로 나오거나 임피던스 피크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리본 트위터나 일부 특이한 유닛은 임피던스 피크가 거의 없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제일 좋은 것은 제조사 측정치를 비교하는 것인데 아쉽게도 구할 수 없는 경우도 꽤 있죠).
제가 가진 트위터 중에 단선은 되지 않아서 소리가 나긴 하지만, 원래 음압과 주파수 응답이 나오지 않는 두 트위터를 한번 더 비교해 보죠

좌측은 하만의 하이엔드 스피커 브랜드인 Revel의 센터 스피커에서 적출한 트위터이고, 오른쪽은 스캔스픽 6000 가품 트위터인데 두 트위터 모두 직류저항은 4.5옴으로 정상적인 트위터와 별 차이 없는 값을 보입니다. 하지만 임피던스 그래프를 측정하면 정상이 아님을 금방 알 수 있죠.


위는 Revel의 트위터, 아래는 스캔스픽 6000 가품 트위터의 임피던스 커브입니다. 모두 정상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중고 거래할 때 유닛 한 쌍의 직류 저항이 거의 비슷하게 나오면 정상이라고 구매를 하지만 실제로는 꽤 노후가 되었거나, 아예 제 소리를 못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직류 저항값만 보는 것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물론 위에 언급한 것처럼 단선 여부 정도는 체크가 되지만요.
참고로 집에 굴러다니는 다른 트위터를 하나 잡아서 측정해 봅니다. 아큐톤의 1.1인치 트위터인 C30-6-24입니다. 이건 박스 째로 중고 구입한 거라 상태가 비교적 양호합니다.


측정한 직류전압은 각각 6.7, 6.9로 오차가 크지 않습니다.

이번엔 임피던스 커브를 볼까요.

최대 임피던스가 좌우 유닛이 2옴 정도 차이나지만 전체적인 그래프는 잘 겹칠 정도로 오차가 적습니다. 제조사 그래프와 비교해 볼까요?

최대, 최소 임피던스가 발생하는 위치와 값이 제조사 값과 거의 일치합니다. 4k에서 약간의 glitch가 있는 것도 동일합니다. 따라서 경년 변화가 거의 없는 아주 좋은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엔 중국제 3인치 묻지마 유닛을 하나 더 보죠.

저음 매우 빵빵하게 나와서 하이파이 음질보다 포터블 붐박스 같은 것을 만들면 아주 괜찮은 소리가 나옵니다. 직류 저항을 재보면 아래와 같이 좌우 모두 3.6옴으로 오차가 없습니다.

임피던스를 재 보면 어떨까요?

측정치만 보면 좌우 오차가 아큐톤 트위터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더 적습니다. ^^ 이 유닛은 어차피 신품으로 산 것이라 경년 변화는 없고 제품 별 편차가 있을 텐데 제조사 제공 그래프가 없어서 비교해 볼 수가 없네요. 하지만 좌우 편차가 매우 적은 것은 칭찬할 만 합니다.
비록 클량에서 중고 유닛 거래하실 분들은 거의 없겠지만 혹시나 단지 직류 저항값 편차 하나만 보고 유닛의 정상 여부를 판단해서 나중에 곤란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참고로 저는 고가 유닛을 현장에서 중고 구매할 때는 윈도 태블릿과 DATS를 가져가서 즉석에서 측정해 봅니다. 다행히 즉석에서 측정했을 때 비정상으로 나온 경우는 없었습니다만.. 물론 몇만원짜리 저가 제품들이야 그냥 구입하지만요 ^^

예전 스캔스픽 9800 유닛 중고로 샀는데 저항값말고는 측정할 방법도 없고. 그나마 저항값도 0.1옴 단위로 달라지면 찝찝하더라고요..
9800은 다른 실크 라인과는 달리 메탈 재질이어서 국내에 많이 풀리지 않은 편인데 구하셨네요. 국산 제품엔 카시오페아 델타 모델에 사용된 적이 있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소리 좋았죠. (Revel의 살롱 1에서도 특주해서 사용했었고..)
스피커를 자작하는 입장에서 저항값이 좀 크게 차이 나면 아예 네트워크 보정회로를 좌, 우 다르게 구성하기도 합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