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침에 모공을 보니 3D 펜 관련해서 아이들에게 사주어도 될까 하는 글과 댓글들을 봤습니다.
특히 최근 과학고 선생님들이 3D 프린터를 사용하면서 발생한 사건에 대한 기사와 맞물려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데, 거기에 대해 아주 간단한 의견을 달고자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저는 현직 아이들(주로 유,초등)을 가르치는 미술 선생님입니다.
개인적으로 약간의 얼리어답터(클량 분들이라면 대부분 그러겠지만) 성질이 있어 거의 7~8년 전에 처음으로 3D 펜을 사용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다행이 호흡기 질환은 없었습니다.
다만 제가 의학 전문가도 아니고 좀 더 시간이 지나서 어떤 일(?!)이 발생할 수도 있기에 함부로 안전하다라고 말할 순 없습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3D 펜을 살 때 들어있는 번들(진공포장 되어있는) 필라멘트는 절대로 사용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3D 펜을 본격적으로 사용한건 4년 정도 되었습니다.
(정말 초창기때 3D 펜으로 유명한 유투버 사*고님이 만명대 부터 봤었습니다. )
아무튼 그러다 보니 수십개의 3D 펜을 사용해봤습니다.
지금 보면 너무나 조악한 3D 펜 부터 사*고님이 사용하는 고급형 3D 펜까지 사용해 봤습니다.
사실 3D 펜 원리는 간단합니다. 그냥 플라스틱 필라멘트를 뜨거운 입구에 톱니로 밀어넣는 것 뿐입니다. 심지어 기계들도 상표만 다를 뿐 대부분 중국 OEM제품들입니다. 유명 유튜버가 광고하는 펜이 상표만 바뀐채로 네이버 쇼핑 국내 업체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계는 저온이나 자외선 방식 등 특수용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바로 필라멘트가 PLA 냐, ABS냐 차이입니다.
조금만 조사해보면 아시겠지만 PLA는 옥수수가 주 재료입니다. 그래서 가까이 냄새를 맡아보면 고소한 향내가 납니다. 반면 ABS는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플라스틱입니다. 냄새가 굉장히 고약합니다.
위에 과학고 선생님들 사건도 재조사를 해보니 '프린터에 ABS소재 필라멘트를 사용하고 지속적으로 노출된 환경에 있었다'라고 알고 있습니다. 상당히 위험한 일입니다. 사실 냄새 때문에라도 도저히 옆에 있을 수가 없는데 어떻게 견뎠을까 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고약한 냄새가 납니다.
개인적으로 안전과 관련된지라 예전부터 독성에 관한 자료를 조사했을 때 PLA가 압도적으로 독성 함유량이 훨씬 적었고 환기만 된다면 한두시간 사용하는 것 가지고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단, 3D 프린터처럼 몇시간이고 지속적인 열로 어떤 작품을 만드는 작업이라면 PLA라도 안전하다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특히 집에서 밀폐된 좁은 방안에 그대로 두고 사용한다면 환기는 필수입니다)
그 외에 ABS와 PLA의 차이점은 검색만 해도 너무나 많은 정보가 있기에 넘어가겠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최근들어, 아니 1~2년 전부터 필라멘트가지고 장난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샘플로(진공포장이 되어 있는) 주는 필라멘트로 PLA와 ABS를 구분해서 주었습니다.
진공포장 샘플 위에 PLA스티커가 붙어있었고 PLA 재질이 맞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녀석(?)들이 뻔뻔하게 PLA 스티커를 붙이고도 ABS소재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단가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함께오는 샘플 필라멘트는 PLA스티커가 붙어있지만 ABS소재를 주었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냄새로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노란색이 샘플로 당당히 PLA라고 우기는(?) 필라멘트이고 왼쪽(빨강)은 국내산 PLA소재입니다.
ABS가 좀더 부드럽고 광택이 납니다.
'냄새는 위험해서 또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라고 물으신다면 또 한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손으로 한번에 끊을 수 있는가 없는가 입니다.
(더러운 손 죄송합니다-_-;; 가까이 봐도 잘 모르겠죠?)
PLA소재는 ABS에 비해 덜 부드럽습니다.
약간의 스킬만 발휘하면 한번의 충격으로 가위 없이도 딱 끊어 버릴 수 있습니다.
반면 ABS소재는 굉장히 부드럽고 질깁니다. 손으로 끊으려면 몇번이나 철사처럼 반복적으로 구부렸다 폈다를 해야 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어느 순간부터 3D 펜 패키지의 샘플들이 전부 ABS 소재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단가차이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데 더 큰 문제는 몇몇 제품은 PLA딱지를 붙이고 버젓이 사용하게 만든다는 겁니다.
지금도 3D 펜을 구입하면 샘플 필라멘트는 전부 버립니다.
몇번이나 확인해도 스티커는 PLA 실제 소재는 ABS였습니다.
대신 국내산 PLA 1kg 단위로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많은 가정에서 3D 펜을 구입하고 바로 샘플로 들어있는 필라멘트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저한테도 아이가 "집에 있는건 너무 냄새나서 못쓰겠어요" 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냄새가 무조건 고약하다 싶으면 바로 버려야 합니다.
물론 모든 업체 제품이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많은 경우 그대로 중국산을 떼어다 팔다 보니 필라멘트 검수를 하지 않거나 스티커를 없애고 그냥 판매하는 것 같습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
지금 아이가 사용하는 3D 펜 필라멘트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냄새가 고약한게 첫번째 구분점이지만 찝찝하다면
광택이 이상하게 밝고 재질이 부드러우면 ABS소재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손으로 끊기가 힘듭니다. PLA랑 한번 경험해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꼭 국산 PLA를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가격대는 kg당 1만5천원~2만원 사이정도고 기본색만 몇개 사도 아마 아이가 지쳐서 당근에 올릴 때 까지 떨어질 일이 없을 겁니다.
그리고 ABS 필라멘트를 주는 업체를 비난하다기 보다는 PLA스티커를 붙이고 ABS소재를 주는 업체를 비난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아무튼 3D 펜 이야기를 보면서 현직에 있다보니 안전과 관련된 사항인지라 조금 두서없이 적었습니다.
한번쯤 자녀가 사용하는 3D 펜 필라멘트,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과학고 3d 프린터로 세상을 먼저 떠난 놈이 저희 과 후뱁니다...
정신 없이 살다보니... 1주기도 못챙겼네요... 주말에라도 들려야겠습니다...
저는 선풍기 틀어서 제 호흡기 반대로 바람이 가도록 해 놓고 환기하면서 가급적 짧게 사용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