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녀석이 함께 만든 라즈베리 파이 기반의 올인원 플레이어는 이미 소개한 바 있습니다만, 비슷한 기기를 자작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서 부품 선정과 회로 구성을 어떻게 했는지를 소개하고자 추가 글을 작성해 봅니다.
우선 기존에 올린 글들은 아래 링크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같은 내용이지만 약간 다른 관점에서 글을 올리니 관심 있는 부분을 위주로 읽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작기 1
제작기 2
저와 친구 녀석이 워낙 음악을 좋아하는 터라 (그냥 놀고 먹는 걸 좋아합...), 오디오 기기 바꿈질은 대학생 시절부터 해 왔기 때문에 어느덧 25년 정도 되었네요. 용돈 아껴서 스피커와 앰프 모으던 꼬꼬마들이 어느덧 중년 아저씨가 다 되었습니다. 그 동안 저는 학부에서 전자공학과 제어공학을 전공했고, 학위 마치고 지금은 경기도 시골에서 제품 개발 따위를 하며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 키우고 부모님 챙기느라 동안 정신 없이 살았는데, 문득 이런 저런 사는 걱정 그만하고 취미에 버닝해 볼까 싶더랍니다.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우선 개발 타겟은 다음과 같습니다.
- 비싼 오디오질은 가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저렴한 오디오
- NAS에 있는 음원 재생 가능
- 벅스 뮤직, Tidal 재생 가능
- 패시브 스피커만 연결하면 음악을 들을 수 있어야 함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서 싸게 싸게
-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어줄만한 소리가 나야 함
우선 제가 개발하면서 작성한 기술 자료와 결과물을 공유합니다.
(One Drive 문서 링크. 클릭하면 열립니다.) Crack4Beat Model 1 Project.pptx

브랜드 명은 Crack4Beat 이고, 첫 모델이므로 모델명은 간단하게 Model 1 입니다. (현재는 Model 2와 스피커인 Spk 1 을 기획 중입니다.)




자, 이제 구성을 살펴보겠습니다.
여러 가지 제품들을 알아봤으나, 가장 싸게 네트웍 스트리머를 구성할 수 있는 것은 역시나 라즈베리 파이인 것으로 결론을 내립니다. 그 중에서도 호환성이 좋고 중고 시장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Raspberry Pi Model 3B 를 사용해서 구현했습니다. 최근에는 Model 4를 많이 사용합니다만, 음악 재생하는데는 굳이 4를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년 아재의 잉여력을 동원해서 싸지만 나름 쓸만하다고 생각되는 부품들로 알리 익스프레스와 중고나라, 국내 전자 부품 쇼핑몰을 통해서 부품을 모았습니다.
1) Amplifier
싸게 만들려면 역시 원칩 PWM 앰프 IC를 사용한 모듈이 제일입니다. 처음엔 TPA4350 혹은 TPA4355 를 쓴 3e Audio 사의 모듈을 고려했습니다만, 역시 돈 계산에 밝은 MBA 출신의 경영자인 친구 녀석이 제동을 겁니다. "앰프 모듈에 모든 돈을 다 쓸 셈인가!"
그래서 TDA7498 로 된 모듈로 가기로 결정하고 알리를 뒤져서 그나마 멀쩡한 부품을 썼다고 판단되는 놈으로 선택했습니다.
https://www.st.com/resource/en/datasheet/tda7498.pdf
TPA 7498 은 ST Micro 사의 원칩 Class D 앰프 IC로, 8오옴 스피커 연결 시 80W 정도를 냅니다. 중국산 앰프 모듈들의 경우 방열 처리를 대충 해 놓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보다 못한 50W 정도를 사용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정도면 일반 가정에서는 충분한 출력입니다. PWM frequency 는 250 -400 kHz 로 설정 가능한데, 제가 사용한 앰프에서는 몇으로 셋팅했는 지 알 수가 없으니, 그냥 넘어갑니다...
2) DAC
라즈베리파이 용 software 에서 쉽게 구동하기 위해서 HAT 형태의 DAC를 쓰기로 합니다. 해외 포럼이나 유투브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Allo Boss 를 쓰면 참 좋겠지만, 역시나 저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서 그 호환 부품인 Inno-Maker사의 PCM5122 모듈을 채택했습니다. 나름 오디오 spec. 이 명시되어 있는 HAT입니다. Allo Boss 보다는 많이 쌉니다.
3) Software
Rune Audio, moOde Audio, Volumio 등을 놓고 경합을 벌입니다. 꾸준히 업데이트가 되고 있고 사용자가 많으며, 무엇보다 공짜인 moOde 로 결정했습니다. 국내 분위글 볼 때 더 많이들 사용하시는 소프트웨어는 Volumio 입니다만, 무료로 쓸 때는 제한이 너무 많습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는 무료 소프트웨어가 사용자를 끌어들이기가 더 좋기 때문에, MoOde Audio가 앞으로 몇 년 간 지속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4) Power Supply
제어 엔지니어에 SMPS 개발 경험 보유자로 자존심이.... 그래서 약간 무리합니다. 앰프 부에는 트로이달 트랜스를 쓰고 싶지만 얇팍한 주머니 사정 덕에 나중을 기약하며 SMPS 로 결정했습니다. 가성비의 제왕, 예전에 경쟁사로 상대할 때는 그야말로 난공불락이었던 Delta 사의 24V 파워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5V 전원은 DAC에 전원을 공급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띄고 있으므로 리니어 전원을 포기 못하고 알리를 뒤져서 BRZHifi 의 5볼트 전원 장치를 구입했습니다.
이 5V 전원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데... 나중에 별도의 게시물로 구체적인 정보를 공유 하겠습니다. 한마디로 돈 아까웠습니다. 제품 가격보다 추가 부품비와 제 인건비가 10배쯤 들어간, 이번 프로젝트 최고의 삽질이었습니다.
5) 앰프 샤시
역시나 알리를 뒤져서 KYYSLB 사의 적당한 제품을 골랐습니다. 라즈베리용 7인치 디스플레이가 들어가야 해서 고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샤시의 height 가 꽤 되야 합니다.
높이 130mm 의 샤시를 찾았는데, 무게와 부피 때문에 송료가 비쌉니다. 그래서 타오바오도 뒤져봅니다. 돈 없는 아재들은 서럽습니다... 타오바오에서 같은 셀러의 물건이 있는 걸 찾았지만, 송료를 포함하니 알리가 오히려 쌉니다. 그냥 알리에 주문했습니다. ㅠ.ㅠ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결국은 알리에서 처음 찾았던 셀러에게 주문했습니다.
선정한 부품에 대한 구체적인 가격과 구입처 링크는 위에 링크 건 기술 문서에 있으니, 혹시 관심 있으신 분은 해당 문서를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부품을 선정한 후, 주요 부품이 모이고나서 프로토타이핑을 해 봅니다.


우선 편의를 위해서 라즈베리파이는 보조 배터리로 전원을 연결했습니다. 스피커를 구동하기 위한 앰프에는 24V SMPS 를 연결했고, 이 SMPS 의 출력 전압은 가변 가능한 최대값인 28V 로 설정했습니다. 스위칭 파워의 장점은 빠른 구동 특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PWM의 출력 전압이 높을 수록 좋습니다. 회사에서 만들때처럼 깔끔한 샌드 박스는 없으므로, 아이들 레고를 뺐어서 일단 뚝딱 뚝딱 부품들이 움직이지만 않는 수준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이렇게 구성하고 MoOde Audio 를 설치한 후, 소리를 한 번 들어봅니다. 그럭저럭 소리는 납니다. 아, 혹시 결선을 잘못하거나 알리에서 불량품을 보내서 스피커를 터뜨릴까 걱정스러우니, 스피커는 국내 공방에서 만든 작은 3인치 풀레인지 스피커 (철가방 초미니 아로마II)를 붙여서 테스트 했습니다.
( 재생 곡: Aio Teshima - the Rose )
이제 기능 구현은 다 했으므로, 앰프 샷시에 구성품을 넣어 봅니다. 실은 알리에서 주문한 앰프 샷시가 매~~우 늦게 도착했더랍니다. 기다리다가 목이 빠질 뻔 했습니다.



배선은 대부분 하드 와이어링입니다. 커넥터 부품 등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스크류로 체결할 수 있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손으로 열심히 납뗌 했습니다. 스크류 체결이 가능한 배선은 심선이 갈라지면서 쇼트가 나지 않도록 끝에 납을 먹인 후에 스크류로 타이트하게 체결해 주었습니다.
5V 리니어 파워에 USB 출력이 2개가 있으므로, 하나는 라즈베리파이로 연결하고 다른 하나는 7인치 디스플레이에 연결했습니다. 이 때 주의할 것이, 디스플레이 전원을 라즈베리 파이에서 딸 수도 있으나 그렇게 하면 voltage drop 이 심하게 발생합니다. 시도 때도 없이 뜨는 "low voltage" 경고를 보기 싫었기 때문에, 별도로 연결해 주었고 그 결과는 만족스러웠습니다. 리니어 파워의 출력은 약 5.3V 정도로 설정하였습니다. 라즈베리 파이가 은근 부하를 많이 먹기 때문에 (평소에도 1A 이상 먹고, DAC 까지 다 돌리면 피크로는 2A 정도 먹을 때도 있습니다.) 전압 강하를 고려해서 약간 높게 설정한 결과입니다.
이렇게 다 만들어 놓고 거실 스피커에 물려보니 꽤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 재생 곡: Diana Panton - I'm Old Fashioned )
위 영상을 녹음할 시점에서는 스피커가 터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으므로, 실험할 때 쓰던 스피커가 아닌 Totem Sky Bookshelf 스피커에 연결한 결과입니다.
마지막으로 상용품 앰프 중 Half size amp에 해당하는 벨칸토 C5i 와의 사이즈 비교 샷입니다. 이 벨칸토 앰프가 원래 여러 가지 테스트용으로 사용하는 저의 레퍼런스 앰프입니다. 작지만 다양한 입/출력과 기능, 꽤 준수한 소리로 매우 애정하는 놈입니다.

앰프 케이스가 절반 사이즈보단 크고, 표준 사이즈에 해당하는 40cm 보다는 작습니다. 그래서 약간 어정쩡한 면이 있는데, 7인치 디스플레이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스스로 합리화해 봅니다. 차기작에서는 디스플레이를 포기하고 사이즈를 줄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음 번 Model 2의 경우 Model 1에서의 연습을 바탕으로 하여 다소 고가 제품을 만들 생각입니다. 아울러 비용이 더 들어가더라도 미모에도 더 신경을 써서 아날로그 레벨 메타 (VU Meter) 를 채택할 계획입니다.
그럼, 다음 번엔 더욱더 잉여력을 발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왕 만드시는 김에 에어플레이나 블루투스 기능 넣어서 하나 파시는게 어떻습니까
두 번 정도 다시 태어나면 도전해 볼 수 있는 영역이네요..
부러울 따름 입니다.
(위 두가지 문제가 실사용하다보면 크게 다가오드라구요 기능은 어차피 뻔한거구요)
부팅은 그냥 참고 기다린다지만 위 구성에서 종료는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아니면 전원을 분리해서 파이는 항상 켜져있고 나머지만 전원버튼이나 리모트로 켜고 끄는 방법도 있을 것 같구요
혹은 가족들 집에 있을 시간부터 자정까지만 켜져있고 나머지는 자동으로 꺼지게 꾸밀 수도 있구요
집에 노는 파이가 세대나 있는데 한번 도전해볼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네이버 라즈겜동 카페에서 비슷한 프로젝트 몇전 진행된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거래되는것 같던데 필요하신분 한번 가보세요.
멀 더사면 되나 생각하는 있는 내가 싫어요 T.T
갖고 깊어서
저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네요.^^
왼쪽과 오른쪽에 있는 책 제목을 알수 있을까요?
어떤책으로 공부하시는지 궁금해서요..
혹시 개발하면서 필요한 소프트웨어 모듈이 있으면 직접 만들려고 참고서 하나 사 놓은게 있긴 합니다만,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소프트웨어를 건드릴 일은 없었습니다.
Model1은 검증이 되었으므로 지금 Model2 를 만들고 있는데, 이 놈은 부품값만 두 배 이상 들어가는 고가로 기획해서 진행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