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은 스피커에 대한 원리적 측면의 2편입니다. 매우 원리적인 것이라서 이걸 활용할 일은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소리와 스피커의 원리에 해당되는 것이 궁금해서 오래 전부터 알아보던 것들을 풀어봅니다.
전편에서 스피커라는 물건이 뭐고 소리란건 뭐고 스피커가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떤 메커니즘인지 말했습니다. 이번 편부터는 스피커가 소리를 내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설명해보겠습니다. 이 또한 극히 원리적인 측면들입니다. 솔직히 이런 원리적 측면은 스피커를 만들 때에도 그리 도움이 되진 않습니다. 다만 그냥 궁금증을 해소하는 거죠. 이 글들에서는 스피커를 '하이파이 스피커'에 국한시켜봅니다. 뭐 하이파이 스피커라고 하지만 거의 모든 스피커가 이런 원리를 가지고 작동됩니다. 정전형 스피커 같이 1% 정도 될까말까 하는 것은 원리가 다르지만 99%의 스피커가 가진 원리를 생각해봅니다.
스피커의 구조와 구성요소들
스피커는 지난번 글에서 말한 바대로 트위터나 우퍼 같은 유닛 또는 드라이버의 진동에 의해 소리를 만듭니다. 그러면 어떻게 진동을 시키느냐가 관건이겠죠. 그리고 일단 이 유닛이라는 물건에 전기를 넣는 것은 어떤 방식인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스피커 유닛에 들어가는 전기는 직류가 아니라 교류입니다.
아래 그림은 스피커 유닛에 전기가 들어가는 것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입니다. 스피커 유닛에는 직류가 아닌 교류가 들어갑니다. 그래프는 20헬츠짜리 전기신호가 들어가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 의미는 1/20초마다 마루와 골이 생겨나는 방식으로 전압의 세기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살펴보면 +1볼트에서 -1볼트로 전압의 세기가 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라는 것은 스피커의 +쪽 단자로 전기가 들어간다는 의미이고 -라는 것은 스피커의 -쪽 단자로 전기가 들어간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전기를 넣어주게 되면 유닛의 진동판이 움직여 진동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러면 전기를 넣어주는데 왜 진동판이 움직이느냐 하는 것은 뒤에 더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살펴볼 것은 스피커의 구조와 구성요소는 어떤 것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사실 스피커의 구조와 구성요소는 매우 단순합니다. 여기서는 이른바 패시브 스피커에 대해서 다룰텐데 액티브/패시브라는 말은 스피커 내부에 앰프를 가지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그 앰프가 스피커에 내장되어 있으면 액티브 스피커라고 부르고 내장되어 있지 않으면 패시브 스피커라고 부릅니다. 흔히 사용하는 컴퓨터 스피커는 거의 액티브 스피커이고 또 흔히 사용하는 하이파이 오디오의 스피커는 대부분 패시브 스피어입니다.
스피커는 먼저 진동판으로 소리를 생산하는 스피커 유닛, 스피커 드라이버라는 것이 있습니다. 트위터와 우퍼가 바로 그것들입니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너무나 당연하겠지만 인클로저가 있습니다. 스피커 박스라고 말할 수 있는 물건이죠. 이 물건에 유닛이 장착되어야 흔히 말하는 스피커가 될 것입니다. 이게 아무것도 아닌, 그저 거치대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인클로저는 그 자신의 기능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티비 거치대와는 다른 거죠. 마지막으로 네트워크라는 것이 있습니다. 네트워크는 외부에서 들어온 전기를 대역별로 분리하는 기능을 합니다. 이전 글에서 트위터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 고음역대를 재생하는데 유리하고 우퍼는 크기가 크기 때문에 저음역대를 재생하는데 좋다고 했었습니다. 그러면 트위터에는 고음역대의 전기신호를 보내줘야 하고 우퍼에는 저음역대의 전기신호를 보내줘야 합니다. 그런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스피커의 네트워크입니다.
위 그림이 스피커의 구성요소를 보여줍니다. 위 스피커는 특정 메이커의 것이라 스피커라기 보다는 컴퓨터 케이스 같은 느낌이 강한데 이 브랜드가 원래 이런식으로 만듭니다. 인클로저와 스피커 유닛 그리고 네트워크를 볼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는 저렇게 전기소자들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사실 알고보면 굉장히 단순한 구성입니다. 스피커 자작이라는 것도 바로 이 세가지 구성요소를 적당히 배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결국 스피커의 구성요소는 유닛, 인클로저, 네트워크 셋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가지 구성요소가 어떻게 작동해서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봅니다.
스피커 유닛의 작동 원리
사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스피커는 구조가 매우 단순하며 그 원리는 극히 오래된 것입니다. 스피커가 발전을 하고 있는 것처럼 흔히 말하곤 하지만 그 발전은 소재의 발전과 같은 마이너한 것이고 원리는 이미 100년이 더 지난 것들입니다. 그런 케케묵은 방법을 계속 사용하고 있는 것이 스피커라는 물건인데 사실 이보다 더 효율적인 방식이 거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소리의 파형을 전기신호로 변환하고 그 전기신호를 다시 스피커에 전달해주는 것인데 이는 앞뒤로 서로 동일한 것을 놓고 에너지를 변환해주는 것입니다.
먼저 소리라는 것이 존재할 것입니다. 소리는 전편에 말씀드린 대로 공기 밀도의 빠른 변화(기압의 변화)입니다. 그리고 그 빠른 변화에 의해 우리의 귀는 소리를 감지합니다. 소리를 감지하는 것도 생각해보면 고막이라는 진동판이 있는데 고막의 내부는 일정한 기압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기압의 빠른 변화가 발생하면 이에 맞춰 진동하기 때문입니다. 가령 고막 내의 기압이 1기압인데 외부에 1.5기압이 발생했다고 한다면 고막은 안쪽으로 밀릴 것입니다. 그리고 곧 외부의 기압이 0.5 기압으로 변화되면 고막 내의 기압이 더 높기 때문에 고막은 바깥쪽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이렇게 고막이 외부 기압의 변화에 상응해서 움직이게 됩니다.
이와 동일한 과정이 마이크에서 발생합니다. 마이크는 사람의 고막을 그대로 본딴 모양새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때 발생하는 마이크 진동판의 떨림은 전기신호로 변환하여 기록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전기신호를 다시 스피커에 보내면 스피커는 그 전기신호에 따라 진동하면서 소리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즉 소리가 사람의 귀에 도달해 소리를 느끼게 되는 그 구조가 마이크가 소리에 반응해서 내부 진동판이 울리고 그 울림을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것이 동일한 형태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전기신호를 증폭시켜서 스피커로 보내주면 스피커는 진동판을 통해 동일한 소리를 만들어내는 거죠. 매우 효율적이고 단순한 방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스피커 유닛은 어떻게 진동하게 될까요? 사실은 극히 단순합니다. 먼저 스피커 유닛의 구조를 살펴봅시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무수히 많은 스피커 구조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위의 그림은 스피커 유닛의 구조를 나타낸 것입니다. 오른쪽에는 이른바 오른나사 법칙이 그려져 있습니다. 먼저 스피커 유닛의 구조를 살펴봅시다. 중요한 것은 '보이스코일'이라는 것과 '마그네트(영구자석)'입니다. 이 둘의 관계에 의해 진동판의 운동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움직이지 않는 부분은 바텀 플레이트, 마그네트, 탑 플레이트, 가스켓, 프레임 등등입니다. 이것들은 고정된 부품들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보이스코일과 보이스 코일 안쪽의 보빈과 진동판과 더스트캡은 움직입니다.
중앙에 보면 보이스 코일이 감겨 있는 것이 보이는데 보이스 코일은 돌돌 말려 있는 전선입니다. 물론 얇게 코팅된 전선으로 여러겹 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그냥 허공에 떠 있는 코일은 아닙니다. 그 내부에 보빈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보빈이라는 물건은 일종의 두루마리 화장지 심처럼 생겼습니다. 그 두루마리 화장지 심처럼 생긴 보빈에 얇게 코팅된 전선을 돌돌 감아놓는데 그게 보이스코일입니다. 그리고 보빈은 위쪽 진동판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보빈이 움직이면 진동판이 같이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이때 진동판의 바깥쪽에는 둥글게 고무 재질의 물렁한 것이 둘러져 있는데 이 고무 재질이 가스켓과 연결됩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가스켓은 움직이지 않는 부분이라서 스피커 인클로저에 고정되어 있고, 안쪽 진동판은 움직이기 때문에 그 사이에 얇은 고무로 된 부분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이를 엣지라고 합니다. 오래된 스피커는 이 엣지가 삭아서 구멍나기도 하죠.
대략 이해가 된다면 오른쪽 그림을 보면 오른나사 법칙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것은 전류가 도선에 흐를 때 자기장이 저절로 생겨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기가 흐르면 자기장이 무조건 생겨납니다. 신기한 일이죠? 물론 그 이유는 자기장과 전기장은 원래 같은 것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솔직히 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학 물리학의 전자기학을 제대로 공부해야 할테고 그보다 더 원리적인 측면을 이해하려면 양자역학을 공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앙페르가 200년쯤 전에 알아내게 된 것이 바로 이 오른나사 법칙입니다. 전기가 오른손 엄지손가락과 같은 방향으로 흐르게 되면 이 도선의 주위로 다른 손가락을 감아쥔 방향으로 자기장이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원리로 스피커는 작동하게 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위의 그림과 같습니다. 먼저 왼쪽 그림을 봅시다. 보이스 코일에 전류가 흐르는 것을 표시했습니다. 빨간색 전류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물론 코일 여러가닥이 돌돌 말려 있으니까 보이스 코일에는 여러층으로 전류가 흐르게 됩니다. 아무튼 이 그림에서 보자면 전류(빨간색)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릅니다. 그러면 위의 오른나사 법칙에 따라 자기장이 위에서 아래로 만들어집니다. 이를 파란색은 S극 빨간색은 N 극이라 할 때 영구자석과 보이스 코일에 의해 만들어진 자기장은 서로 위아래가 같아집니다. 즉 서로 밀어내게 되는 것이죠. 그 결과 보이스코일에 위로 올라가려는 힘이 만들어지고 보빈이 위로 올려지면서 진동판이 위로 올라갑니다.
이제 오른쪽 그림을 봅시다. 전류의 방향이 반대가 됐습니다. 보이스 코일에 보면 파란색 전류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흐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다시 오른나사 법칙에 따라 아래쪽은 파란색 S극, 위쪽은 빨간색 N극의 자기장이 형성됩니다. 그러면 영구자석과 극성이 서로 다르게 되죠. 그러면 위로 올라갔던 보이스코일은 중심에 맞추려는 힘을 받아 아래로 내려옵니다. 물론 보이스코일은 보빈에 감겨 있으니 보빈이 아래로 내려오고 이는 진동판이 아내로 내려오는 결과로 이어지죠.
사실 이게 스피커 유닛이 움직이고 진동판이 전후 운동을 하고 소리를 만들어내는 원리의 전부입니다. 원리적으로 따지자면 200년전 앙페르가 발견한 전류와 자기장 형성의 원리를 이용한 것 뿐입니다. 그 원리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정말 너무 단순합니다. 이 원리는 전기 모터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외로 스피커 유닛의 구조에서 움직이는 부분들은 가벼워야 합니다. 그러니까 보이스코일, 보빈, 진동판 이 세가지가 가벼운 것이 당연히 좋습니다. 가벼우면 보이스코일이 전류를 받아 움직이는데 수월하고 관성도 더 적게 생기기 때문입니다.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움직이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한번 한쪽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을 때 이를 멈추게 하는 것도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이 움직이는 파트의 무게는 굉장히 가볍습니다. 트위터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실크 돔 트위터의 경우 0.25g 정도로 매우 가볍습니다. 그리고 또 우퍼로 아주 많이 사용되는 7인치 우퍼의 경우에도 15~20 그램 밖에는 안됩니다. 그렇게 가벼워야 가속 제동이 다 좋겠죠. 자동차나 비슷합니다. 반면 진동판 자체는 단단하고 변형이 적어야 합니다. 위 그림에서도 보면 보이스코일이 감긴 보빈이 위의 진동판과 연결되어 있는데, 보빈이 빠르게 진동할 때 진동판이 변형없이 보빈의 움직임과 동일하게 움직여줘야 합니다. 만약 진동판의 재질이 약하다면 진동판은 펄럭펄럭 움직이게 될 것입니다. 얇은 책받침을 흔들면 책받침이 휘어지면서 움직이는 것과 동일합니다. 그래서 진동판은 단단할수록 좋은데 무게가 가벼워야 하니 두께는 얇으면서도 강성이 높은 소재를 선택하게 됩니다. 뭐 그렇다고 강성이 엄청나야 되는 것은 아니라서 우퍼의 경우에는 펄프 계열도 많이 사용됩니다. 작은 유닛인 트위터의 경우에는 이게 더 중요하게 여겨져서 재질이 상당히 다양한데 심지어 다이아몬드 돔 트위터도 존재합니다. 보통 한조에 300~600만원 정도 하는데 정확히 어느 부분이 다이아몬드인지 그리고 소리가 얼마나 좋을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다음 3편에서는 인클로저와 네트워크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역시 원리적인 측면입니다. 스피커 유닛의 작동 원리는 꽤나 잘 알려져 있고 검색을 통해서 잘 알아볼 수 있는 것인데 다음편의 인클로저와 네트워크의 작동원리는 그렇게 쉽게 찾아지는 것들은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정전형의 경우는 소리가 확실히 다를까요?
헤드폰은 좀 차이 나는 것 같기는 하던데 스피커는 헤드폰보다 구경도 더 크니 차이가 많겠지요?
그럼 저도 다큐질문 하나!
-보통 드라이버의 크기가 클 수록 음질에서 유리하다고 하는데
드라이버가 클수록 보이스코일이나 진동판은 무거워져서 오히려 불리해지는것으로 보입니다. 왜 드라이버가 크면 클수록 음질에서 유리할까요?
공기의 압력을 형성하는 효율도 콘 형태보단 떨어질 것 같고요.
중간크기 유닛을 보통 스코거라하는데 그정도 유닛으로 중고음을 담당하게하면 지향성에 유리하지요 크기가 작아도 당찬소리가 납니다. 우퍼는 지향성이 매우작아 적당히 앞에 하나만놓아도 충분합니다. 서라운드 구성에 자리를 많이차지하지않아 유리하긴 하고 보급형에 많이 있긴하지만 좋은 조합은 비싸구려보다 더 좋은 소리도 만들어줍니다. 인클루져의 다른 기능은 전시효과지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