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생활하는 장소의 습도는 중요합니다. 특히 비염이 있다면 습도는 삶의 질에 크게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습도를 높여주는 가습기는 고르기 어렵습니다. 장점과 단점 그리고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초음파 가습기의 위험성이 화제가 되고 여러 대안을 찾으면서 공부한 내용을 공유합니다. 괜히 이 글을 읽으신다면 가습기 고르기 더 어려워지는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바쁘신 분은 글의 마지막에 요약 읽어주세요.
가습기는 '물' 혹은 '습기'를 조절하는 기계나 물건으로써 반드시 세척이 중요합니다. 물이나 가끔 채워주는 편한 가습기를 찾으신다면 추천 드릴 가습기는 없습니다. 굳이 추천 드린다면 DIY 가습기가 있겠네요. 따라서 '가습기를 산다' 혹은 '가습기를 사용한다'는 말은 '때로는 냄새나고 귀찮은 가습기 청소를 매주 한다'고 이해하면 편합니다. 가습기를 사용하는 길은 똥 밭을 지나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만큼 귀찮고 짜증나는 일입니다.
가습기 방식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물을 끓여 수증기를 만드는 가열식, 분무기에 물을 넣고 뿌리는 초음파식, 젖은 수건을 말리는 기화식입니다. 복합식? 이라는 종류도 있는데 대체로 초음파식과 기화식(혹은 가열식)을 섞은 것입니다. 복합식은 단점+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마다 선호하는 스타일이 다르므로 가습기 방식을 고를 때는 다음 세 가지 중 하나를 포기하면 편합니다.
1. 저렴한 전기요금 = 전기요금이 많이 나온다.
2. 풍부한 가습력 = 습도가 기대한 것 만큼 올라가지 않는다.
3. 잠재적 폐 손상에 대한 민감도 = 나중에? 잠재적 폐에 손상이 간다. (어디까지나 가능성입니다.)
1) 저렴한 전기요금을 포기 했을 때
가열식 가습기입니다. 물을 끓여서 순수한 수증기를 만들어 가습하는 방식입니다. 끓이면서 살균이 되고 훈훈한 수증기를 만들어 가습하므로 폐 건강에 안전하고 겨울에 쓰면 약간의 난방 효과도 볼 수 있습니다. 가습력도 다른 두 가지 방식에 비해 우수합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물을 끓이기 위해 필요한 전력 소모가 큽니다. 가열식은 시간당 200~300w를 사용하는데 라이젠 3600+ RTX 2070S가 장착된 고성능 컴퓨터로 70~90% 부하를 주며 게임을 하는 전력 소비와 비슷합니다. 웹서핑을 한다면 3~4대의 컴퓨터가 돌아가는 것이죠.
그 외의 단점은 수증기의 온도입니다. 물을 끓이므로 배출 되는 수중기의 온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최소 50도 이상의 수증기를 뿜어내는데, 아이나 반려동물이 있다면 화상에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물을 보충하거나 세척을 위해 가습기를 끄고 식혀주는 시간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소음입니다. 물을 끓이는 특유의 소음이 타 가습기에 비해 큽니다. 전기포트에서 물 끓는 소리가 날 수도 있습니다. 수면을 취하는 침실에 둔다면 소음 때문에 거슬릴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밥솥형 가열식 가습기가 있는데 밀폐된 구조 덕분에 소음이 많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전력 소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르x 플러스 가열식 가습기(밥솥형, 20만원 대)는 시간당 800w먹는 괴물이네요.
2) 풍부한 가습력을 포기 했을 때
(자연)기화식 가습기는 젖은 수건을 말리는 것과 동일한 원리 입니다. 세세하게는 필터(수건) 만으로 가습하는 방식, 필터에 펜(선풍기)를 추가한 방식, 필터 대신 디스크를 사용하고 펜을 추가한 방식(에어워셔)이 있습니다. 우선 가장 안전합니다. 물 속에 포함된 세균이나 무기질은 그대로 남고 순수한 수분만 자연스럽게 혹은 선풍기 바람에 의해 증발하며 수분을 맞춰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공기 중에 이미 습도가 충분하다면 자연스럽게 가습이 되지 않기도 하죠. 습도 높은 여름에 젖은 빨래를 말리는 것과 동일합니다.
전력 없이도 가습이 가능하며 펜(선풍기)을 이용하므로 전력 소비도 적습니다. 제작하기도 편리합니다. 수경 식물로 대체할 수도 있습니다.
단점은 가습력이 아쉽습니다. 자연친화적?인 스타일이라 절대적인 가습력은 조금 뒤쳐집니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자작이 가능하니 양으로 승부하면 좋습니다. 대신 세척할 양도 많아집니다.
매개체(필터나 디스크)에 세균이나 무기질이 남으므로 오래 방치할 경우 냄새가 납니다. 걸레 냄새가 납니다. 붉거나 노란색의 곰팡이가 피기도 합니다. 종이 필터는 교체, 천 재질의 필터는 세탁 혹은 교체, 디스크 형식은 모든 디스크를 분리하여 세척해야 합니다. 특히 디스크 방식 세척 난이도가 높습니다. 단, 식기세척기가 있다면 식기세척기로 세척해도 됩니다. (제품마다 다르므로 주의)
펜이 있는 가습기라면 펜 소음에 조금 거슬리기도 합니다. 풍량을 줄이면 가습력이 줄어드니 아쉽습니다.
샤오미 미에어가 있다면 상단에 부착하여 공청기 바람으로 수분의 증발을 유도하는 제품도 있습니다.
3) 폐 손상에 민감하지 않다면? (어디까지나 가능성)
초음파 방식의 가습기는 물을 초음파로 때려 작은 물 알갱이를 뿌리며 가습합니다. 분무기를 허공에 뿌리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소음도 적습니다. 구조도 단순하여 세척이 편리합니다. usb포트만 있으면 될 정도로 전력 소모도 적습니다.
하지만 세균과 무기질이 포함된 미세한 물 입자가 폐로 들어갑니다. 상황에 따라 폐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물을 공기중에 뿌리는 것과 동일하므로 공기청정기와 같이 쓸 수 없습니다. 무기질이 떠다니므로 미세먼지? 수치도 올라갑니다. 백분 현상(물속에 용해되어 있던 무기질 성분이 정전기를 띠는 가전제품에 들러붙어 자국이 남는 현상)도 있습니다.
위 세 가지 가치 중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잠재적 폐 손상(일말의 가능성이 있더라도)이므로 초음파 가습기를 잘 추천하지 않습니다. 굳이 선택하신다면 구조가 간단하여 매일 세척이 가능한 제품으로 고르세요.
요약
다음 세 가지 중 하나를 포기하세요.
1. 저렴한 전기요금 >> 가열식 가습기
2. 풍부한 가습력 >> (자연)기화식 가습기
3. 폐 손상에 대한 민감도 (어디까지나 가능성) >> 초음파 가습기
* 가열식 가습기
장: 가습력, 무해, 훈기
단: 전기요금, 온도, 소음
팁: 뜨거운 증기가 닿는 곳이 스테인리스 재질인 제품이 더 깨끗함
* (자연)기화식 가습기
장: 무해, 전기요금, 습도조절
단: 아쉬운 가습력, 냄새, 소음
팁: 여러 개 배치하면 가습력도 아쉽지 않음
* 초음파 가습기
장: 저렴, 간편, 저소음
단: 잠재적 폐 건강(가능성 있음, 논란의 여지 있음), 공청기 사용 불가, 잦은 세척, 백분 현상
팁: 세척이 제일 간편한 제품
글쓴이 추천
자연기화식(다수)과 가열식(1) 조합으로 큰 친구 하나 보다는 작은 친구 여러 개를 곳곳에 배치
글쓴이 추천 제품
사진에 있습니다. 언급은 안 할게요.
근무 시간에 시간이 남아서 썼는데 글이 길어 졌네요. 퇴고는 다음에...
라는 헤드라인이 모든 초음파 가습기를 사용하면 건강에 해롭다는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쓰신 글 내용처럼 상황에 따라 그럴 수도 있는 것인데도 불구하고요.
정보 감사합니다
전 이미 가열식 쓰고 있는데, 매일 세척하다가 하루만 빼먹어도 석회 엄청 들러붙어서 세척이 단점이라고 생각했지요.
근데 어디서 보고 정수기 물로 돌려보니 일주일에 한번 세척하는데도 석회 거의 안생깁니다.
지금은 가열식 좋아해요 ㅋㅋ
초음파 = 폐건강X 이건 너무 간거 같습니다.
솔직히 공포마켓팅도 한몫하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공청기 조합이 힘들어서 더더욱 안쓰고 있습니다.
2대나 쓰고 있습니다만, 쓰신 글 같이 초음파 가습기가 유해하다!라고 말씀하시는 글들 보면 불안하기도 합니다.
몇몇 기사를 살펴보았지만, 딱히 밝혀지지 않았다 정도 입니다.
[팩트체크] 가습기 틀면 치솟는 미세먼지 수치…유해할까?
https://www.yna.co.kr/view/AKR20181212129900502
조금 발췌하면,
'미세먼지로 측정되는 것이 대부분 물방울 입자라 하더라도 수돗물처럼 광물질이 많이 든 물을 초음파 가습기에 쓰면 물속 광물질이 공기 중으로 퍼지는 것은 사실이며, 이것을 코로 들이마셔도 인체에 무해한지에 대한 의문은 남을 수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보면 이것이 유해하다는 결론을 내리기는 힘들어 보인다.'
요정도 까지 입니다.
[소탐대실] '수돗물 가습기 미세먼지 뿜는다' Q&A
https://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606956
부분 발췌
----
■ 미네랄이 호흡기로 들어가면 왜 나쁜가?
건강 때문에 따로 챙겨 먹기까지 하는 미네랄인데, 왜 가습기에서 문제가 되는지 궁금하다는 댓글이 많았다. 임종한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는 소화기와 호흡기의 흡수 기전이 달라서 그렇다고 했다. 미네랄이 소화기로 들어가면 흡수를 통해 걸러지는 부분이 있지만, 미세먼지 형태로 호흡기에 들어가면 입자 그대로 폐포까지 도달한다는 것이다.
[임종한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소탐대실 실험에서 검출된 금속 성분의 농도도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만성적 손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돗물의 미네랄 자체가 위험하다는 게 아니다. 물로 마실 때는 괜찮다. 다만 호흡기에도 안전한지는 단정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추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초음파 가습기를 통해 미네랄이 공기 중으로 퍼졌을 때 호흡기로 들이마시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 가열식, 자연 증발식 가습기는 괜찮나?
초음파 가습기에 증류수나 정수기 물을 사용하고 깨끗하게 유지관리 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 그래도 걱정된다면 가열식이나 자연 증발식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도 대안이다. 물의 입자가 공기 중에 퍼지는 초음파 가습기와 달리, 이 둘은 증발을 통해 가습을 하기 때문이다. 미국 환경보호청도 가열식, 자연 증발식 가습기가 공기 중에 미네랄이나 오염 물질을 적게 발생시킨다고 했다.
----
넵 저도 저글은 읽었는데 여기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정도만 이야기 해줘서..참..
이런 부분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되어야 피해자가 안나올 텐데요..
여튼 다양한 정보 감사합니다.
팬 있는 제품들은 초음파식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기화식은 습도가 높아질 수록 증발량이 줄어듭니다. 습한 여름에 젖은 빨래 말리는 것 처럼요. 초음파식은 강제로 물을 뿌리므로 증발량(분무)이 유지가 됩니다. 대신 바닥이 흥건해지죠 ㅠㅠ
제가 집에 거실 4way 초음파 가습기 + 안방 기화식 가습기를 쓰고 있습니다.
사용해보시면 아시겠지만 기화식 가습기의 경우 일반적으로 저소음 풍량에서
습도에 따라 시간당 300~500cc 까지도 날아갑니다.
일반적인 초음파 가습기와 가습량이 비슷하거나 습한날에는 더 높게도 나오기도 합니다.
필요이상으로 습도가 올라가면 거의 필연적으로 결로가 발생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습도가 높아질수록 증발량이 줄어드는것도 장점으로 평가하고는 있습니다.
대충 봄/가을 밖에서 놀기 좋을 때가 지내기 딱 좋은데요, 온도로는 약 20도 초반, 습도로는 40-50% 정도가 좋습니다.
그나마 넓은 공간에서는 가습을 양껏 해도 습도가 무지막지하게 오르기 쉽지 않지만, 보통 잠 자는 방은 작기 마련이라 문 닫고 가습기 세게 돌리면 습도가 치솟습니다. 그러다보면, 결로가 생기고, 안 보인은 곳이 습해져서 곰팡이가 자라고, 그러면 오히려 호흡기에 더 안 좋게 됩니다.
항상 과유불급이니, 어떤 종류로 사용하시더라도 깨끗하게 잘 관리하시고,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조금만 더 신경 쓰시면 좋습니다. :)
단점은 필터를 일주일에 한번씩 물로 청소하는거네요
/Vollago
미세먼지 측정기의 한계로 측정되는 것 뿐 폐에 악영향을 끼치기 어렵습니다.
폐에 들어가 봤자 녹아들 뿐입니다.
다른 미세먼지와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2. 미네랄은 제거가 매우 쉽습니다.
아마존에서 제로워터를 사시면 됩니다.
브리타와 비슷한 정수기인데 사용하면 TDS를 0으로 만들어 줍니다.
TDS가 0이 되기 때문에 측정기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추가적으로 세균 번식도 매우 줄어서 청소주기가 2-3배 정도로 늘어납니다. 그리고 누런 물때?(또는 석회)도 끼지 않습니다.
즉, 청소도 쉽고 가습량도 많고 전기도 적게 쓰는 가습기가 됩니다.
윤남택은 제 기억에는 전기전도도 방식이었던 것 같은데요.
미네랄이 없으니 전도도가 떨어져서 그럴겁니다.
얘기하신대로 초음파의 단점이 많이 없어지죠 :)
아마 나오는 물방울 크기도 작아질 겁니다. 큰물방울이 만들어지는게 물속 이온때문인데 이온이 없어져서요.
초음파 가습기에서 취약한 부분은 가습기 자체의 비 위생요소(미생물 번식, 세척 불량 등)아닐까요.
오 제품명을 알 수 있을까요?
생각나면 청소하는 편입니다. 뜨거운물에 구연산 넣어놓으면 석회질이 많이 없어지더라구요
애초에 가열식과 초음파식은 안하기로 하고, 디스크형 자연 기화식 가습기만 비교해봤죠.
http://www.consumerskorea.org/press/reference?pageid=9&uid=463&mod=document
디스크 청소는 식기세척기로 합니다. ^^
일년에 한두번은 락스푼물에 하루동안 담궈 두고요.
3가지 유형 다 써보고 느낀 장단점이 전부 저랑 일치합니다.
결론은 완벽한 제품은 없는 듯 하고,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환경을 먼저 파악하고 결정해야 할 문제인듯 싶어요.
예를들어 아무리 1번이 좋다한들 어떤분들은 전기세가 부담이고 아이가 접근하기에 걱정된 환경이라면 피할것이고, 두개 문제가 전혀 문제 없는 패턴이시라면 1번일 수 밖에 없지만 소음은 가져가야한다는 식으로 최소한의 단점을 끌어안는 제품군으로 가야할 상황밖에 되지 않는 듯 합니다 🤧
청소도 그냥 물에 락스 한두방울 타주면 끝
전 기화식에 정착했습니다.
전기요금은, 라디에이터 + 가습의 개념으로,
난방비용이라 생각하니 크게 아깝진 않더군요.
실제로 보일러 거의 안돌리고 가열가습 + 온수매트 조합이면
-15도까진 문제 없더군요.. (집이 채광/단열이 좋긴 합니다.)
전기사용량도 한달 280kwh 안밖이라 누진도 세지 않고..
요즘 기화식이 600ml때 제품이 많아졌어
기화식이 가장 좋아요
전력도 10w대 저적력이고
기본적으로 세균보다 작은 수분이 날렸어 세균 문제도 없고
냄새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필터 방식으로 바꾸면서 많이 해결했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유일하게 과습이 잘 안되고 구조상 습도가 잘 퍼고
습도 조절 능력이 가장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