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이게 뭐라고 힘이 되네요 ^^'''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가구에 관심이 많은 구)크래클러즈 현)그레그 입니다.
요즘 것들이 바라는 라이프스타일 이라는 다소 이상한 주제로
가구에 대한 콘텐츠를 좀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요것바라: 대단할 것 없어 뵈는 대단한 가구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예전 한남동 일신빌딩에 위치한 IT 회사를 다닐 때 로비에 정체모를 벤치가 있었습니다. 저희 회사 직원들은
IT 회사 답게 매우 자유분방한 컴퍼니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고 있었는데
안타깝게 그 빌딩 회장님의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급기야는 반바지 금지, 칫솔 입에 물고 다니기 금지, 슬리퍼 금지 등 사내 건물에서의 금기가 생길 정도였고
이를 어기고 싶다면 제주도로 발령을 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중 로비에 있는 그 벤치에 커다랗게 앉지 말라는 공지가 붙었습니다.
다들 뭐 저리 무식한 돌덩이 벤치가 있나 정도였는데 자세히 관찰하니
…. 무려 자하하디드의 작품이었었죠. 머 끝까지 그 사실을 모르고 지나간 사람도 있고
때마침 동대문 디자인 프라자 덕에 관심을 가지고 본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 경우와 마찬가지는 아니더라도 이런 경우는 퍽 자주 있습니다.
비슷한 예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도 나옵니다. 사실 영화 초반부만해도 저는 비서 앤헤서웨의와
같은 입장이었습니다.
편집장이 거의 같은 색의 벨트를 두고 고민할 때 ‘꼴깝하네’ ㅋㅋ그게 그거지 하는 마음이 제 마음이었거든요.
그런데
편집장의 일갈을 듣고 생각이 조금 바뀌고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결국 앤헤서웨이가 입은 옷도 어떤 컬렉션의 핵심 컬러로 탄생했고 그 결과로 저렴하게 대중들이 입을 수 있는
컬러가 됐다 뭐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허세라고만 생각하던 비싼 것들(?)이 보편화 되면서 어떻게 일상을 바꾸었는지에 대해 궁금해진 거죠.
또 일반 대중까지는 몰라도 인문학적 관점에서 그 것, 오리지널리티에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사회상과 남다른 지향점을 알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그 결과 그렇게 대중적이 된 것이고요.
우리 주의에도 매우 많습니다.
몰라서라기보다는 그 가구, 의자가 어쩌면 모더니즘에 걸맞는
즉 의도대로 제대로 쓰이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1. 앵글포이즈 1227 램프 (1935-)
이 스탠드는 사실 이케아만 가도 쉽게 볼 수 있는 구조의 데스크탑 스탠드입니다. 이케아가 멀면
을지로 전파사만 가도 만원 안짝에 요런 작업 램프를 살 수 있습니다.
픽사 로고에서 재치있게 움직이며 시선을 끌기도 해서 눈에 더욱 익숙할 겁니다.
그런데 이런 것도 처음 구조를 만들고 스프링 장력을 테스트하고 갓의 모양을 고민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모양만 봐도 엔지니어 출신일 거라는 예상은 가시죠?
조지 카워딘은 디자이너 출신이 아니라 엔지니어 출신이었습니다. 그는 디자인은 됐고.
어디든 움직여 빛을 비출 수 있는 매커니즘에 걸맞는 제품을 만드는 게 목표였습니다.
그래서 딱 필요한 뼈대만 가진 램프를 만들게 됐죠.,
그가 원하는 어느 곳이든 비출 수 있는 램프는 사람의 팔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근육의 장력 원리를 램프 역학의 기초로 두고 사람이 원하는 곳에 비추어주는 듯한 데스크램프를 만들었습니다.
이게 전통적인 균형추로 움직이는 것과, 자바라 등으로 움직이는 것과는 매우 다르고 빠르고 정확했습니다.
이는 이과생 특유의 기질로 고도의 수학 방정식을 이용해 스프링의 장력을 찾아 냈기 때문입니다.
이 램프는 그냥 기능 그 자체를 나타내는 모양으로 생겼습니다.
곧 군더더기란 찾아볼 수 없는 경제적인 제품이라는 뜻이죠.
<토이스토리>의 감독이 이 램프를 모델로 픽사 애니메이션을 제작했고 로고로 자리잡습니다.
사실 이 램프는 상업용이었습니다만 이처럼 귀여운 모습과 편리함으로 어디서든 볼 수있게 됐습니다.
초기디자인의 거의 유지되고 있으며 처음 생산한 영국회사가 여전히 생산 중입니다.
2. 해군의자 – 미국 해군engineering team, 에메코 디자인팀, 알코아 디자인 팀.(1944)
<섹스앤더시티>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에 이르기까지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수없이 등장한 익숙한 이 의자가 미 해군에 의해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게 믿겨지시나요?
해군 의자는 전쟁 상황 가운데 개발 됐기 때문에독 특한 형태와 특징을 갖게 된 제품입니다.
1944년에 제작된 해군이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져 해군 의자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바다에서 사용하는 의자는 일반적인 의자와 달라야 했습니다.
소금기가 많은 환경에서 녹슬지 말아야 했고 좁은 잠수함이나 선박에서 사용하기 쉽게 가볍고 구조적으로 심플해야 했습니다. 삭막한 바다생활을 위로해줄 수 있을 정도로 간결하고 명확한 아름다움을 갖추는 것도 임무 중 하나였습니다.
이런 요구조건에 맞는 소재로 알루미늄이 사용되었습니다.
해군 의자는 바다에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심플한 아름다움과 경제성, 그리고 미니멀리즘의 확산과 더불어 가정에서도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군납용 의자가 아니라 민간에서 널리 사랑 받는 스테디셀러가 되었음을 의미했죠.
이후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자원 재활용 문제가 부각되었을 때 해군 의자는 100% 재활용 알루미늄을 사용해 제작 되기 시작합니다.
이후 뜻밖의 제휴가 이루어집니다. 상대는 음료의 제왕 코카콜라. 음료수 용기로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던 코카콜라는 친환경기업이라는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해군 의자를 제안했습니다. 그 결과 만들어진 의자가 해군의자 111모델.
무려 80년 가까운 시간동안 긴 생명력을 가진 해군의자. 또한 새로운 환경에 맞추어 진화하는 의자. 좋은 디자인의 가구가 우리의 삶 속 다양한 방면을 채우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3. A 체어 – 자비에 포샤르 / 톨릭스(1934)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를 사용한 톨릭스의 A 체어는 인더스트리얼 무드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결과물이었습니다.
이 의자는 정말 어디에서든 쉽게 보입니다. 그만큼 가짜도 많지만 뭐 차이는 없습니다.
실용성에 뛰어난 디자인까지 갖춘 이 제품은 당시 수많은 아류를 양산할 정도로 즉각적이고 광범위한 호응을 얻었습니다. 당대 유럽의 카페는 거의 A 체어로 채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로부터 약 90여년 동안 아이코닉한 디자인의 의자는 여전히 높은 인기를 자랑합니다.
뛰어난 내구성의 철제 가구처럼 브랜드의 명성도 시대의 변화와 상관없이 견고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남동에 위치한 동명의 카페 겸 가구 판매점도 이 이름을 땄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의자는 20세기의 가장 성공적이고 친숙한 가구 디자인 중 하나지만, 화려한 디자이너의 세계와는 완전히 거리가 멀었습니다. 실제로 이 의자는 프랑스의 소박한 배관공의 작업장에서 유래했습니다. 1933년 프랑스 사업가인 자비에 포샤르는 자신의 성공한 부르고뉴 제작 공장에 톨릭스라고 하는 금속판 부서를 만들었습니다. 1년 후, 프랑스 부르고뉴에 기반을 둔 톨릭스는 모델 A 라는 야외용 의자를 출시했습니다. 포샤르의 디자인에 따라 제작된 죔쇠가 달린 금속판 가구 제품군의 하나였습니다. 1956년, 자비에의 아들 장 포샤르는 모델 A에 팔 부분을 추가해 A56 의자를 만들었습니다.
금속관 모양의 틀을 두고 가운데 등판과,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며 벌어지는 우아한 다리가 더해지는데, 기능성과 장식을 반짝이면서 현대적인 느낌으로 발전시킨 것입니다. 2차 대전 이후 전쟁 특수 속 제트기 시대 스타일과의 결합.
시트에 있는 장식적 구멍은 물 빠짐을 위한 것이며, 의자 다리의 홈은 의자를 안정감 있게 쌓도록 합니다. 기본적인 강철 마감 제품에 더해, 단순한 모양새는 시장 성공의 핵심 요인입니다. 톨릭스는 현재까지도 A를 계속 생산 준입니다.
4. 옴스택(Omstak) 의자, 디자인: 로드니 킨스먼, 1971년 / OMK디자인
"디자인 요소를 충분히 채워서 시작했다면,
그다음엔 생략하는 것이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
로드니 킨스먼은 1970년대 하이테크 스타일을 명백하게 표현하는 영국 디자이너입니다. 그는 옴스택 의자는 ‘고품질, 저비용의 아름답고 실용적인 제품을 산업용 재료와 생산 시스템을 사용해 대규모로 생산 한다’는 1970년대의 가구 제작 신조를 가장 우아하게 환기한 제품을 디자인 했습니다. 다양한 색상의 페인트로 마감한 제품을 코팅해 강철관 틀에 부착 했는데, 이 의자는 쌓거나 줄지어 고정할 수 있었기에 비용과 유행에 민감한 개인, 기관 구매자들의 인기를 모았습니다. 킨스먼은, 경제적 불확실성 시대에는 저비용 다목적 제품만이 사장의 관심을 모으게 되리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젊은 소비자들을 중요한 구매집단으로 생각했으므로, 의자는 스타일의 요구뿐만 아니라 경제적 요구도 만족시켜야 했던 것이죠.
이 목적을 위해 그의 조언을 실행한 OMK 디자인은 산업용 재료와 저렴한 생산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실내외 모두에서 사용하도록 제작된 킨스먼의 옴스택 의자는 여전히 생산되고 있습니다.
위 내용은 영상으로도 만들었습니다. 거의 비슷한 내용이라 글로도 충분할 거에요.
꾸준히 아카이빙하려고 합니다.
이글을 미리 읽었다면 잘살펴볼껄
그분 작품이 한남동에 있을줄이야
루이스폴센의 ph5라는 넘이 있는데 이게 100년전에 설계된 넘이고 지금은 유사한 디자인이 꽤 많습니다.
루이스폴센의 설명을 보면 조명이 단순히 밝게 한다는 것만이 아니라
조명을 바라보는 사람이 눈이 안부시게 하는 것도 다 계산하고,
공간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빛을 새어나오게 하느냐도 디자인한다는 생각이더군요.
즉, 단순히 밝게 한다는것에 더해서 공간을 설계한다는 개념도 들어가는것이죠.
저런 관점에서 조명을 보니 좀 더 많은게 보이더군요. PH5는 저희 집에 너무 커서 다른 루이스폴센을 선택했고, 좀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만족하는 조명중의 하나입니다.
엥글포이즈는 내구성이 너무 심하게 안좋더구요..
흔히 보던 의자에 저런 사연이 있었네요. ㅎㅎㅎ
조명과 가구는 짝퉁에 정말 둔감한 분야라고 봐야죠.
시중에 비싸지 않은 가구들 중에, 많은 의자의 디자인이 알고보면 어떤 명작의 유사품인 경우가 많더군요.
다음편 기대할께요
정품과 가품의 차이는 천지차이죠.
한 10몇년전에
이쁜디자인에 혹해
당시 학생신분으로 거금을 주고 구매한 스탠드였는데
외국 영화같은데 많이나와서
깜놀했더랬죠^^
우리가 익숙한 디자인의 원류를 찾고
기억하는것이
우리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지키는 것 만큼
중요하지 싶습니다.
감사합니^^
솔직히 너무 재미있네요 ^^
이런 간단하고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막상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은 항상 공감합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저 장면 되게 기억에 깊게 남아있어요 ㅎ
개인적으로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은 의자들은 바우하우스 기조의 대량생산에 적합한 디자인이 많았는데
포스트 모더니스트에 가까운 자하하디드나 론아라드 로스 러브그로브같은 분들의 의자는 대량 생산 자체가 어려운 디자인이라서 이것이 대중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서 논의해보는것도 재밌을것 같습니다!
디자인 토론 매우 좋아합니다!^^
베르너 판톤의 판텔라가 눈부시지 않으면서도 얼마나 환하게 밝히는지
폴 헤닝센의 조명이 전구의 조명이 눈알은 찌르지 않으면서도 갓사이로 빛을 뿝어내는게 얼마나 예쁜지 ..
톨로메오의 팔 각이 얼마나 엣지있는지..
나이들면서 아름다움의 가치에 대해 한번더 생각해보게 됐어요.
윗분 말씀대로 재밌고 유익하네요.
전편도 잘 읽었는데 후편도 기대하겠습니다!
회장님 금기 사항 중 '칫솔 물고 다니지 않기'는 동감하네요 ^^;;
이 모양을 해군의자라고 하는지 처음 알았네요 ㅎㅎ
집에 다른 좋은 의자가 몇 개 있는데 결국 이 해군의자에 앉게 됩니다.
정말 편해요~
가격도 싸고 모양도 이쁘고
스크랩 꾹. 다음편도 기대 :)
잘 읽었습니다. 그래도 이런 류의 제왕은 요 모노블럭 의자인거 같아요 ㅎㅎ
80년대 'AA스쿨'의 큰 성과는
파리의 그랑 프로제에 무명(?)의 버나드 츄미가
당선을 했다는 건데, 덕분에 동료들은 큰 복록을
누렸죠.
그 중에 별 작품이 없었던 '하디드'가 이후
덕분에 크게 주목받지 않았나 합니다.
그런데 하디드에게 그 기반을 만들어 준건,
놀랍게도 일본애들의 이상한 추종이에요.
인터내셔널 페임은 결코 눈으로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특히 당시 오세훈 시장의 선택은
'수의계약'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하고,
특히나
크리스티앙(하디드의 기술이사)이 터무니없는
부분을 지속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애썼다는 것도
간과할 일은 아니죠.
개인적으론
디자인 사의 무식 오점 세가지 중의 하나라고 봅니다.
(제 일번은 말할 것도 없이 교보 광화문 사옥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