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은 한국 IT산업을 대표하는 3대 그룹, 즉 삼성·SK·LG들에게 있어 대단히 즐거운 한 해였습니다. 3사는 조금씩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공통적으로 타이트한 수급으로 인한 부품 호황, 그리고 세트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한국의 주력산업이자 IT기기에서 가장 중요한 출력장치인 디스플레이 역시 예외는 아니었지만, 호실적이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나 수동부품, (일부)완제품에 비해 디스플레이는 1년도 되지 않아 심각한 부진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작년과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이 어떤 원인으로 롤러코스터를 탔는지, 앞으로의 전망과 국가별 디스플레이 기업의 전략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2017년에 있었던 일들 : 역대 최대의 호황
한국의 양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이자 동시에 세계 1,2위의 패널 메이커인 삼성디스플레이(SDC)와 LG디스플레이(LGD)는 2017년 나란히 역대 최대의 실적을 발표합니다. SDC는 34조의 매출과 5.4조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삼성이 그룹 내의 디스플레이 회사들을 합병시켜 SDC라는 공룡을 출범시킨 이후 최대 실적임은 물론이고 패널업계 역사상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엄청난 수익입니다. LGD 역시 매출 27조의 매출과 2.4조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며, LGD 역사상 영업이익이 2조를 넘은 것은 처음이라고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17년에 호황을 맞이한 것은 한국의 패널 업체들만이 아니었습니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기관 DSCC의 자료를 보면 한국, 중국, 대만, 일본 4개국 주요 패널 메이커들의 마진률이 2016년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17년에는 대략 3분기까지 높은 이익을 유지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업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은 대다수의 기업들은 그 이유가 같은데, 유일한 예외가 있다면 바로 SDC입니다. 재밌게도 SDC 외의 기업들이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건 SDC 덕분이기도 합니다.
호황의 비결은 바로 삼성의 LCD 라인 셧다운(Shut down)에 있었습니다. 쉽게 말해 LCD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는 의미지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LCD 시장의 주요 공급자 중 하나인 삼성이 공급을 줄이자 가격이 오른 겁니다. LCD 라인의 중단 자체는 통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후술하겠지만 디스플레이 공장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세대(Generation)가 바뀌고 마더 글라스(Mother-Glass)의 크기가 커지며 노후한 라인은 단가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6년 말에 삼성이 중단한 L7-1은 7세대에 해당되며 단순히 공정 노후화를 이유로 중단시키기에는 그리 오래된 라인이 아니었습니다. 현재 대다수 패널 메이커의 주력 세대는 8세대이며, 이제 10.5세대로 나아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삼성이 L7-1을 중단시킨 것은 OLED로의 전환투자를 위해서였습니다. 즉, 기존에 있던 LCD 라인의 설비를 OLED로 바꾸는 투자를 통해 새로 공장을 올리는 신공장 투자 대비 비용을 줄이고 시간을 단축시키려는 의도였지요.
L7-1은 비교적 최신 공정의 라인이며 생산량(CAPA) 또한 적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이 라인이 LCD 수급 이슈나 기술발전과는 무관하게 생산을 중단하자 전세계 LCD 가격은 폭등했으며, 이에 따라 한국의 경쟁사인 LGD를 비롯해 대만 AUO·이노룩스, 중국의 BOE, 일본의 샤프 등이 연달아 호황을 누리게 됩니다.
앞서 언급했듯 SDC 또한 17년에 패널업계 역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요. 물론 이 실적에는 LCD 라인 중단으로 인한 자기파괴적 호황 또한 한몫을 했습니다만, 그보다 더 주요한 요인은 바로 중소형 OLED 사업의 결실입니다.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합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라이벌 LGD를 포함해 전세계의 다른 어떤 패널 메이커와도 다른 독보적인 존재입니다. 컨퍼런스 콜 등에서 반복적으로 밝히는 사실에 따르면 SDC의 매출구조는 70%의 OLED와 30%의 LCD로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매출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은 삼성이 유일합니다. 삼성 다음으로 높은 OLED 점유율을 자랑하는 LG 또한 현시점에서는 LCD의 매출 비중이 90%에 달합니다.
클리앙 회원 분들이라면 잘 알다시피 2017년은 최초로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폰 X가 출시된 해입니다. 삼성은 아이폰X에 독점적으로 OLED를 공급했으며, 10주년 기념작답게 최고 사양의 아이폰인 X에 적용된 OLED 또한 최고 사양/최고 가격을 기록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는 어디까지나 추정치에 불과하기 때문에 생략하지만, SDC는 지금까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고객사가 전무했던 고사양/고가격의 플렉서블 OLED를 애플에 대량 납품하며 디스플레이 산업의 역사를 새로 쓰는데 성공합니다.
2018년, 짧은 호황의 끝
달콤했던 호시절은 잠깐, 1년이 채 되지 않아서 디스플레이 시장의 호황은 자취를 감춥니다. LG디스플레이는 18년 1분기 983억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6년만에 적자전환했고,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1분기 영업이익 4,100억으로 작년 동기 1.3조에 비해 절반 이상으로 급락합니다. 2분기는 더 좋지 않아서 LGD의 영업손실은 2,000억을 넘어 더욱 심화됐고, 삼성은 1,400억으로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 수준에 그칩니다. 특히 삼성의 작년 2분기 이익은 무려 1.7조원이었기 때문에 90% 이상 하락한 셈입니다.
먼저 살펴본 것처럼 삼성은 여타 패널업체들과 사업구조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SDC가 18년 상반기 장사를 공친 것은 작년에 호실적을 기록한 것과 마찬가지로 중소형 OLED 사업 때문입니다. 양대 고객사 중 모기업인 삼성전자의 상반기 플래그십 갤럭시 S9 시리즈의 판매량이 크게 부진했고, 아이폰 X의 경우 애플의 마진에는 악영향이 전혀 없었으며 판매량 또한 타 플래그십 기기에 비하면 - 특히 높은 가격을 고려할 경우 - 놀라운 수준이었지만 애플이나 삼성디스플레이가 기대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SDC는 애플 물량을 수주받은 이후 아이폰 X의 판매량을 최대 1억 대를 예상했으며, 이로 인한 과잉투자는 OLED 아이폰이 가격저항으로 생각만큼 높은 판매량을 달성하지 못하며 고정비 부담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물론 매출의 30%를 담당하는 LCD의 영향도 있었을 겁니다.
삼성을 제외한 다른 패널 제조사들의 실적이 급속히 악화된 것은 물론 LCD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LCD 가격이 작년에 비해 급락한 원인은 BOE가 대표하는 중국발 10.5세대 투자에 있었습니다.
상기 표는 전자신문에서 정리한 중국(및 폭스콘)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LCD 투자 현황입니다. 투자 규모가 어마어마한 것도 있지만 주목할 만한 점은 바로 세대(G)입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던 것처럼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세대가 올라갑니다. 세대의 차이는 곧 마더글라스의 크기 차이입니다. 기술적인 이슈는 제가 잘 모르기 때문에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마더글라스란 패널 제조의 기반이 되는 유리기판입니다. 세대가 올라간다는 것은 이 유리기판의 크기가 커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글라스의 크기가 커질수록 한 장에서 수취할 수 있는 패널의 양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더 우월한 단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의 자료에 따르면 8G와 10.5G의 면취효율 차이가 15%p에 이릅니다. 10.5G와 그 이전 세대는 말할 필요도 없겠죠. 물론 높은 세대의 공정이 기업 입장에서도 무조건 좋은 일만은 아닙니다. 수율이 낮으면, 즉 생산된 기판을 상업화 시키지 못하면 해당 기판의 크기가 더 큰 만큼 더 많은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생산 난이도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고요. 실제로 BOE를 포함해 중국 제조사들의 경우 10.5세대에서 수율 이슈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화 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입니다.
그보다 심각한 사실은 한국의 양대 제조사들은 10.5세대 LCD 투자를 시도조차 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삼성과 LG는 8세대 라인을 운영하고 있지만 차세대 LCD 라인 투자를 진행할 계획은 없습니다. LGD가 파주에서 10.5세대 LCD 라인을 투자한 이후 OLED로 전환한다는 계획이 있었지만 업황이 극도로 부진하며 이를 철회, OLED로 직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즉 시간이 지날수록 10.5세대에 투자하지 않은 LCD 메이커들(비중국계)는 투자한 메이커(중국계)에 대해 단가 경쟁력에서 상대가 될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2017년의 짧은 호황기에도 증권사 리서치센터나 IT언론 등에서 (한국)LCD 산업의 어려운 미래를 우려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https://www.displaysupplychain.com/blog/key-takeaways-from-6-leading-panel-suppliers-q118-results
http://www.etnews.com/20171213000296
http://news.samsungdisplay.com/13671
추가적으로 lcd, oled 를 작동하는 asic chip인 driver ic 와 display controller chip 이 있습니다. pannel need에 의하여 관련 chip이 기본적으로 사용됩니다.
근래 고급화 추가사양 이 들어가는 chip 이 개발 되고 있습니다.
화질, 응답속도, 화질개선등...
쪽지 확인 부탁드려요 ㅎㅎ
/Voll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