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안와서 맥주 생각도 나고 하기에 글을 올려봅니다.
통풍이라고 하면 중풍인가 싶기도 하고 잘 와닿지 않는데요, 통풍(gout)은 평소엔 괜찮다가 발병하면 발바닥이나 발가락에 유리 조각이 꽉 들어찬 것처럼 엄청나게 아픈 증상을 말합니다.
예를들면 아침에 침대에서 내려와 첫발을 디딜때 갑자기 말도 못할 정도의 엄청난 고통을 느끼며 쓰러질 수 있습니다. 통풍이라는 이름 자체가 "바람만 닿아도 아프다"는 의미라네요 ㄷㄷ
그런데 이 통풍이 주로 맥주 좋아하는 분들에게 발생합니다. 바로 맥주에 잔뜩 들어있는 "퓨린"이라는 성분이 문제인데요. 퓨린이 몸속에서 요산으로 바뀌어 축적되고 혈중농도가 높아지면 마치 유리조각처럼 핏속을 돌며 찔린듯한 고통을 유발합니다.
(혈중 요산 결정체의 모습..)
저도 어려서부터 워낙 맥주를 좋아하고 주로 직장 사람들과 맥주 위주로 마셔댄탓에 젊은 나이에 통풍의 고통을 맛보았습니다. 맥주가 그런 무서운 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배신감이 엄청났어요. 바로 맥주를 끊으려 했는데....
시원한 맥주의 목넘김, 씁쓸한 맛, 탁 쏘는 그 느낌이 계속 생각나서 끊기가 어렵더라구요.
그래서 찾다찾다 찾은것이 일본에 나와있는 "무알콜맥주" 혹은 "퓨린제거 맥주"들입니다.
제가 좋아하는것은 산토리의 ALL FREE와 아사히 제로 프리 인데요. 이렇게 생겼습니다.
캔 표면에 "무알콜" "칼로리제로" "당질제로"라고 적혀있고 빨간띠로 "퓨린체0"라고 적혀있습니다. 이중에 중요한 것은 "퓨린"이 제거돼있다는 것입니다.
현지가격은 캔당 1천원 정도로 저렴한데 아쉽게도 국내 수입하려면 무게 때문에 배송료가 어마어마합니다. 저는 아예 저가항공 타고 일본에 가서 박스채로 사오는데 저처럼 통풍환자나 임산부에게 수요가 꽤 있는편입니다.
회사에서도 맥주 애호가분들에게 이런 얘기를 가끔 하곤 하는데 어느날 누가 그러더군요, 우리나라에도 무알콜맥주 "하이트제로"있는데 그걸 먹지 바보같이 일본가서 사오고 그러냐고...
하이트제로는 요즘 편의점에도 많이 나와있는 무알콜맥주로 이렇게 생겼습니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것은 모든 "무알콜맥주"가 "퓨린제거맥주"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즉, 위의 하이트제로 제품은 알콜을 제거했다 뿐이지 당질이나 퓨린은 제거돼있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정확한 함량이나 공정 여부는 제조사에서 밝히지 않아서 알 수 없지만 표기된 내용만 보면 칼로리가 0 이 아니라서 알콜만 없다 뿐이지 나머지는 그대로일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혹시 "무알콜맥주"는 특이해서 처음부터 퓨린이 없는것 아닐까 생각해봤지만 캔에 적혀있는대로 2줄보리 맥아(malt)를 사용했다면 퓨린이 대거 들어가 있을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상식적입니다.
좀더 조사를 해보면, 지난 5월말에 하이트측에서 국내에 퓨린제거 맥주를 출시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는데 그 기사에 관계자가 아직까지는 국내에 퓨린제거 제품이 없다는 발언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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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을 요약해서 말씀드리자면,
1. 맥주에는 고통스런 통풍을 유발하는 "퓨린"이란 물질이 잔뜩 들어있다
2. 맥주 끊고 일본 "무알콜맥주" 혹은 "퓨린제거맥주(알콜有)"를 마시면 괜찮다
3. 국내 무알콜맥주는 위험하다. 알콜만 없지 "퓨린"은 그대로이다
감사합니다.
통풍이 있는 사람은 퓨린함량을 보고 음식을 가리는게 좋지만
아닌 사람은 고기 단백질 열심히 피한다고 통풍에 안 걸리고 그런거 먹는다고 통풍에 걸리고 그러지는....
통풍에 많이 걸릴까요?
맥주는 퓨린성분이 있긴하지만 마시는 양과 알콜때문에 좀 주의해야하지요.
맥주의 경우는 '효모'가 가장 많은 퓨린을 가지고 있는데,
효모는 아시다시피 '발효를 통해 알코올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첨가됩니다.
그런데 논알콜 맥주는 맥아와 호프는 들어가지만 효모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발효과정을 애초에 아예 거치지 않기 때문이죠.
함유된 칼로리는 맥아와 호프의 칼로리(탄수화물, 당류)에 불과하구요.
당연히 알코올도 없고 가장 큰 문제인 효모도 없기 때문에 퓨린도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혹여 두 식물인 맥아나 호프에 필연적으로 DNA가 들어있기 때문에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애초에 모든 생물은 세포에 DNA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뭔가를 먹으면 퓨린을 필연적으로 섭취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양이 너무나 미미해서 통풍환자라고 해도 신경안써도 될 정도입니다. 밥 한숟가락에 들어있는 양보다 적으니까요.
참고로,
예를 드신 아사히 드라이 제로에도 0~2.0mg의 퓨린(プリン体)은 들어있습니다.
http://www.goodmorningcc.com/news/articleView.html?idxno=3399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3/29/0200000000AKR20160329038100030.HTML
또한 일반 맥주를 끓여서 증류하는 방법의 경우에는 필연적으로 주성분으로 효모가 들어가 있을 것이므로,
제품의 성분표에 '효모'라고 적어야 합니다. 하이트제로의 경우 효모 표시가 없습니다.
걱정 할 필요 없어 보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붙여서 오늘 중이나 내일까지 게시판에 새로 글을 하나 더 파겠습니다.
두 분의 멋지고 건강한 토론 감사합니다. 읽으면서 도움 많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