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묵은 이슈 중의 하나입니다. 영화산업에서의 수직 계열화 문제 말이지요.
최근 대기업의 영화 배급-상영업 겸업을 규제하는 두 건의 법안이 발의되었다고 합니다.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의 논의를 펼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번 글에서는 과연 이 법안이 실제로 통과 되었을 때, 법안이 타겟팅하고 있는 두 대기업- CJ와 롯데 중에서도 한국 영화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CJ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여부에 대해서 나름대로 통계를 가지고 추측해 볼 생각입니다.
주지하다시피 CJ그룹은 CJ E&M과 CGV라는 계열사를 통해 영화 산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루었으며, 한국 영화계에서는 그야말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먼저 그 위상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CJ는 배급-제작 시장에서 관객, 매출액 기준으로 20% 남짓, 한국 영화로 한정하면 40%에 이르는 과점적 점유율을 자랑합니다. 멀티플렉스인 CGV에서도 스크린, 좌석수 기준 거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여담이지만 CJ와 마찬가지로 수직계열화를 이룬 롯데의 급속한 몰락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사실 극장을 갖춘 롯데가 그렇지 못한 쇼박스나 NEW에 비해 실적이 훨씬 좋지 않다는 것만 봐도 수직계열화를 비판하는 논리는 상당히 무리가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만, 이 글의 주제와는 거리가 있으니 생략하겠습니다.
CJ E&M과 CGV라는 개별 기업 측면에서 실적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위가 E&M, 아래가 CGV입니다. 특히 이앤앰의 재무정보는 상당히 인상적인데, 무형의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으로서 굉장히 뛰어난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손익계산서만 보면 몇 차례 손실이 발생하고 이익률도 저조한 편입니다만, 이는 무형자산의 감가상각비 문제로 실제 기업이 손에 쥐게 되는 현금흐름을 보면 거의 매출의 20%를 넘는 현금창출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CGV는 이앤앰보다는 못한 편이지만 역시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양호한 현금흐름을 보여주고 있지요.
그런데 위의 표에는 한 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E&M은 2011년 당시 CJ가 문화 콘텐츠의 생산/제작을 담당하는 회사를 파이널 퓨전(?)하여 탄생한 기업으로 영화 외에도 방송, 음악/공연 등의 다양한 문화산업을 영위하는 종합 콘텐츠 회사입니다. 사업부별 실적을 세세히 분류하면 방송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고 영화사업은 17% 내외로 2,000억 정도의 매출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사실 CJ라는 개별 기업의 실적 이전에 영화 배급/제작이라는 산업 자체의 특성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한 통계가 존재합니다.

영진위의 자료에 따르면, 2006~2015년 10년 동안 한국 영화 전체의 수익률은 7년 동안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 그리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 섹터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제작비를 구간별로 나눠서 투자수익률을 살펴보면 조금 다른 그림이 펼쳐집니다. 80억원 이상의 영화는 26%라는 상당히 괜찮은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앤앰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회사의 평균 영화 제작비는 15년 기준 76.9억이었습니다.
CJ는 영화 배급/제작 부분에서 2,000억 남짓한 매출을 창출했고, 60억 정도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영화 배급/제작이라는 시장 자체에만 한정하면 분명 CJ는 아주 양호한 플레이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산업 자체의 한계를 감안하면 CGV와 비교했을 때 과연 이앤앰의 영화사업부문이 얼마나 매력적일지는 대단히 회의적입니다. 매출액 규모로 보나 이익률로 보나 그렇습니다.
한편으로 CJ가 한국 영화산업의 제작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영진위의 자료를 보면 15년 CJ는 16편의 한국 영화를 배급했는데, 여기에 평균제작비 77억을 단순 계산하면 대충 1,110억 정도의 결과가 도출됩니다. 전체 한국영화 제작비가 4,000억 정도였으니까, CJ라는 단일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4분의 1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제작 노동시장에서 제작비 규모에 따른 노동 환경의 차이도 있습니다. CJ는 업계 최초로 모든 배급/제작 영화에서 '표준근로계약서'를 도입했고, 이런 노력이 아니더라도 제작비 규모에 따른 급여/근로환경 차이는 영진위 조사에서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영화의 배급/제작과 상영이라는 두 가지의 산업은 사기업 입장에서 볼 때 후자를 선호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자연히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된다면 전자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CJ가 전자를 포기했을 때 과연 영비법 개정안을 제출한 의원들이 기대할 만한 결과가 도출될지는 개인적으로는 회의적으로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의지치가 좀 들어가있다고 들어왔죠
실제 E&M의 메인은 방송제작과 광고수입이죠
from CV
법적으로 배급과 상영을 떼넣으면 CJ는 극장 체인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정권이 삼성가와의 세습 잔재 전쟁에서 삼성 손들어주고 CJ가 참패한 후 정부 홍보에 협조한
이력, 그리고 예의 배급력 때문에 그런 애국-개발독재추억 홍보성 영화 흥행시즌 틀어막고
스크린 걸어주기같은 선전 협조가 실제 효험을 봤던 근 수년간 일 등도 어쨌거나 경제적 문제
이외의 배급-상영 분리 입법을 추진해야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CJ가 아니더라도 어차피 영화판은 거의 빈사상태에 빠지면 그제서야 임금문제 찔끔,
시나리오 도둑질한 천만 감독들의 평판 보존용으로 스텝에게 보너스 한턱 쏘기 등 급하면
선심을 베풀었고 조금 더 물러서서 큰 그림을 보면 그런 일의 배경엔 어차피 늘 CJ 등의
대규모 수직계열회사들이 있어왔죠.
수면 위 스타 직급 이외 인력의 생계보장과 임금 문제는 별개의 입법으로 다뤄야 할 사안이며
그나마 CJ나 어느 쪽은 좀 낫다 식은 장기적으로는 아니라고 봅니다.
이건 법적 규제 이런 걸로 한계가 있는 게 위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 80억 이하의 소규모 영화들은 아예 수익 자체를 못 내고 있거든요. 예산이 큰 영화들이 물러나면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지 않겠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중저예산 영화들은 경쟁이 워낙 치열해서 별로 소용이 없습니다. 그리고 사실 국산 블록버스터가 소멸하면 그 자리는 국산 중저예산 영화가 아니라 미국산 원조 블록버스터가 대신하겠지요.
뭐 영화 관계자들치고 수직계열화 규제에 반대하는 분들은 거의 못 본 것 같으니 외부자로서는 어떻게 되도 일단 시도해보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
애초에 산업 자체가 워낙 열악할 수밖에 없는 섹터라는 얘기지요. 사실 미국 영화 노동시장이 한국보다 훨씬 나은 것도 대기업화, 자본의 규모가 커서 그런 측면이 있을 겁니다. 수익률 -20% ~ -50% 찍는 영화들이 얼마나 괜찮은 일자리를 보장해 줄 수 있을지. 뭐 규제를 엄청 빡세게 때려서 제작 영화수를 현재의 10분지 1 정도로 줄이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전체 일자리수는 많이 줄겠군요)
사실 영화판은 어떻게보면 cj 이미경의 자비속에서 커온거죠....
이 쪽 산업이 대기업이 부를 챙겨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