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문득 궁금해진 게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처음 만났는데도 말이 술술 나오고 침묵이 어색하지 않은데,
어떤 사람은 몇 년을 알고 지냈어도 만나고 오면 이상하게 기운이 빠집니다.
그 사람이 나쁘게 대한 것도 아닌데요.
제 나름대로 생각해본 건
- 다음 반응이 예측되느냐 (눈치를 안 봐도 되는가)
- 평가받고 있다는 느낌이 있느냐
- 그 사람이 자기 자신과 편한가 (아니면 그 불안을 제가 대신 관리하게 되는가)
정도인데,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반대로 "나는 어떤 사람에게 편한 사람일까"를 생각하면 좀 아득해지기도 하고요.
편한 사람의 공통점, 혹은 불편했던 사람의 결정적인 한 방 같은 게 있으셨나요?
만약 거기에 타박을 해도 친숙함의 표현인 사람과, 진짜 싫은 티를 내는 사람은 다르고요.
날것의 나를 드러내도 되면 의상도 반팔 반바지에, 재채기도 시원하게 하고, 가족사나 연애사나 정치 얘기도 꺼낸다면,
날것의 나를 드러내서 안되면 의상도 신경쓰고, 태도도 신경쓰고, 대화 주제도 단어 선택도 어조나 표정 등 비언어도 신경쓰겠죠.
여기서 신경쓰는건 모두 에너지입니다. 즉, 에너지를 소비하는 관계인지 아닌지가 편하고 불편하고의 기준이라고 생각하네요.
A. 내가 이 사람에게 기호가 있냐 / 이 사람이 나에게 기호가 있냐
> B. 조심해야 할 사이냐 (눈치)
>> C. 객관적으로 내 모든 모습들이 통용될만하냐 (일반적으로/이사람 외 타인에게도)
예를 들자면
1. 나는 이 사람이 마음에 드는데 이 사람은 나를 그냥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면 성립되지 않습니다.
2. 나는 이 사람이 마음에 들고, 이 사람도 날 마음에 들어하지만 조심해야 할 사이입니다 (썸, 비즈니스로 알게된, 아직은 데면데면)
3. 나는 이 사람이 마음에 들고, 이 사람도 날 마음에 들어하고, 눈치를 조금 덜어도 될 정도로 궤도에 오른 사이지만 '내 그 어떤 모습도 통용이 되는가'
3이 핵심입니다. 아무리 가까워도 소위 시장에서 안통할만한 요소들 (위생이 좀 떨어짐, 약한 매력; 외모, 치장, 목소리 등, 다소 호불호가 있는 태도들; 강한 어조, 과한 농담, 가벼운 스탠스 등) 이 있다면 그 또한 허들이 됩니다.
다수에게 불편한 혹은 어려운 사람이었다고 생각하고,
저 역시 다수가 불편하고 어렵습니다.
저는 제가 원하는 거리에 제가 원하는 모습으로 있어 주는 사람이 편한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은 너무 가까워서 불편하고, 어떤 사람은 너무 멀어서 불편하고, 그런 식이죠.
거기에 더해 제 경험을 추가하자면 두 가지가 더 있습니다.
1) 자기 푸념을 나에게 늘어놓음으로써 자기 마음에 위안을 얻으려는 사람. 말씀하신 3번 유형과 비슷합니다. 저는 그 사람이 듣는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는 생각도 해 가며, 스스로의 어려움은 스스로 다잡겠다는 의지를 나누면 좋겠습니다.
2) 꿍꿍이속이 있는 사람. 이것은 말씀하신 1번 유형과 비슷하네요. 회사 다른 부서 팀장중에 이런 사람이 있는데, 말을 안 할 수도 없고, 그 사람이 말하는 것에 섣불리 맞장구쳐주기도 어렵습니다. 이야기할 때 머리가 많이 쓰이는 사람입니다.
공감 능력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