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와이프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제가 이상한건가 하는 질문에 글을 남겨봅니다.
먼저 저희 와이프와 양가의 부모님들은 자식, 손주들을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인격적으로 훌륭한 분들이란걸 말씀드립니다.
저희 가정은 제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고 와이프는 전업주부이며 아이는 셋입니다.
경제권은 제가 가지고 있으며 와이프에게 매달말일 일정금액의 생활비를 지급합니다.
생활비의 사용범위는 식자재 구입, 가끔 배달음식, 아이들 생활용품, 자잘한 생활용품 구입 외 자율적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 외 크고 작은 모든 부분은 제가 관리하고 있습니다. 가끔 적자인 달도 저축, 부업 등으로 제가 알아서 충당합니다.
제가 경제권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와이프가 생활에 관련 된 부분 외에 경제에 대한 이해가 없습니다.
관심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한 사람만 잘 알고 관리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0세에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모든 생활비, 주거비, 학자금 등을 스스로 해결하며 살았습니다.
독립한 이유는 부모님의 경제 사정 상 저는 학업을 이어 나가야 했기 때문에 도움은 못드리고 독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현재도 부모님과는 경제적으로는 서로 도움은 없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원래 경제 능력이 별로 없으셨고 현재 어머니 혼자 경제 활동중 이십니다.
와이프는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하며 부모님과 살다가 결혼 후 분가 했습니다.
저희 부모님보다는 좀 여유가 있으신 편입니다. 아버님은 은퇴하셨고 어머님이 소소하게 일하고 계십니다.
다음달에 저희가 전세 대출을 받아 이사를 할 예정입니다.
저녁에 같이 빨래를 개다가 와이프가 처가에서 이번에 좀 도와주신다는데 절대 받지말라는 얘기를 꺼냈습니다.
저는 도와달라고 한적이 없는데 아마 저한테 연락해서 몰래 도와주실까봐 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와이프는 장녀인데 자식들이 다 그렇듯 부모님을 매우 사랑합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자식들을 위해 이제껏 많은 희생을 해왔다는걸 잘 아는 효녀입니다.
저는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서 내가 부모라면 자식에게 해줄 수 있을 때, 자식이 도움이 필요한 타이밍이라고 생각이 들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지원해주는게 서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가처분 가능한 자산이 남아 있다면 증여를 받을 것이고 빚이 크다면 상속을 포기 하면 되는 부분이겠지만 그것보다는 필요한 시기에 도와주는게 더 맞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제 자식들에게는 그럴 예정입니다.
와이프는 부모가 이제껏 고생하셨고 은퇴까지 하셨는데 모두 노후 자금으로 사용하셔야지 절대 받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저는 부모님이 말년까지 경제적으로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며 지금 부모님의 노후자산을 위해 가지고 계신 현금의 가치와 자식에게 투자(물론 그런 전제로 자식을 도와주는 부모는 없겠습니다만) 하여 발생되는 미래 가치는 분명하게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런일은 없겠지만) 저희 부모님이 도와주신다고 하면 어떻게 할까? 라고 물어보니 그건 알아서 하라고 합니다.
편협한 생각으로는 우리 부모님이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지 못하는데 부모님을 너무 사랑하고 걱정하는 와이프가 본인의 부모님이 손해를 보는 느낌이라 그러는건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아니겠지요.
가장으로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야겠지만 가끔은 혼자 경제적인 부분을 모두 감당하는게 막막하고 지치고 외로울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내가 이부분에 대해 부모님의 입장과 같은 금액이라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과 부모님의 가지고 계신거의 미래 가치가 다르다라는 것으로 시작하는 부분에 대해 설명해서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면 의사를 바뀔 용의가 있냐고 물어보니 단호하게 없다고 합니다.
아내에게 지금 생각은 부모님과 나에게 이기적으로 생각하는거다. 라고 이야기 하고 더 이상 이 주제로는 이야기하지 말자고 했습니다.
아까는 아내 이야기에 저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울컥하고 섭섭해지더라구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반대로 제가 이기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건가. 라는 의문이 들어서 길게 장문을 남겨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덧붙혀 생활비 받아서 자녀 셋 양육하며 전업 주부라면 경제에 관한 이해가 없다거나 관심이 없다고 하면 안될 거 같네요. 경제적인 부분을 모두 감당하시는게 막막하다고 하셨는데 살면서 경제적인 부분만 감당하면 된다는게 얼마나 다른 사람이 그 외의 부분을 담당해주고 있기에 가능한 것인가를 생각해보셨음 좋겠습니다.
개인적 의견 적어 보았지만 기분 상하지 않으셨음 합니다.
아내분께서 다른 의미도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요?
진짜 돈이 넘쳐나서 기부도 여기저기하고 쓸곳이 남아돌아서 주는돈 아니면야 내가 돈 보태줬는데....라면서 다른조건이 안붙어 올리가 없죠
아내말이 맞는것 같습니다
/Vollago
외벌이 가장의 무게감도 이해가 되고 도움받을 수 있는 상황이면 도움받으면 좋겠습니다만 처가쪽이니 아내분 의견을 들어주셔야겠네요.
지금 별로좋지 않아요.
겉보리 서말이라도 처가집거 빌리는거 아닌거 무척깨닭는 중입니다.
그 속담이 괜히 있는게 아닙니다
저도 독립 후 부모님으로부터 아무런 지원을 받지 않았습니다. 사정이 그러하니 못해주신거고 그 마음이 오죽하시겠습니까. 그 전에는 이성적으로 이해하고 현실을 수긍했지만 자식을 낳아보니 그 마음을 가슴으로 알게 됩니다.
하지만 어렸을 때는 아무래도 친구들은 대학다닐 때 부모님이 학자금을 대주셨네. 용돈은 얼마네. 결혼할 때 부모님이 전세를 얼마를 보태주셨네..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상대적인 박탈감이 느껴지는건 어쩔 수 없더라구요. 저는 모든걸 혼자 감내해야 했거든요.
일부 장학금과 나머지는 전액학자금대출으로 다녔고 학교 다니면서 학원을 여러군데 출강하는 등 일을 쉬어본적이 없습니다. 일하다가 중간에 얻는 부상으로 공익근무판정을 받아 하면서도 저녁에는 계속 학원에 나갔네요. 졸업 후 2년만에 학자금 대출을 모두 상환했습니다.
어려서 부터 집에 쌀이 없으면 맹물에 국수를 먹거나 그마저도 없으면 굶는걸 너무 일찍 알아버렸습니다. 출발선이 이미 달랐기 때문에 지금까지 더 악착같이 살았습니다.
그래서 노동과 대가없이 받는것에는 익숙치가 않고 혼란스러운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기준의 잣대를 주변 사람들의 상황을 들이댔던 것 같습니다.
생각이 정리 됐으니 혹여나 처가에서 연락오면 아내 뜻대로 하는게 좋겠다고 말씀드려야겠습니다. 댓글 주신분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양가부모님의 각각 경제사정이 있으니 감안하고 결정하는게 맞지만, 우선적으로 가족간 협의해서 결정하는게 중요할듯 하네요.
안할 말도 있고, 못할말도 있는 가족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