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에서 한 달을 보내고 돌아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주변에서 예산 관련 질문을 많이 받아서 정리해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동유럽은 서유럽 대비 체감 물가가 절반 이하입니다. 단, 도시마다 편차가 꽤 크기 때문에 "동유럽은 싸다"는 전제로만 계획을 짜면 실제로 예산이 무너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제가 다녀온 루트는 프라하 - 부다페스트 - 크라쿠프 - 바르샤바 순이었고, 총 30일 기준으로 항공 제외 약 220만 원 정도 썼습니다. 하루 평균으로 치면 7만 3천 원 수준입니다. 숙소는 전부 에어비앤비 또는 호스텔 도미토리 기준이었고, 식사는 현지 식당 위주로 해결했습니다.
숙박비부터 정리합니다.
프라하는 호스텔 도미토리 기준으로 1박에 1만 5천 원~2만 원 사이입니다. 부다페스트는 비슷하거나 조금 더 저렴하고, 크라쿠프와 바르샤바는 1만 원 초반대도 가능합니다. 장기 체류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에어비앤비 월 단위 계약이 훨씬 유리합니다. 저도 크라쿠프에서 2주 단위로 원룸을 빌렸는데, 하루 환산 시 약 2만 5천 원이었습니다. 호스텔 도미토리보다 비쌌지만 주방을 쓸 수 있어서 식비를 크게 줄였습니다.
식비는 어떻게 관리했는지 말씀드리면,
현지 마트 활용이 핵심입니다. 폴란드 Biedronka, 체코 Albert, 헝가리 Spar 같은 마트가 도심 곳곳에 있습니다. 장을 봐서 숙소에서 직접 조리하면 하루 식비를 3천~5천 원 수준으로 맞출 수 있습니다. 외식은 점심 한 끼 위주로만 했고, 현지 식당에서 점심 세트(수프 포함)를 먹으면 보통 5천~8천 원 안에 해결됩니다.
관광지 근처 식당은 피하는 게 맞습니다. 같은 메뉴도 골목 안쪽 로컬 식당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차이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교통비는 생각보다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도시 내 이동은 대중교통 월정기권을 끊는 게 이득입니다. 프라하 기준 한 달 정기권이 약 2만 5천 원 수준이고, 부다페스트도 비슷합니다. 도시 간 이동은 버스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FlixBus나 RegioJet을 이용하면 프라하-부다페스트 구간도 1만 5천 원~2만 원 선에서 해결됩니다. 기차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지만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에 장기 여행자라면 버스를 기본으로 보는 게 맞습니다.
국가별 1인 여행 예산 비교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에 정리가 잘 돼 있습니다.
환전 방식도 중요합니다.
동유럽은 유로존이 아닌 나라가 많습니다. 체코 코루나, 폴란드 즐로티, 헝가리 포린트를 각각 따로 환전해야 합니다. 현지 ATM 인출이 가장 환율이 좋은 편인데, 수수료가 없는 카드를 하나 챙겨가는 걸 권합니다. 트래블월렛이나 트래블로그 같은 카드가 실제로 유용합니다. 공항 환전소는 무조건 피하는 게 맞고, 시내 환전소도 "Commission Free"라고 써 있어도 실제로는 환율 자체에 수수료가 녹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광비 부분에서 많이들 놓치는 게 있는데,
동유럽은 무료 워킹투어가 활성화돼 있습니다. 프라하, 부다페스트, 크라쿠프 모두 무료 워킹투어가 있고 팁 기반으로 운영됩니다. 주요 박물관이나 성당도 무료 입장 시간대가 따로 있는 경우가 있으니 방문 전에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저는 프라하 성 일부 구역을 무료 시간대에 맞춰 들어갔는데, 사실 유료 구역 없이도 충분히 볼 수 있었습니다.
가성비 여행지 관련 정보는 아래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한 달 예산을 짤 때 실수하는 부분을 짚어보면,
1. 항공권 비용을 예산에서 분리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동유럽 왕복 항공권은 시기에 따라 60만 원에서 130만 원까지 차이가 납니다. 전체 예산에 반드시 포함해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2. 여행자 보험을 빠뜨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 달 이상 체류라면 장기 여행자 보험을 따로 알아보는 게 좋고, 단기 보험을 연장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장기 상품을 드는 게 저렴합니다.
3. 예비비를 10~15% 정도 잡아두는 게 맞습니다. 예상치 못한 교통 지연, 짐 분실, 숙소 변경 등 실제로 변수가 생깁니다.
4. 데이터 비용도 챙기세요. 현지 유심을 사는 게 가장 저렴한데, 체코나 폴란드 기준으로 30일 10GB 유심이 1만 원~1만 5천 원 수준입니다. 로밍은 비교도 안 될 만큼 비쌉니다.
동유럽 한 달 살기 구체적인 절약 방법은 아래 글에 더 자세히 정리돼 있습니다.
처음 장기 여행을 계획하는 분이라면, 예산을 먼저 고정해두고 거기에 맞춰 도시와 기간을 조정하는 방식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https://kr.trip.com/guide/theme/%ED%95%B4%EC%99%B8+%EC%97%AC%ED%96%8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