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식하는피터입니다.
다들 힘드시죠? 제 계좌도 녹고 있습니다ㅠㅠ 지난주 목요일엔 메타발 AI 과잉투자 우려로 하루 만에 8% 가까이 빠졌다가, 금요일엔 반등해서 이제 괜찮나 싶었는데.. 이번 주 월요일엔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2분기 영업이익 89조)을 냈는데도 오히려 계속 빠지고 있습니다. 실적이 나빴다기보다는 시장의 기대감이 너무 커서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결국 거의 9,400까지 갔던 코스피가 지금은 7,200선까지 내려왔습니다. 과연 이 시장은 어디쯤 와 있는 걸까요?
주식 시장에는 4가지 계절이 있습니다
주식 시장이 움직이는 방식에는 크게 4가지 국면이 있습니다. 유동성장세, 실적장세, 역금리장세, 역실적장세인데요.

- 유동성장세는 돈의 힘으로 오르는 장입니다. 금리가 내려가거나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리면, 사람들은 더 높은 수익을 찾아 주식으로 들어옵니다. 기업 실적이 아직 안 좋아졌는데도 주가가 먼저 오르는 거예요. 2020~2021년 코로나 때가 딱 이랬습니다. 금리가 제로까지 내려가고 돈이 풀리니까, 실적과 상관없이 웬만한 종목이 다 올랐죠. 테마주, 성장주가 제일 잘 나가는 시기입니다.
- 실적장세는 기업이 실제로 돈을 벌면서 오르는 장입니다. 매출이 늘고, 영업이익이 늘고, 수주가 늘어나는 회사가 주가를 끌고 갑니다. 이때는 이름만 좋은 종목과 진짜 돈 버는 종목이 갈리기 시작해요.
- 역금리장세는 금리 인상이 시작되는 조정기입니다. 채권이 매력적으로 변하면서 주식에서 돈이 빠져나갑니다. 특히 아직 돈은 못 버는데 미래 기대로 오른 고PER 성장주, 부채 많은 기업이 먼저 맞습니다. 2022년이 그랬죠.
- 역실적장세는 기업 실적 자체가 나빠지면서 하락하는 장입니다. 어닝 쇼크가 연속으로 나오고, 회사가 다음 분기 전망을 계속 낮추는 상황이에요. 네 계절 중 가장 추운 겨울입니다.
그럼 지금은 어떤 장세일까요?
100% 어떤 장세라고 예측은 어렵겠지만, 저는 미국과 한국을 나눠서 한 번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미국은 실적장세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Fed는 돈을 푼 게 아니라 오히려 거두고 있어요. WALCL(Fed 총자산)이 2022년 고점 9조 달러에서 지금 6.7조 달러까지 줄었고, 6월 FOMC에서도 금리를 4번 연속 동결하면서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뒀습니다. 금리 측면만 놓고 보면 역금리장세 초입으로 볼 여지도 있지만, 그런데도 주식이 오른 건 기업이 실제로 돈을 벌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실적이 금리를 압도하고 있는 국면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다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쏠림이 있습니다. 반도체가 시장을 끌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여기까진 실적으로 설명이 됩니다. 그런데 러셀 2000 같은 중소형 성장주도 상반기에 21% 넘게 올랐어요. 이건 실적보다는, 이란 휴전으로 유가가 분기에 30% 넘게 빠지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살아난 영향이 큽니다. 그리고 이번 주 메타가 AI 설비 투자 과잉 신호를 보내자 마이크론, 마벨 같은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락했는데, 같은 날 다우지수는 애플, 비자 같은 전통주 강세로 오히려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반도체에 그만큼 쏠려 있었다는 뜻이고, 쏠림이 풀릴 때 충격도 그만큼 크다는 얘기예요.
| 구분 | 미국 | 한국 |
|---|---|---|
| 현재 장세 | 실적장세 (반도체 쏠림) | 유동성장세 → 실적장세 전환 중 |
| 상승 동력 | AI·반도체 실적 (마이크론 매출 +345%) | 정책 유동성 + HBM 실적 |
| 유동성 | Fed 긴축 (WALCL 9조→6.7조) | 정부 정책 유동성 유입 |
| 주의점 | 반도체 쏠림 → 풀릴 때 충격 | 실적 없는 테마주 이탈 |
한국은 유동성장세를 지나 실적장세로 넘어가는 중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정부 취임 이후 상법 개정, 자사주 소각 의무화, 국민성장펀드 150조 발표가 나오면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들어왔고, 코스피가 4,300에서 9,400까지 올랐습니다. 처음엔 유동성장세였던 거죠. 종목 안 가리고 다 올랐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그 유동성이 걷히면서 종목이 갈리기 시작했습니다. HBM으로 실제 매출이 터진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지수를 그대로 끌어올린 반면, 실적 없이 테마로만 올랐던 종목들은 빠지고 있어요. 코스피는 올해 거의 2배 올랐는데 코스닥은 오히려 빠졌고, 코스닥 헬스케어 지수는 올해만 20% 넘게 하락했습니다. 같은 시장 안에서 이렇게까지 갈리는 게, 유동성장세가 끝나고 실적장세로 넘어갈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신호입니다.
그럼 어떤 업종에 실적이 찍히고 있을까요?
1. 반도체 (HBM 밸류체인)
메모리 제조사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그리고 미국 마이크론이 있습니다. 이번에 마이크론이 매출 345%, 영업이익률 81%를 찍으면서 이 수요가 진짜라는 걸 숫자로 증명했죠.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89조 4천억이 나왔고 전년 대비 +1,810%라는 큰 수치입니다. 심지어 이 숫자는 약 20조 원 규모의 성과급 충당금을 미리 반영하고 나온 거라, 충당금을 빼면 실제로는 110조 원에 육박했을 거라는 분석까지 나옵니다. 이 정도 실적에도 주가가 빠진다는 건, 실적의 문제가 아니라 기대감의 문제라는 뜻이겠죠.
그 아래 장비 쪽을 보면, HBM은 칩을 여러 층 쌓아 만드는데 이때 칩을 정밀하게 붙이는 본딩 장비가 핵심입니다. 여기서 한미반도체가 대표적이죠. 여기에 메모리 공장을 늘리면 같이 들어가는 전공정 장비, 그러니까 증착·식각 장비를 만드는 원익IPS, 주성엔지니어링 같은 회사도 HBM 증설 수혜를 받습니다. 칩을 쌓고 포장하는 후공정 쪽으로는 하나마이크론 같은 회사가 있고요. HBM처럼 칩을 정밀하게 쌓는 패키징이 중요해지면서 같이 주목받는 영역입니다. 소재 쪽으로는 공정에 쓰이는 특수 가스·화학약품을 대는 솔브레인, 동진쎄미켐, 그리고 AI 서버용 고다층 기판을 만드는 이수페타시스, 대덕전자 같은 회사들이 묶입니다.
2. 조선
수주 잔고로 실적이 눈에 보이는 업종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조선 3사가 이미 확보한 수주잔고만 150조 원이 넘습니다. 3~4년치 일감이라, 세 회사 모두 작년 가동률이 100%를 넘었어요. 이 일감이 실적으로 바뀌면서 3사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약 9조 원, 작년보다 51% 늘어난 사상 최대입니다. 한화오션의 캐나다 잠수함 수주 실패는 안타깝지만, 이미 확보한 수주잔고만으로 3~4년치 일감이 차 있어 당장의 실적을 훼손하는 요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최종 후보까지 올라갔다는 것 자체가 K-조선의 경쟁력이 글로벌 무대에서 통한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봅니다.
3. 방산
역시 수주 기반인데,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로 수주가 계속 늘고 있어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 LIG넥스원, 현대로템 방산 4사의 수주잔고가 120조 원입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K9 자주포, 천무 수출이 매출에 반영되면서 작년 매출이 137% 늘었고, 지상방산 영업이익률이 24.7%까지 올라왔습니다. 수출 지역도 폴란드에서 노르웨이, 이집트, 호주로 계속 넓어지는 중이고요.
4. 전력기기
AI 데이터센터는 전기를 어마어마하게 먹습니다. 데이터센터를 지으면 변압기, 전선이 반드시 따라 들어가거든요.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3사의 수주잔고가 32조 원, 4~5년치 일감입니다. 미국 송전망의 70% 이상이 25년 넘은 노후 설비라 교체 수요에 AI 수요까지 겹쳤어요.
HD현대일렉트릭은 1분기 영업이익률 24.9%, LS일렉트릭은 아마존(AWS)과 1,700억 원대 계약을 맺을 만큼 실적이 따라오고 있습니다.
| 업종 | 실적 근거 | 대표 종목 |
|---|---|---|
| 반도체(HBM) | 마이크론 매출 +345%, 영업이익률 81% 삼성전자 2분기 이익 89조 (전년비 +1,810%)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
| 조선 | 수주잔고 150조, 영업이익 9조 전망 |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
| 방산 | 수주잔고 120조, 한화에어로 매출 +137%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
| 전력기기 | 수주잔고 32조(4~5년치), 이익률 24.9% |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
반대로 지금 조심스러운 건 아직 매출이 본격화되지 않은 성장 테마로 보입니다. 우주, 바이오, 일부 2차전지처럼 "미래는 밝은데 지금 당장 돈은 못 버는" 영역이요. 결국 "실적이 숫자로 찍히는" 종목들이 실적장세에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는 결국 기회비용이기 때문에, 유동성이 줄고 금리 인상까지 온다고 하면 미래의 실적을 현재로 미리 끌어다 쓴 종목들은 위험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정리하면,
지금은 유동성으로 다 같이 오르던 장이 끝나고, 실적이 있는 종목만 살아남는 장으로 넘어가는 중으로 보입니다.
특히 눈여겨볼 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입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도 빠지는 건, 그만큼 유동성이 이 두 종목에 몰려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두 종목에 집중된 레버리지 ETF도 변동성을 키우는 데 한몫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이번 하락은 실적장세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1차 출렁임이지, 피크아웃이나 정점을 찍었다는 시각은 너무 과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항상 이런 노이즈는 있어 왔거든요..)
이번 한 주도 모두 성투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