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이야기라기보단, 일하면서 느끼는 잡담입니다.
어떤 분야가 되었건, AI가 닿는 순간 그 분야의 발전이 멈추는거 같아요.
가장 먼저 AI와 만난 분야가 개발, 그림, 사진, 영상 이런쪽인데
1) 논의 주제는 오로지 AI
2) 주니어 사라짐
3) 시니어는 현타를 느끼며 의욕 상실
4) 관련 커뮤니티 붕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면서, 해당 분야의 발전이 정체되는거 같습니다.
일단 제가 익숙한 개발분야 이야기를 하면,
몇년전부터 컨퍼런스 & 학회등의 주제는 오로지 AI로 통일입니다. 네트워크, UI, WEB, STORAGE, 데이터처리, OS 등등 모든 분야에서의 주제가 AI가 됩니다. 그리고 발표되는 페이퍼, 논문의 퀄리티가 쓰레기가 됩니다.
주니어가 사라집니다. 신규 채용도 없지만, 학생들 입장에서도 해당 분야에 진입을 안하게되고, 이미 전공인 학생들도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립니다.
시니어들도 현타를 느낍니다. 기존에 하는 일을 하기는 하지만, 'AI 도입'이 주 업무가 되어가며, 일을 하면 할수록 스스로 일자리를 지우는거란 생각, 그리고 지금까지 해왔던 노력이 전부 무의미해진다는 생각에 의욕이 상실됩니다.
전 이게 최상급은 아닌줄 알았는데, X나 Thread등에서 meta, anthropic의 네임드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들도 힘들어하는건 매한가지더군요. 의욕이 살아나는건, AI분야에 종사하는 최상위급만 그런거 같아요.
이러한 과정의 결과로, 커뮤니티가 붕괴됩니다.
컨퍼런스&학회등 오프라인 커뮤니티와 유사한데, AI외의 다른 이야기는 싹 사라집니다. 공유되는건 AI 엔지니어링 관련된 주제 뿐이에요. 이야기 들어보면, 새로운 뭔가를 고안할 생각도 안들고, 새로운 뭔가를 고안했어도 공유하고 이야기할 의욕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또한 생성형 AI로 만들어진 쓰레기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점령하면서, 더더욱 관심사가 떨어지기도 합니다. 쓰래드가 길게 이어지다가, 할루시네이션 가득한 LLM의 쓰레기 댓글로 마무리 되는 글들도 종종 봤어요.
주니어는 사라지고, 시니어는 관심이 사라지는식으로요.
거기에 이제는 AI발 인플레이션이 시작됩니다. GPU에 이어 RAM, NAND에 대한 가격 상승이 가파릅니다. 파운드리에도 적용되어, 천하의 애플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네요.
특이점이 도래하며 AI에 의해 기술발전이 빨라지기 전에는,
오히려 AI가 모든 자원과 의욕을 빨아먹으며, 발전을 정체시키는 행위가 더 클거같아요.
그리고 이제는 저널 paper를 쓰는게 의미가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인공지능이 무차별하게 학습해가서 자기의 지식인양 서비스를 해 버리니, 차라리 연구결과를 오픈하지 않는게 장기적으로 유리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주로 사용하는 sw forum에 제가 올린 질문이(아직 해답이 안니옴) LLM이정답인것 처럼 위장하여 답변하는걸 보고, 최근 연구노트처럼 활용하던 티스토리도 비공개로 전환했네요.
저도 이 말씀 동의합니다. AI를 주제로 하는 논문 대부분이 쓰레기가 되버리더군요.
AI 업계 자체의 논문은 물론 훌륭한 논문들이 많이 나오겠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가지고 뭘 하겠다는 논문들은 대대수가 쓰레기입니다. 제가 속한 의료계도 이 문제가 심각합니다.
저는 IT, 게임, 산업쪽을 모두 걸치고 있는데 수박 겉핥기식으로 진행되는 건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아 염려가 되네요...
40되기전에 나를 어떻게 날카롭게 만들지 고민이 되는데 뾰족한 수는 안 떠올라서 무기력해지는 것을 막으려고 올해부터는 루틴(일찍일어나고 아침에 무엇인가 하는) 만드려고 노력중입니다..)
그런데 작년말부터 부쩍 소위 그루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거 보면서 한번, 다른 업을 하는 와이프가 비슷한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한번, 그리도 댓글 반응 보면서 '나만 이상한건 아니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쓰레기라는 표현에 대해 걱정되는 부분이 있어서 보강하자면, AI에 대해 격하하고 싶어서 쓰레기라고 한건 아니고, 그 결과물의 속성이 쓰레기에 속한다고 생각해서 쓰레기라고 하게 되었습니다.
보통의 결과물은, 겉모양과 내실이 어느정도 비례합니다. 그래서 대충 모양만 봐도 '이건 좀 아는 사람이 만들었네'싶은게 보여요. 특히 잘 알면 알수록 감이 오죠. 그런데 AI가 만든건 그렇지 않아요. 겉모양은 다 그럴싸 한데, 내실이 미지수죠. 내실이 좋은 경우도 있지만 내실이 바닥인 것들이 있어요. 가령 겉보기에는 진짜 맛있어보이는 김치찌개인데, 알고보니 고추장 대신 케찹으로, 두부 대신 푸딩이 들어간 김치찌개인거에요. 그런데 겉모습은 완벽한 김치찌개인거죠. 먹고나서야 '이건 못 먹을 물건이야'를 알게 됩니다'
진짜 문제는 다음 스텝인, 물감 들어간 김치찌개입니다. 맛 자체는 맞췄는데, 제조과정에서 물감 등이 들어간거에요. 그래서 먹을때는 괜찮은데 며칠 지난 후 배탈이 납니다.
업계가 망가지는 지점이 바로 이 '물감 넣은 김치찌개'가 풀리는 시점이에요.
1. AI 도입이 경제적으로 의미를 갖게 됩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앞다투어 도입되게 되요.
2. 해당 문제를 입증하는데 비용이 매우 큽니다.
문제를 찾는데도 오래걸리고, 찾았어도 진짜 문제인지 확인하는데도 오래걸립니다.
특히 이게 왜 문제인지를 비전문가 설득하기도 어려워집니다.
이에 따라서, 검증보다는 무차별적 도입이 경제적으로 압도적인 유리함을 갖게되면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시장이 펼쳐지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현재 나타난 흐름인데, 이후에 다음과 같은 미래가 나타날까봐 무서워요
1. 물감 넣은 김치찌개가 나온 시점부터, 해당 분야에 대한 AI의 발전이 정체됩니다.
- AI가 학습할 데이터가 급감합니다. 시장을 채운것은 물감 넣은 김치찌개니까요.
- 검증이 없어지니, 검증에 의한 발전이 사라집니다. 변증법적이든 반증주의든 검증과 반성에 의해 발전하게 되는데, 그 과정이 사라져요.
- 기업도 발전의 필요성을 못느낍니다. 이로 인해 이익이 극대화되었으니, 그보다는 다른 분야에 빨리 AI를 접목시키려고 들죠.
2. 소비자는 저항하지 못합니다.
- 여러가지로 AI에 대한 반감이 나타나겠지만, 기존 제품에 비해 압도적인 가성비를 자랑하기도 하거니와, 비전문가는 잠재된 문제점을 쉽게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3. 이렇게 발전이 정체된체로 10년이 흐릅니다.
- 10년 정도면 주니어 유입이 박살나면서, 업의 인재풀이 무너지기에 충분한 시간입니다.
4. AI 대체애 대한 불안감으로, 개인의 소비는 극도로 줄어들어, 기업은 더더욱 마진 압박에 시달리며 AI전환을 가속화합니다.
이러한 1~4과정이 AI로의 전환 과정에서 나타나며, 비 AI권 경제는 망가지는데, 그러한 상황이 짧게 나타나는게 아니라 10년, 20년, 30년 이렇게 나타나는 상황이 나타날까봐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