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가 났습니다. 정말 구하기 쉽지 않다는 신작 gpu칩을 26만대 한국에 공급한다고 직접 젠슨황 엔비디아 대표가 와서 발표했습니다. 대단합니다. 지금 현재 우리나라 AI개발에 사용될 만한 전용칩이 3만장 정도 유통되었다고 하는데, 그것의 10배 가까운 물량을 2030년까지 안정적으로 수급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거의 20년동안 엔암대전에서 암드를 주로 선택하곤 했습니다. 제 글을 검색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유구한 암드빠고, 암드로 인해서 주식투자도 성공적으로 진입한 만큼 암드 사랑맨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GPU시장의 왕좌는 엔비디아의 점유율이 점점 높아져가고 있습니다. 이게 소가 뒷발로 걸어가다 얻어걸린 격이긴 하지만...
나름 하드웨어 관심있는 분들은 잘 아실겁니다. 5~6년 전이었나요?(기억이 확실치는 않습니다) 그저 그래픽카드가 '비싸고 이쁜 쓰레기', '굳이 이런 해상도로 이 비싼 돈을 주고 게임을 해야하나?'라는 전망이 나올때쯤 CHAT GPT 터지고 AI 붐이 빵 터져버린 것이었기에 갑자기 엔비디아는 그저 게임용 GPU 벤더에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신이 되어버렸습니다.
각설하고, 일간에서는 굳이 젠슨황이 한국에 찾아와서, 그것도 공짜로 주는 게 아니라 제값 다 받고 판매를 하는데 왜 이렇게 빨아주냐? 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에 팔지 못한 남는 재고를 한국에 강매한거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그런 면이 '일부'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중국이 엔비디아 매출의 큰손이었는데, 최신 GPU를 팔지 못하게 되자 꿩대신 닭으로 한국에 갖다버린(?) 면이 없잖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에 집중하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이유들 중 주요 원인을 분석해야지, 곁다리로 분석해놓고 신포도짓을 하면 망하기 딱 좋죠.
왜 굳이 한국입니까? 저는 계속해서 지금껏 한국 제조업의 우수성을 이야기 해왔습니다. 이는 곧 앞으로 '제조영역'에 AI가 본격적으로 투입되기 시작한다는 의미입니다.
일례로, 현대자동차가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샀습니다. 또한 현대중공업 그룹이 나름 산업로봇 생산의 강자라는 사실도 주목해 봐야합니다. 삼성이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샀고, LG는 로보스타를 샀습니다.
결국 엔비디아는 일부의 해석처럼, 이 '로봇'과 '제조영역'에 소요되는 AI 기반 시스템을 먼저 선점하러 왔다고 보는게 전 맞다고 생각합니다. 원래는 엔비디아 입장에서 자동화가 아직 덜 진행된 중국(지금 많이 진행되었지만, 그래도 아직 우리나라가 자동화 비율은 높습니다.)을 먼저 선점하는 것을 계획했겠지만, 이미 GPU가 국가 전략자산화 되어버린 상황에서는 중국에 못 가니, 1세계 제조업 1황인 우리나라에 빨리 와서 선점하는 게 현명한 행동입니다.
25만장 중에 정부 5만장, 네이버 6만장 제외하면 삼성, SK, 현대차가 각각 5만대씩 가져가는 것을 보면 더욱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아니, 이 기업들이 왜 이렇게 많이 필요할까요? 뭐 AI로 돈버는 것도 없는 회사들인데? 이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최근 AI를 통한 매출의 대부분을 올리는 대화형 인공지능을 특출나게 개발하는 회사들도 아니고, 말 그대로 우리나라에 제조업 3황이 각각 5만대씩 가져간다는 것을 주목해 봐야 할 것입니다.
원래 제조영역에 AI는 사실 변죽만 울렸지, 제대로 적용되지 못했습니다. 왜? 삼성, SK는 이미 자동화가 다 되어있어서 AI로 굳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거든요. AI를 이용한 뭐 불량판정, 생산 효율화 등등 컨설팅 업계에서 맨날 하는 소리였지만 실제로 효과를 본 곳은? 대부분 없습니다.
오죽하면 네이버와 함께 그래도 토종 AI를 미는 카카오 엔터프라이즈가 손을 들어버렸겠습니까. 지금으로선, 제조업에 AI를 넣어서 얻어지는 수익이 그 비용을 압도하지 못합니다.
다만, 로봇이 적용된다면 좀 이야기가 달라지죠. 아직도 현대자동차는 노사분규에 시달리고, 현대차 제조공정은 로봇으로 다 해치울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싱가폴에 있는 현대차 글로벌혁신센터 같은 곳은 사람이 거의 없지만, 대신 생산량이 아주 적죠. 여전히 사람의 손이 많이 들어간다는 겁니다.
즉 '부품'산업은 자동화가 다 된 편이라 인력이 거의 빠진 상태지만, 현대차같은 '체계종합'이나 '조립' 업체는 아직도 자동화의 룸이 남아있다는 겁니다.
즉 자동차(현기차), 조선(HD현대조선, 한화오션), 제철(포스코, 현대제철) 등등 노동자가 필히 투입되야하는 분야에 관련 AI탑재 로봇들이 투입되는 미래가 (현재도 투입되고 있지만)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런 체계종합이나 조립까지 이제 로봇을 제한적으로 투입하고, 동시에 제조업 현장에 걸맞는 AI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GPU를 확보했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다고 봅니다. 이걸 네이버가 하겠지요.
즉 앞으로 펼쳐질 로봇시장에서, 직접 강력한 AI칩과 AI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테슬라의 '옵티머스'나 중국의 수많은 로봇플랫폼에 대항할 수 있는, 무언가가 튀어나올수도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가장 발전할 시장을 로봇으로 보고 있습니다. 맨날 공중제비돌기 이런거 하다가 이제 진짜 써먹을 만한 '기계노예'가 나올 수 있다고 보는데, 본격적인 시장개화 시점을 2030년 이후로 보고 있습니다.
즉, 여전히 우리나라 기업들은 개화될 로봇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GPU 26만장 수급을 높게 평가합니다. 동시에, 우리나라 국가 연구개발 차원에서의 AI 소요를 대응할 수 있는 GPU 확보가 가능하게 된 점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대한민국 과학연구분야는 연구소별 개별로 장비를 갖추는게 아니라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서 운영하는 망에 접속해서 슈퍼컴퓨터 등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마 KISTI의 슈퍼컴퓨터처럼, 이 GPU들도 AI 클라우드 형태로 KISTI 산하에 구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P.S) 중국이 무섭다는 분들에게.
중국 무섭다, 중국 모른다, 중국을 우습게 본다고 사람들이 그러시는데... 솔직히 웃기지도 않습니다.
저는 10년 전에, 이미 중국에게 밀리기 시작한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직접 그 상황을 겪었던 사람입니다. 10년전에 무서운거 이미 다 알았구요, 조선과 함께 디스플레이가 가장 점유이 박살날 것이라는 것도 다 미리 파악했던 사람입니다. 제가 그 상황에 바로 처해 있었는데, 중국이 왜 무섭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실제 결과를 봐야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의 조선업계, 디스플레이 업계가 그래서 죽었습니까? 아닙니다. 여전히 고부가가치 영역에서 반땅싸움 잘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고부가가치 영역에서는, 오히려 최근 미중무역갈등의 여파로 중국의 기세가 한풀 꺾였죠.
중국의 한계를 인정해야합니다. 티타늄으로 잠수함 만든 소련처럼, 중국은 '효율적인 자원배분'이 망가진 상태입니다. 계속해서 이렇게 국가주도의 성장을 지속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앵무새처럼 중국 무섭다, 중국 우습게 보지 말라... 무슨 경험과 지식으로 이야기를 하시는지 모르지만, 솔직히 잘 모르시고 하는 소리에 확신을 가지시는 것 같아서 의아합니다.
중국이 완전히 쫄딱 망해서 과거에 풀뿌리 뜯어먹고 살거란 전망이 아닙니다. 우리가 열심히 소부장에서 일본 쫓아가려고 했지만 안되는 분야가 있듯, 중국 또한 열심히 우리를 쫓아오고 있지만 안되는 분야가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은, 바로 민주화와 치열한 경쟁입니다. 온실속의 화초처럼 보조금 턱턱 받으면서 시장을 지배하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인민을 위해 쓰여야 할 자원이 기업을 키우는데만 집중되니, 거의 9억명에 달하는 인민이 월 100만원 미만으로 생활하는 꼴이 되었지 않습니까? 이것은 장기적으로 내수시장의 붕괴를 유발합니다. 돈이 있어야 뭘 사죠... 돈 없는 사람에게 전기차 1대씩 팔면, 의미가 있습니까?
중국이 이런 보조금 정책을 폐지하고, 진짜 실력대 실력으로 세계 시장의 플레이어들과 겨뤄서 깨져나가고, 그 와중에도 혁신을 일으켜서 용처럼 솟아나는 기업들을 가지고 있어야 진짜 우리나라의 위기가 오는 겁니다. 그런 때가 늦춰지기를 우린 바랄 뿐이구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데이터 센터 부지 확보 + 전력 확보 + 물 확보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