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이런걸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으셔서 언젠가 한번은 꼭 써보고 싶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드디어 글 한번 적어봅니다.
(주식매입용도로만 용처가 제한되는 대출만 취급합니다. 그냥 일반 대출상품은 논외로...)
0. 들어가기에 앞서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적어도 뭐든지 모르는 것보다는 아는 것이 더 좋기 때문입니다. 하고 말고는 둘째 문제입니다. 자기가 예를 들어 신용을 썼다 라고 하면, 적어도 그 의미가 무엇이고, 나는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가 정도는 알아야겠죠?
1. 미수란?
미수는 엄밀히 말해 융자를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종의 단기 외상이거든요. 그저 d+2일 후에 주식이 결제되는 시스템 상 생긴 것일 뿐입니다. 주식을 사면 실제로 주식이 입고되고 현찰이 빠져나가는 것은 2일 후기 때문에, 계좌에 돈이 당장 없어도 일정 금액 만큼은(증권사에서 정함) 외상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게 해줍니다. 물론, 2일 후까지 부족분을 입금하지 않으면 반대매매(장초 동시호가에서 하한가 강제 매도행)당합니다. 당연히 그로인한 손실분은 자기 계좌에서 빠져나가죠. 최악의 경우 원금이 전액 날라갈 수도 있습니다. 장점은 단타 매매시에 내 돈보다 더 크게 베팅할 수 있고, 성공하면 더 크게 먹는다는 점이겠죠? 보통은 미수 발생시 일정 기간 미수동결(미수거래제한)이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날 미수로 매수한 만큼을 당일 매도해서 미수금을 발생시키지 않는 이상은 자주 써먹기는 힘들 수 있습니다.
2. 신용거래(신용융자)란?
여기서부터는 본격적인 융자입니다. 계좌의 예수금과 주식평가액을 담보로 더 많은 주식을 사는 거래방법입니다. 별도로 신용거래약정 체결시, 미수거래처럼 즉석에서 신용매수로 필요한 액수만큼 즉시 빌려서 매수할 수 있어서 간편합니다. 이자는 대개 6~10% 사이입니다. 기준금리 0.5 시대에 걸맞지 않는 고금리죠. 융자기간은 3~6개월정도 정해져 있으나, 매수한 종목이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변하지 않는 이상은(상폐위기라거나..) 어지간하면 연장해주므로 사실상 무제한입니다.
빌릴 수 있는 돈은 증권사마다, 종목마다 다르지만, 적어도 내가 가진 자산평가액 정도는 추가로 빌릴 수 있습니다.(이를테면 계좌에 1억이 있으면, 1억을 빌려서 총 2억정도까지는 웬만하면 가능합니다. 우량주일경우 2억 이상도 가능하고, 따라서 총 3억 이상 투자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이렇게 빌리고 나면, (전체 투자금액/빌린금액*100)으로 담보비율을 계산하는데, 이 담보비율이 140% 밑으로 내려가는 순간 반대매매에 돌입합니다. 예를 들어 1억 가지고 2억을 빌려서 3억원어치 주식을 샀다면, 그 순간 담보비율은 150%가 되고, 이후 주가가 하락하여 전체 평가액이 2.8억 미만이 되는 순간 Game Over라는 뜻이죠. 대략 6.7% 하락이네요. 현금으로만 투자하면 존버할 수 있지만, 이러면 존버할 수 없겠죠? 따라서 신용을 쓰는 순간은 어쨌든간에 그 이후 더 떨어지면 곤란해 집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리테일 사업의 핵심 수익사업입니다. 융자금이 부도날 가능성이 거의 0에 수렴하는 고금리 대출상품이거든요.
3. 또 다른 주식대출 - 스탁론
여기서부터는 외부 금융기관이 끼게 됩니다. 1,2까지는 증권사 자체 자금이었다면, 스탁론 부터는 캐피탈, 저축은행 등의 회사들이 돈을 빌려주죠. 그리고 스탁론으로 돈을 빌릴 경우, 신용거래로 인식되지 않고 전액 현금투자로 잡힙니다. 왜냐면 외부에서 주식매입자금을 현금으로 계좌에 꽂아주는 형태거든요. 그렇게 계좌에 현금이 꽂아지고 나면, 그 계좌는 이제 스탁론(제휴대출계좌라고도 부릅니다.) 계좌로 잡혀서 별도 관리됩니다. 별도의 담보비율(보통 125% 정도 합니다. 신용융자보다 더 널널하군요!)이 적용되고, 별도의 반매대대 시스템이 돌아갑니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매수할 수 있는 종목이 제한됩니다. 좋게 말하면, 우량한 종목 위주로만 살 수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것이지만, 진짜 이유는 신용융자보다 더 낮은 담보비율로 인한 융자금 부도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함입니다. 급등주/급락주, 거래량 낮은 종목, 주식형이 아닌 ETF/ETN, 해외주식 등이 대표적인 제한종목입니다. 얼마나 제한되는 종목이 많은지, 그냥 되는 종목 찾는게 더 빠를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 요즘 핫한 씨젠은 스탁론 쓰는 사람은 아마 거의 매수하지 못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확인해본건 아닙니다.) 예전에는 레버리지나 곱버스같은 파생 ETF도 매수하지 못했었는데, 이거는 아마 요새는 다 될 겁니다.
이자는 신용보다 저렴한 편입니다. 3~5% 사이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신용융자보다 더 많이 빌려주고, 이자도 더 저렴하고, 담보유지비율도 낮지만, 그 대신에 이런저런 제약사항이 붙어있는 상품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대출금이 신용평가에 잡히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하락합니다. 심지어 2금융권이라서...(갚으면 다시 회복합니다.) 예전에는 무슨 시스템 사용료라고 해서 2% 가량의 이자를 선취해갔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그건 없어졌더라구요. 그래서 신용등급만 아니면 비교적 써볼만한 상품이 되긴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정상적인 주식자금대출입니다. 아래에 소개해드리는 것은 비정상/불법/사기 대출입니다.----------------------
4. 대출빙자사기 - 10배 레버리지
가입하면 전용 HTS 프로그램을 메일로 보내주고, 계좌를 만듭니다. 여기에 현금을 갖다 박으면, 입금한 돈의 10배를 같이 계좌에 넣어줍니다. 스탁론으로 많이 빌려봤자 3~400%인데, 1000%이니만큼 제약조건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일단 이러저러한 명목의 수수료를 계속 차감합니다. 파생상품도 아닌 주제에 오버나잇(하루 이상 주식 보유)이 안됩니다. HTS 해보면 뭔가 내가 매수/매도를 건 것이 호가창에 반영이 안됩니다. 내가 매수를 해도 호가창의 매도물량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제 감이 잡히시나요? 실제로 주식을 사고 파는 것이 아니라, 그런 '척'만 하고 그 댓가로 수수료를 삥뜯는 겁니다. 오버나잇을 못하게 하여 데이 트레이딩을 강제하는 것도 스캘핑해서 수수료를 많이 내놓으라는 뜻입니다. 타짜가 아닌 이상은 단타에서 수익내기 어렵습니다. 1000% 대출을 해줬기 때문에 담보비율은 금방 소진되고, 칼같이 반대매매를 하여 계좌의 돈을 말려버립니다.(가상으로 주식을 사고 팔았기 때문에 손실액은 전액 이놈들의 주머니로 들어갑니다.) 물론, 그렇게 사고 팔아서 수익이 나면 계좌에 수익금이 쌓이긴 합니다. 그럴땐? 소액이면 출금을 시켜주는 경우도 있으나, 고액일 경우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출금을 시켜주지 않습니다.('출금' 기능이 아니라 '출금요청' 내지는 '출금신청' 기능만 있습니다...ㅎㄷㄷ ) 물론 손실을 보고 원금이 작살난 후에 잔돈 회수할 때는 다 출금시켜 줍니다. ㅋㅋ
(요약: 실제로 대출해준것도 아니면서, 실제로 주식을 사고 파는 것도 아니면서, 갖은 방법으로 입금한 돈을 뽑아먹는 사기꾼 집단)
우리나라에 정상적인 방법으로 10배나 대출해주는 '주식' 대출상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100% 사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피해예방차원에서 언급해 봤습니다.
5. 결론
4번은 사기기 때문에 당연히 하면 안 되고, 1번(미수)도 되도록 안하시는걸 권장합니다. 2일 안에 갚아야 하기 때문에 너무 불리합니다. 여러모로 2번(신용)이 상위호환입니다. 우량주 위주로 돈을 좀 많이 저렴하게 굴리고 싶으시면 스탁론도 추천드립니다만, 본인의 신용등급이 작살날 각오는 하셔야 합니다. 아무리 날고 기어도 4등급 위로 못올라옵니다.(물론 4등급이어도 1금융권 대출은 다 되긴 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지도?) 공무원도 스탁론 받으면 4등급 찍힙니다.
돈 빌리는 것도 알고 빌리십시다.
2,3번은 레버리지 극대화 (혹은 깡통)이 가능한 부분이나 우량주 위주로 잘 사모으면 나쁜 운용방식은 아닙니다.
2,3번을 좀더 비교차원에서 설명드리면,
제일 중요한 부분은 운용이자율이며,
대충 2번은 8~10%를 쓴다고 보시면 되고,
3번은 6~7%를 쓴다고 보시면 됩니다.
2번의 경우, 증권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충 구조는
비대면 계좌(거래수수료가 쌈)는 1~30일까지는 9%이자, 31일 이후는 10% 이자가 붙고
일반 업장계좌(거래수수료가 비쌈)는 1~30일까지는 8%가 붙고, 31일 이후는 9% 이자가 됩니다.
(증권사별로 +- 1~2%하기때문에 별도 비교사이트 검색해서 수수료는 비교해 보시면 되며)
제일 중요한건, 비대면 계좌하나와 일반 계좌를 만들어서, 자주 사고파는건 비대면 계좌로 하시고,
스윙이나 장투는 일반 계좌로하시면 이자수수료를 아낄수 있습니다.
또한 일반계좌도 대충 0.4% 이상이면 사고팔때 수수료를 헷징할수 있으므로, 한달지나서 사고 팔기한번하면
약 0.6%의 이자를 아낄수도 있습니다
(만, 제가 그렇게 사고파니 항상 싸게팔고 비싸게 사지더라구요 호가창 1틱 정도, 아래틱에 팔고, 윗틱에 사짐)
그래서 제 주변에 물어보니 한분은 대략 10%식 순환매를 돌리더라구요
100주 산거면, 10주를 팔아서 아래 두틱이나 세틱에 매수를 걸고, 사지면, 반복
올라버리면, 다른주 사기
> 이러면 자연스럽게 분할 매수, 매도가 되기도 하고해서
이 방식도 나쁘지는 않아보입니다.
그리고 일종의 약정방식이기 때문에 해지를 하면 그냥 사라지기때문에 아무때나 그만둘수가 있어요
(추가비용없이 주식만 청산하면 됨)
3번의 경우는
4~8%의 이자율로 광고는 하지만
대충 첫달은 2~3% 할인된 이자율로 시작해서 (그래서 광고를 3%나 4% 이자만 나와요! 라고 하고)
둘째달부터는 정식 이자율인 6~8%를 먹이고, 이후 연장때도 쭉 6~8%를 먹이기 때문에
꼭 첫달이 아닌 둘째달 이후의 이자율을 보고 가장 저렴한 제2금융권을 선택하시면 되며,
2번의 경우는 사용하던 계좌에 별도 약정을 걸어서 쓰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운용자금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지만,
3번의 경우는 별도의 계좌를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보유한 모든 주식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옵니다.
(제2 금융권에 5천만원을 맞기면, 1.5억~2억정도 우량주만 운용가능한 별도 계좌를 하나 만들어주고, 일정 비율로
반대매매가 들어옴)
그리고 6개월 단위 연장인데 중도해지를 하면 골치가 아픈상황이 옵니다, 수수료도 나오고
가장 이론적으로 좋은 방법은
비대면 계좌 1개로 단타 위주로
융자 계좌 1개로 중장기 위주로
우량주 전용 계좌로 스탁론을 해서 관리를 하면 되는데,
실제 운용해보면,
비대면 계좌1개 단타위주로,
융자계좌 1개 중장기 위주로
2개만 굴리는게 현실적으로 베스트입니다. 신용등급 문제도 있고, 자금이 묶이는 이슈도 있고.. 구매 못하는 상품, 주식도 많고.... 심리적으로 반대매매 무서워서 4배 못땡기고 한 3배 조금넘게 운영하게 되는데, 그럼 사실상 2번과 별차이도 없고.......
여튼 이왕 빌리는거 한푼이라도 싸게 비교해보고 안전하게 빌리시고, 빌린 운영자금으로는 우량주에만 넣으세요
(제가 오늘 융자로 빌린 돈 디피씨에 넣어서 하한가 맞아서 울면서 꼭 말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가는 미래가치를 포함하고 있고 미세하게 상승이 유리하게 설정되어 있어요.
이 미세한 차이가 누적되서 장기적으로 상승이 일어나는데요. 이 기간을 줄이는 방법은 비용을 감소시키는거에요.
그런데 미수나 신용같은걸 쓰면 비용이 증가해서 반대로 되버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