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7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 자료를 보면 지난달 은행채 발행은 전달대비 무려 51.2% 급증한 3조8601억원으로 집계됐다. 월별 발행액으로는 지난해 6월 4조3048억원을 기록한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많다.
시중은행은 3조5601억원어치 채권을 발행하며 55.2%(1조2669억원) 증가했고 지방은행은 15.4%(400억원) 증가한 3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은행채 발행액 증가폭은 전체 금융채 발행 증가폭인 28.0%보다 2배 가량으로 높다.
은행채의 대규모 발행에 힘입어 전체 금융채 발행액 역시 10조5621억원으로 올 들어 가장 많았다. 전달인 8조2502억원보다 28.0%(2조3119억원) 급증했으며 발행 건수도 163건에서 205건으로 25.8% 늘었다. 금융채 발행규모는 전체 회사채 발행액인 14조1116억원의 74.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전체 회사채 증가폭인 16.5%(1조9944억원)를 크게 뛰어넘었다. 지난달 일반회사채 발행이 1.1% 줄고 자산유동화증권(ABS) 역시 23.8% 발행량이 감소한 가운데 금융채만 증가세를 보였다. 월평균 금융채 발행액은 2016년 4조8400억원에서 지난해 8조600억원, 올 들어선(1~7월) 9조400억원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같은 기간 건당 발행 규모도 평균 4조4000억원에서 4조8000억원, 5조2700억원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은행채 발행 증가는 은행권의 대출 증가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은행의 기업대출은 지난해말 781조4000억원에서 지난달 812조2000억원으로 30조8000억원 늘었고 가계대출은 766조8000억원에서 796조6000억원으로 29조8000억원 증가했다. 대출이 잘 나가니 시중에서 돈을 빌려 다시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셈이다.
그동안 은행들은 예대율 규제로 은행채보다는 예수금을 통해 자금을 충당해왔으나 금융당국이 예대율 규제를 오는 2020년으로 연기하면서 은행채 발행 유인도 높아졌다. 예수금 대비 대출금인 예대율은 2016년 평균 98.39%에서 지난해 98.68%, 올 상반기말 98.97%로 상승기조를 보였다.
이와 함께 저금리 기조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된 점도 은행채의 발행을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가 금리인상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분위기가 조금 바뀌었다”며 “금리가 오르기 전에 선제적으로 자금을 융통하고자 발행을 많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