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클랜시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수많은 시리즈 게임중 하나인 고스트 리콘, 그중 최신작인 와일드 랜즈를 클리어 했습니다.
고스트 리콘 시리즈는 2001년 유비소프트 산하의 레드 스톰 엔터테인먼트(Rainbow Six로 굉장히 유명해진 개발사)에서 제작된 것이 처녀작이었고, 이후 고스트리콘 2, Advanced Warfighter, Future Soldier 등등 시리즈를 지속해오면서 조금씩 변형을 해오다 이번 와일드 랜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번 작의 개발사는 유비소프트 파리 + @인데, 엔딩 스텝롤에 보면 레드 스톰 엔터테인먼트가 등장하긴 합니다만, 정작 레드스톰 홈페이지에 가보면 개발한 게임 목록에 와일드 랜즈는 없습니다. 어느 정도 참여는 했지만 주된 개발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와일드 랜즈는 기존의 고스트 리콘 시리즈와 다른 점이 꽤 있습니다. 소규모 정예병으로 진행하는 게릴라전이라는 형식은 유지하고 있지만, 다소 근미래적인 장비가 등장했던 것들을 많이 버렸고, 시리즈 최초로 드넓은 오픈월드를 배경으로 한다는 것이 큰 차이입니다.
게임의 배경은 2019년 볼리비아 입니다. 멕시코에서 볼리비아로 진출하여 기세를 떨치는 가상의 카르텔 조직인 '산타 블랑카'가 이번 작의 주적이며, 주인공 일당인 미군 특수부대 '고스트'의 목적은 산타 블랑카의 간부와 수장을 제거함으로써 조직을 와해시키는 것입니다.
일단 게임을 하는 내내 가장 좋았던 것은 볼리비아의 자연 경관 묘사였습니다. 볼리비아 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소금사막과 죽음의 도로 등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 볼 수 있는 것이 참 좋았고, 만년설에 뒤덮힌 고산지대부터 황량한 사막지대, 수풀이 우거진 열대우림 등등 다채로운 지형이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맵 크기 또한 방대한데, (축적을 다소 과장하긴 했지만) 맵 사이즈로만 보면 GTA V보다 더 큰 수준으로, Just Cause 2에는 못미치지만 엄청나게 넓은 맵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픈월드에 걸맞는 자유로운 임무 수행도 좋았습니다. 카르텔의 세력을 4가지 분야로 나눈 다음, 각 분야의 여러 간부들을 타겟으로 하여 하나 하나 무너뜨리는 것이 게임의 주된 흐름인데 어떤 간부를 먼저 제압할 지는 순전히 유저 마음대로 고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지역에 진입하거나 간부 하나를 쓰러뜨리면 등장하는 영상물과 게임 내 수집대상인 킹슬레이어 파일 등으로 해당 인물과 그에 얽힌 스토리를 알아보는 시스템도 괜찮았습니다.
유비소프트식의 오픈월드가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는 부분이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지만 과도하게 반복적인 면이 있습니다. 방대한 맵을 탐험하며 각종 무기, 부착물, 업그레이드 재료 등을 모으다보면 내가 일을 하는건지 게임을 하는건지 구분이 가지 않을 때가 있을 정도로 패턴이 단순하고 반복적이긴 합니다.
운전할 수 있는 다양한 탈것이 등장하는데 탈것 간의 차별성이 조금 약한 점은 아쉽습니다. 운전하는 느낌도 상당히 현실하고는 거리가 멀긴 한데, 카르텔 간부의 집 등지에서 등장하는 람보르기니 + 맥라렌 + 페라리 같은 느낌의 슈퍼카가 가속력이 처참한건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어차피 중후반부에 접어들게 되면 거의 헬리콥터로 이동을 하게 되긴 합니다만..
임무를 수행하다 보면 게임을 어렵게 만드는 최고의 요인은 적의 대공 미사일 입니다. 미사일이 하나만 날아오면 어찌저찌해서 회피할 수가 있기는 한데, 특정 지역의 경우 대공미사일이 지나치게 많아 도저히 회피가 불가능한 구역이 있어서 사이드 미션이긴 하지만 수 차례 재시도 하다가 결국 포기한 임무도 있습니다. (패드로 조종시 미사일 회피가 비교적 쉬워 보이긴 합니다만 따로 시도해 보지는 않아서 확실치는 않습니다)
두번째로 난이도 조절이 아쉬웠던 부분은 '우니다드'라는 군대 세력입니다. 작중 설정으로는 카르텔을 토벌하기 위해 만든 군대지만 협상을 통해 카르텔을 많이 터치하지 않고 뒷돈을 받는 그런 세력인데.. 카르텔 세력과는 달리 GTA나 마피아 시리즈의 경찰처럼 조금만 건드려도 '경계 상태'가 되어서 상당히 성가시게 됩니다. 우니다드 기지에서 뭔가 임무를 해야한다면 최대한 조용히 한녀석씩 처리하든지 저항군 세력이나 카르텔 세력을 이용해서 처리해야 큰 무리 없이 임무를 할 수 있습니다. 간혹 목표를 호송해야 하는 임무에서 우연히 지나가던 우니다드가 경계를 시작하게 되면 꽤나 골치아픈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실망스러웠던 부분은 '빠른 이동'을 '재전개'로 번역해 놓아서 빠른 이동의 존재 자체를 한동안 모른 채로 플레이를 했던 점인데, 이는 초반부 플레이 후 오랜 기간 안하다가 다시 게임을 잡게 되어서 생긴 문제일 수도 있겠습니다.
DLC 없이 본편만 플레이한 기준으로 훈장을 포함한 모든 스킬 업그레이드 완료, 모든 무기 수집, 모든 부속품 수집, 모든 스토리 임무 완료, 모든 킹슬레이어 파일 수집 완료하니 플레이시간이 86시간 입니다. 대부분의 수집 요소는 쓸데없는 부분이 많아서.. 메인 스토리만 열심히 하면 10시간 내외로 클리어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얼마 못해봤지만 친구와의 협동플레이? 같은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저도 말씀해주신 지도탐방이나 더 다녀봐야겠습니다~
ps. 사용기 게시판에 올려도 되지 않을까 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