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쪼코하임입니다.
글이 좀 깁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은 천천히 봐주셨음 해요.
FC클리앙에 가입한 지도 어느덧 1년이 넘었네요.
같이 경기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웬만하면 파이팅 하면서 사기를 끌어올리려 하는 타입이지만, 최근 답답한 마음이 커져 최근 경기 하소연 글 남깁니다.
인원이 적은 건 어쩔 수 없는 문제라 제외하고 경기 내용만 보겠습니다.
저도 잘 못하는 부분이 많기에 누군가를 탓한다기 보다는 다같이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개인적인 의견으로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1. 라인업 플레이에 대한 반대의견
라인을 끌어올려서 공격과 수비 간격을 좁히는 건 좋은 플레이 방식이고, 최근 트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알고 있는 대전제 조건으로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저희는 그 조건을 무시하고 라인업에만 신경쓰는 것 같습니다.
(순발력, 스피드 이런건 뺐습니다)
첫 번째 조건은 당연하게도 "원활한 볼 순환 능력 / 강한 압박이 가능한 체력" 둘 중 [최소 한 가지]를 갖추는 겁니다. 좁은 공간에서도 패싱게임을 잘 하거나, 상대가 쉽게 못나오게 강하게 밀어내는 거죠. 저희의 현재 실력으로는 그나마 전자가 가능성이 높지만 기량이 높은 팀을 상대하면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다른 방안을 찾아야겠죠.
두 번째 조건은 골키퍼의 라인업입니다. 뮌헨의 노이어로 대표되는 스위퍼형 골키퍼는 단순히 전진해서 빌드업을 한다는 개념만 갖는 게 아닙니다. 수비가 라인을 높였을 때 비어있는 뒷공간을 골키퍼가 커버한다는게 핵심입니다. 최종 수비라인이 센터서클까지 진출했는데, 골키퍼가 패널티박스에 머무른다면 그 사이의 빈 공간은 재빠른 공격수가 차지하기 훨씬 쉽겠죠.
문제는 아마추어 골키퍼 수준에서 그정도 커버가 되는 사람은 흔치 않다는 점입니다. 저희 팀의 든든한 수문장 분들을 탓하는 게 아닙니다. 오늘 상대한 팀도 골키퍼가 빌드업에 관여하려다 저희한테 위기를 맞은 적이 있었으니까요.
이런 이유로 우선 라인업 플레이에 반대합니다.
2. 킥앤러시를 사용하는 것도 상황에 따라 필요
예쁘게 차는 것만 축구가 아닙니다. 이상향으로 다들 빌드업 축구, 티키타카 플레이를 생각하시는 건 알고 있습니다. 다만 킥앤러시도 약팀이 강팀을 상대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임을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흔히 말하는 뻥축구죠. 볼 소유권도 쉽게 내주고 전환이 잦아져 더 힘들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최근 저희가 상대한 팀들 중 저희보다 약팀은 약사회 말고 못 본 것 같습니다. 다른 팀들은 기량이 월등하죠. 그럴 때 유연하게 스타일을 바꿨으면 합니다.
3. 그래서 나아갔으면 하는 방향
제가 생각하는 빌드업, 킥앤러시 둘 다 잡을 수 있는 플레이 스타일은 13-14시즌 무렵 리버풀 스타일입니다.
당시 에이스가 수아레스임은 반박의 여지가 없지만, 플레이의 키는 제라드였습니다. 은퇴를 바라보던 나이의 제라드를 시발점으로 한 플레이 방식입니다. 이른바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를 운용한 방식인데, 그림으로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베스트11은 아니지만 그 무렵 뛴 선수들로 짜봤습니다. LB는 당시 호세 엔리케로 기억하구요)
대략 기본 포메이션이 이렇다고 보면, 제라드는 미드필더의 중심으로서 조율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당시 실제 빌드업 시 포메이션은 이렇습니다.
제라드가 두 센터백 사이에서 볼을 받고 배급을 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되면 효과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상대 공격이 센터백을 마크하는데 제라드가 사이에 감으로써 프리한 상황 발생
(2) 양 사이드백이 전진함으로써 미드필더 숫자싸움에 우위를 점하는 상황 발생
당연하게도 제라드에게 문제가 생기면 모든 플랜이 꼬이기는 합니다. 제라드가 넘어져 뎀바바에게 골을 헌납한 첼시 전이 가장 극단적인 예시겠네요.
제가 이런 방식을 제안하는 건, 저희쪽에도 킥에 능한 인재들이 있고,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움직임을 가져가기에 좋다는 점 때문입니다. 오늘같이 웅크리고 두드려맞는 경기에서도 풀어나올 방법이 있어야하고, 반대로 쉽게 가는 경기에서도 차근차근 사이드백과 함께 전진할 수 있어야하니까요.
이상 최근 경기들을 진행하며 느낀 점에 바탕한 제안사항입니다.
요즘 인원도 늘 부족하고 매번 새로운 분들과 호흡하려니 여러모로 쉽지않은 상황입니다. 그래도 같이 축구하시는 분들이 더 재밌게 찼으면 하는 마음으로 남겨봅니다.
긴긴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그 답답함이 10년 정도되면 애증이 돼요. ㅎ
후기와 피드백이 난무하던 예전 분위기처럼
우리 젊은 피들의 답답함이 팀에 큰 원동력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몇 자 적어봅니다.
1. 라인
아시는대로 우리는 말씀하신 이유로 포백라인을 극단적으로 올리지 않아요.
지난 경기, 이번 경기 팀 사정을 모르는 용병분이 센터백을 보게 되면서
트러블을 피하기 위해 존중했을 뿐이지,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늘 하던대로 미들과의 간격, 상대팀의 기량에 따라 포백라인을 조절하고,
원활한 패싱 및 압박을 더해 팀의 내공을 쌓는 방법으로 이겨내봅시다.
라인에 대해서 진짜 문제는 다른 데에 있다고 봐요.
바로 라인에 대한 이해도 부족인데요.
예를 들어..
우리 패널티박스 근처 상대팀 프리킥 상황에서 키퍼가 아닌 사람이 골대 옆에 서있는 경우,
상대 코너킥 후 볼을 걷어낸 상황에서 왜 라인을 올려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
상대 윙 수비를 위해 라인의 기준인 센터백보다 쳐진 풀백의 경우,
스로윙은 오프사이드룰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 경우 등등.. 다양합니다.
이런 분들 찾아내서 강한 피드백과 무한사랑으로 감싸드려야겠지요.
2. 킥앤러시
좋지요. 약속된 다양한 전술은 사정없이 시도하고 또 시도해봐야 합니다.
쿼터별 포지션에 따라 유연하게 시도해보도록 합시다.
3. 플레이메이커
발재간 좋고, 드리블에 패싱 거기에 시야까지 넓은 미들 한분만 있으면 팀 조직력과 분위기가 확 달라지죠.
은퇴한 제라드를 영입할 수는 없으니
우리 팀원 중에서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를 찾아야.. 아니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오랜 시간이 걸릴 지 아닐 지는 개인 노력에 따라 달라지겠죠.
경기장에서 우리 기량에 맞는 혹은 뛰어넘는 다양한 전술에 대해 얘기해보고 시도해보면서
서로 간의 넘치는 피드백과 함께 팀역량을 한단계 더 끌어 올려봅시다.
소중한 후기..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