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달리기 열심히 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달린당'에 글을 올리는게 어떠려나 싶지만 오늘 제가 겪은 일은 다른 분들도 함께 인식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어 글을 올립니다.
오늘 낮 1시 40분경, 경복궁 남서쪽 코너 횡단보도(아래 그림 속 파란 원으로 표시된 곳)에서 발생한 상황입니다.
아시다시피 그곳은 외국인 관광객이 매우 많은 거리입니다. 마침 금요일인데다 날씨도 맑아, 횡단보도에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보행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근처 #SORRY에스프레소바(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가게라 홍보합니다^^)에서 샤케라토를 테이크아웃해 마시며 건너려던 참이었습니다.
보행 신호가 켜지고, 저를 포함한 수십 명의 사람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어어, 잠시만요!" 하고 크게 소리쳤고, 고개를 들어보니 러너 두 명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인파 사이를 요리조리 피하며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마치 아래 그림처럼 인파를 헤치며 돌파하려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순간, 뒤따라오던 러너 한 명이 제 팔을 쳤고, 들고 있던 샤케라토 잔이 떨어지면서 음료와 얼음이 사방으로 튀었습니다. 다행히 거의 다 마신 상태라 커피 반 모금 정도와 섞인 녹은 얼음물만 남아 있었지만, 문제는 저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던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그 물이 튀었다는 점입니다. 여러 놀란 외국인 관광객들이 "Oh my god!", "They're insane!", "Shit!" 등을 외치며 불쾌감을 표했습니다.
더 황당했던 것은, 이 러너들이 달리던 것을 멈추지 않고 그대로 후다닥 뛰어서 가버렸다는 사실입니다. 뒤를 잠시 돌아보는 듯했지만, 상황을 무시하고 계속 내달려갔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순간 놀라 멍하니 있다가 혹시 주변에 다른 피해자는 없는지 살피느라 몇초 지나 그들을 바라 보니 이미 수십 미터는 달려가 있었습니다. 업무 때문에 불편한 옷과 구두를 신고 있던 제가 그들을 쫓아가기는 어려워서 "이봐요! 그냥 가면 어떡합니까!?" 라고 소리쳐 보았지만, 그 러너들은 제 외침을 무시하고 내달리더군요. 등에 하이드레이션 백을 메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산 쪽으로 가려던 것 같아 분했지만 어쩔 수 없이 현장을 지나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일을 그저 운 나쁜 해프닝으로 넘길 수도 있겠지만, 제가 굳이 이 글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서두에 말씀드린 바와 같습니다. 저도 자전거 라이딩이나 농구를 즐기는 편인데 운동에 집중하다 보면 지켜야 할 규칙이나 예의를 간과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곤 하고, 실제로 무시하고 지나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바로 앞에 있는 상황이라면, 아무리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순간이라도 잠시 멈췄다가 다시 출발하는 것이 당연한 배려이자 안전 수칙입니다. 저는 커피 반 모금 정도만 피해를 보았지만 옷에 커피 물이 튄 다른 분들은 얼마나 불쾌하고 억울했을까요? 혹시라도 사람들과 부딫히고 엉켜 넘어지기라도 했다면 누군가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곳 '달린당'에 계신 러너분들은 이런 상황에서의 기본적인 매너를 당연히 잘 지키실 거라고 믿습니다. 다만 주변에 혹시라도 이러한 경각심이 부족한 지인 러너가 있다면, 이런 사례도 있다는 것을 잘 전달해주시면 좋겠다는 취지로 글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자기의 즐거움을 위해서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모습과 거기에 자신의 실수를 모른 체 하기까지 하는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네요
운동을 떠나서 기본적인 사람에 대한 배려심이 가졌으면 좋겠네요
그래도 성격이 차분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