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한번도 볼 수 없지만 미국과 캐나다에는 흔한 창호 구조가 double hung window입니다. 이렇게 생겼지요.

창문을 열 때는 이렇게 열립니다. 위쪽 유리는 밑으로 열리고, 아래쪽 유리는 위로 열립니다.

물론 위쪽이나 아래쪽 한쪽만 열 수도 있습니다.
더블 헝 윈도우는 바깥쪽 유리창을 닦기 편리합니다. 이렇게 전개하면 외부쪽 유리창이 짜잔 하고 안으로 들어오니까, 닦습니다.

전개할 때 주의사항이 두가지가 있습니다.
(1) 아래쪽 유리는 3cm정도 들어올린 후 전개할 것. 완전히 닫힌 상태에서는 전개하는 도중에 아래 창틀에 끼어서 전개가 안 되거든요.
(2) 전개할 때 중력에 의해 급하게 쿵 전개될 수 있으므로 손으로 받치면서 전개한다. 일단 전개한 뒤에는 손을 놓아도 됩니다.
전개할 때 창문이 회전하는 중심축을 보면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유리창을 승강시키는 흰 플라스틱 슈(shoe)에 창문의 피봇이 끼워져서 전개의 중심축이 됩니다.

저 슈에는 열린 유리창이 중력에 의해 저절로 내려와서 닫히지 않도록 하는 스프링이 들어갑니다. 달팽이처럼 돌돌 말린 constant force spring입니다.

달팽이처럼 돌돌 말린 것을 펴내는 방식으로 스프링을 잡아당기는데, 이 돌돌 말린 스프링은 다른 스프링과 달리 조금 펴낼 때의 힘과 많이 펴낼 때의 힘이 바뀌지 않고 일정합니다. 다른 스프링들은 후크의 법칙에 의해 탄성력은 변위에 비례하는데 말이죠.
이 constant force spring을 사용하는 다른 용도는 슈퍼마켓에 있는 물건 진열대입니다. 상품 박스나 약병이 항상 진열대 맨 앞으로 당겨지도록 힘을 가합니다. 아래 사진에서 황금색 constant spring을 볼 수 있습니다.

이 constant force spring은 더블 헝 윈도우에 사용할 때는 counterbalance spring이라고 부릅니다. 이 counterbalance spring의 힘은 유리창의 무게와 비슷한 힘으로 선택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스프링이 너무 약하면 열어놓은 유리창이 중력으로 저절로 내려오고, 스프링이 너무 강하면 스프링 탄성이 중력을 이겨서 저절로 올라가거든요.
그래서 counterbalance spring은 유리창 무게에 맞춰 선택하라고 여러 종류가 나옵니다. 스프링을 교체하거나 shoe assembly째로 교체할 때 참고하십시오.
제 더블 헝 윈도우에서는 counterbalance spring이 창틀 옆에 이렇게 보입니다. 얇은 스프링강이 풀려진 모습입니다. 스프링 끝이 위쪽에 걸려있는 것도 보이지요.

아주아주 오래된 더블헝 윈도우는 constant force spring을 사용하지 않고 묵직한 무게추가 유리창 창틀 좌우에 숨겨져 있습니다. 그 묵직한 균형추(counterbalance weight)에 가느다란 밧줄을 걸어서 도르레 구조로 유리창을 위로 끌어올려 중력을 상쇄하는 구조입니다. 이 옛날 구조는 균형추와 연결하는 그 밧줄이 잘 끊어집니다.
더블 헝 윈도우 말고 single hung window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유리창 상하 두쪽이 다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아래쪽만 가동되고 위쪽 유리는 고정입니다. 단열에 좀 유리하고, 가격이 싸며, 더블 헝 윈도우에 비해 단점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이것도 많이 사용합니다.
한편 더블 헝 윈도우는 위쪽을 열 수 있어서 실내의 더운 공기를 환기시키기 쉽다고 하는데, 요즘은 에어콘이 널리 보급되어서 별로 큰 장점이 아니거든요.
싱글 헝 윈도우는 아래 사진처럼 아래쪽 창문만 전개됩니다.

일부 더블 헝 윈도우와 모든 싱글 헝 윈도우는 유리창을 아예 탈거할 수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①, ②라고 적은 순서대로 유리창을 슈에서 들어올리면 슈와 분리되어 유리창을 탈거 후 옆으로 치워놓을 수 있습니다.
이런 구조입니다.

위 사진처럼 탈거되는 유리창이라면 전개 후 닦거나 취급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전개된 유리창에 힘을 주다가 원치않는 순간에 탈거되면서 유리창이 바닥에 떨어질 수 있거든요. 잘 모르겠다면 전개해 보시고, 위 사진처럼 탈거하려고 노력해봐도 탈거가 안 된다면 안심하고 작업해도 됩니다. 싱글 헝 윈도우는 유리창이 탈거되지 않으면 위쪽 유리 외부를 닦기 힘들기 때문에 제가 본 싱글 헝 윈도우는 모두 탈거식이었습니다. 반면 더블 헝은 죄다 탈거가 안 되는 방식이었고요.
유리창을 전개하거나 탈거하면 한가지 신기한 현상이 있습니다. 슈가 counterbalance spring의 힘에 당겨져서 저절로 위로 올라가는 일이 없습니다. 그것은 슈에 브레이크가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유리창을 전개하는 각도로 눕히면 브레이크가 걸려서 counterbalance spring이 위에서 당겨도 현 위치를 유지합니다.
슈에 달린 브레이크는 대략 아래 사진과 비슷한 구조입니다. 초록색 플라스틱이 브레이크입니다.

유리창이 전개 위치로 회전하면 유리창과 맞물려 회전하는 중간의 금속제 캠이 브레이크를 좌우로 눌러 창틀에 브레이크를 걸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유리창을 전개한 후에는 브레이크를 풀기 전에는 슈를 수동으로 원하는 위치로 옮길 수가 없습니다. 그럴 필요성도 거의 없지만요.
그리고 창틀과 슈 사이에는 (잘 움직이라고) 윤활유를 바르지 마십시오. 적당한 마찰력이 있어야 유리창이 중력과 counterbalance spring의 힘이 조금 불일치해도 상승이나 하강을 하지 않고 제 위치를 유지하는데, 창틀에 윤활유를 바르면 성가시게 저절로 상승 또는 하강하는 버릇이 생겨서 불편해집니다.
싱글 헝 윈도우나 더블 헝 윈도우에서 유리창을 전개하거나 탈거하면 방충망을 탈거할 수 있습니다. 걸쇠를 돌리면 해제됩니다.

방충망에 구멍이 생겼을 경우 또는 방충망이 마모되거나 바래서 색이 허옇게 되었다면 인근 hardware store에서 제공하는 window screen replacement service를 해 보십시오. 20불 정도 합니다.
싱글 헝 윈도우는 방충망을 탈거한 후 실외 위쪽으로 손을 빼서 고정 유리창의 외부를 닦을 수 있습니다.
더블 헝 윈도우는 한가지 어이없는 문제를 종종 야기합니다. 위쪽 유리창이 살짝 열린 것을 모르고 생활하는 것입니다. 아래 사진은 좀 과장되게 연출한 것입니다만, 3mm~5mm정도 열린 채로 지내는 집을 세 채 봤습니다.

3mm~5mm정도만 열리면 저 사진과 달리 유리창이 창틀에서 눈에 띄게 빠져나오지 않으므로 덜 닫힌 것을 잘 알지 못합니다. 어떤 집은 그 상태에서 웃풍이 들어오니까 유리창 둘레에 스폰지 문풍지를 붙였더군요... 제 딸의 대학가 쉐어하우스는 제가 그 3mm~5mm 틈을 닫아주니까 외부 소음이 훨씬 덜 침투했습니다.
게다가 저 상태에서 유리창 걸쇠를 잠궈주면 걸쇠가 방해가 되어 위 유리창을 위로 올려도 다 닫히지도 않습니다. 그럴 때는;
(1) 걸쇠를 해제한다.
(2) 위쪽 유리창을 최대한 올려서 닫아준다.
(3) 걸쇠를 잠근다.
저 사태가 발생하는 이유는 위쪽 유리창의 counterbalance spring의 힘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Counterbalance spring을 교체하는 것이 번거롭다면 종종 확인해주고 수동으로 꾹 닫아주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이 글을 쓰려고 조사하다 보니 제 집 창문에 ventilation stop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래 장치입니다.

환기를 위해 문을 조금만 열어놓을 때 도둑이 창문을 활짝 열고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장치입니다.
창문 이야기를 한 김에 마지막으로 한가지 정보를 드리자면, 집의 창문을 업그레이드하라고 광고하는 업자들이 많은데, 그 업자들이 광고하는 상품이나 가격은 전부 다 "replacement window"라는 종류의 창문입니다. 이것이 뭐냐면;

기존 창문에서 유리창 2쪽을 탈거한 후 기존 창문의 창틀은 그대로 두고 자기네가 가져온 "replacement window"부품을 위 그림처럼 넣은 후 코킹하고 끝내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원래 창문보다 유리창이 작아집니다. 답답해보이지요.
이 방법이 아니라 한국에서 집 리모델링할 때 창호를 교체하듯 창틀까지 싹 교체하려면 "full frame window replacement"를 주문해야 합니다. 그러면 업자들은 광고 가격표를 집어넣고 "그건 많이 비싼데요"라며 말을 시작합니다...
제가 본문에 적은 세 집은 걸쇠를 잠기는 위치에 놓으면 유리창은 (무조건) 잠긴다고 생각했는지 3mm~5mm 열린 채로 걸쇠는 잠금위치에 놓고 살고 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