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대 후반 남성입니다.
우연한 기회로 코로나 시기에 미국 취업 이민 절차를 시작했었고 영주권이 나와 곧 출국을 앞두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몇 년 살았던 경험이 있어 아직도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들도 조금 있고,
분명 제가 원하는 진로로는 미국이 더 많은 기회가 있는 것도 맞는데.. 출국일이 다가오니 싱숭생숭해서요.
유튜브에도 '내가 역이민을 한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이 추천으로 뜨고 (ㅎㅎ)
한국에 있는 친한 친구들, 가족들을 두고 가서 돈을 번다고 한들 기쁨을 같이 나눌 사람들이 없다면 의미가 있을지도 잘 모르겠고요.
아 근데 사실은 투정입니다.. 이미 영주권은 나왔고, 스폰서 회사에서 일은 해야하니까요..
하여튼..
저처럼 비슷하게 혼자 가신 분도 계신지 궁금해서요 ㅎㅎ
어떻게 이런 고민들을 해결하셨고.. 어떻게 정착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결혼해서 같이 오는 케이스가 오히려 적고
15년 여름 졸업했으니 직장생활도 달력기준 9년차네요..
제 기준으로는 사회생활 문화가 미국이 훨씬 잘 맞습니다만, 음식점의 선택권이라던가 연애를 위한 이성의 풀이 애매하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요즘은 한국 문화도 많이 좋아져서 사실 고민이 좀 많이 되리라 생각됩니다만, 제가 한국에서 회사 다닐때만해도 사발로 소주를 먹는다거나 강제로 회식이나 상사 경조사에 동원되거나 하는 경우가 많고, 또 한국보다 미국이 대우가 훨씬 좋은 것도 봤기 때문에 저는 미국에서의 삶을 선택했습니다. "내가 역 이민을 한 이유"의 분들의 경우에도 우선 도전을 해봤고 좀 돌아가더라고 다른 사람들은 해볼수 없는 값진 삶을 살아본게 아닐 까 생각해봅니다. 또한 이민와서 힘겨운 삶을 살게 되는 첫번째 사유가 대부분 신분문제인데, 신분문제가 해결된채로 오신다면 더 많은 기회들을 잡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민생활을 하면서 그러한 자기 합리화를 너무나 많이 보았습니다. 인종차별 이야기만 나오면 그거 인종차별 아니고 네가 영어못하거나 그놈이 이상한 놈이라서 발생한 일이라는 등 말이죠.
제가 자주 가는 호주 이민자 카페에는 한국의 장점에 대한 글만 올라오면 득달같이 와서 한국이 얼마나 후진적인지 열변을 토하는 댓글을 달고, 호주의 단점에 대한 글만 올라오면, 또 득달같이 달려와서 그래도 한국보다는 낫다라는 댓글을 다시는 분이 있습니다. 뭐가 그리 한국에 쌓인 점이 많았는지 안스럽기까지 합니다. 웃긴 것은 그래도 한국국적은 유지하면서 의료보험 혜택은 받고 싶어 하더라구요. 한국 의료에 대해 얼마나 안좋은지 열변을 토하더니만..
암튼 결론적으로 이제 한국이 충분히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려 하고 있고 일부 계층에 속한다면 살기에 좋은 나라인 것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요즘 더 역이민에 대한 주제가 자꾸 언급이 되는 것 같아요. 어차피 1세대 혹은 1.5세대 아니면 영어도 평생 굴레로 따라다니고 정서적으로도 한국이 더 편한 분이 많을테니까요. 저만해도 애들 성인이 되면 해외에 살지 않고 한국에서 살려고 생각중입니다. 안타깝지만 저는 외국에 오래 살아도 집처럼 느껴지지는 않네요.
개인적으로는 신분문제가 해결된다고 가정한다면, 여전히 미국이 한국에 비해서는 더 많은 기회들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규모자체도 다르고, 많이 분야에서 기술 선도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긴 하니 그런부분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미국에서의 삶은 충분히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습니다.
저도 이민자 1세대로서 영어소통이 완벽하지 않음에 따른 불편함, 얘들이 가지고 있는 80,90,00년대에 대한 향수를 공유할 수 없는 부분들(Trivia같은거 하면 뭔소린지 도통..)은 어쩔수 없지만, 한국에 방문할때마다 저희가족은 미국에서의 삶이 더 우리한테 맞는거 같다라고 느끼고는 합니다. 결국은 케이스바이 케이스입니다만, 한국에서만 계속 계신다면 그런 선택지 조차 없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역이민에 대해서도 좋은 직장과 오퍼를 받고 돌아가시는 분들도 있고, 미국에서 삶이 고단하시고 적응이 어려워지셔서 다 내려놓고 돌아가시는 분들도 계시고 천차 만별일테지만 잃어버린 시간들만 생각하기엔 외국에서 살아왔던 경험들이 생각보다 더 값진 일들이지 않을까 라는 차원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