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발단: 허세
작년 추수감사절 전에 와이프가 지인집에 다녀와서 그 집 마루 새로 설치하는데 이만불 정도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우리집과 크기나 모양이 상당히 유사한데 생각해보니 역시 미국은 인건비의 나라구나 라고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남의 인건비가 소중한만큼 내 인건비도 소중하기에 와이프에게 마루 설치비용의 10퍼를 나의 인건비로 넘기면 깔아주겠노라 하고 장담하게 됩니다.
시기가 시기인만큼 블랙프라이데이에 마루 세일하는게 뭐 있나 봅니다. 그리고 고민하게 됩니다. 진짜 나무 마루로 한번에 가느냐 아니면 라미네이트 쉽고 싸게 가느냐...
라미네이트로 결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싸다. 잘 고르면 나무도 라미네이트 만큼 싼 제품도 충분히 많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라미네이트가 쌉니다.
2. 이게 제일 큰 이유인데 혹시 설치 중 망치더라도 내가 감당할 수 있겠는가 였습니다. 즉 다시 설치 전문가를 불러서 처음부터 다시 설치하더라도 부담이 덜 한것이 생각해보니 라미네이트 였습니다.
3. 아이들 3명을 얼마나 견디겠느냐...11살 8살 5살. 뭐 하나 작살내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나이들 입니다. 설치전에 마루가 대략 10년 정도만 버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0년후면 애들이 충분히 도와줄 나이가 되고 저는 감독관의 위치로 감독하기 딱 좋은 나이가 됩니다. 허나 다 설치하고 롤러 스케이트 연습하는 애들보니 10년은 무리데쓰...(ू˃̣̣̣̣̣̣︿˂̣̣̣̣̣̣ ू)
4. 레고 조립만큼 쉽지는 않지만 나무 설치보다는 훨씬 쉽습니다.
5. 집 팔때 라미네이트 원치 않는 바이어있으면 제거하고 카펫 깔아줘도 크게 무리 없습니다.
와이프와 상의 후 일층부터 설치하기로 결정합니다. 이층은 새 카펫 설치한지도 얼마 안되었기에 일단 남겨두기로 합니다. 이게 작년 블프 바로 전
준비물
작년 블랙프라이데이에 마루 세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와이프가 원하는 색상(chestnut 혹은 oak 계열)은 스퀘어핏당 59센트 세일이더라구요. 일층 1000sf이니까 그래도 600불 세이브. 그리고 블랙프라이데이에 로우스에서 구매 가격의 15퍼센트를 기프트카드로 주는 블프 행사를 그날만 했습니다. 그래서 기카 받으면 트림과 몰딩을 하기로 하고 잘 받아서 shoe moulding 잘 부착했습니다.
참고 비교1
Regular size 5인치 vs wide size 7인치 이상 plank
색상의 거의 같은데 일층은 보통 5인치 정도 width의 제품입니다. 이층은 7.5인치 살짝 넘는 width 입니다. 장단점이 달라서 어느게 더 낫다고 할 수 없습니다. 언듯보기에는 와이드한게 설치하기 쉬어보이는데 구석이나 커브진곳에서는 좀 더 세심하게 깍아야 합니다. 그리고 구석에는 설치 자체가 어렵기도 합니다. 처음해보신다면 너무 와이드하지 않은게 나을것 같습니다.
참고 비교2
Attached pad yes or no
일층은 패드가 붙은것, 이층은 안붙었습니다. 작업상 안붙은것이 훨씬 쉽습니다. 세세한 작업할때 패드 붙어있으면 상당히 번거롭습니다. 그런데 패드가 없어서 작업이 수월한만큼 underlayment 를 넉넉히 깔아줘야 합니다.
Underlayment
아마존에 품질 좋고 싼 가격의 제품이 많습니다. 혹은 그 지역에서 마루 전문으로 파는 매장에도 비슷한 가격에 있습니다. 로우스나 홈디포 굳이 아용안해도 됩니다.
참고 비교3
기존의 트림이나 몰딩을 제거 yes or no
첨부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카펫 제거후 트림과 몰딩을 제거하면 어마어마한 먼지와 쓰레기가 튀어나옵니다. 일층은 일부만 제거후 다시 재 사용했습니다. 이층은 전부 제거후 다시 전부 재 사용했습니다. 기존의 트림이나 몰딩이 깨끗하다면 trim puller 로 깨끗하게 제거후에 다시 사용하게 좋고 설치도 쉬워집니다. 그리고 청소도 하면 좋지요.
기타 툴 준비
Circular saw, jig saw, speed square는 필수 입니다. 적당하게 잡아줄 테이블도 필요한데 저는 그냥 black and decker workmate 25불짜리로 해결했습니다. 가지고 다니기 편합니다. 아마존 리뷰에 보면 조립시에 좀 튼튼하게 만드는 법이 있습니다. 참고하면 좋습니다.
그리고 톱이 필요한데 가능하면 oscillating multi tool 하나 있으면 시간이나 힘을 많이 아낄수 있습니다. Table saw나 miter saw가 있으면 작업이 조금 더 쉬워집니다. 다만 이 툴에 익숙하지 않으면 오히려 위험하고 더 오래걸릴 수 있으니 차라리 circular saw와 jig saw를 활용하는게 좋습니다.
트림이나 몰딩을 자를때 45도 bevel 컷을 해야할때가 있습니다. 이럴때 miter saw가 필요한데 이번만 쓰고 안쓸 것 같다면 miter box를 사서 해도 됩니다.
https://www.homedepot.com/p/Stanley-Deluxe-Miter-Box-with-Saw-20-600D/100034395
기존의 트림이나 몰딩 혹은 카펫밑에 깔려있는 carpet grabbers 제거하는데는 trim puller가 정말 좋습니다. https://www.homedepot.com/p/Zenith-Trim-Puller-Multi-Tool-for-Baseboard-Molding-Siding-and-Flooring-Removal-Remodeling-ZN700002/206509569
Pry bar와 chisel을 합해놓은 쓰임새인데 마루깔때는 두개 합한것의 약 10배는 활용도가 높다고 보면 됩니다. 트림이나 몰딩 제거 이외에도 여로모로 쓰임새가 참 많지요.
툴을 처음부터 사야한다고 하면 가진 예산에서 제일 좋은 것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툴이 좋고 종류가 많을수록 일의 능률과 효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기억하세요. 집안일은 아이템빨입니다. 과금필수!...이걸 우리 와이프가 알아야하는데...
마루를 설치한 후에 트림이나 몰딩 작업시에 brad nailer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가끔 construction glue로도 잘 붙는 트림이나 몰딩이 있습니다. Glue는 홈디포에서 7불정도면 사니 한번 해보시고 잘 안붙으면 홈디포에서 brad nailer빌려서 하면 됩니다. 물론 네일은 따로 사야지요. 배터리로 작동하는 네일러는 배터리도 사야합니다. 그래서 4시간 정도 빌리는데 총 60불 정도입니다. (네일러 30불 배터리 20불 네일 10불)
https://www.homedepot.com/c/tool_and_truck_rental
https://www.homedepot.com/tool-truck-rental/Cordless-Finish-Nailer/902400/index.html
(프로팁) 집안 수리를 하거나 관련 일을 할때 평소에 사고 싶었던 툴이 없어서 일의 효율이 낮다고 와이프에게 자주 말합니다. 물론 이 툴이 있어도 크게 도움은 안되지만 그냥 사고 싶으니까요. 늘 명분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ㅋㅋ
설치후기
방 하나만 까는게 아니라 일층 전체를 하려면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고 중간에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생각을 미리하고 시작하면 좋습니다. 방마다 그리고 거실, 복도마다 중간에 끊어서 트랜지션으로 연결한다고 하면 작업이 훨씬 쉬어집니다. 끊는부분의 트랜지션 종류마다 살짝 다르지만 0.5인치에서 1인치정도의 틈을 매워줄 수 있기 때문에 문 아래 부분, 거실과 복도가 만나는 부분등 이런 부분에서 끊어주면 쉽습니다. 대충 아래 그림처럼 말이지요. (사진 펌)
하지만 와이프가 seamless하게 연결해달라고 하면 조금 더 일이 많이 번거로워 집니다. 시작하는 부분을 잘 잡아야하고 방마다 복도마다 연결이 되는 부위의 조인트를 어떤식으로 할 지 한번 더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방이 완전한 직사각형이 절대 아니라서 이부분을 잘 재서 시작해야 합니다. 아래 사진은 이층인데 방 3개와 거실, 화장실, 창고, 이층 에어컨 입구 그리고 계단까지 연결된 부분인데 seamless하게 해놓은 모습입니다. 계단은 아직 카펫입니다. 애들 미끄러질 걱정에 그냥 뒀습니다.
실제로 설치에 걸리는 시간은 방 하나 200스퀘핏 정도면 3시간이면 됩니다. 그런데 원래 있던 가구나 침대 다른 방으로 옮기고 트림 뜯어내고 청소하는데 시간이 오히려 더 오래걸립니다. 그래서 저는 방하나당 하루의 시간을 주었습니다.
일층은 안방 ,거실, 다이닝 룸, 옷방 그리고 복도 이렇게 해서 5일 걸렸고 이층은 방 3개에 거실하나 복도 하나 해서 4일 걸렸습니다. 더 일찍 할 수 있지만, 일단 힘들다라고 느끼면 그만했습니다. Circular saw와 jig saw가 쉽게 다룰수 있는 툴이라고 해도 여차하면 다칠수 있기에 그랬습니다.
일층은 11월말 블프에 물건사서 설치했고 이층은 얼마전 3월에 했습니다. 이층 다하고 일층 둘러보니 부족한 부분이 눈에 띄는게, 그사이 실력이 늘었나봅니다. 왼손은 거들 뿐이죠.ㅋㅋ
주의 사항
1. 1000스퀘어핏 정도 분량 마루를 사서 집에 가지고 올때 suv 나 미니밴이 필요한데 생각보다 무게가 엄청납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대략 5마일 정도 운전했지만 20마일 넘는다면 트럭을 빌리는게 좋아보입니다.
2. 미리 온라인으로 주문해놓고 픽업하러가는게 좋습니다. 일하시는 분이 잘 도와줍니다.
3. 혹시라도 부분 부분 나눠서 하신다면 아무리 싸도 단종의 위험이 있는 제품은 피하는게 좋습니다.
4. 마루를 선택하고 나면 트림이나 몰딩을 골라야 하는데, 이때도 매칭되는 색이나 크기를 미리 골라놔야 합니다. 이 가격도 만만치 않으므로 예산짤때 넉넉히 포함해둬야 합니다.
5. 트림이나 몰딩 혹은 트랜지션을 나중에 가서 다시 고른다고 하더라도 샘플 하나씩 들고오셔서 거기에 맞춰서 작업하면 쉽습니다.
6. 안경 안쓰는 분들도 꼭 안전 고글 착용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알러지 심한분들은 마스크 착용도 잊지 마세요. 아침 작업 시작전에 claritin 이나 zyrtec 하나 드시면 더 좋지요.
7. 바닥이 얼마나 평평한지 미리 알면 좋은데 카펫을 깐 상태에서는 알기 어렵지요. 레벨을 맞추기는 콘크리트 바닥이 쉽습니다. Plywood깔린 이층은 약간 샌딩도 하느라고 시간이 좀 더 걸렸는데 솔직히 해도 살짝 뜨는것은 어쩔수 없더라구요.
8. 위에도 언급했지만 방이나 복도, 마루는 절대 직사각형 아닙니다. 미리 잘라놓지 마세요. 귀찮아도 재서 확실히 자르는게 오히려 시간을 더 아끼게 됩니다.
9. 작업을 다하고나니 무릎과 발목 그리고 손목이 아픈거는 어쩔수 없는 나이탓인것 같아서 좀 더 서글프게 아프더라구요.
10. 이것도 살짝 프로팁인데 이런 작업시에 필요한 재료, 여기서는 마루를 넉넉하게 사고 마누라 몰래 리턴해서 로우스나 홈디포 기프트카드로 환불 받으면 이게 개이득입니다. 로우스 가카 한장 있으니 이제 사고 싶었던 툴 세일만하면 됩니다. ㅋㅋ
처음에 한 이틀이면 할 수 있다고 허풍떨면서 시작할때는 정말 반신반의 였는데 어찌저찌 끝내서 기분은 참 좋더라구요. 혹시라도 마루, 특히 라미네이트 설치생각히고 계셨던 분들께 약간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더 좋은 팁이나 경험담은 댓글에 남기면 좋은 정보 교환이 될 것 같습니다.
몇년후 하우스로 이사 갈까 생각 중이었는데 그냥 아파트에 살아야 할 것 같아요 ㅠㅠ
/Vollago
아, 참고로 체이스 프리덤카드 있으신 분은 미리 체이스 웹/앱에서 액티베이트 하면 6월까지 home improvement 와 그로서리 카테고리에서 x5 적립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그리고 underlayment는 1sf당 대충 30-40 센트 정도면 그럭저럭 쓸만합니다.
Trim 이나 moulding 은 사이즈와 디자인에 따라서 다릅니다.
저는 일층은 shoe moulding 으로 마무리 했고 (8피트정도에 7블안팍)
이층은 기존에 있던 trim을 전부다 재사용하고 거기에 맞춰 작업을 해서 따로 더 안들었습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제 인건비 (마루 총 가격의 10퍼)는 아직 못받은 상태인데 혹시 떼인돈 받는 거 잘 아시는 분들 댓글 부탁좀...ㅠㅠ
완전 기술자이신 것 같아요.
게다가 10% 밖에 요구하지 않으시는 겸손함까지... 훌륭하십니다. (^_^)b
저희집은 저희가 했는데 카펫이 이미 깔려 있어서 일끝나고 나서 그거 청소하는데 진짜 일주일은 걸린것 같아요 ㅠㅠ
그거 하고도 못이 너무 많아서 결국엔 underlayment으로 Pergo Gold 깔고 했습니다 ㅠㅠ (진짜 라미네이트 값만큼 돈이 들어간것 같아요.) 그래도 못도 큰것만 제거 해서 살았다 싶었는데 패드없는걸로 하니까 계속 수평 맞춰야 해서 그냥 패드 있는걸로 사서 깔았습니다. 이걸 보니까 급 날림으로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ㅠㅠ 부럽습니다 으헝헝헝 ㅠㅠ 몰딩은 할려고 했는데 귀찮아서 예전 몰딩 그냥 썼습니다 ㅠㅠ 결국엔 귀차니즘으로 끝 ㅠㅠ 나중에 남는건 공구밖에 없더라구요.ㄱ-
어떻게 활용할지...그보다 먼저 와이프에게 뭐라고 할지 생각해봐야 갰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