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의 집" 시즌 5가 나온 김에 다시 시즌1부터 정주행을 해버린 드라마 입니다.
이렇게, 종이의 집(Money Heist) 두번째 보니 초반 캐릭터의 과장스러움이 점점 익숙해지면서, 몰입감이 깊어지는 수작을 넘어선 명작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감상평을 남겨보렵니다.
사실, 스페인 드라마라서 좀 낯설기도 하고, 저로서는 부담스러운 감정선을 지닌 캐릭터들(예를 들어 조폐국장인 아르투로 로만(Arturo Román), 강도집단의 덴버(Denver), 그리고 베를린(Berlin) 역시 도 .....)이 너무 튀어 보이는 바람에 스토리 라인 밖으로 나가버리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서, 자연스러움이 반감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두번째 정주행이고, 전 시즌을 순식간에 연속으로 보다보니 스페인 사람들의 기질이나 습성 등 그럴 수도 있겠다 이해하면서 보게되더라고요.
나중에는, 점점 극에 몰입해 극중 노래, 음악이 배경으로만 사용되지 않고, 약간의 뮤지컬 처럼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되는 점도 국가적 특색을 나타내는 것 같아서 신선한데라고 받아들여졌습니다.(첨에는 너무 자꾸 노래 불러서, 인도영화도 아닌데 왜이러지? 했거든요)
대부분 알다시피, "종이의 집"의 스토리는
기상천외한 치밀함으로 조폐국과 스폐인 중앙은행을 국민적 지지를 받으면서 털겠다는 내용인데, 사실 도둑에 대한 무한한 자비를 베풀고 이해를 구하는 요소를 좀 억지스럽게 넣고 있긴 합니다. 그래도 몇가지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을 좀 정리해 봤습니다.
1. 인상적인 캐릭터 (일단 2명만 골라보면)
"종이의 집"에 나오는 캐릭터는 대부분 일차원 적인 캐릭터는 없는것 같습니다. 캐릭터마다 점차로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죠. 조페국장 직원에서 강도로 변신하는 캐릭터, 경찰에서 강도로 변신하는 캐릭터가 대표적으로 생각 자체가 변화하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그래도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인상적인 캐릭터를 고른다면 당연히.....
도쿄 :
워낙 강렬한 이미지의 캐릭터이고, 극 전개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죠. 자유분방함의 상징같기도 한데, 나중에 그런 자신에 의해 상처받는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공감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는 다각형 성격을 지닌 인물인것 같네요. "종이의 집"의 전체 narration이 도쿄를 통해 이루어지는 만큼 다른 사람들의 행동/감정이나 생각도 도쿄가 이해하는 눈으로 우리에게 전해진다고 봐도 틀렸다고 할 순 없겠네요.
교수에 대한 무한 신뢰를 지니고 있지만, 자신에 대한 자신감 쩔고, 카리스마 넘치고, 전투력 강한 여성으로 field에서 강하고, 임기응변도 훌륭한 믿음직한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조용한 생활에 익숙할 수 없는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극복할 수 없는 특징이 있죠. 근데, 결국 그것으로, 사고한번 거하게 치고, 새로운 시즌이 열리게 만드는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조폐국장 아르투로 로만(Arturo Román):
제 눈에 든 또한명은 바로, 조폐국장입니다.
대부분 주인공에서 인상적인 캐릭터를 뽑으실 텐데, 전 이 조폐국장이 매우 인상적 이더라구요. 어느정도냐 하면, 총 맞았을때 '잘 됐다'는 느낌이 들게 할 정도죠. 인질극 상황에서도 여직원에게 작업을 걸거나, 자신이 한 일을 남에게 떠넘기, 다른 사람 위험에 빠트리기, 그러면서도 자기합리화 하기 등 짜증 유발 연기력이 대단합니다. 시즌1인 조폐국 스토리가 마감되면서, 자신의 아내와 연인에게 버림는 비참한 결과를 받게 됩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인질극 스토리를 멋지게 포장해서, 그걸로 멋지게 강연을 하는 영웅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장면은 시사하는 바가 좀 있어 보입니다.
한가지, 눈여겨 볼 재미있는 장면은 시즌2 격인 스페인 중앙은행 시즌에서 스스로 인질이 되어버리는 장면이죠. 저는 조폐국장이 스스로 인질이 되려고 중앙은행으로 뛰어드는 모습에서 '과연 그는 어떤 생각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더군요.
자신의 사랑을 찾아 들어갔을지?
자신의 용감함을 재확인하려고 들어갔을지?
또 아니면, 결국 현실에서 존재가치가 점점 작아지는 자신에게 다시금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들어갔을지?
그의 행동은 현재(1부) 까지는 결말이 좋아보이진 않더군요. 그래도, 옛 애인의 작은 사랑의 감정을 확인한 부분은 좀 위로가 됐을까요?
2. 저항주의 철학
살바도르 달리:
종이의 집 전체를 통과하는 주제의식은 "저항과 자유"라고 할 수 있죠. 그를 상징하는 것인 인질과 함께 쓰고 있는 "살바도르 달리의 가면"입니다. 에스파냐 출신의 초현실주의 화가. 작가에 대한 해석이나, 그림에 대해서 말하고자 함은 아니지만, 어찌되었든 종이의 집에서 살바도르 달리 마스크는 저항과 자유의 상징으로 사용됩니다. 리스본이나 도쿄가 체포되었을때 길가에 서있는 수많은 군중들이 달리의 가면을 쓰고, 그들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들이 일개 강도가 아님을 인정받는 듯한 묘한 웃음을 짓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물론, 그러한 대중의 호응을 얻고자 한 것이 교수의 의도이기도 합니다.
종이의 집의 money heist에는 특징이 있죠. 바로 일반 대중에게 큰 피해가 가질 않는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화폐를 훔쳐 달아나는 것이 아니라 신규화폐를 찍어서 가져갑니다. 그러면서, 두가지 이유를 대죠.
첫번째는 강도의 입장에서 추적이 안된다는 점 (아마도 화폐의 일련번호를 자신들이 임의로 정하기 때문인가요? 극중에 보면 나이로비는 벽에 열심히 숫자를 적어가면서 화폐를 찍어냅니다. 만약, 원래의 번호 순서 그대로라면 기존것 다음부터 찍힌 화폐에 대해서 추적하면 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리 현금이라지만, 할 려면 할 수 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두번째는 유동성 공급이라는 말을 하죠. 아마, 이건 소위 MMT(Modern Monetary Theory)이론이라 불리는 현대화폐이론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인것 같기도 합니다. 이건 지금까지의 일본의 화폐정책에서 보던 방법이죠. 너무 급진적이러서 그리 지지 받지 못하는 주장이긴 한데, 아무튼, 전 그렇게 이해가 되더군요. 물론 교수는 진정한 유동성 공급이 아니라, 그 속에 끼여있는 부정부패에 강조점을 두지만요.
결론적으로, 종이의 집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대중적 지지를 이끌어 내고, 이것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는 명분을 잡습니다. 근데, 이부분이 전 작가가 약간 억지를 부리는 걸로 보이네요. 약간 보다는 많이 억지스럽죠. 공중에서 화폐를 쏟아부었다고, 과연 시민들인 그를 의적이라고 받아들일지, 공공기관의 탈취가 정당화 될지는 의문이죠. 머? 워낙 부패한 국가여서 정부에 대한 불신이 최고조라면 그럴수도 있을까요?
3. 러브라인 & 휴머니즘
종이의 집에는 많은 관계 설정이 나오죠. 러브라인이 생기고, 부모와 자녀의 관계도 주요 내용으로 나옵니다.
현재까지, 마지막 시즌5 1부의 마지막 장면을 "도쿄-리우" 커플의 마지막으로 할 줄은 몰랐는데(사실 좀 슬프더군요), 제 생각에는 안타깝지만, 아주 도쿄스러운 마무리 였다고 보여지네요. 순박하고 착한 IT청년이 연상의 누나를 통해 많이 성장하는 성장기 같은 스토리도 자연스럽게 와닿았고, 처음에는 자신과는 너무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였지만, 그의 순수함을 받아주는 도쿄. 물론, 시간이 흘러, 감정이 퇴색되었을때, 자신을 찾아 떠나버리긴 했지만, 그 실수를 만회하는 과정에서 결국 자신의 모든것을 내주는 장면까지 이 커플의 기승전결은 많은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안타까움, 사랑스러움, 비참함, 기쁨, 절망, 후회, 과연 나머지 2부에서 남겨진 자의 아픔을 어떻게 마무리 할지 궁금해집니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관계가 있습니다. 가장 급격한 변화이기도 하죠. 전 시에라 경감의 관계 변화가 단연 일등이라 꼽겠습니다. 살벌한 고문(리우를 직접 고문하죠)을 만삭의 몸으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아무 무리없이 해내는, 말도 안되는 설정의 인물인데, 아이를 출산(매우 난산이죠. 결국 박사의 도움을 받게되고요)하면서 그녀는 자신의 억울함을 잔인한 복수로 해결하려는 경감에서 한 아이의 엄마로 변하죠. 너무 드라마틱한 변화여서 사실 적응이 안되는 장면중 하나입니다.
"종이의 집" 시즌 1 ~5 까지 스토리는 계속 이어지는 내용이어서, 중간 중간 보면 사실 자잘한 내용을 놓칠 수 가 있습니다. 전 그래서, 시즌5가 나와서 아예 시즌1부터 다시 보는걸 결정하긴 했지만(솔직히 중간에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스토리가 탄탄하고, 연기력도 좋고 스페인 드라마에 대한 인식을 바꿔줄 만한 드라마라고 봅니다.
p.s. 근데, 나이로비 관을 들고 나가는 그 인질들은 너무 격식을 끝까지 차리고 걷는건 넘 오바 아닌가요? 국립묘지에 매장가는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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