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프로 2019 간단 구입, 사용기 입니다.
먼저 저는 그래픽디자이너입니다. 모션이나 영상이 아닌 CI, 편집 등 전통적인 시각디자인 분야입니다.
쓰는 프로그램은 어도비 CC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인디자인, 오피스입니다.
위 프로그램 쓰는데 사실 맥프로를 사용한다는 것은 소잡는 칼로 닭잡는 것이죠.맥북프로로도 충분하거든요.
그래도 맥프로를 구입한 가장 큰 이유는 ProDisplay XDR과 확장성입니다.
원래 맥북프로(16인치, 고급형CTO)에 연결해서 사용했었는데 발열도 심한데다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외장하드들을 연결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었습니다.
맥미니도 생각해보았는데 맥미니에 저장용량 업그레이드하고 프로디스플레이를 연결하려고 블랙매직eGPU까지 들이자니 수백만원이 들어가더군요.
이때까지만해도 맥프로 생각은 0.1도 없었습니다. 가격이 어마어마하니..ㅎㅎㅎ
그런데 맥프로 기본형만 해도 내가 원하는 건 SSD 용량(이건 진짜 애플 좀 혼나야해요) 말고는 다 충족하잖아?
용량 작은건 외장으로 쓰던 2테라 SSD 하나 있으니 그걸 박으면 되겠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돈버는데 쓰는 장비니까 투자좀 해볼 요량(합리화 1)으로 오픈마켓이나 최저가 검색 사이트등을 뒤져보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가격이 790만원 정도 하는 놈이 얼추 100만원 정도 빼주더랍니다. (합리화 2)
그리고 무이자할부 신공이란 것도 등장..(합리화 3) 한달에 백만원도 안드네? (마침 ProDisplay XDR의 할부가 끝....)ㅎㅎㅎ
내가 명색이 디자이너인데 산업디자인 정수인 애플제품의 플래그쉽을 경험해봐야 하지 않을까?ㅋ(합리화 4)
그래서 주문했습니다. 인기없는 기본형으로.
기본형 사양은
CPU: 3.5GHz Intel Xeon W 8코어
RAM: 32GB ECC RAM (8GB*4ea)
GPU: Radeon Pro 580X 8GB GDDR (MPX)
SSD: 256GB (....)
이더군요.
제품을 받아보니 첫인상은
1. 박스 크다
2. 박스 무겁다
3. 박스 뜯는거 기발하다
4. 본체는 생각보다 안무겁다.
5. 현타가 온다.
개봉후
1. 대량생산품 퀄리티가 무슨 공예품 수준이네
2. 만듦새가 진짜 끝내준다.
3. 뚜껑을 열어보면 텅텅비어있다.(기본형은 진짜 텅텅..)
4. 뭔가 넣어줘야겠다.
5. USB-C 라이트닝 포트가 패브릭이네.. 죽인다.
6. 사타포트는 있는데 연결해놓을 자리가 없네. 전원도 일반 케이블이 아니네.. 2.5인치 SSD 장착 실패..
7. 현타가 온다.
대충 물건 받은날 받은 첫인상입니다.
일단 정말 완성도 끝장납니다. 자동차도 그렇지만 제품이 커지면 커질 수록 그 황량한 면적을 채워 넣기가 여간 힘든게 아닌데 (플래그십 세단의 완성도를 올리는 것이 힘든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끝내주게 뽑아냈더군요.
뚜껑을 밀어올릴 때의 느낌이 무언가 기분 좋습니다. 진짜 연구 많이한 티가 나요.(물론 이 연구개발비도 가격에 포함..)
그리고 내부. 허허. 보통 외부를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하면 내부는 엔지니어들이 거기에 맞춰 설계를 넣는 느낌이라면
이건 내부도 디자이너가 붙어서 같이 만들었다는 느낌이 확 듭니다. 케이블하나 나와있는것 없고 나사 하나하나의 완성도가 정말 장난이 아니에요. 그런데 기본형은 MPX가 한칸짜리 580X라 정말 휑하긴 합니다.(이건 아마도 그래픽 성능이 필요없는 작업자를 위해서 PCI슬롯을 낭비하지 말라는 옵션인 것 같네요.)
어도비 프로그램을 위해서 맥을 쓰는 건 이제는 안맞는 말이지만 제가 맥을 사용하는 이유는 OS상의 미려함과 하드웨어의 완성도 입니다.
사용자경험이라는 것이 단순히 UI에 국한되지 않고 제품의 완성도와 어떤 조작을 했을 때의 피드백등이 종합되어있다고 볼 때 이제품이 주는 사용자경험은 정말 최고수준에 도달해 있습니다. 디자인으로 먹고 사는 입장에서 저런 제품들의 디테일을 느낄 때 나의 작업은 어떤가 하고 한번씩 돌아보기도 하거든요. 작업에 있어서 퍼포먼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저에게는 저런 부분의 만족도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진짜 조용합니다. 켜졌다는 느낌도 안들어요. 맥북프로는 부팅만해도 위잉거리는 소음이 거슬렸는데 확실히 조용합니다.
포토샵으로 기가단위의 파일을 합성해 보아도 팬이 특별히 시끄럽게 돌거나 하진 않습니다.
덕분에 방 에어컨이 생각보다 시끄럽다는걸 알았다는..;;
그리고 위에도 이야기했지만 기본 용량이 256인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OS에 프로그램 몇개 설치하면 100기가는 그냥 써버리더군요. 이부분은 일단 외장 SSD를 꼽아서 데이터를 빼놓는 방향으로 사용 중입니다. 어차피 작업완료된 데이터는 나스에 넣어놓고 현재 작업하는 데이터만 저장해서 사용하니 크게 문제될 것은 없는데. 애플이 그렇게 홍보하는 SSD 속도를 데이터 접근 시에는 경험하지 못한다는게 너무 억울하긴 하네요. (마침 SSD옵션이 별매로 출시했던데 질러볼까..?)
일단 외장에 꽂아놓은 SSD를 내장으로 꼽기위해서 여러 방법을 생각중입니다. (프로미스 제품이 사타 연결이 가능하다는데 가격이 사악..)
사실 저는 벤치마크 프로그램도 모르고 점수가 어떻게 나오는지도 모릅니다. 유튜버들 사용기를 찾아보면 시네벤치같은 프로그램 돌려서 몇점이다 하는거 하나도 와닿지가 않거든요. 그냥 제가 쓰는 프로그램에서 동글뱅이가 안나오면 우와 좋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어도비 프로그램들이 진짜 안정성이 똥이라 항상 스트레스를 받는데 동글뱅이 적게 나오고 다운 횟수만 줄어들면 거기서 만족입니다.
며칠 사용해보니 확실히 맥북프로 보다는 안정성이 뛰어난 것 같습니다.
이부분에서 얘기하는 장점은 심리적인 안정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기존 맥북프로에 클렘쉘모드로 쓸 때는 뭐만 하면 팬이 쎄게 돌기시작해서 이러다 컴퓨터 터지거나 불나는거 아니야?(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하는 생각이 자주 들거든요. 손난로 수준으로 뜨거워지는 건 덤이구요. 작업자가 작업을 할 때 심리적으로 장비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만큼 불안한 것도 없습니다. 이부분을 해결했다는 것은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확장성.
작업용 장비는 시간이 지날 수록 상대적으로 퍼포먼스가 떨어집니다. 신형이 나오는 것들의 퍼포먼스가 올라가면 내 장비는 가만히 있어도 떨어지는 것이죠. 요즘은 프로그램들도 계속 무거워지는 추세라 주기적으로 팔고 사는 행위를 반복해야하는 귀찮음이 동반됩니다.
맥프로는 확장성 덕분에 앞으로 가능성이 크죠. 램만 봐도 돈은 좀 들겠지만 무시무시한 용량까지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고 PCI슬롯을 이용해서 저장공간도 늘릴 수 있습니다. 지금은 기본형이지만 점차 업그레이드 해가면 쓰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이글을 쓰는 순간에도 한쪽 탭에는 애플홈피의 맥부품 탭을 열어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제가 느낀 점을 정리하자면
장점
1. 뽀대, 완성도
2. 확장성
3. 안정성
4. 앞으로 업그레이드에 대한 설레임
단점
1. 가격 (가격이 사악하지만 완성도 측면에서 어느정도 합당하다는 생각이 어느정도는 듭니다.)
2. 기본형의 SSD 용량(이건 변명의 여지가 없이 나쁜거에요. 진짜...1테라는 넣어줘야지)
3. 순정으로 SATA포트를 꼽을 만한 베이가 없다는 것 (추가지출을 한다면 해결 가능)
정도 되겠네요.
앞으로 업그레이드하게되면 경과를 올려보겠습니다. 우선 저장용량에 대해 고민중이니 조만간 답을 내려보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세팅해 놓은 사진 몇장 투척하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고, 모두 화이팅입니다~!
저는 맥프로 값 벌러 가겠습니다.. ㅎ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부럽습니다. ^^
꼭 업그레이드 해 가시길 빌어봅니다. ^^
화이팅!
주로 어도비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사용하고, 정부관련 지원을 받는게 이거저거 있다보니 윈도우는 추가로 필수 (페럴사용), 성격은 깔끔하지 못해서 크롬창 수십개씩 열어놓고 쓰는 변태다보니.. 지금쓰는 맥북프로는 항상 매일 힘들어하길래 고민하다가 깔끔하게 맥프로로 결정 했습니다.
궁금한게 많았는데 이렇게 리뷰글을 보고나니 심리적 안정감이 옵니다 ㅎㅎㅎ
저도 이미... 램 업글을 위해 같은 사양의 램을 이미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있습니다.
혹시 이에 대한 걱정은 없으셨나요?
그렇군요.
사릴 저도 제 사용 환경에 비해서는 맥프로가 과한 사양이지만 단지 고해상도 모니터를 무리 없이 지원하는 맥 데스크탑이 필요해서 맥프로를 구입하려고 했습니다. 현재는 2017 맥북프로 15인치에 울트라파인 5K 듀얼 구성으로 사용중입니다.
용도는 오피스와 통계프로그램 정도 이구요.
ARM 으로 이주를 발표했을때 오히려 이러면 나중에 인텔맥이 더 귀해질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습니다. 다시 또 고민이 시작이네요 ㅠ
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이후 업데이트 상황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