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하는 팁 같은걸 좀 쓰다가 이야기가 산으로 가길래, 다 지워버리고, 대신 과거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양국의 문화차이(인간관계) 위주로 좀 써보려 합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도 있어서 좀 창피하지만서도....
한국문화에서 인간관계는 수직적인 느낌입니다. 수직으로 세워진 파이프 중간쯤에 내가 들어가 있고, 내 자식이나 아랫사람들은 내 아래, 보스나 부모님 내 손위사람들은 나이나 지위, 권력관계등에 의해 내 위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옆으로 수평적인 관계는 학창시절 친구라 부르던 녀석들 외엔 별로 없네요. 아래쪽에는... 지금 제 사회적 위치상 별로 없네요. 또 제 성격상, 손 윗사람에게 상대는 쉽게 해도, 손 아래 사람들한테도 왠만하면 말을 낮추지 않는 버릇때문에.. 음.. 아니면 제 또래 혹은 그 밑으론 expat 친구들(주로 미국)이 많아서, 사실 원뿔의 아랫평면의 중점에 내가 위치해 있는 느낌인듯 합니다. (평면적 인간관계는 아래에 설명)
미국문화에서의 인관관계 지도는 거미줄(web)의 느낌인데, 내가 거미줄 중간에 있고 나와 친밀한 정도에 따라 나와 가깝게 혹은 멀게 위치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한 극좌표계 평면위에 있죠. 와이프는 내 바로 옆, 내 뒤에는 부모님, 그 옆 좀 떨어진 곳에는 형제자매, 그리고 좀 더 떨어진 곳에는 친구들 좀 더 멀리에는 회사 동료들.. 영어로는 이런 인간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단어도 한국어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각주1) 그러니까, 사회에서 본인이 스스로 맺는 인간관계를 더 중요시 한다는 거죠. (한국보단 미국이...)
몇해전 미국에서 그곳 주립대학의 한국인 교수(미국엔 박사유학으로 도미, 그뒤 미국에서 오래 살았지만 여전히 한국인 마인드)의 실험실에서 일을 한 적이 있는데, 미팅시간에 그 교수님을 영어로 You라고 부르는데 묘한 guilty pleasure를 느꼈습니다. 그땐 영어를 잘 못했기 때문에 주변 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가끔 둘이서 한국어를 쓸 때도 있었는데, 서로 you라고 부르다가, 한국어로 교수님과 학생의 관계로 서로 상대/하대를 하면서 느낀 그 문화충격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순간적으로 제 머릿속에서 그 인간관계의 2차원 평면이 위 아래로 급격히 잡아늘려지면서 그 교수님과 나와의 친밀도에 의한 평면상의 상대적 거리는 0으로 수렴하고, 그냥 위아래의 수직적 관계만 존재, 2차원 평면이 1차원 수직 파이프가 되버렸죠.
본인이 성공한 자전적 이야기도 영어로도(학생들과), 한국어로도(한국사람들과) 여러번 들었는데, 듣는 느낌이 어느 언어로 듣느냐에 따라 약간 다릅니다. 그 교수님이 좀 권위적인 타입이긴 하지만..(다른 교수들은 학생들이랑 first name으로 말 트고 지내지만, 이 분은 본인이 직접 본인을 Mr. *** 이라 부르라 이야기 한 케이스..) 아... 이 교수님이 이 글 보면 안되는데...
암튼, 이 2차원 평면이 1차원 파이프로 트랜스폼 한 사건 이후로, 제 두뇌 속에 이런 맵이 각인이 되어서, 권위적인 한국사람을 만나거나, 모 암튼... 요샌 이런 일들을 종종 겪는데요. 아주 미치겠습니다. 평상시에는 2차원 평면상에 사는데, 1차원 수직 구조로 변할때마다.. 힘들어요.
말은 얼을 담는 그릇이라고 고등학교 국어책에도 써 있듯이, 문화와 정신, 언어는 깊은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영어를 잘 하기 위해서는(이제 본격 팁) 좀 거만하게, 스스로를 우주에 중심에 놓고 느낀대로 말하면 될 것 같습니다. (영어는 I 없이 말을 할 수 없는 몇 안되는 언어중에 하나죠.) 일단 I 질러 놓고, 느낀대로 꼴리는대로 본인의 액션(동사) 지르고, 그 뒤에 부가로 설명 붙이면 되니까요. 어느 언어든 중요시 하는게 먼저 온다 생각하는데, 영어에서는 화자, 그리고 화자의 액션이나 생각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한국어는 반대잖아요. (각주2), 주소 체계도 양국에서 완전 반대구요.
제가 가끔 하는 농담... 천장의 전구를 갈려면 몇명의 미국사람이 필요할까? 답: 1명, 왜냐면 그 사람이 의자 위에 올라가서 전구를 붙잡고 있으면 전 우주가 그 사람을 중심으로 도니까, 전구가 알아서 빠진다.
암튼, 제 경우엔 영어가 는 결정적 계기가..(한국어로 생각해서 어순을 뒤바꾸는게 아닌 영어식으로 생각하는 훈련), 이런 의식 구조를 바꾼 다음부터 였습니다. 영어로는 핵심을 먼저 찌르고, 그냥 뒤에다 부가 설명 붙이는 식으로..
각주
1) 한국어엔 친척관계를 설명하는 단어가 영어보다 훨씬 많듯이.. 고모, 이모, 작은어머니, 큰 어머니 하면 단어 하나로, 친가쪽인지 외가쪽인지 혈연관계가 있는지 없는지 바로 알 수 있지만, 영어론 aunt로 끝이고, aunt my mother side.. 등등 설명이 복잡하죠. 그래서 그냥 왠만하면 aunt로 퉁. 이걸 보면 대신.. 한국어엔 친구관계를 뜻하는 말이 뭐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친구? friend? 아는 사이? 이건 한 단어가 아니죠. 회사동료, 동호회친구.. 등등은 어떻게 이 사람을 만났는가에 대한 설명이지 친밀도는 알려주지 않으니까요. 제가 영어 단어 많이 알진 않지만, 아는 것만 해도, friend, buddy, homie, sis, bro, pal, amigo, chum, folks, acquaintance, associate 등등... 어떤 분야에 대해 풍부한 어휘가 있다는 건, 그 문화에서 그 분야를 중요시 한다는 뜻이니까요.
2) 미국친구들이 가끔 저한테 어떻게 하면 한국어 잘 하냐고 물어보는데, (특히 어순이 헷갈린다고..) 제 대답은 "너는 중요하지 않다. 너의 배경, 부모님, 친구, 직업이 중요하다. 시간, 장소 등 배경설명을 먼저 하고 네 액션은 맨 나중에.." 라고 말해줍니다.
궁금한 부분이 있는데요. 영어가 늘은 계기가 영어식으로 생각하는 훈련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훈련하는게 좋을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한 마디 질문하고 한,두마디 씩 대답하는건 할 수 있는데 토론 같은 경우 머리속에서 문장을 만드느라 과부하?가 걸려서 많이 힘들더라구요. 아는 문장은 그냥 영어로 받아들이는게 어렵지 않은데 모르는 문장의 경우 머리속에서 우리말로 해석하게 됩니다. 어떻게 해결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CLiOS
이러면 또 내용이 길어지는데... 에니코님이 아는 문장이라고 하신 것도, 어쩌면 한국식으로, 주어 동사 짜르고, that절 넘기고, 가정법 어쩌고.. 해서 무슨 화학식이나 수식 이해하듯이 한국식으로 이해된 한 덩어리를 그냥 받아들인 것일지도 모릅니다. (2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처음에만 유도하지 그 이후엔 생각없이 그냥 쓰는 것처럼) 이 방법을 일본어-한국어에는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순도 같고, 문법도 비슷하고, 그래서 등가치환이 가능.. 하지만, 영어와 한국어는 어순이나 컨셉 자체가 많이 다르니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단은,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나 컨셉이 잡히는 대로, 뭔가가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말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걸 뭉쳐서 하나의 문장으로 만들려 하지 마시구요. (우리가 무슨 정치토론이나 학회 발표를 준비하는 단계는 아니니까..) 중요한 건, 그 머릿속에서 생각을 떠올리는 순서를 영어식으로 해야 한다는 건데... (이하는 전에 한 다음까페에서 본 내용)
날씨 좋은 날에 한 남자가 나무 밑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고 합시다. 한국어로는 어떻게 설명할까요? 우린 먼저 배경을 보고 설명을 합니다. 주소 체계처럼요. "날씨 좋은 날에, 나무 밑에 한 남자가 낮잠을 자고 있다." 이렇게요. 나무 밑과 남자는 자리를 바꿔도 되지만... 암튼.. 영어로는 우선 상황 묘사용 "There is"한 다음에, 여기서 가장 중요한건 남자죠. " There is a man" 그 뒤엔 그 남자의 액션.. 뭐 전 문법용어 잘 몰라요. 아마 man이 주어인 것 같은데.. 확실한 건 여기서 the man이 이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 그리고 그 중요한 요소의 액션. "There is a man taking a nap" 그리고 부가로 붙이는 거죠. "There is a man taking a nap under the tree in beautiful sunny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