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스플릿 오쏘리니어 키보드인 릴리58을 사용하기 시작한지도 6개월 정도 지났네요.
그동안 여러 키보드를 사용해봤고, 중간 중간에 '그냥 쓰던거 쓸까..' 하고 다른 일반 배열 키보드로 돌아가보기도 했지만
결국은 이 키보드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사용해본 소감을 간단하게 나누고 싶어서 오랜만에 글쓰기 버튼을 눌렀네요.
1. 오쏘리니어
저는 일반 스태거 배열보다 오쏘리니어가 더 편했습니다.
각 알파벳 키들의 접근성에 있어서 일반 배열보다 훨씬 편하게 느껴지네요.
그 중에 제일은 Y 키입니다.
제 검지 손가락이 짧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일반 배열에서는 Y 키 누를때 오타가 제일 많이 나고,
손 전체가 들리거나 이동해야 그나마 편하게 타이핑이 가능했는데, 오쏘리니어 배열에서는 완벽히 해결이 되네요.
키 배열이 수직적이라 그런지 전반적으로 손의 이동 거리가 줄어든 것 같습니다.
2. 스플릿
양 손의 거리가 멀어져서 어깨 및 가슴의 자세가 넓어져서 좋네요.
처음 스플릿을 쓸 때는 크게 차이를 못느꼈는데 역체감이 확실했습니다.
스플릿을 오래 쓰다가 다시 일반 키보드로 돌아가면 뭔가 어색하고 자세가 좁아지는게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3. 58 키
바로 직전에 메인으로 사용하던게 키크론 Q1이었는데, 펑션키와 화살표 키 등의 부재로 처음에는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레이어 사용에 익숙해지면서 지금은 크게 불편하지 않네요.
화살표 키들을 꽤 많이 사용하는지라, 레이어 버튼을 엄지로 누른 상태로 IJKL 키를 화살표로 사용하는게 익숙해 지는데 시간이 좀 걸린 것 같습니다.
펑션키들도 자주 사용하는데 왼손 파트에 레이어로 해두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4. 타건감, 타건음
타건감 자체는 스위치가 제일 큰 영향을 끼치니 크게 불만은 없습니다만 Q1의 쿠션감(?) 이 여전히 좋긴 하네요.
그리고 타건음은 솔직히 그냥 포기했습니다.
PCB 아래에 테이핑도 하고 이것 저것 해봤지만 플라스틱 케이스에 더해 구조적인 한계로 좋은 사운드를 기대하기는 힘든 것 같네요.
Q1만 쓸 때는 타건음이 좋은 줄 몰랐는데 이 키보드에 비하면 영롱한 사운드였습니다.
5. 코딩/업무
실제 업무에 얼마나 지장이 가는지 생각해보면, 확실히 키가 많은 키보드에 비해서는 불편함이 있고, 개인적으로 타이핑 속도를 올리는 것보다 적응에 시간이 더 많이 걸린 것 같습니다.
특히 ₩ ~ [ ] { } 등 기본 배열에서 사라진 기호 키들은 레이어키를 한 번 더 누르고 있어야 한다는게 제일 번거로운 부분인 것 같네요.
이것 역시 시간이 해결해주는 듯 하지만 아직도 종종 헷갈려서 오타가 나기도 합니다ㅎㅎ
6. 스페이스/엔터키
이건 키 배열 설정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지만, 키 하나라도 낭비를 막자는 차원에 왼손 엄지 부분이 스페이스, 오른손 엄지쪽에 엔터키로 세팅하고 사용중입니다.
이렇게 했더니 왼손의 타건 비율이 오른손보다 현저하게 많아지고 바빠지네요.
스페이스 키의 빈도가 이렇게 많은 줄 이 키보드를 쓰면서 깨닫게 됐습니다.
가끔 양손으로 스페이스를 누를 수 있는게 세팅하는게 맞을까 생각해보지만 일단 그대로 사용하고 있네요.
여러가지 불편함과 오랜 적응 시간이 필요하긴 했지만
다음에 키보드를 산다면 여전히 스플릿+오쏘리니어 배열을 살 것인지 누가 물어본다면 저는 그렇다고 하겠습니다.
키크론이든 어떤 회사에서 알루미늄 케이스에 폭신한 쿠션감, 무선, RGB 그리고 Via/Vial 지원 펌웨어로 나온다면
냉큼 살 것 같네요ㅎㅎ가격만 너무 비싸지 않다면..
혹시 스플릿/오쏘리니어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번 쯤 꼭 시도해보시길 추천하고 싶습니다.
오른손 엄지를 스페이스로 쓰고 왼손엄지를 엔터 겸 layer2 (hold시) 키로 사용중이네요.
이유는 뭐 별거라면 별거고 아니라면 아닌데...
한글특성상, 왼손타자가 많습니다. 초성과 종성을 다 담당하니까요.
스페이스까지 부담하려니까 이게 왼손이 너무 피곤해지더라구요.
저도 왼손 엄지 스페이스, 오른손 어미는 엔터와 백스페이스를 쓰고 있습니다.
home row 얘기가 없으셔서 사용하시는 지 모르겠지만 home row까지 사용하시게 되면
훨씬 더 편해지실거에요. 손목이 꺾일 일이 없어집니다 ㅎㅎ
저도 개발하다보면 아직도 오타가 꽤 생기는 편이긴 한데 그래도 일반 키보드보단 훨씬 편합니다.
그리고 레이어로 자주 쓰는데 키조합이 복잡한 단축키들 하나로 조합해두면 상당히 편하게 쓸 수 있어서 추천드립니다.
마지막에 하나로 조합한다는게 어떤 말씀이신지요?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단축키는 예를 들어 사용하는 단축키가 커맨드+알트+[ 라던가 커맨드+쉬프트+알트+a같이 한 번에 눌러야하는 키가 많거나 구조상 키들 간 위치가 멀어서 손을 막 벌리면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단축키들을 하나의 키에 맵핑해서 그 키 하나만 누르면 단축키가 동작하도록 하는 겁니다. 저 같은 경우 이걸 다른 레이어 안에 모두 몰아두었는데 앞으로, 뒤로, 데스크탑 화면 이동, 코드 라인 위치 바꾸기 등의 단축키로 아주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생각해보니 저 위에 전체화면 만드는 단축키고 불편해 말고 이렇게 만들어서 써야겠네요. 왜 생각을 못했지;;;)
아쉽게도 플레이트도 약하고 아래쪽에 뭘 넣을 공간이 별로 없어서 어떤 스위치를 사용해도 소리는 별로더군요.
근데 역시 케이스는 흰색이 정말 이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