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miseryrunsfast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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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키보드 설계중입니다. 1.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keyboard/17952313
현직 키보드 설계중입니다. 2.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keyboard/17969211
[질문] 검지로 트랙볼 (특히 켄싱턴 슬림블레이드 / 엑스퍼트) 쓰시는 분들께 질문드려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keyboard/17976907
현직 키보드 설계중입니다. 3.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keyboard/17987883
현직 키보드 설계중입니다. - 외전 iris rev.7 / 4. 현재 진행 상황.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keyboard/18199026
[질문] F, J (QWERTY 기준) 어떤 손가락을 올려놓으시나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keyboard/18209128
이제 디자인이 8부 능선을 넘어갔다는 셍각이 들어, 현재 설계중인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이 글들은 보고의 느낌도 있고, 쓰면서 제가 그 동안 생각나면 그려대던 것에 대한 정리의 개념도 포함하고 있는 글들입니다. 아마도 이 이야기를 모두 한 번에 적자면 너무 길어지고 복잡해질 것 같아서, 작은 주제별로 쪼개되, 이전의 글에서 정리된 내용들은 간단히 언급만 하고 넘어가는 정도로 하겠습니다.
이번 편에는 실제 현재 설계중인 디자인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건 다음 편에 넣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디자인이 어느 정도 정리되어 가는 입장에서, 제 개발 방향을 제가 정리하고, 실제 이제부터 키보드 개발을 시작해야 할 개발팀원들에게도, 말로보다는 글로 전달하는 것이 필요한 지점이기도 하여 글을 씁니다. (팀원들 모두 이 글 타래를 여기서 보고 있습니다) 물론 따로 개발을 위한 기획서도 써야 하겠습니다만.
긴 글이 될 것 같습니다. 미리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디자인의 동기
저는 전문적인 디자인 교육을 받은 적은 없지만, 먹고 사는 일이 디자인은 아니지만 디자인에 연관이 많은 일이어서, 결과적으로는 디자인을 '할 줄 알게' 되었습니다. 네. 잘한다는 뜻이 아니라, 기능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초전도체도 해보다 보면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될 지도 모르는 지금 이 타이밍을 빌자면, '된다고 생각하고 필요해서 하다보니'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저는 어떤 디자인이든 그 시작점이고, 동시에 지속적으로 그 위치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 디자인의 동기라고 생각합니다. 왜 이 디자인을 해야 하는가, 이 요소는 필요한가 / 필요하지 않은가, 어디에 시각적 주목도가 / 실용성의 방점이 있어야 하는가에서 자주 이 디자인의 동기로 돌아가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업상 많은 예술가들과 일을 해 보고 있습니다만, 그들 또한 사실은 그닥 다르지 않습니다.
한 방에, 손쉽게 뮤즈든 누구든 초현실적 존재의 속삭임을 듣고 무언가를 한 방에 만들어내는 예술가는, 적어도 제가 살면서 본 예술가 중에는 없었습니다. 그들은 좋은 관찰자이고, 사회의 편견과는 다르게 자신의 기술과 감각을 다듬고 날카롭게 벼리는 데 아주 많은 공을 들입니다. 그 방법에 대해서 타인이 평가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오늘 경기에서 이겼으니 내일 경기 전에도 오늘 먹었던 짬뽕을 먹는 것과 같은 무의미해 보이는 행동도 저는 어제의 감각을 유지하고, 어재 했다가 놓친 수많은 단상 중 하나를 끄집어내기 위한 야구선수들의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제가 디자인하는 키보드에도 노오력의 동기가 필요했습니다. 동기에는 적어도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하나는 개인의 내적 동기이고, 다른 하나는 개인의 삶과는 직접적 연관성이 적은 외적 동기입니다. 제 경험상 제가 무슨 일을 저지를 때는,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가 모두 필요합니다. 대개 생각만으로 그치는 일들은, 이 중 하나가 발동할 떄, 다른 하나가 조응하지 않는 경우이더라고요.
우선 내적 동기는 그냥 나 자신의 것이기만 하면 됩니다. 그게 욕망이든, 필요든, 그 사이 어떤 것이든요. 그래서, 내적 동기는 참 자주 만들어집니다. 귀찮지만 오늘 저녁에는 맛있는 두부를 먹고 싶으니까 30분 떨어져 있는 곳까지 가서 기어이 두부를 먹고 오는 노력 같은 것은, 내적 동기민으로는 잘 작동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같이 일하는 동료가 두부가 먹고 싶다! 고 하면, 가자. 하게 되는 거죠. 이 동료는 외적 동기의 필요를 해결해줍니다.
오늘 저녁에 뭐 먹지? 라는 세상에서 가장 정답이 없지만, 그래서 정답을 포기하는 게 어렵지 않은 문제라면 외적 동기가 아주 많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대개의 경우, 사람이 내적 동기로만 가득 차면 사회에 나쁜 일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범죄는 내적 동기가 극대화된 결과물입니다. 떄로 우리는 외적 동기가 내적 동기보다 우선한 범죄를 알게 될 때가 있는데, 그 때 우리는 대개의 경우 연민을 갖게 되지요. 그 범죄의 발생 요인이 내적 요인이 아니라 외적 요인임을 이해하기 때문일 겁니다.
어쩄든, 제게는 키보드를 만들어 쓰고 싶은 내적 요구가 꽤 오랜 기간 동안 있어왔습니다. 예술가와 일을 하지만 기술자와 개발자와 만날 일이 많은 제 문화기획자라는 직업은 이상하게도 좋은, 이상한 키보드를 쓰는 사람들을 만날 일이 많습니다. 심지어는 전-혀 상관없는 병원 진료를 받으러 가서도 의사 선생님이 쓰시는 키보드를 보고 풀 알루미늄에 항공케이블이라니... 하며 의사 선생님과 키보드로 수다를 떨 지경까지 이르러서, 제 내적 동기는 완전히 찼습니다.
그러나 내적 동기만으로는 안 됩니다. 우선 동력이 안 생기고, 대가 이 경우의 결론은 (여러분 모두 아주 익숙하시겠지만) 결국 지름으로 귀결됩니다. 물론 저도 지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키보드에 대해서는, 적어도 스플릿 키보드의 세계로 넘어갈 떄는, 지름을 최대한 자제하고 외적 동기가 충만해 질 때까지 버텼습니다. 그냥 검색으로, 유튜브로 키보드 덕질을 하며, 적당한 스위치와 예뻐버이는 키캡을 사 모으는 정도로만 억제한 상태로요. 그 시작점은 작년 여름부터였던 듯 합니다.
그러다가, 외적 동기가 차오르는 일이 몇 가지 발생했습니다. 작년 가을 끝자락 쯤, 유튜브 알고리즘이 알려준 장애인들의 유튜브를 보다가, 키보드를 사용하는 장면을 보며, 이들을 위한 키보드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물론 장애의 형태에 따라 키보드는 천차만별이며,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으니 가격이 높은 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시장 구조를 알아보고는 분노 게이지가 올라왔고, 관련 법령과 현재의 지원 체계를 알아보고는 드디어, 제 외적 동기가 가득 찼습니다. 그 때가 아마 올해 초였을 거에요.
그리고는, 이 외적 동기 - 장애인을 위한 키보드를 제작하여 보급해야겠다 - 와 내적 동기 - 나도 키보드를 만들어 쓰고 싶다 - 를 하나로 묶는 방법을 생각해냅니다. 그 방법이라는 것이 결국 '내가 쓰고 싶은 키보드를 만들면서 장애인을 위한 키보드를 제작하는 기술을 획득한다 - 라는, 매우 공적이어보이지만 사실은 사적 욕망을 가득 채우는 방식이었습니다. 회사에 이 제안을 하고, 회사는 토이 프로젝트로 승인을 했고, 그 때 이미 저는 이 글타래를 시작한 상황이었지요.
역시 회사에서 월급을 받아가는 주제에 업무시간 - 물론 업무시간 중 일이 없을 때 뿐이지만 - 과 제 개인 여유 시간을 다 키보드에 쏟아넣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 요소가 모두 필요했습니다. 만약 제 개인적 동기만을 해결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저는 아마 Advantage 360 Pro를 질러놓고 쓰고 있으면서 Glove80을 저 하드웨어 완성도를 보고도 질러봐야 하나를 고민하고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책상이 안 그래도 높은데 이 키보드는 너무 높아' 하면서 더 낮은 책상까지 질렀을 겁니다. 아니면 책상 디자인을 찾아다니며 책상을 만들어야 할 외적 동기를 찾아다니고 있거나요.
그러나 저는 키보드를 계속 설게하고 있습니다. 제 자원이 아닌 회사 자원들을 유용해가면서 시작한 일은 이제 사업 모델을 포함한 프로젝트가 되었고, 저는 필요한 장비를 회사에서 사용하며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회사의 연구원들도 괴롭히고 있지요. 근래에는 회사가 개발중인 상품의 준비의 막바지 단계이기 때문에 그저 밥이나 먹으며, 커피나 마시며 키보드 이야기로 연구원들을 끌어들이며 - 다시 말해 눈치를 보며 - 진행하는 중입니다. 저 또한 이 글을 쓰고 나면, 적어도 열흘 정도는 또 회사 일에 올인해야 합니다. PT가 기다리고 있어서요.
어쩄거나, 내적 동기는 디자인의 형식을 만들고, 외적 동기는 개발의 형식을 만듭니다. 그래서, 지금 개발중인 키보드는 다음과 같은 디자인의 내적 동기에서 만들어진 원칙들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내용들을 정리하는 관점으로 써 둡니다.
- 시장에서의 위치 : Kinesis Advantage 360 pro, Digma Defy, Moonrander Mk.I, Egerdox-EZ, Ultimate Hacking Keyboard 등 현재의 최상위권의 양산형 스플릿 키보드와 동등한 수준, 또는 그 이상의 기능과 신체적 편의성을 가진 키보드와, 그 키보드를 제작한 제작사로 시장에 자리매김함. Angry Mayo 같은 디자인 중점의 돈지랄 제품과는 180도 반대의 방향성으로 시장에서 인정받을 것. 유사 키보드들이 달성하지 못한 지점들을 과감하게 질러버린,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기술적 우위를 자랑할 수 있을 것.
- 제품의 개념적 특성 : 현재의 고급화된 스플릿 키보드의 유행과는 별개로, 업무를 위한 최고급의 키보드의 개념으로 접근. (Kinesis의 브랜드와 유사) 예를 들어, LED는 풀 컬러로 존재하나, 그것이 미적 요소로서가 아니라 기능적 요소로서 작동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 예를 들어, 키보드에서 레이어 키를 눌러 다른 레이어를 활성화할 경우, 키보드는 이 레이어로 인해 활성화된 키를 컬러로 보여주는 기능을 갖는다. (그리고, 이 때 컬러는 그 키값의 특성에 따라 사용자가 지정할 수 있다면 더 좋다)
- 제품의 디자인적 특성 : 우선, 다음의 순위는 순차적이며, 하위 조건이 상위 조건을 깰 이유는 되지 못한다.
0. 스플릿, 오쏘리니어.
- Ultimate Hacking Keyboard, Dygma 식의 좌우 합체 사용은 고려하지 않음.
- 키 위치는 라인별로 별도로 설정하되, 손가락의 위치 뿐만 아니라 이동 방식 등을 함꼐 고려할 것.
1. 최대한 장시간의 사용에 편의성을 확보하는 것. 인체공학적일 것.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 피로도를 높이는 요인을 최소화할 것. 팜레스트는 단단하게 키보드에 붙어 있어야 하며, 키보드는 웬만한 비의도적인 외부의 힘에는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무거울 것.
- 스플릿 키보드의 (제 경우입니다만) 오른손 위치의 마우스와 키보드의 자리싸움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 것.
- 왼쪽 키보드 왼쪽에 터치패드를 두고, 손의 움직임에 어려움이 없이 터치패드를 사용할 수 있을 것.
- 레이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가능한 모든 키를 입력 가능한 옵션을 제공할 것. 특히 방향키는 왼쪽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것.
- 기존 키보드에서 넘어올 때, 타이핑 감각은 불편할 수 있지만 적어도 키 위치가 완전 달라지는 일은 절대 없을 것. 즉, 100키 내외의 일반 키보드 수준의 키를 가질 것. 작은 키를 사용하는 키보드는 이미 많고, 우선 큰 버전을 만든 후 줄이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 된다.
- 모든 키는 사용자 지정 가능하고, 최소한 QMK, VIA 이상으로 관리가 편리할 것.
- 지정한 키 갑은 키보드에 기억하며, 연결된 PC의 프로그램에서는 키 매핑 관리 등은 지원하되, 프로그램이 키보드의 일반적 사용의 필수 요인이 아닐 것.
2. 사용자가 자신의 편의성 향상을 위한 노력을 최대한 적용할 수 있을 것. 텐팅을 지원할 것. 단, 현실적인 정도로. (58도 이런 거 말고) 스위치를 교체하거나 키캡을 바꾸는 일들이 최대한 가능할 것.
- 체리 MX, 핫스왑 가능. 키캡은 사용자 특성에 맞게 가능한 모든 키캡 사이즈에 대응할 것.
- 스위치 교체, 키캡 교체 등은 미적 요소를 달성하거나, 취향적 요소를 달성하는 것은 막지 않으나, 본 키보드 개발의 중점 요소는 아님.
- 언더글로우 LED 등의 미적 요인이 선택의 중심이 되는 요소는 개발에 고려하지 않음.
- 기본적으로 업무용 키보드이며, 어쩌면 개념적으로는 치료용 키보드에 가깝다는 개념을 유지할 것.
3. 동급에서 가장 컴팩트하여 (힘들겠지만) 들고 다닐 수는 있을 것.
- 설치, 보관, 이동이 최대한 간편한 방법을 최대한 도입할 것. 가방, 파우치 등을 함께 고려할 것.
- 텐팅은 매번 이동시 위치, 각도를 잡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 것. 또는 각도를 잡을 때 이를 도와 가능한 익숙한 작업 포지션을 빠르고 편리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
- 맥북 프로 16인치를 기준으로 노트북과 함께 사용할 때 편의성을 최대한 고려할 것. (제가 맥북 프로 16인치 유저이니까요)
- 최대한 무선을 지원하고, 배터리는 최대한으로 넣을 것. 배터리 교체를 사용자가 (쉽지는 않더라도) 직접 가능하도록 할 것.
- LCD 창을 가능한 지원하고, 키보드의 운영 환경에 대한 인디케이팅을 정보값의 기본으로 삼을 것. 물론 애니메이션을 넣고 싶은 사람이 있겠으나, 기능적으로는 구현할 수 있으되 그것이 없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 않을 것.
- 유선, 무선 사용이 모두 가능할 것. 블루투스와 유선을 우선으로 하고, 2.4G는 없어도 그만이라는 태도로 접근할 것. 게임용 키보드가 목표는 아님. 물론 불편할 것도 딱히 없겠지만.
4. 입력 기능을 최대한 확장할 수 있을 것.
- Ultimate Hacking Keyboard 의 클러스터 개념을 도입하되, 더 확장적일 것. (오른손 키 클러스터 언제 나오냐 이놈들아!)
- 엄지 클러스터는 나머지 키와는 구별되는 엄지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할 것. 최소 4키 이상의 키가 필요하며, 이는 스페이스바는 제외.
- 스페이스바는 엄지 클러스터 외에 존재할 것. 클러스터 없으면 스페이스바도 없다는 게 말이 되냐.
- Moonlander 처럼 불안한 방식으로 엄지 키를 고정하는 구조는 피할 것. Advantage 360, Dactyl 처럼 엄지를 높게 들어올리지 않을 것. 엄지의 가동범위에서 힘이 덜 드는 위치를 기준으로 잡고 키를 배치할 것.
- 엄지 클러스터에는 다양한 입력 방법의 결합이 가능할 것. 키 클러스터, 트랙볼 클러스터, 엔코더 클러스터는 우선 확정, 터치패드, 빨콩 등을 고려할 것.
- 각 클러스터는 독립적으로 사용 가능할 것. 단, 이것이 바로 개별 클러스터가 PC와 연결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음.
지금까지 디자인에 적용한 원칙들을 정리하면 이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몇 가지 자잘한 지점들이 더 있지만, 그건 이전 글에도 일부 있고, 앞의 글에도 계속 나올 내용이라 우선 이 정도까지만 하겠습니다.
여기까지 정리하고, 또는 마음에 새기고 나서, 그 다음으로는 이 키보드 개발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정리합니다. 물론 이 부분은 디자인적 부분을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들이 해 줄 일입니다만, 굴리부탁하기 위해서라도 정리는 해야 하지요. 남들에게 일을 시키려면 외적 동기가 중요합니다. 제 내적 동기는 어디까지나 그들에게는 '그건 니 문제' 이기 때문이지요.
외적 동기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외적 동기들은 회사의 사업 방향과 연결되어 있어, 조금 덜 자세히 적겠습니다.
0, 장애인을 위한, 또는 장애 환경을 위한 다양한 입력 장치의 개발을 위한 기술 확보.
- 현재 수입산으로 미친듯 비싼, 수십년 된 디자인을 일신하는 새로운 장애인용 입력보조장치의 개발
- 장애의 형태, 가능 가능한 신체 부위와 그 운동 범위 등에 광범위하게 대응할 수 있는 설계, 프로그래밍 기술 확보
- 해당 기술을 개별 기능 단위로 모듈화하여 개발, 필요에 따락 결합할 수 있는 클러스터형 디자인을 목표로 하는 개발 기술 습득
1. 장애인의 개별 특성에 맞춘 입력 인터페이스 디자인의 수정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 경험의 내적 확보
- 인체공학 디자인은 외부 요소로 제외하더라도, 이에 따른 기술 도입 및 적용 등은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하여 경허묘 확보. 예를 들어, 장애인 특성에 맞춘 키보드 입력에 따른 피드백 장치의 개발과 결합의 실험. 소리, 햅틱, 빛 등.
2. 보드의 대량 생산, 사용자 특성에 맞는 유닛 개별 생산의 결합으로, 최대한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디자인 재료들을 확보
- MS의 장애인을 위한 게이밍 도구들과 같은 모듈화를 고려하되, 그보다는 더 정교하고 복잡한, 일반 PC 입력 환경을 기준으로 할 것
- 현재의 키보드 등의 입력기보다 장애인들이 지난 시간 동안 디지털 적응을 위해 유용하게 사용해 온 기술들을 고려할 것. 천지인 등.
동기에서 디자인에서 기획으로
물론 이 동기들은 설계를 시작하면서 다 정하고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제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의 결합은 그렇게 차분하지 못해서, 저는 이런 요소들을 결정해 나가면서 디자인을 뒤엎고 새로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가 현재의 V.40 이고, 어쩌면 이걸로 끝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제발 이걸로 끝...) 이제 일반 키보드라고 할 수 있는, 그냥 키보드는 2일이면 3D 모델링 뽑을 수 있을 정도로 키보드 디자인에 단련되어 버렸습니다. 물론 그 키보드 역시 제 취향의 물건이지 시장에서 잘 팔릴 만한 물건은 아닐 겁니다. 시장은 시장 나름대로의 수요가 있고, 대부분의 경우 기획은 그 시장 수요를 따라가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기업의 내적 동기는 언제나 이윤 추구니까요.
그러나 기업에서 토이 프로젝트로 선정된 바, 기업에게는 경제적으로 해만 안 끼치면 해 볼 수 있는 상황이므로, 이윤 추구보다 한 발 더 나가보기로 합니다. 다시 말해, 고급의 제품을 적당한 가격에, 아니면 최고급의 제품을 경쟁자와 비슷한 가격에 제공해보는 방향으로 기획하게 됩니다. 그래서, 현재 V..40까지 오면서 이 키보드는 위에서 열거한 요소들을 최대한 반영한 키보드가 되었습니다. 제 작업 파일명은 V.40 MAX 이고, 이 MAX는 그야말로 건담으로 치면 덴드로비움 같은 키보드를 만들어보기로 한 버전이 되고 있습니다.
이 키보드의 제조 방식 또한 기획으로 넘어오며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이 키보드는 양산을 전제로 설계 원칙이 바뀌었습니다. 이전 글에서도 안급한 바 있습니다만, 이 변화는 설계의 근간을 흔드는 요소였습니다. 양산으로 만든다는 건 단지 디자인의 변경 뿐만 아니라, 개별 부품의 다자인 단계애서 생산성, 단가, 조립성을 고려하여 설계를 해야 하고, 이는 결국 또 다시, 아예 키 배치 자체부터 다시 고려해야 달성 가능한 일이 되게 만들었지요. 그래서... 다시 그렸습니다.
양산을 위한 생산성을 확보하는 단계에서 고민의 지점은 간단합니다. 이 선택의 연속이죠. 비싸고 좋은 기술을 쓸 것인가, 싸고 나쁜 기술을 쓸 것인가. 이 선택지에서 저는 가장 싼 기술을 기준으로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금속 분말 소결 방식으로 만들려고 했던 스위치 입체 통판 보강판 - 완성되었다면 개당 1kg가 조금 넘었을, 강렬한 금속 덩어리의 질감 - 이 사라졌고 (생산량이 연간 몇만 개는 되어야 현실성이 있는 가격이 됩니다), 그 대신 철판 레아저 커팅과 절곡으로 만든 조각난 철판 쪼가리들을, 그나마 용접으로 이어붙이지도 못하고(키보드 수준의 정밀도도, 생산성도 못 맞춥니다. 그럴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할 만한 가격대의 물건은 아니고요) 개별로 붙여 스위치 보강판을 만들어야 합니다. 구조가 복잡해지고, 조잡해지는 것을 막을 방법이 사라집니다.
물론 이럴 떄 쓰라고 3D 프린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인쇄한 물건을 제품으로 팔 수준의 재료 엔지니어링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하면, 역시 아닙니다. 공제 정도에서야 이해할 수 있지만, 양산하고 판매하는 물건에서 3D 프린터로 뽑은 키보드 케이스가 현실적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요.
보강판으로 철판 보강판은 기계식 키보드의 구조와 구성 재료에 대해 조금만이라도 이해가 있는 모두가 싫어할 겁니다. 저도 싫어합니다. 그러나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제가 납득한 이유는 나중에 디자인을 소개하면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물론 단가가 가장 큰 이유이지만요. 철판을 쓰는 대신 다른 데서 이 약점을 해소해야 하지요. 녹도 막아야 하고요. 그 방법은 어느 정도 결정되었습니다만, 어쩌면 다시 스테인레스 스틸 316L 같은 것으로 선회할 수도 있습니다. 어쩃든, 단단한 금속판만 보강판으로 씰 수 있습니다.
핫스왑은 가장 큰 전제에 있기 떄문에, 게다가 오쏘리니어에 콘케이브 방식을 전제로 깔고 있기 때문에 PCB는 FPCB밖에 선택지가 없습니다. Advantage 360처럼 얇은 PCB를 힘으로 휘어서 키보드 뿐만 아니라 전자 제품을 만든다는 건 저희 회사 연구원 전체가 미친 짓이라고 하고 있고, 제 생각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내구성 저하는 기본일 것이고, 생산 과정에서도 QC 문제가 생길 겁니다. 제 판단으로는 그렇개 만드는 건 안 되는 일을 한 겁니다. 그렇다고 몇 장의 PCB를 데이터 케이블로 엮어가며 키보드를 만드는 것 또한 이 정도 가격대 - 350에서 400달러 - 제품에서는 하면 안 되는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필요한 경우에는 그렇게 할 수 있고, 그래야 하겠지만, 프리미엄의 가격대라면 그 만큼 기술적인 안정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 모든 PCB는 FPCB로 만들어 적용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어짜피 싼 물건은 아니니까...' 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계적. 기술적인 문제들과 그에 대한 디자인적 대응은 실제 디자인을 소개하는 다음 편에서 더 자세히 다룰 수 있을 것이니, 이에 대해서는 우선 이 정도만 정리하도록 하지요. 아무래도 이미지와 함꼐 보여드리는 것이 설명이 더 명확하기도 할 것이고요.
어쩄든, V.40에 와서는 모든 부품이 기본적으로 양산을 전제로 셜계되었습니다. 몇 개의 플라스틱 사출 부품과, 철판의 레이저 절곡과 커팅. 하드웨어의 재료 적용으로만 놓고 보자면 현재의 디자인 프리미엄 공제 키보드보다는 못하고, 자칭 프리미엄 인체공학 키보드보다는 좋은 재료를 쓰는, 현재의 키크론 수준의 재료를 쓰는 키보드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렇게 길게 떠들어놓고 결국 키크론 수준이라니? 라고 하실 수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꽤 많은 키보드를 분해 조립해보고 양산성을 체크해본 바, 키크론의 양산 기술 수준은 매우 - 여기서 매우라고 함은, 흔히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하는 키보드 제조사들과 비교할 때도 - 훌륭합니다. 초기 버전을 보면 지금 가격이 이해가 안 가지만, 지금 버전은 분해해보면 여전히 가격이 이해가 안 갑니다. 너무 비싸졌거든요. 하지만 만약 지금 버전을 초기 가격으로 팔았다면 저는 키크론이 키보드계의 애플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흰 색을 기준으로 삼아야겠습니다만. 밞뮤다는 별 기술적 성취 없이도 잠깐이나마 그렇게 했잖아요?
어쨌거나, 디자인은 기획에게 치여 꽤 많은 요소들이 다시 고려되고 수정되었습니다. 그나마 이 과정이 부드러웠던 것은, 그 디자인과 기획이 한 사람의 일일 수 있었기 떄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통섭은 개인 내에서 이루어지는 일이지요.
대충 1만자가 넘었으니, 다음 편에서 잇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론 안써봤습니다 ㄷㄷㄷㄷㄷ 오쏘로 넘어간 이후에 키크론이 엄청 잘되어서 말이죠 ㅎ
성공의 50%이상은 가격이 차지하지 않을까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 최소 부품만 구매, 니머지 부품은 (주로 케이스/커버류겠지요) 는 3D 프린팅 가능한 형태의 공개는 생각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