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헤야 할 것이 한 두 개가 아닙니다만, 그래도 꾸역꾸역 키보드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통증으로 인해 스플릿을 사야겠다... 하고 회사 직원의 UHK를 빌려 (1주일 기한이었으나 점점 길어지는 중) 쓰면서
여러 스플릿 키보드들을 보다 보니 결국 설계가 산으로 가서... 뭔가 맥시한 게 나오는 중입니다.
OLED도 달고, 노브도 두 개 달고, 트랙볼도 달고, 당연히 모든 키는 매핑 가능하게.
스플릿 키보드 좌우 양 쪽 사이의 연결도 유선/무선 가능하게, 당연히 키보드 - 컴퓨터 연결도 유선/무선 가능하게.
그리고 오랜 시간 타이핑을 하는 텍스트 작성자들이 사용하기 편하도록 손 자체의 형상과 움직임을 반영하도록.
제가 쓸 것이니 제 맘대로 합니다만, 회사의 Toy Project 로 만들어놓고 나니...
결과적으로 양산을 목표로 하는 설계를 하는 중입니다. (왜죠)
저는 지난 3개월동안 남는 시간을 모두 갈아넣어 '취미로' 하는 중입니다. 취미로.
개발 방향은 이렇습니다.
1. 스플릿 키보드일 것.
우선, 스플릿 키보드를 장기간 사용해보니, 앞으로 영원히 일반 키보드로는 못 돌아가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어깨와 등의 긴장도 차이가 너무 큽니다. 집에서는 키크론 K3을 사용중인데, 확실히 사용할 떄의 자세가 아예 다릅니다. 집과 사무실의 PC 상태는 거의 동일(같은 모니터, 같은 의자, 같은 매트, 9mm 책상 높이 차이) 인데, 키보드 하나만으로 작업 피로도 차이가 어마어마합니다. 사무실에서는 12시간동안 타이핑을 해도 괜찮은데, 집에서는 3시간만 하면 폼롤러나 마사지기를 찾게 됩니다. 몸이 낡아 DLC를 다운로드 받는다는 기분으로 스플릿 키보드를 살 마음을 먹었습니다만, 다른 조건들이 맞지 않아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2. F키와 방향키를 포함한 최소한 텐키리스 이상의 키보드일 것.
저는 잡부라서, 문서를 쓰고, 디자인을 하고, 3D도 그리고, 영상도 편집합니다. UHK는 나름 매우 좋은 키보드입니다만, 우선 F키와 화살표 키가 없습니다. 물론 레이어로 존재하고, 편집이 용이하지만, 그 때마다 레이어를 바꿔가면서 작업하기는 매우 힘듭니다. 제 경우, 디자인에 들어가는 문구나 내용, 영상에 들어가는 텍스트 등 모든 내용을 제가 기획하고 제작하고 설계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작업 중간중간 이전 단계나 다른 프로그램을 활용해야 하는 일이 아주 많고, 이런 입장에서 레이어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노동강도를 심하게 높입니다. 지금도 키크론 K8을 함께 연결해두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개발하는 키보드는 레이어를 지원하도록 하겠지만, 레이어가 없다 해도 일반 텐키리스처럼 사용할 수 있게 만들기로 했습니다.
3. 기계식, 핫스왑을 지원할 것.
사내 Toy Project가 되면서, 사내의 니즈를 반영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저는 컨셉 - 기획 - 디자인 설계까지 할 뿐, PCB를 뜨고, 펌웨어를 짜고, 부품을 선정하는 일은 나머지 직원들의 몫이지요. 그들의 니즈는 아주 다양합니다. 한 명은 청축 아니면 키보드가 아닌 사람이고, 다른 한 명은 무접점 아니면 안 씁니다. 무접점 키보드 사용자는 잘 꼬셔서 특주 스위치로 해결이 될 것 같은데, 어쨌든 이 니즈를 반영하려면 핫스왑이 필수입니다. 게다가, 키캡 역시 다들 취향이 다르다보니, 역시 결론은 기계식 키보드가 됩니다.
4. PCB 기반의 에르고노믹을 고려한 설계일 것.
핫스왑이 되려면 당연히 PCB 기반이어야 합니다만, 에르고노믹의 가장 큰 적이 PCB이기도 합니다. 물론 유연하게 휘어지는 FPCB가 존재하지만, 경험적으로 이런 걸 키보드에 달았다간 예상 수명이 아주 짧아질 것이 분명하고, 게다가 핫스왑을 고려한다면 FPCB는 아주 현실적이지 않은 답이 됩니다. 게다가, 저는 키보드에는 보강판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특히 이 키보드는 하루종일 타건으로 일을 하는 사람 - 그러니까 저 - 를 전제로 하는 제품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 두 요소를 양립해야 합니다.
5, 오쏘리니어와 스태거의 중간 어디쯤일 것.
스태거드와 오쏘리니어를 비교하면, 오쏘리니어가 손의 불편함이 절대적으로 적을 것 같지만, 사실 사람의 손은 그렇게 되어있지는 않습니다. 손가락으로 키보드의 가장 아래 열을 누를 때와 위의 열을 누를 떄의 손가락의 위치는 중지만 리니어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검지는 안쪽으로, 약지와 새끼손가락은 바깥쪽으로 움직입니다. 우리 손은 건담의 손과는 다르니까요. 그나마 검지는 가능하지만, 약지와 새끼는 리니어하게 - 손가락의 진행방향을 수평으로 - 펴려는 일 자체가 손에 부담을 줍니다. (해보시면 바로 압니다) 물론, 이런 키들을 가능하면 손가락의 진행 방향과 일치시키면 좋겠습니다만, 그러면 다른 문제들이 생깁니다. 키보드가 형태를 잃고, 키들은 부채꼴로 벌어지게 되죠. 이러면 생산성이 추락합니다. 에르고노믹 키보드가 고가로 시장에 정착한 데는 이런 요소가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6. 현재 스플릿 에르고노믹 키보드의 한계
제가 기성 제품을 지르지 않고, 돈을 더 들여서라도 만들어보겠다 마음먹은 것은, 위의 조건들을 만족하는 동시에 아래의 문제들을 해결해보고 싶어서입니다.
(1) 손바닥을 고정점에서 최대한 움직이지 않고, 손가락의 움직임만으로 모든 입력을 처리하는 방식이 주는 장단점 : 사실상 스플릿 에르고노믹의 대세가 여기 있다고 생각합니다. 손목의 움직임 자체가 적은 것은 분명 도움이 됩니다. 손목 자체가 보호되겠지요. 그래서 키를 줄인 에르고노믹이 대세인 상황입니다. 그러나 그 대신 레이어를 외워야 하고, 불편함을 감수하는 지점이 생깁니다. 아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접근 자체가 어려운 지점이 되고 있지요. '니는 잘 쓰고 있다'가 자랑이 되는 건 좀 이상해요. 흠. '누구나 잘 쓸 수 있다' 가 자랑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텐키리스 수준의 키가 달린 스플릿 키보드를 만들려는 입장에서 이 부분은 한계가 명확합니다. 사이즈를 줄일 수 없어요. 1U 키의 크기는 사실상 체리 표준이 세계 표준인 상황이고, 이 생태계를 넘어서는 일 자체는 키보드 자체를 갈라파고스로 보내버리는 일이지요. 지금 이 글도 UHK로 작성하고 있습니다만, 제 손 크기에도 불구하고 제 손목은 좌로 -20도, 우로 20도는 쉽게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F키가 결합한다면, 손 자체가 위아래로 움직여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금 더 손이 움직이더라도, 처음 보는 사람도 그냥 쓸 수 있는 스플릿 키보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2) 텐팅 등을 고려한 손목의 각도에 대한 고려 : 문랜더를 위시하여 많은 스플릿 키보드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텐팅을 지원합니다. 설계하는 입장에서 텐팅은 그다지 어려운 요소는 아닙니다. 길이가 다른 발 몇 개 넣어주는 것으로 해결되기도 하니까요. 어짜피 휴대성은 고려하지 않고 만드는 입장에서는 전혀 고려사항도 아닙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얼마만큼의 텐팅이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이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어느정도는 로지텍의 상술에서 강화된 환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저는 집이나 사무실에서 모두 왼손으로 애플 매직트랙패드 2에 3D 프린터로 인쇄한 받팀대를 붙여 40도 각도로 쓰고 있습니다. 손바닥에는 V자 형상으로 된 팜레스트를 쓰면서요. 손목은 편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쓸 수 있는 것은, 제가 오른손에는 로지텍 버티컬 MX를 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즉, 터치패드의 사용은 마우스로 하기 귀찮은 쪽으로만 쓰고 있는 것입니다. 스크롤, 확대/축소, 맥에서 지원하는 멀티제스쳐 기능만을요. 이렇게 쓸 수 있는 이유는 애플 터치패드의 센싱 능력이 좋아서, 힘을 주고 밀지 않아도 잘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키보드에 가해지는 힘은 이 힘보다 훨씬 세고, 잦고, 게다가 중심점으로만 작용하지도 않습니다. 물론 키보드 텐트의 중량을 늘리고, 마찰력을 늘리면 해결될 수 있겠지만, 역시 좋은 방향이라는 생각은 안 듭니다.
최종 제품 버전에서는 다양한 텐팅 각도를 지원한다고 자랑하게 될 지도 모르지만, 현재까지의 결론은 키보드 각도가 15도를 넘어서 텐팅하는 것이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UHK는 팜레스트와 텐트 조절발을 모두 올려서 쓰고 있는데, 조절발의 각도는 15도(정확히는 14.87도)이고,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60도를 넘게 올려 쓰는 분들도 있는 것을 알고 있고, 저도 해 보았습니다만, 오히려 키 입력 방향과 힘의 방향 문제가 커지고, 결정적으로는 손바닥 아래쪽이 아니라 손날이 팜레스트에 닿게 됩니다. 이 자체로 발생하는 피로감이 더 크다는 생각입니다.
(3) 손등이 아프다 : 어르고노믹이든 아니든 현재 나와있는 거의 대부분의 키보드가 손등에 대한 - 그러니까, 손바닥 자체의 가동범위에 대한 고려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손바닥은 중지를 기준으로 안쪽으로 접힙니다. 정확히는, 뉴트럴 상태의 손은 약 12-20도 정도(사람마다 평균이 너무 다르더군요) 안으로 접혀 있고, 우리는 이 손을 모두 편 상태로 유지하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손을 최대한 펴게 되면, 손가락은 중지를 기준으로 바깥쪽으로 벌어져 나갑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로지텍의 에르고노믹 키보드 제품군에는 이를 고려한 디자인 - 그러니까, 키보드 가운데가 둥그렇게 솟아오른 - 의 키보드들이 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이런 키보드를 쓸 때 손은 가장 편리했습니다. 물론, 그래도 - 상대적으로 덜하긴 하지만 - 어깨는 아픕니다. 어깨가 안으로 좁혀지는 것은 마찬가지니까요. 게다가 이런 키보드들은 키 자체가 매우 낮은 높이를 가지고 있고, 눌리는 거리도 짧으며, 키감도 좋지 않습니다. 저만약 이런 키보드들이 어깨 문제까지 해결하려면, 키보드의 총 길이가 80cm이 넘어가야 할 겁니다. 개인차는 있겠습니다만, 저라면 90cm 정도 길이의 키보드가 필요합니다.
(4) 손목이 아나고, 손바닥을 지지해야 한다 : 손목받침대로 팔리고 있는 대부분의 제품들은 폭이 매우 작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UHK는 75mm, 키크론 등의 브랜드에서 나오는 제품들도 대충 60-70mm 내외입니다. 그러나 제 생각입니다만, 팜레스트는 최소 100mm, 높이도 지금보다 높아져야 합니다. 사실 그 대신 책상이 낮아져야 하지요. 그러나 가정 환경에서든 사무 환경에서든 책상을 낮추기란, 그리고 동시에 팔걸이가 적당한 높이에 있는 의자를 함께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은 생각보다 구현하기 어렵습니다. 돈도 많이 들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 자체가 확실히 줄어듭니다.
결론 - 개발방향
키보드 자체에서 텐팅을 지원하는 스플릿 기계식 오쏘리니어 + 스태거 키보드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양손의 검지와 중지가 키와 닿는 각도와 중지와 약지, 새끼손가락이 키보드에 닿는 각도가 다른, 마이크로소프트나 로지텍의 에르고노믹 키보드를 반으로 자른 것 같은 스플릿 키보드가 되겠지요. 현재 이런 제품은 아무리 찾아도 없네요.
직원들의 도움? 압박? 으로, 장기적으로 연구소의 서브 아이템으로 보고, 이번에 제작하는 버전은 일종의 기술실증 버전입니다. 그 결과, 마우 큰 OLED 화면, 두 개의 노브, 트랙볼과 엄지 키 클러스터, 그리고 100mm 이상 길이의 거대한 팜레스트가 달린 키보드를 설계하는 중입니다. 이미지는 현재는 폐기되는 것이 확실해지고 있는(...) 버전 20의 이미지입니다. 올해 안에는 완성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네요. 회사의 수익 프로젝트가 아니고 아직 토이 프로젝트라, 남는 시간에 개발해야 하니까요.
어쨌든, 업데이트가 있으면 종종 올려 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안서 쓰다가 잠깐 쓴다는 게 꽤 걸렸네요. 다시 일로 돌아가야...
작동 범위 기준으로는 손등 통증은 해결하지 못할 것 같았어요. 타이핑을 해 보니 손가락 길이로만이 아니라 손목이 위-아래로 움직여야 하는 필요도 있는데, 저는 손등 통증이 올라와서 30분 이상 논스톱 타이핑이 어렵지 않나 싶었습니다. 실사용을 길게 해 보면 다를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합니다만...
신뢰감있게 힛스왑으로는 못 만들겠다는 문제, 그리고, 제 생각이고, 사람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손가락을 뻗는 거리를 최대한 비슷하게 만든 저 방식이 편리하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고요. 결정적으로 생산성이 너무 낮다는 의견이 내부적으로도 있긴 했습니다.
뭐 어짜피 만들어 보는 김에 새로운 기준으로 만드는 모델이 있어도 어떨까 싶은 게 시작의 이유이긴 했습니다. 디자인 큐가 좀 바뀐 버전을 작업중인데, 디자인이 완성되면 다시 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만 말씀하신 대로 대량 양산하는 데에 심각한 어려움이 있으니 참고용으로만 댓글을 달았습니다. 인체공학의 궁극을 위해서는 결국 곡면 프레임에 손가락 길이까지 고려를 해야 합니다.
트랙볼의 경우 사람마다 다른데 저는 엄지로 트랙볼을 다루면 엄지손가락 밑의 근육이 매우 아파지고 또 손가락이 쉽게 피로해지더군요. 그런데 어떤 분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합니다.
키보드 타건을 위해서는 본문 말씀대로 책상 높이를 좀 더 낮춰야 하는데 키보드 트레이보다는 보조 테이블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morac 팔받침대에 팔꿈치를 놓고서 타건하는데 이게 팔에 긴장을 떨어뜨려 괜찮더군요. (참고 :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keyboard/17752434CLIEN)
저도 저만의 키보드를 만들기 위해 dactyl manuform에다가 negative tilt를 위해 키보드 밑에 깔릴 wedge + palm rest 모양을 직접 3d 설계해서 프린팅하려고 하는 중입니다. 뒤늦게 100만원짜리 3d 스캐너 사고 블렌더 공부하고 하고 있네요. :)
지금은 키보드입니다만, 그 다음에는 아마 책상을 설계하게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어느 정도 개발연구는 진행중이기도 하고요.
말씀대로 최종은 모든 걸 고려하는 제품의 개발이겠지만... 우선 지금 생각으로는 현재의 키캡 사이즈로 한계는 명확하다 생각합니다. 이 조건을 벗어나는 순간 제조비는 끝없이 상승할 것이고, 대중화...는 요원한 일이 되는 것이 현실인 듯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현재 수준은, 지금 개발하는 놈은 모든 요소를 다 떄려넣은 맥시멈 제품이지만, 이후 버전은 최소 가격으로 보급이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 내려 합니다. 토이 프로젝트를 넘어 회사 일이 되면 브랜딩에, 수익률에 고려할 게 너무 많아, 현재로는 생각 뿐입니다만. ㅎㅎ
저는 설계는 그냥 Shapr3D로 하고 있습니다. 블렌더는 뭔가 어려워요. 제가 스케치업으로 독학한 편협한 설계를 해서 그런 것이겠습니다만. :)
우선 저는 아주 단단한 타건감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키압은 예전에는 그냥 무거운 걸 선호했으나, 이제 몸의 무료 사용기간은 상당히 지나서 돈이 들어가기 시작했고, 점점 낮은 키압을 선호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키보드애서 고려하는 것 중 하나는 약지, 새끼손가락으로 누르는 키들, F키와 같이 손가락에 힘이 더 들어가야 하는 키들은 더 낮은 키압의 키를 사용하는 것으로 우선 상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키야 개인이 알아서 선택하는 것이 요즘의 예의입니다만, 그래도 원칙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우선 현재 설계에서 이런 요소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미지에 자세히 드러나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는 이렇게 만들면 단가가 아름다울텐데... 하면서도, 하는 김에 끝까지 해 보자는 생각이긴 합니다. 아마도 이 버전은 대량 생산으로는 못 갈 거기 떄문에 (돈이 없으니까요) 어느 정도 한계는 있겠습니다만.
1. 보강판은 당연히 별도로 들어갑니다. PCB 직접 타건은 타격감을 제가 싫어하기도 하지만, 우선 PCB가 노출된다는 점에서 연구소 내 모두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습니다. 설계 그렇게 하는 거 아니리고... 재질은 이것저것 찍어보고 써보고 결정하게 될 것 같습니다만, 개인적으로 황동은 소재로서는 왜 쓰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녹 관리도 어렵고, 물성도 좋다는 생각은 안 들어서요. 보강판 재질은 PC, 알루미늄은 기본으로 가져갈 거 같은데, 철판도 써볼 생각이고, 다른 재질들도 아마 CNC나 레이저 커팅 의뢰하여 써 보기는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단가가 무서워서... 결정은 잔고가 하겠지요.
2. 보강판 - PCB 사이에는 가능하다면 실리콘 재질을 채워볼까 합니다. 설계 개념에는 반영이 되어 있고, 제조 업체도 아는 곳이 있습니다만, 어쨌든 금형을 파야 하는 문제가 있어서 가격 문제도 고민해야 하지만... 지금 단계의 설계에는 그냥 다 된다고 가정하고 작업중입니다.
3. 타건음을 처음부터 고려하는 설계까지는 아니지만, 이 키보드는 어쩔 수 없는 빈 공간이 존재합니다. 보강판 - PCB 사이에 실리콘 재질을 채우려는 이유도 잡소리를 줄이기 위해서이지만, 메인보드와 바닥 통 사이는 해결이 어렵습니다. 칩이 여러 개 올라갈 것이고, 커넥터도 많이 들어가는 디자인이 불가피하거든요. 기능이 우선 너무 많고, 스위치 보드와 메인보드가 분리되어 있기까지 합니다. 배터리도 19650 2개씩 양쪽에 넣으려는 디자인이다보니, 통울림 자체를 완전히 막는다는 것은 원래 안 되는 설계입니다. 만들어 봐야 안다... 는 점이 맞겠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목표는 통울림은 최대한 없애는 쪽으로, 최대한 잡소리를 없애는 쪽으로 고려중입니다.
4. 아마 가장 시끄러운 버전, 가장 조용한 버전의 선호가 확실한 직원들이 있어서, 배리에이션은 다양하게 나올 거라 생각합니다. 스위치도 사무실에 스위치 부자가 한 분 계셔서, 이런저런 스위치를 꽂아 실험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저는 기본 모델은 적축 - 백축 정도로 생각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만들어지고 나서 판매를 하게 된다면, 그 떄는 아마 스위치와 키캡은 알아서 구하세요. 가 될 것 같기도 하여,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고려 요소는 아니긴 합니다. 제 경우는 화살표키와 엔터키에는 청축, 문자 키는 적축이나 갈축, 약지나 새끼로 누르는 기능키들은 키압이 더 가벼운 키들로 세팅할 것 같습니다.
5, 보강판과 PCB 사이에 실리콘이 들어간다고 하면 아실 것 같습니다만, 가스켓 방식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선택적으로 그냥 나사로 고정해도 되고, 가스켓을 써도 되는 방식으로 설계를 하고 있기는 한데, 몇 개의 공제 키보드들을 뜯고 붙이고 해 보면서 되겠네... 했다가 평면이 아닌 디자인을 설계해 놓고 보니 이게 적용이 어렵긴 합니다, 게다가, 3D 프린터로 바디를 뽑아 쓸 생각이다보니 강성 문제도 있어 여러모로 설계에서 머리를 싸매는 일이 많기도 하네요.
+
3D 툴은 개인적으로는 Shapr3D에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스케치업만큼 쉽고, 스케치업보다 훨씬 쓰기 좋고, 쌉니다. :) 저도 이런 복잡한 물건 설계는 처음이고, PCB 설계 쪽은 아무것도 모르기 떄문에 마구 하고 싶은 대로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든 알아서 해 주겠지... 하면서요. ㅎㅎ
제가 오쏘리니어 스플릿이 좋다고 여기는점은.
스태거 컬럼은 오른손은 괜찮습니다만, 왼손은 손가락이 역방향 (바깥쪽)으로 꺾여야합니다.
거기에 한글 두벌식의 특성상 왼손의 사용빈도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이걸 완화시키는 답이 오쏘 배열이었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높낮이가 손가락마다 달라야 더 좋고요.
스위치는 LP가 좋지않나 싶습니다. 손가락의 움직임을 최대한 줄여주니까요.
전 MS스컬프트 키보드의 오쏘 배열 버젼이 나오면...무조건 살겁니다 ㅋㅋㅋ
근데 그런거 나오기가 참.
glove80이 좀 근접해 보이긴하는데... QC에 대한 믿음이 없네요.
뭐 햔재 만들고 있는 방식이 어쩌면 MS 스컬프드의 오쏘방식 비스무리한 것이긴 합니다만... 개념만 그렇지 실제로는 그런 느낌은 아닐 거 같긴 합니다. Globe80은... 제 생각입니다만, 안정감이 높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가격도 기능이나 성능을 고려하면... 그냥 와이어링으로 만들어도 더 싸게 만들 가격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뭐 다른 키보드들 가격을 생각하면, 그렇게 비싼 게 아닌... 가? 싶디가도, 여전히 부담감이 있네요.
휘어진 기판이 파는게 있긴하던데요. 그걸 glove80에서 쓰는거 같고요. (왠지 advantage 360쪽도...?!)
더불어 포인팅 기기와의 조합은 UHK방식이 정말 좋아보입니다만...
의외로 마이너하게라도 그런 방식의 조합을 만들지않더라구요.
아무래도 별도의 I/F를 만들어야되는게 큰 문제이려나 싶기도 합니다.
근데 GPIO 되도록 해서 커넥터...만 만들면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문외한의 가벼운 소리겠죠.
좋은물건이 나와주면 좋겠군요 ㅎㅎ
포인팅은 저도 UHK가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하고 있기는 합니다. FOGO핀은 여전히 마음에는 안 드는 연결방법입니다만.
https://www.reddit.com/r/ErgoMechKeyboards/comments/p0jpd1/dactyl_manuform_with_mountable_hotswappable_pcbs/?utm_source=share&utm_medium=ios_app&utm_name=iossmf
뭐 그러나저러나 어차피 솔드아웃 ㅎㅎ
다만 처음부터 너무 목표치가 높지 않으신가 생각이 되네요.
저도 저에게 맞는 스플릿키보드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고 첫번째 결과물과 개선된 키보드를 추가로 설계하고 있는데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 시작해서 그런지 첫 작품에만 PCB을 4번이나 제작했었습니다.
PCB을 한쪽에 4개, 5개씩 만들게 되면 각 PCB을 연결하는 플렉서블 케이블과 커넥터을 만들 공간이 필요한데 공간의 여유와 제품의 크기를 고려하셔야 하고, 유선과 무선을 같이 사용할 수 있게 할려면 펌웨어도 만들기가 쉽지 않을거 같은데 키보드를 처음 만드시는 상태에서는 첫 작품 제작에 여러가지 난관이 있을것 같습니다.
부디 지금 가지신 열정을 끝가지 가져가셔서 좋은 제품을 보여 주시기 바랍니다.
목표치가 높은 것은 맞습니다. 그건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된다고 할 때, 기능에 대한 기술을 먼저 확보하자... 는 개념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업무시간 외 토이플젝이면 이 정도 목표점은 가지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그렇게 정했습니다.
OLED같은 경우는 제가 우겨서 큰 놈이 들어가게 되었고, 트랙볼은 연구팀장이 우겨서 들어가게 되었고... 뭐, 다들 자신의 의도가 들어가 있어야 의지가 생기는 법이니, 우선은 이렇게 진행해 보는 거죠. 개발보드까지 해 놓고 나서 또 갈아엎을 수도 있다 생각합니다. 현재 21번째 설계 중이니 이게 50번까지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난관이야 재미있으면 됩니다만... 문제는 제 지갑의 두께겠다 싶네요. ㅎㅎ
PCB는 개발 보드를 먼저 만들어 놓고 작업할 것이고... 하다가 안되면 기능 빼고 더하고 할 것 같습니다. 각 보드 사이 연결은 케이블 연결이 맞습니다. 내부 공간이 어마어마하게 빡빡해요. 조립성을 높이는 것도 이번 설계 변경의 목적 중 하나입니다.
기본 키보드의 레거시를 가져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개발 입장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큰 차이겠지요. 키캡놀이가 쉽나 / 어렵나의 문제이니까요. 지금까지는 양쪽 다 고려하여 설계를 빼고 있습니다만, 이제 이 지점도 결론을 내기는 해야 할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키캡은 XDA나 DSA를 선호하는지라, (키보드 높이는 조금이라도 낮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각으로 쓴다면야 아무 걱정이 없겠습니다만.
쉬프트나 CTRL 등의 키들은 제가 맥유저라(...) 우선 맥에 최적화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긴 합니다만, 윈도우나 리눅스 사용자들에게도 (외려 리눅스 사용자분들은 별로 신경 안 쓰시는 듯 한 느낌이기도 합니다만) 가능하면 편하게 만들자는 생각이긴 합니다. 이 키보드 개발 목적 자체가 '레이어 사용이 용이하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사용 가능한 스플릿 풀사이즈 오쏘리니어 키보드를 만들어보자.' 인지라, 텐키리스를 키를 줄일 수 있는 하한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나중에 다른 버전을 또 만들 수도 있겠습니다만. 지금 설계하는 건 기술실증모델이고, 양산형은 아마 OLED나 노브들은 생략된 버전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빨콩 유닛은 예전 아범 시절의 쫀득한 놈은 구할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알리와 타오바오에서 몇 개 구해봤습니다만... 예전 PSP의 조이스틱도 샘플로 가지고 있는데, 이것도 딱히 마음에 들지는 않더라고요. 괜찮은 모듈을 찾으면 결합은 가능한 모델로 만들려고 하니, 어쩌면 추가로 만들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DUMANS DK6은 한 번 써보고 싶긴 했습니다만 너무 비싸서 엄두를 못 내고 있습니다. 흑흑. 그 중에 문랜더 카피는 컨셉에도 비슷하게 맞고 해서 써보고 싶었는데 이래저래 하면 60만원이 훌쩍 남을 것 같더라고요.
뭐 공간에는 한계가 있고, 설계 전제로 F키도 모두 살려놓는 것이 목적이니, 아무래도 크기는 어쩔 수가 없겠지요. 어떻게든 설계의 묘(!)를 발휘하여 최대한 컴팩트하게 만들어야지... 생각합니다만, 그러기에는 제가 생각하는 최소한의 팜레스트는 100mm 폭을 가지는지라... 어쩌면 한 쪽이 위아래로 A4사이즈에 가까워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해보면 알겠지요. ㅎㅎ
본 글의 긴 대화는 여기에서 마치도록 할게요. 즐거운 대화였습니다. 조금의 참고사항이라도 전달드리고 싶어서 괜히 리플 많이 썼네요 ㅎㅎ
다만... 슬림블레이드 방식의 z축을 스크롤로 쓰는 기기는 없더라구요. 특허이려나요 ㅎㅎ
볼에만 집중할수 있다보니 많이 편한데말이죠.
트랙포인트는 넣고 싶은 조합이긴 한데, 현재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부품들이 예전 아범 씽패 시절의 그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몇 개 사봤습니다만 뭔가 제품 수준이 낮은 느낌입니다. UHK의 것도 그러한 편이고요. (지금도 달아놓고는 있습니다만, 역시 마우스로 손이 가게 됩니다)
100키면 숫자패드 까지 다 포함시키시나보네요.
위의 이미지에도 있지만, 양쪽으로 엄지 클러스터랑, 양쪽으로 화살표 키가 모두 있습니다.
화살표 키의 경우 키 매핑하면 되니 다 화살표 키로 쓸 필요는 없고,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트랙볼 사용시 마우스 버튼 대용으로 쓸 수도 있도록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기능키로 쓸 수 있는 키 값을 배정하지 않은 키가 7개 있네요.
이건 한글 키보드에 익숙한 분들을 위해 만드는 한/영키 용도의 1키,
요즘 윈도우 키보드에 나오는 오른쪽 마우스키 버튼(메뉴 버튼 등)을 모두 고려하고 있습니다.
판매까지 가는 제품을 만들어보자가 설계의 목표이긴 하지만, 아주 많은 난관이 있을 것인지라... 진행되는 대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ㅎㅎ
말씀하신 대로 손의 이동이 없이 작업이 가능하다면 참 좋은 제품이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맥에서 작업할 때가 있어 매직 트랙패드를 쓰곤 하는데 이쪽은 다른 아쉬운 점이 존재했습니다. 바로 플랫폼을 이동하며 작업할 때였습니다. 맥을 사용할 때는 컴팩트한 애플 키보드와 트랙패드, 애플 마우스를 우측에 두고 상대적으로 편하게 작업을 할 수 있는데 윈도우에서 작업할 일이 생길 때 곤란해지더라구요. 결국 작업하면서 플랫폼 전환을 고려하면 로지텍 제품군이나 타 제품군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현재로써는 mx keys mini를 추가 구매하여 로지텍 flow를 사용하는 것을 고려 중입니다. 그러다보니 차라리 로지텍에서 트랙패드 신제품을 내주면 참 감사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하튼 푸념이 길었네요. 즐거운 주말보내십시오!
저같은 경우 오전엔 트랙볼(슬림블레이드)쓰고 오후엔 마우스(레이저 바실리스크) 쓰고 그러네요 ㅎㅎ
어쨌든 이번 버전에는 옵션으로 트랙볼을 넣을 생각인데, 터치패드 모듈도 고려는 했으나, 이거 괜챃다 싶은 모델을 못 찾았습니다. 그냥 매직 트랙패드 쓴다 생각하고 포기하고 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