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8월 2일 태풍이 지나간 토요일, 더위를 피해 나가노현 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지는 에어컨 제품명으로 너무나 유명한 霧ヶ峰(키리가미네), 그리고 이름부터가 심상치 않은 美ヶ原(우츠쿠시가하라) 입니다.
이제.. 장문이 이어집니다.
▫️발단
제가 늘 그렇듯, 의식의 흐름이죠. 계획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마침 태풍이 지나가서 날씨가 좋을 것으로 예상 되었고,
어디를 가면 좋을 것 같은데, 단지 너무 더웠기 때문에 시원한 곳을 가고 싶었고,
당일 치기 혹은 1박 정도를 생각했고...
그리하여 머리속에 떠오른게 문구가 霧ヶ峰( 잘 아시는 광고 끝부분에 나오는 그거 맞습니다.. ) 였습니다.
그리하여 다음날 새벽 5시반에 와이프 님을 흔들어 깨웠습니다.
나갈 준비하세요. 멀리 갈 거고 혹시 1박정도 할지도 모르니 간단히 갈아입을 옷 정도를 챙길것.
잠깐 어이없는 표정으로 저를 봤지만, 익숙해서 그런지 잘 넘어갔습니다.
그렇게 일단 아이들까지 챙겨서 아직은 비가 내리던 6시 반에 집을 나왔습니다.
첫번째 목적지는 고속도로 어딘가의 휴게소입니다.
外環道는 벌써부터 막히네요. 꽤 일찍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関越道도 차가 많습니다. 시속 80km를 넘기기가 쉽지가 않네요.
그래도 일찍나온 덕에 큰 정체없이 사이타마를 벗어났습니다.
첫번째 정차는 横川SA, 간단히 아침 식사를 끝내고 목적지를 정했습니다. 목적지는美ヶ原.
이유는.. 霧ケ峰 근방에서 道の駅로 검색하니 첫 번째로 뜬 곳이 여기였습니다.
霧ヶ峰와 뭐가 다른지 잘 몰라서 霧ヶ峰 美ヶ原 로 검색해보니 둘중엔 후자를 추천하는 코멘트가 먼저 눈에 들어왔고,
지도상 동선으로 봤을 때도 여기가 나아보였던게 컸습니다.
▫️여정
1. 美ヶ原( 우츠쿠시가하라 )고원
익숙한 上信越道를 지나 蓼科町에서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해발 2000미터까지 올라가는데, 후반부는 지금까지 다녀본 오르막길 중에서 1위를 다툴 수 있는 역대 급 오르막 길이었습니다.
오르막이 끝나니 펼쳐지는 고원, 다만 아쉽게도 산 위로 구름이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道の駅를 생각하고 왔는데, 일반적인 道の駅와는 조금 다르네요. 미술관과 합쳐진 형태의 道の駅 입니다.
주차장 가는길에 하이킹 하는듯한 사람들을 보았기에 하이킹 루트를 찾아보았습니다.
미술관 사이로 길이 있더군요. 아이들이 어려서 멀리는 못가지만 편도 30분정도는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이킹은 정말 좋았습니다. 거의 모든게 좋았지만 저는 특히 미술관에서 산을 넘어가는 길이 마음에 들더군요.
목장 쪽은 풍경은 여전히 좋았지만, 정비된 자갈길이라 재미는 조금 덜했습니다.
이날 도쿄는 기온이 36도 였지만, 해발 2000m 산 위는 바람이 불면 서늘 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시원했습니다.
처음에 피어오르던 구름들은 낮 시간이 되니 다 하늘 위로 올라가 때때로 적당한 그늘을 만들어 줍니다.
다만 햇살은 굉장히 강해서 굉장히 따갑더군요. 모자를 안챙겨갔으면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지나서 보니 점심은 미술관 보다는 경로 도중에 있던 小屋 호텔에서 소바를 사 먹는게 나았을 것 같더군요.
2. 비너스라인 드라이브
올라올 때 지난 길을 하산루트로 하는건 피하고 싶었기 때문에, 霧ヶ峰를 지나는 루트를 골라봤습니다.
美ヶ原를 내려와서 부터는 능선을 따라 큰 낙폭없는 길이 이어집니다. 중간 중간에 전망대나 주차장이 있더군요.
그 중에서도 大展望台三峰茶屋는 좀 특별했습니다.
저 멀리 지나온 美ヶ原의 능선과 앞으로 갈 霧ケ峰의 고원이 앞 뒤로 보입니다.
하지만 둘째가 1시간 좀 더 되는 하이킹에 뻗어버려 꿈나라로 떠난지라
이런 저런 포인트들은 잠시 정차해서 바라만 보고 다시 출발하기를 계속했습니다.
3. 霧ケ峰( 키리가미네 ) 파노라마 리프트
그렇게 비너스라인을 따라가다 霧ヶ峰고원에 들어서니 美ヶ原와는 또 다른 느낌의 푸른 언덕들이 이어집니다.
끝내주는 드라이브 코스라는 생각을 하며 지나가다 고원의 끝자락에서 움직이는 리프트를 발견했습니다.
뭔지도 정확하게 모르면서도 아, 이건 타야되 라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더군요.
잠이 덜 깬 둘째가 왜 섰어? 라고 묻길래, 리프트를 가르키며 저거 탈꺼야 했더니 벌떡 일어났습니다.
지난 시코쿠 여행에서 타본 리프트가 꽤나 인상적이었나 봅니다.
요금은 성인 왕복 2500엔 이더군요. 4인 8400엔을 지출했습니다. 그런데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안드는 경험이었네요.
리프트 2대를 이어타서 15분만에 정상까지 올려줍니다.
티켓을 사고 운이 좋았다는 걸 알았습니다. 마지막 하행 리프트는 정상에서 4시30분 출발이라고 합니다.
산을 오르는 리프트를 3시50분에 탑승 했으니, 정상에서 시간을 보낼 것을 생각하면 거의 막차를 탄 셈입니다.
가족 네명이 나란히 앉아서 타는 리프트 그 자체도 꽤 재미있었고, 정상에서의 풍경 또한 美ヶ原와는 또 다른 느낌이어서 좋았습니다.
산 아래 白樺湖가 함께하니 알프스의 느낌도 살짝 나더군요.
4. 여행의 끝은 온천
본격적인 하산을 하기전에 白樺湖에 들러 가족들을 잠깐 내려두고, 남은 여정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박을 해볼까 고민도 해봤지만, 당일치기로 마무리 하기로 결정합니다.
히가에리온천으로 검색, 長和(나가와)와 蓼科(타테시나) 지자체에서 하는 온천이 눈에 띄네요.
리뷰를 읽어보다 보니 경로 상으로도 그렇고, 제 취향에는 타테시나 쪽이 나은 것 같아서 蓼科温泉 権現の湯를 선택했습니다.
온천은 괜찮았습니다. 창 밖으로 그리고 노천 온천에서 나가노스러운 경치를 볼 수 있는 것도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 멀리 북쪽 산 위로 거대한 구름이 만들어 지고 있고, 그 구름 위로 붉은 빛이 맺히면서 하루가 끝나가네요.
5. 집으로
온천을 끝내고, 간단히 식사를 마무리 했습니다.
이제 집에 가야죠. 오늘은 길이 궁금하기도 해서 국도로 집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정체 걱정이 없는 늦은 시간이라 고속도로로 3시간 3500엔 국도로 4시간, 1시간 차이 정도면 해 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처음 지나가본 254번 국도는, 생각보다 길이 괜찮았습니다. 굳이 카루이자와 를 통과해야 할 일이 없다면 괜찮은 선택지가 될 것 같더군요.
그렇게 길고 긴 내리막 덕분에 역대 최고 연비( 23km/l )를 달성하며 170km를 달려 날이 바뀌기 직전에 집에 도착했고,
잠이 든 아이들을 안아서 집으로 옮기는 것으로 하루가 끝이 났습니다.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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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環道 -> 関越道 -> 上信越道 -> 横川SA ->
佐久南IC -> 国道142号線(蓼科経由) -> 長野県道178号線 -> 長野県道460号線 -> 美ヶ原美術館 ->
長野県道460号線 -> 大展望台三峰茶屋 -> 長野県道460号線 -> 車山高原SKYPARKスキー場(パノラマリフト) ->
西白樺湖駐車場 -> 長野県道40号線 -> 蓼科温泉 権現の湯 ->
国道142号線 + 国道254号線 + 国道17号線 + 国道122号線 ->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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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50km
주요 경로: https://maps.app.goo.gl/XrxPwo1CUm3Y2Atp8
蓼科町가 해발700m 정도이고, 和田宿까지는 완만한 오르막,
178번도는 초반은 완만하다 후반에 길이 좁아지며 경사가 강한 오르막이 이어 집니다.
비너스라인(460번 도로)과 만나는 곳이 해발 1600m 정도 되고, 거기서 미술관 까지 400m 등반은 굉장한 오르막길 입니다.
좌측 비너스 라인은 1600~1700m 를 오르락 내리락 하며 스키장까지는 큰 고저 차 없이 달리기 좋은 길이 이어집니다.
白樺湖가 해발 1400m 정도 됩니다. 152번 국도와 40번 현도 둘 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아주 긴 완만한 오르막 길이 이어집니다.
비너스라인: https://www.venus-line.net/
▫️끝맺음
썩 잘 찍은 사진과 영상들은 아니지만, 여정 순서대로 남겨보았습니다.
현장에서의 느낌 그대로를 담을 수 는 없지만, 함께 즐겨주셨으면 좋겠네요.
지도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은 정말 말로 표현 할 수 없을만큼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두 곳다 일본의 100대 명산으로 뽑히는 곳 이라는데, 한번은 가 볼 만한 곳이 아닐까 합니다.
@美ヶ原






@霧ケ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전 한국에서 동생이 놀러왔는데 힐링하고 싶다는 동생에게 무계획으로 오라한 게 뜨끔해지는...멋진 장소들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운만 조금 따라준다면 무계획 여행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지 않을까 하네요.
좋으면 더 오래 있을 수도, 아니다 싶으면 바로 지나칠 수 있기도 하고요 ㅎㅎ
동생분과 즐거운 여행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霧ケ峰리프트는 영상으로 봐도 참 좋네요 저장했습니다
조만간 꼭 가보겠습니다
모자는 안날라가게 조심하셔야 되요 ㅎㅎ
저희집 초딩 아가씨들이 상당한 호평이었던 걸 보면,
날씨가 좋은날 가시게 된다면 정말 만족스러운 여행이 되시지 않을까 합니다.
7월은 야생화가 더 많아서 더 좋다고 하더군요.
사진에는 안담기는 풍경들이 정말 많아서 아쉬울 따름이었습니다 ㅎㅎ
> 우츠쿠시가하라는 4륜 윈터 아니면 못 올라간다
댓글 적어주신 것 보고, 겨울에도 올라갈수 있다는게 신기해서 찾아봤습니다.
겨울에는 호텔 중심으로 돌아가는듯 하네요.
https://www.furusatokan.jp/access/
적어주신 것처럼 4륜 윈터라면 갈 수는 있긴한데 호텔 주차장이 그리 크지 않아서 당일치기는 불가능할 듯하고,
호텔 숙박( 링크의 호텔 혹은 고원 반대편에 있는( 王ヶ頭ホテルhttps://www.ougatou.jp/ ) )을 전제로 송영버스를 이용하는게 무난한 것 같습니다.
하이킹 싫어하는 가족 꼬셔봐야겠습니다. ㅠㅠ
우츠쿠시가하라는 만6세 초등1학년도 무난히 클리어한 정도이니 우리나라 동네 뒷산들 보다 쉬우실거에요 ;-)
저도 다녀와서 찾아보니 인기가 많은지 예약이 만만치 않더라구요.
부모님께서도 정말 마음에 들어 하실거에요.
부디 날씨요정의 가호가 함께 하는 여행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