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자전거를 주로 타는 곳에선 곰이 자주 나옵니다.
실제로 ハンター 도 여러 번 봤었고 사람들은 내가 가고 있으니까 곰, 네가 피해...라고 가방에 종을 매달고 하이킹을 합니다.
2주 전,
회사 사람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던 중,
입을 잘못 놀린 게 화근의 시작이었습니다.
"곰 고기는 먹어 본 적이 없다."
무심코 던진 말이었는데 동료 중 한 명이 바로 회사 동호회 인원들에게 전체 회신을 해서 자전거 탈 사람을 모집합니다.
(어디 출신인지 물어보니 교토가 아닌 이바라키 출신이라던데.... )
저 때문에 만들어진 벙개인데 제가 빠질 수 없기에 강제 참석을 했습니다. ㅡㅡ
산을 넘고 강을 여러 번 건너 도착한 곳입니다. (치치부)
실내는 옛날 가옥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계곡 옆이라 전망이 정말 좋습니다.

곰 가죽이 "어서 와...나를 먹으려고 왔어?" 라고 묻고 있는 것 같습니다.
털을 직접 만져 보니 몇년간 목욕 안 시킨 시고르 자부종을 만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엄청 뻣뻣합니다.
날카롭고 무서운 발톱을 보니 역시 곰이 무섭긴 하구나...라는 경각심을 일으키게 됩니다.

직화냐? 나베냐? 로 고민하다가 가장 늙은 선배인 동료에게 마카세합니다.
나베로 정했습니다.
참고로 직화로 먹게 되면 저 달궈진 돌판 위에다 고기를 직접 구워 먹는거라 합니다.

우선, 전채 요리가 나오고,

바로 나베가 나옵니다.
된장 베이스인데 처음엔 나베엔 멧돼지 고기가 들어 있습니다.
그냥 쫄깃한 돼지고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중간에 생선 구이가 나오고,
(예전에 저 소금 범벅된 꼬리 부분을 마눌님께 먹였다가 온갖 욕을....ㅋㅋㅋㅋ)

주인공인 곰고기가 나옵니다.
(쿠마...라고 일본어가 떠억 적혀 있네요. ㅎ)

멧돼지 고기를 다 먹은 나베에 곰 고기를 넣습니다.

완성된 곰고기 나베
소고기와 정말 흡사합니다.
이야기 안하고 먹이면 곰고기인 줄 아무도 모를 것 같습니다.
단,
소고기보다 더 많이 쫄깃쫄깃하고 아주 아주 약간의 특유한 비린 맛이 납니다.
참고로 저는 말고기도 비려서 잘 못 먹는 사람인데 이게 거슬릴 정도의 향은 아닙니다.

아무튼 밥도 먹고

향이 좋은 송이버섯도 먹고,

후식으로 유자와 석류가 들어 있는 아이스크림도 먹고,

1인당 5,200엔을 내고 나왔습니다.
곰고기를 먹으러 쫄아서 끌려 왔는데,
다른 것들을 더 많이 먹은 것 같아 뭔가 속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ㅎ
유명인들도 많이 왔는지 각종 사진들과 사인들이 있는데,

이 사진을 뭐니 뭔가 마음이 아련하게 아파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곰돌이 푸우..가 생각나는 하루였습니다.
(미안해 곰아....ㅡㅡ;;)

내내 산에서 81.4km를 타니 온 몸이 너무 힘드네요.
오늘은 곰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경건하게 하루를 먹고 놀고 자며 지내야겠습니다. ^^

그나저나 81킬로! 평속 18킬로!! 대단하십니다 !!
요즘 그렇지 않아도 사이클로 바꾸고 싶어 안달이 났습니다.
MTB라 도로에서 정말 안나가요...ㅜㅠ
검색해보니 사육용으로 키우는 곰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야생용 곰은 비려서 못 먹는다 합니다.
곰을 이용한 최악의 장사치들은 중국에 있는 거 같아요.
옛날에 백두산 보러 갈 때 '단동'으로 이동하는 중, '웅담' 및 '곰 관련 영양제'를 파는 곳에 들렀는데
한 칸 한 칸의 철창 안에 곰을 옆으로 묶어 뉘여두고 몸(목 부분으로 기억)에 호스를 꼽고 피인지 뭔지..
뽑아 약으로 팔던.
여기 저희와 처형네 가족이 여름이면 한번 씩 가는 계곡 놀이터.
이제는 애들이 다 커서 잘 안 따라 나서지만 미국에서 공부하는 큰 녀석 오면 옛기억에 어쩌다 한번 씩 같이 가는데
(물 밑 작업 엄청해야 합니다 -_-;;). 역에 내리자마자 '곰조심' 표지판이 뙇!!
식당 밑으로 돌아 내려가면 방갈로도 꽤 있고, 계곡 물 죽이고, 바베큐 스팟도 잘 정돈되어 있어서
가족, 친구 모임에 좋아요. 갈 때마다 주인장께서 "곰고기도 묵어봐여. 쥑여줘여. 남자한테... 후후훗 ㅅ.ㅅ"
한 점 집어 줘서 시식해 보긴 했는데 그 특유의 비릿함.. 전 못 먹겠더라고요.
이 계곡을 이렇게 만날줄이야.
오웃 대박이에요. ㅎㅎ
저도 나중에 여름에 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돌아가려면 37km를 더 타야 한다...' 라는 압박감 때문에 그냥 정신 없이 페달만 저었던 것 같아요.
ㅠㅠ
37Km.. ㅠㅠb
곰 and 나 사이~ ^^
그냥 특이한 경험이라고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게까지 맛있지는 않았어요. ㅡㅡ
마지막 아기곰 목줄 보니 ㅠ.ㅠ
너무 슬펐습니다.
스테이크를 먹고 나왔는데 주인이 송아지를 끌고 다니는 듯한 느낌? ㅠㅠ
감사합니다. 마음의 안정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
홋카이도 여행할 때도. 곰이나 사슴 고기캔.
몇번이나 용기 내 보려했지만. 결국은 못 먹었는디.
가격도 싸지 않은데. 가족들 다 안 먹으면 너무 아까울 거 같아서. (전. 양고기도 냄새때문에 못 먹는. ㅎ)
홋카이도는 곰 카레가 유명하다고 하더군요.
저도 양고기조차 좋아하지 않아서 먹을까? 말까? 고민했는데,
그렇게까지 비리고 먹기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가보셨는지요??
자전거를 타고 가야해서 위스크 시음하면 돌아오지를 못해서요...ㅠㅠ
잘 지내고 계시죠? ^^
엊그제 탁현민 오버타임에도 위스키 얘기하는데 지치부 얘기가 나와서 여쭤봣습니다 ㅎㅎ
같이 갔던 분은 60년동안 살면서 한번도 못 먹어 봤다 하더군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