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당근에서 새제품 두 번 쓴 풀박 에어팟 3세대라고 조금 싸게 나온 게 있어서 예약을 하고 다녀왔습니다.
그 썰을 풀어봅니다...
에어팟 3세대가 갖고 싶어서(프로 1세대 사용 중) 당근 물색하다가 괜찮아 보여서 예약을 하고 갔더랬죠.
비도 많이 오는데 약속 장소에 가니, 판매자님이 제품을 보여주시는데 과연 두 번밖에 안 쓴만큼, 깨끗하고 좋아 보였습니다.
문제는 너무 안 써서 방전까지 되었더라고요. 거래 시 충전해 와서 테스트해보게 해주는 거는 기본인 것 같긴 하지만... 판매자님이 전자제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분이라는 느낌이 팍팍 들었습니다.
일단 외관 깨끗+풀박이어서, 판매자님 믿고 가져갈게요 하며 돈을 입금하고 헤어졌지요.
역앞에서 만나서 약간 어둡기도 하고 비도 엄청 내려서(밤 9시경), 더 보기도 힘들고 완전 방전 상태니 더 볼 수도 없는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헤어진 후 그 길로 지하철을 타고 문이 닫히자마자, 괜찮은 가격에 에어팟 3세대 구했구나 하면서 밝은 지하철 안에서 다시 살펴보는데, 뭔가 이상한 겁니다.
박스에 보이는 각종 오타들... mangsafe... magssfe...그걸 보자마자 깨달았습니다.
"짭이구나..."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어 판매자님한테 보내드렸죠.
실제로 어제 찍은 사진입니다...
그런데 어쨌든 저는 그 자리에서 입금해주고 돌아선 '구매자'의 입장이었기 때문에 판매자님이 잡아떼고 돈 안 돌려주면 그것도 참 곤란한 상황이라...
가품이라는 걸 설명드리며("네?? 진짜요??" --라고 하시더군요), 환불 요청드린다 했더니 "그럼 10만원에 사가지 않겠냐?"라고 하시더라고요.
판매자님은 필요 없으니 파는 것이고, 가품이라는 걸 알았으니 10만원이라도 챙기면 본전이겠다 생각했다는 것일 터이나... 저는 가품이 필요한 게 아닌지라... 그렇게 설명하며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하니 5천원 빼고 받겠다 라고 굽히고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집 근처로 와주면 환불해주겠다 하셔서 환불받았네요.
(비도 많이 오고 그래서 날 새로 잡자는 거, 이런 일은 길게 끌 일이 아닌 것 같다, 차라리 내가 집 근처로 가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번 일로 왜 "중고장터에서 에어팟 거래는 절대 하지 마라."라는 얘기가 나오는지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제 생각에 에어팟 가품의 문제점은, 구매자도 모르고 살 수 있지만, 판매자조차 자기가 쓰고 있던 제품이 가품이었다는 걸 모를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선물 받았다는데, 선물 준 사람도 가품인지 모르고 줬을 수 있고, 받은 사람도 가품인지 모르고 받았을 테고, 필요없으니 가품인지 모르고 팔고 구매자도 가품인지 모르고 살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라 정말 무섭네요.
이번에는 풀박이라 다행히 가려낼 수 있었으나, 알맹이만 있었다면 집에 와서 제대로 판별이나 해봤을까 싶습니다. 정말 모르고 썼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요.
모두들 중고거래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살다살다 중고거래에서 가품을 만나게 되는 날이 저한테 올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Voll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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