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패드는 왜 세로 화면 분할을 지원하지 않을까 궁금해져서 임의로 세로 분할된 화면을 만들어 봤습니다.
만들기 전에도 짐작은 하고 있었는데, 만들고 나니 안 만드는 이유가 나름 있는 것 같아서 끄적여 봅니다.
우선 아이패드 UI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세로가 길때와 가로가 길때,
세로가 길때는 다들 잘 아시다시피 아이폰의 UI와 흡사해집니다.
가로일 때는 왼쪽에 메뉴바가 생기는데, 맥의 파인더 UI와 비슷한 모습이죠.
저는 이 메뉴바가 아이패드에 세로 분할이 없는 이유라 생각이 됩니다.
우선 같은 스타일의 메뉴바가 일렬로 나열되니 대제목으로 구분되었다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같은 항목처럼 보입니다.
엄연히 분리되어야 하는 항목인데 저 상태로 어느 한 화면 스크롤을 하면 중간이 잘리니 좀 어색할 겁니다. 물론 이 어색은 순수 디자이너 시선입니다.
그리고 한 화면에 다른 메뉴바에서 강조되는, 색깔로 하이라이트 되는 항목이 두개나 생깁니다. 메뉴바에 하이라이트 항목이 하나만 있어야 한다는 건 국룰(?)에 가까운 사항인데 애플이 용납할 리가 없을 것 같아요.
회사 점심시간이 끝나가서 짧게 썼는데, 세로 스타일과 가로 스타일이 명확하게 구분된 아이패드 UI 특성상 제가 적은 것 말고도 가로가 긴 화면이 두 개로 나눠질 때, 디자인적으로나, 사용자 경험적으로나 풀어야 할 과제들이 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거 필요 없고 그냥 되게만 해주지!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애플은 무슨 기능이 된다 선에서 끝난다면 절대 그 기능 안 넣습니다. 아이패드에 없는 아이폰 앱들도 아마 그러한 이유일 테고, (예를 들면 계산기) 자기들 판단하에 어떠한 요소가 아이패드만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지 추가하거나 업데이트 해 주는 것 같더라구요.
이번 iPadOS15에 추가된 홈화면 위젯도 아마 다른 회사 같았으면 자사 제품 폰에 위젯 넣을 때, 폰 메커니즘 따라 대강(?) 작업해서 넣었을 겁니다. 그런데 아이패드는 한 버전 건너뛰었고, 지금 베타에서도 위젯이 어떻게 보이는 지가 계속 수정되고 있습니다. 기술적, 디자인적, 사용자 경험적으로 사내에서 원하는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이리저리 바꿔보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제 확대해석일 수도 있지만 애플 입장에선 세로 화면 분할은 고민할 거리가 좀 많은 그런 기능인 것 같아요.
마치 아이폰이 라이트닝에서 곧바로 포트 없는 아이폰으로 넘어가도록 하기 위해, 굳이 USB-C를 중간에 임시로 도입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이것이 스플릿뷰가 처음 도입됐던 iOS9와의 5년 사이를 내다본 빅픽쳐란 생각이 들진 않네요.
그리고 말씀하신 내용이 틀린 전제인 것이
아이패드에서 가로 스플릿뷰 UI로 둬도 저 메뉴바는 생성되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가로 3:1비율 스플릿뷰에서 3에 해당하는 앱의 가로축 너비가 세로모드에서의 가로축보다 넓습니다.)
한마디로 저 메뉴바UI는 “가로모드 풀사이즈”에서만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세로 상하모드로 한다고 해서 나올 필요가 없고, 안 나온다고 해서 이상할 것도 없습니다.
뭣보다 그래서 현재의 세로 스플릿뷰가 얻는 이점이 무엇이냐는 거죠.
애플은 “무슨 기능이 된다 선에서 끝난다면 절대 넣지 않”아서
5년이 넘게 “풀어야할 숙제”를 그렇게 방치하고 있는 걸까요.
사진앱에 gif가 움직이지 않는 이유 (13에서야 해결됐나)
사진앱에 사진 정보가 뜨지 않는 이유 (드디어 iOS15에서 15년만에 성사)
제어 센터 없는 이유
위젯 없는 이유
등등
애플이 하지 않는 이유를
(애플 스스로 그 이유를 말한 적은 없지만) 애플 유저들이 이러이러할거다라면서 애플을 정의 내리는게 맞는건지 이제는 잘 모르겠네요.
이번 iOS15 사파리가 반응이 뭐같자 전례가 없는 선택옵션을 추가하니
“실수를 인정하는 애플”이란 컬럼까지 나오는 걸 볼때면(정작 애플은 인정한적이 없어요;;;)
이놈들이 왜이렇게 배짱장사를 하는지 이해가 갈법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