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해 이맘때쯤 애플이 소문 속의 ‘아이폰 X’을 출시했다. 소문의 내용과 크게 다르진 않았지만 직접 보고도 믿기 어려운 부분이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디스플레이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는 점이었고, 다른 하나는 수화기 근처의 디스플레이가 움푹 파인, 이른바 ‘노치(notch)’ 디자인이었다.
처음 이 디자인을 봤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충격적이었다. 일단 디스플레이를 둘러싸는 테두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극단적으로 사라진 것은 기술적으로, 또 디자인적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언젠가 ‘미래의 아이폰’이라며 팬들이 그려낸 이미지와 닮기도 했지만 현실성은 다소 떨어져 보였다.
디자인도 낯설기만 했다. 소문이 돌 때부터 노치는 논란이 됐는데, 애플이라면 다른 방법을 찾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이 루머 이미지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면서 이 노치 디자인은 묘하게도 놀림거리가 되어 있었다. 남성들의 고민거리 중 하나인 ‘M형 탈모’를 떠올린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까지도 아예 대놓고 이를 조롱하는 광고를 냈다.
꼭 삼성전자가 아니어도 시장의 경쟁자들은 대부분 이 디자인을 직간접적으로 놀렸다. 돌아보면 우스꽝스럽다는 이유다. 시장은 어색한 디자인에 웃을 수 있지만 경쟁자들은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거스르기 어려운 하나의 흐름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디자인에는 이유가 있다. 아니, 어떻게 보면 이유를 잘 설득하는 것이 더 중요할지 모르겠다. 사실 노치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한 번쯤 고민했던 디자인이다. 수화기 부분을 파낸 스마트폰이 나왔던 적도 있다.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를 떠나 왜 이런 디자인이 나왔는지를 먼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애플은 이 노치를 어떻게 풀어냈을까? 아이폰 X의 이야기를 먼저 마무리하자. 애플이 이 노치 디자인을 부담 없이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하드웨어와 운영체제(iOS)를 직접 만들기 때문이다.
애플이 iOS를 만들면서 챙기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콘텐츠’다. 애플은 운영체제의 역할이 앱(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를 돋보이게 하는 데에 있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UX(사용자경혐)는 점점 더 단순해지고, 콘텐츠보다 UX가 더 도드라지는 앱은 앱스토어 심사에서 떨어뜨리기도 한다. 애플이 개발자들에게 늘 하는 이야기가 ‘콘텐츠와 UX가 싸우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다.
탈모같기도 하고, 뿔달린 것도 같고.
아이폰뿐이 아니라 사회 일반적으로도 그런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그냥 자기의 고정관념에 안맞는다고 혹은 경쟁업체라고 욕부터 하는 거죠.
대개 좌우대칭만 맞으면 심미성을 해치지 않습니다. 거의 모든 스마트폰은 좌우대칭일 뿐이며, 상하로 완벽히 대칭인 것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탈모라고 욕 먹었던 디자인에 대한 개인적인 불호 성향을 반박하거나 깎아내리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만, 나름의 분석과 근거를 갖춰 작성된 기사에까지 그저 '아이폰에 집어 넣었기 때문에 대세가 된 것'이라느니 비난일색은 분들은 도통 이해가 되질 않네요.
반대로 전 경쟁업체 스마트폰인 갤럭시 시리즈의 상하좌우 대칭을 맞추고 디스플레이의 직사각 형태 유지를 위해 상하 베젤이 더 두꺼운 부분이 아이폰 대비 비효율적이며 또한 그것이 아름답다고 느껴지지는 않습니다(디자인 때문에 아이폰을 사는 것도 아닙니다만).
처음 나왔을 때의 어색함, 그로 인한 거부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판매율과 신형 아이폰 디자인 발표롤 증명되었듯 아이폰X부터 시작된 디자인 개편은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겁니다. 위에 댓글 쓴 분들이 아무리 폄하를 하시더라도. 소비자 또는 노치 디자인을 추종하게 된 다른 제조사 모두 미적 감각이 전무하거나 트렌드에 무감한 바보가 아닙니다.
이걸 효율의 극대화라면서 치켜세우는 것은 좀....
효율의 극대화는 그저 표현가능한 디스플레이 면적이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Vollago
제가 말하는 효율이란 더 넓은 디스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는 것, 노치의 존재로 좌우측 상단을 아래쪽으로 슬라이드하는 것을 서로 다른 제스처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 등을 말하는 것입니다. 작년 노트8인가가 나왔을 때 실제로 전체 면적 대비 베젤을 제외한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율이 아이폰X이 더 높았으며, 절대적 크기 차이로 인해 설령 비율이 다소 낮더라도 비대칭을 우려하여 상단부와 하단부의 베젤을 좌우보다 더 두껍게 만드는 것은 효율적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고 생각합니다만(현재의 갤럭시가 그렇지요. LG도 하단부는 그러합니다).
노치 부분을 검게 칠한 것이 아니라 노치 좌우 부분을 판 것이지요. 김람지님 말대로 표현 가능한 디스플레이 면적이 넓어진 것입니다. 그 생각을 갖지 못하시니 단순히 "컨텐츠 기반의 인프라"와 "팬층"(이라고 부르고 앱등이라 읽히는)의 유입이 기사에서 아이폰의 디자인이 대세라고 밝힌 이유로만 보시는 것 같습니다. 설령 말씀대로 대세의 이유가 컨텐츠 기반의 인프라와 팬층때문이라 하여도 그것이 당분간 노치 디자인으로만 신형 아이폰을 출시할 것 같은 애플의 정책과 아이폰 디자인에 대한 비판의 이유가 되는지요?
기사는 노치가 대세가 된 이유에 대해서 노치가 아닌 다른 이유를 말하고 있는데, 다들 노치 얘기만 하고 계시네요.